“마지막 열매를 익게 하시고, 남국의 햇볕을 이틀만 더 주시어, 그것들을 성숙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라는 릴케의 시가 떠오르는 가을 날. 와인전문가 5인이 추천하는 가을 와인의 기쁨.
1. 마르사네 루주 MARSANNAY ROUGE
원산지▶프랑스 종류▶레드 포도품종▶피노누아 100% 가격▶9만원대
지난해 가을,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으로 와이너리 투어를 떠났다. 온통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포도밭은 형형색색 물든 가을산과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그곳 와이너리에서 와인에 절여 만든 ‘부르고뉴식 찜닭’인 ‘코코뱅’ 요리를 처음 맛보았다. 피노누아처럼 그냥 마시기에도 아까운 고급 와인을 소스로 사용한 코코뱅은 한입 먹는 것만으로도 황홀경에 빠지기에 충분했다. 나는 그 가을 와이너리에서 맛보았던 코코뱅이 생각날 때마다 그날 사용되었던 마르사네 루주로 아쉬움을 달랜다. 피노누아 와인이라 풍부한 풀바디 와인에 익숙지 않은 초보자들도 편하게 마실 수 있어, 비즈니스 모임이나 사교 모임에 어울린다.
2. 슐로스 요하니스베르거 리슬링 SCHLOSS JOHANNISBERGER RIESLING
원산지▶독일 종류▶화이트 포도품종▶리슬링 100% 가격▶11만원
올겨울마저 늑대목도리 하나 없이 한파 속에 날 것인가? 11월은 월동 준비의 마지막 시즌이다. 그녀가 먼저 취한 척 슬쩍 기대줘도 좋으련만 사랑하는 그녀는 전혀 술을 못하는 사람이라 애를 끓이고 있다면? 슐로스 요하니스베르거 리슬링 한 병으로 유혹해볼 것. 달콤하지만 너무 질리지 않으면서 그린 애플, 복숭아 등의 과일 향이 복합적으로 나는 이 와인은 마시면 마실수록 끌린다. 로맨틱한 가을에 제대로 분위기 한번 잡고자 하는 커플에게 제격이다.
3. 크레망 드 부르고뉴 CREMANT DE BOURGOGNE
원산지▶프랑스 종류▶스파클링 포도품종▶샤르도네 100% 가격▶4만3000원
여름의 왕성했던 기운을 식히고 때론 조용히 가을의 고독함을 곱씹어보는 것도 좋지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면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웃을 일이 없다면 만들면 될 터. 축배의 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일부러라도 ‘업’해볼 것. 스파클링 와인은 대표적인 축배주다. 지금껏 샴페인의 그늘에 묻혀 제 가치를 발휘하지 못했지만, 맛과 가치는 샴페인에 뒤지지 않는다.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스파클링 와인의 버블처럼 여름의 열정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추천한다. 추천인ㅣ서희석 (하얏트 추천인 리젠시 인천 레스토랑 8 소믈리에)
4. 터닝 리프 카베르네 소비뇽 TURNING LEAF CABERNET SAUVIGNON
원산지▶미국 캘리포니아 종류▶카베르네 소비뇽 100% 포도품종▶레드 가격▶2만원
라벨에 포도나무의 낙엽 그림이 그려져 있어 보기만 해도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긴다. 여물어가는 석양을 등지고,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수북이 깔린 길 위에서 고독한 나를 위해 건배를 올리고픈 와인. 타닌이 강하지 않으면서 중간 보디의 깔끔한 레드 와인이라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폼 좀 잡을 수 있을 만한 와인이다. 달콤한 건포도와 감초 향에 가격도 착해서 여럿이 야외 바비큐를 즐기는 자리에서도 부담 없이 꺼내 마실 수 있다.
5.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 PEPPOLI CHIANTI CLASSICO
원산지▶이탈리아 종류▶레드 포도품종▶산지오베제 90%, 메를로, 시라 100% 가격▶5만5000원
후각은 인간의 오감 중 가장 오래 기억되는 감각이다.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에서는 가을 냄새가 난다. 비에 젖은 축축한 흙냄새, 낙엽 냄새, 향긋한 버섯 냄새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고, 산미와 감미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탈리아풍 파스타와도 잘 매치된다. 단풍이 잘 어우러진 교외의 테라스 카페에서 친구들과 수다 브런치에 곁들이면 좋을 것 같다. 느긋한 햇살 아래 낙엽 향 가득 담은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 한 잔이면 이내 깨달을 것이다. 바야흐로 가을이 왔음을.
