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

2005.10.1 태국/말레이시아 여행기 1일째

봄이나라 2008. 3. 5. 19:04

■ 10시 15분 인천공항 출발 -> 13시 50분 방콕 돈무항 공항 도착 -> 소피텔 센트럴 플라자 호텔 -> 자뚜짝 주말 시장

   -> 센트럴 플라자

 

장장 4개월을 넘게 기다린 여행을 드디어 떠나는 날이다. 유준 엄마의 회사일로 마지막까지 갈수 있을지 없을지 마음을 졸였었는데, 무사히 떠나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그나저나 어제 밤에는 유준엄마가 회식이 있다고 그랬었는데, 어이구야...술이 떡이 되어 들어 와서는 정신을 못차린다.

술을 거의 못 먹는 유준엄마는 이번 여행이 부담이 되었던지, 관계 부서 사람들이랑 회식을 하면서 주는 술을 넙죽넙죽 받아 먹다가 완전 맛이 가서 들어와서는 욕실 바닥에 누워 자지를 않나, 술주정을 하지를 않나..

맨정신에 술취한 마누라를 보고 있자니, 참으로 거시기 하다...

 

새벽에 일어나니 그나마 정신이 드는 모양이다. 바리바리 짐을 챙겨 7시에 공항버스를 타고 출발 하니, 비로소 여행 떠나는 느낌이다...

 

8시 좀 넘어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발권하고 짐을 부치고 나서 아침을 먹고 환전을 하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보딩 시간이다...

 


인천 공항에서 신나하는 유준군. 그리고 타이항공 타자마자 승무원한테 졸라서 받은 퍼즐이랑 문구 세트

유준이는 비행기만 탔다하면 장난감부터 챙긴다...(사실 내가 꼬드겨서 달라고 시키지만)/하하하/

비행기 타면 바로 주는 짭짜름한 아몬드를 낼롬낼롬 먹으며, 퍼즐과 문구세트를 잘도 가지고 논다.

 

5시간의 비행끝에 방콕 돈무항 공항에 도착했다. 출국때도 유준이 덕에 좀더 빨리 수속을 마쳤는데, 태국 입국 때도 긴 줄을 뒤로하고, 유준이 덕에 빨리 입국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짐을 찾아 게이트를 나오니 호텔까지 픽업하는 기사가 기다리고 있다. 호텔과 공항까지는 ROH 패키지에서 무료로 픽업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공항을 빠져 나오니, 아...역시나 후덥지근 하다...한 30분 정도 가니 우리가 예약한 소피텔 센트럴 플라자 호텔이 보인다. 일단 첫 겉모습은 약간 칙칙한 느낌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그런대로 괜찮은 느낌이다.

 

짐을 풀고 나니 역시나 우리의 유준군은 호텔 방안을 신이나서 뛰어 다닌다. 오늘의 일정은 호텔 근처에 있는 방콕에서 유명한 주말 자뚜짝 시장을 가는 것. 다른 여행기 상으로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기도 불편하고, 엄청 넓어서 돌아다니기도 힘들다고 하던데...과연 어떨지 궁금하다...


 

소피텔 센트럴 플라자 호텔에서는 자뚜짝 시장까지 무료로 셔틀 버스가 운행되는데, 올때는 알아서 오는 거랜다. 셔틀 버스를 타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구 해서 4시 출발 셔틀 버스를 예약을 