6. 차카나 에스테이트 셀렉션 CHAKANA ESTATE SELECTION
원산지▶아르헨티나 종류▶레드 포도품종▶카베르네 소비뇽 60%, 말벡 20%, 프티베르독 20% 가격▶6만8000원
가을의 버섯 향, 낙엽 향의 중후함과 함께 초콜릿의 진한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차카나는 떡 벌어진 어깨를 가진 남정네 같다. 한 모금 입 안에 넣으면 남정네의 가슴에 안긴 것 같은 푸근함을 주는 차카나로 길어진 가을밤을 달래볼 것. 외로운 솔로들에게 추천한다.
추천인ㅣ최성순 (와인21닷컴 대표이사)
7. 샤토 르 사르트르 CHATEAU LE SARTRE
원산지▶프랑스 포도품종▶레드 종류▶카베르네 소비뇽 65%, 메를로 35% 가격▶6만1000원
모임이 많아지는 시즌이다. 초반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벌써부터 독주, 폭탄주에 끌려 다니면 본격적인 모임 시즌인 12월에는 몸이 축나기 십상이다. 11월에는 가벼운 와인과 도톰한 스테이크 한 점으로 시작해보자. 입 안을 포근하게 감싸는 텍스처에 달콤한 과실 향의 샤토 르 사르트르는 잘 구운 스테이크와 찰떡궁합을 이루는 레드 와인이다.
8. 카스텔라레 키안티 클라시코 CASTELLARE CHIANTI CLASSICO
원산지▶이탈리아 종류▶레드 포도품종▶산지오베제 95%, 카나이올로 5% 가격▶4만3000원
복잡한 여름휴가를 가을로 미뤄두었다가 치솟은 환율에 뒤통수를 맞았다 한들,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발로 떠나는 여행만 여행이 아니다. 혀로 떠나는 여행도 미각 여행이다. 바람 선선한 카페에 앉아 맛보는 카스텔라레 키안티 클라시코 한 잔이면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제초제와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와인이니 이만하면 가을 에코투어라 불러도 되겠다. 제비꽃 향 넘실대는 미디엄 보디의 질감과 간결한 뒷맛의 키안티 클라시코로 가을 미각 여행을 떠나보길.
9. 카델 솔로 머스캣 CADEL SOLO MUSCAT
원산지▶미국 산타크루즈 종류▶화이트 포도품종▶머스캣 93%, 루레이로 7% 가격▶4만9000원
가을 단풍놀이길, 배낭에 한 병 넣어 가면 좋겠다. 눈으로는 울긋불긋한 단풍을 즐기고, 입으로는 꽃향기 만발한 화원을 즐길 수 있다. 쌉싸래한 끝맛과 담백한 여운이 매력적인 와인. 코르크가 아닌, 스크루 캡으로 되어 있어 한번 오픈한 뒤에도 안전하게 보관·이동이 가능하다. 산행 중에는 원래 주량보다 빨리 취할 수 있으니, 적당히 기분 좋을 때까지만 마시고 남은 와인은 하산 후 2차를 도모할 것. 추천인ㅣ조정용 (<올댓와인> 저자, 비노킴즈 대표)
10. 러더퍼드 힐 메를로 로제 RUTHERFORD HILL MERLOT ROSE
원산지▶미국 종류▶로제 포도품종▶메를로 100% 가격▶3만원대
봄의 피크닉 메뉴가 신선한 생과일주스와 샌드위치였다면 가을엔 숙석된 와인과 치즈가 제격이다. 촘촘한 왕골 바구니에 넣어 야외로 나가면 그 순간만은 당신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일반 로제는 병에서는 아름다워 보일지 모르지만, 잔에 따라놓으면 색깔이 너무 옅어서 그다지 시선을 끌지 못한다. 러더퍼드의 빛깔은 잔에 따랐을 때 더욱 아름답다. 거기에 갖가지 과일 향까지 우러나오니, 연인끼리 마시면 그 매력은 배가된다.
11. 다인하르트 그린 라벨 DEINHARD GREEN LABEL
원산지▶독일 종류▶화이트 포도품종▶리슬링 100% 가격▶1만원대
가을 전어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지금은 전어가 제철이다.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전어회 한 점에 술이 빠질 수 있나. 리슬링 100%의 다인하르트 그린 라벨은 신선한 해산물, 초밥 등과 잘 어울리는 와인 중의 하나다. 알코올 농도가 낮고 달콤해 와인 초보자에게도 부담이 없고 가격도 저렴해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다. 추천인ㅣ김준철 원장 (한국와인아카데미 원장)
12. 말보로 소비뇽 블랑 MARLBOROUGH SAUVIGNON BLANC
원산지▶뉴질랜드 종류▶화이트 포도품종▶소비뇽 블랑 100% 가격▶2만9000원
말보로 소비뇽 블랑에서는 가을 아침 풀 향기가 난다. 입 안에 한 모금 머금으면 베일 것 같은 서늘한 감촉이 든다. 그래서 11월 가을, 이맘때 날씨와 잘 어울린다. 해양성 기후에서 재배된 말보로 소비뇽 블랑은 최고의 산도를 가진 뉴질랜드산 와인이다. 소비뇽 블랑의 고향인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와인과도 비견할 만한 질 좋은 와인으로 가격 대비 만
족도가 높다.
13. 배비치 말보로 피노누아 BABICH MARLBOROUGH PINOT NOIR
원산지▶뉴질랜드 종류▶레드 포도품종▶피노누아 100% 가격▶4만원대
말보로 피노누아를 마시면 고급스러운 벨벳 재킷을 입은 기분이다. 풍성하면서도 세련된 촉감, 입 안에 오래도록 감도는 여운은 벨벳이 주는 느낌과 꼭 닮았다. 사실 피노누아 아주 예민한 품종이라 잘못 만들면 3류 와인으로 전략하기 쉽다. 하지만 배비치의 피노누아는 가벼운 플로럴 향과 새콤한 붉은 과일 맛이 잘 어우러진다. 원래 부르고뉴가 고향이긴 하지만 뉴질랜드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추천인ㅣ박찬일 (<당신이 알고 있는 와인 상식을 뒤집는 와인 스캔들> 저자)
출 처 : 마이프라이데이
1. 마르사네 루주 MARSANNAY ROUGE
원산지▶프랑스 종류▶레드 포도품종▶피노누아 100% 가격▶9만원대
지난해 가을,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으로 와이너리 투어를 떠났다. 온통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포도밭은 형형색색 물든 가을산과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그곳 와이너리에서 와인에 절여 만든 ‘부르고뉴식 찜닭’인 ‘코코뱅’ 요리를 처음 맛보았다. 피노누아처럼 그냥 마시기에도 아까운 고급 와인을 소스로 사용한 코코뱅은 한입 먹는 것만으로도 황홀경에 빠지기에 충분했다. 나는 그 가을 와이너리에서 맛보았던 코코뱅이 생각날 때마다 그날 사용되었던 마르사네 루주로 아쉬움을 달랜다. 피노누아 와인이라 풍부한 풀바디 와인에 익숙지 않은 초보자들도 편하게 마실 수 있어, 비즈니스 모임이나 사교 모임에 어울린다.
2. 슐로스 요하니스베르거 리슬링 SCHLOSS JOHANNISBERGER RIESLING
원산지▶독일 종류▶화이트 포도품종▶리슬링 100% 가격▶11만원
올겨울마저 늑대목도리 하나 없이 한파 속에 날 것인가? 11월은 월동 준비의 마지막 시즌이다. 그녀가 먼저 취한 척 슬쩍 기대줘도 좋으련만 사랑하는 그녀는 전혀 술을 못하는 사람이라 애를 끓이고 있다면? 슐로스 요하니스베르거 리슬링 한 병으로 유혹해볼 것. 달콤하지만 너무 질리지 않으면서 그린 애플, 복숭아 등의 과일 향이 복합적으로 나는 이 와인은 마시면 마실수록 끌린다. 로맨틱한 가을에 제대로 분위기 한번 잡고자 하는 커플에게 제격이다.
3. 크레망 드 부르고뉴 CREMANT DE BOURGOGNE
원산지▶프랑스 종류▶스파클링 포도품종▶샤르도네 100% 가격▶4만3000원
여름의 왕성했던 기운을 식히고 때론 조용히 가을의 고독함을 곱씹어보는 것도 좋지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면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웃을 일이 없다면 만들면 될 터. 축배의 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일부러라도 ‘업’해볼 것. 스파클링 와인은 대표적인 축배주다. 지금껏 샴페인의 그늘에 묻혀 제 가치를 발휘하지 못했지만, 맛과 가치는 샴페인에 뒤지지 않는다.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스파클링 와인의 버블처럼 여름의 열정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추천한다.
4. 터닝 리프 카베르네 소비뇽 TURNING LEAF CABERNET SAUVIGNON
원산지▶미국 캘리포니아 종류▶카베르네 소비뇽 100% 포도품종▶레드 가격▶2만원
라벨에 포도나무의 낙엽 그림이 그려져 있어 보기만 해도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긴다. 여물어가는 석양을 등지고,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수북이 깔린 길 위에서 고독한 나를 위해 건배를 올리고픈 와인. 타닌이 강하지 않으면서 중간 보디의 깔끔한 레드 와인이라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폼 좀 잡을 수 있을 만한 와인이다. 달콤한 건포도와 감초 향에 가격도 착해서 여럿이 야외 바비큐를 즐기는 자리에서도 부담 없이 꺼내 마실 수 있다.
5.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 PEPPOLI CHIANTI CLASSICO
원산지▶이탈리아 종류▶레드 포도품종▶산지오베제 90%, 메를로, 시라 100% 가격▶5만5000원
후각은 인간의 오감 중 가장 오래 기억되는 감각이다.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에서는 가을 냄새가 난다. 비에 젖은 축축한 흙냄새, 낙엽 냄새, 향긋한 버섯 냄새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고, 산미와 감미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탈리아풍 파스타와도 잘 매치된다. 단풍이 잘 어우러진 교외의 테라스 카페에서 친구들과 수다 브런치에 곁들이면 좋을 것 같다. 느긋한 햇살 아래 낙엽 향 가득 담은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 한 잔이면 이내 깨달을 것이다. 바야흐로 가을이 왔음을.
6. 차카나 에스테이트 셀렉션 CHAKANA ESTATE SELECTION
원산지▶아르헨티나 종류▶레드 포도품종▶카베르네 소비뇽 60%, 말벡 20%, 프티베르독 20% 가격▶6만8000원
가을의 버섯 향, 낙엽 향의 중후함과 함께 초콜릿의 진한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차카나는 떡 벌어진 어깨를 가진 남정네 같다. 한 모금 입 안에 넣으면 남정네의 가슴에 안긴 것 같은 푸근함을 주는 차카나로 길어진 가을밤을 달래볼 것. 외로운 솔로들에게 추천한다.
추천인ㅣ최성순 (와인21닷컴 대표이사)
7. 샤토 르 사르트르 CHATEAU LE SARTRE
원산지▶프랑스 포도품종▶레드 종류▶카베르네 소비뇽 65%, 메를로 35% 가격▶6만1000원
모임이 많아지는 시즌이다. 초반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벌써부터 독주, 폭탄주에 끌려 다니면 본격적인 모임 시즌인 12월에는 몸이 축나기 십상이다. 11월에는 가벼운 와인과 도톰한 스테이크 한 점으로 시작해보자. 입 안을 포근하게 감싸는 텍스처에 달콤한 과실 향의 샤토 르 사르트르는 잘 구운 스테이크와 찰떡궁합을 이루는 레드 와인이다.
8. 카스텔라레 키안티 클라시코 CASTELLARE CHIANTI CLASSICO
원산지▶이탈리아 종류▶레드 포도품종▶산지오베제 95%, 카나이올로 5% 가격▶4만3000원
복잡한 여름휴가를 가을로 미뤄두었다가 치솟은 환율에 뒤통수를 맞았다 한들,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발로 떠나는 여행만 여행이 아니다. 혀로 떠나는 여행도 미각 여행이다. 바람 선선한 카페에 앉아 맛보는 카스텔라레 키안티 클라시코 한 잔이면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제초제와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와인이니 이만하면 가을 에코투어라 불러도 되겠다. 제비꽃 향 넘실대는 미디엄 보디의 질감과 간결한 뒷맛의 키안티 클라시코로 가을 미각 여행을 떠나보길.
9. 카델 솔로 머스캣 CADEL SOLO MUSCAT
원산지▶미국 산타크루즈 종류▶화이트 포도품종▶머스캣 93%, 루레이로 7% 가격▶4만9000원
가을 단풍놀이길, 배낭에 한 병 넣어 가면 좋겠다. 눈으로는 울긋불긋한 단풍을 즐기고, 입으로는 꽃향기 만발한 화원을 즐길 수 있다. 쌉싸래한 끝맛과 담백한 여운이 매력적인 와인. 코르크가 아닌, 스크루 캡으로 되어 있어 한번 오픈한 뒤에도 안전하게 보관·이동이 가능하다. 산행 중에는 원래 주량보다 빨리 취할 수 있으니, 적당히 기분 좋을 때까지만 마시고 남은 와인은 하산 후 2차를 도모할 것.
10. 러더퍼드 힐 메를로 로제 RUTHERFORD HILL MERLOT ROSE
원산지▶미국 종류▶로제 포도품종▶메를로 100% 가격▶3만원대
봄의 피크닉 메뉴가 신선한 생과일주스와 샌드위치였다면 가을엔 숙석된 와인과 치즈가 제격이다. 촘촘한 왕골 바구니에 넣어 야외로 나가면 그 순간만은 당신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일반 로제는 병에서는 아름다워 보일지 모르지만, 잔에 따라놓으면 색깔이 너무 옅어서 그다지 시선을 끌지 못한다. 러더퍼드의 빛깔은 잔에 따랐을 때 더욱 아름답다. 거기에 갖가지 과일 향까지 우러나오니, 연인끼리 마시면 그 매력은 배가된다.
11. 다인하르트 그린 라벨 DEINHARD GREEN LABEL
원산지▶독일 종류▶화이트 포도품종▶리슬링 100% 가격▶1만원대
가을 전어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지금은 전어가 제철이다.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전어회 한 점에 술이 빠질 수 있나. 리슬링 100%의 다인하르트 그린 라벨은 신선한 해산물, 초밥 등과 잘 어울리는 와인 중의 하나다. 알코올 농도가 낮고 달콤해 와인 초보자에게도 부담이 없고 가격도 저렴해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다.
12. 말보로 소비뇽 블랑 MARLBOROUGH SAUVIGNON BLANC
원산지▶뉴질랜드 종류▶화이트 포도품종▶소비뇽 블랑 100% 가격▶2만9000원
말보로 소비뇽 블랑에서는 가을 아침 풀 향기가 난다. 입 안에 한 모금 머금으면 베일 것 같은 서늘한 감촉이 든다. 그래서 11월 가을, 이맘때 날씨와 잘 어울린다. 해양성 기후에서 재배된 말보로 소비뇽 블랑은 최고의 산도를 가진 뉴질랜드산 와인이다. 소비뇽 블랑의 고향인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와인과도 비견할 만한 질 좋은 와인으로 가격 대비 만
족도가 높다.
13. 배비치 말보로 피노누아 BABICH MARLBOROUGH PINOT NOIR
원산지▶뉴질랜드 종류▶레드 포도품종▶피노누아 100% 가격▶4만원대
말보로 피노누아를 마시면 고급스러운 벨벳 재킷을 입은 기분이다. 풍성하면서도 세련된 촉감, 입 안에 오래도록 감도는 여운은 벨벳이 주는 느낌과 꼭 닮았다. 사실 피노누아 아주 예민한 품종이라 잘못 만들면 3류 와인으로 전략하기 쉽다. 하지만 배비치의 피노누아는 가벼운 플로럴 향과 새콤한 붉은 과일 맛이 잘 어우러진다. 원래 부르고뉴가 고향이긴 하지만 뉴질랜드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추천인ㅣ박찬일 (<당신이 알고 있는 와인 상식을 뒤집는 와인 스캔들> 저자)
출 처 : 마이프라이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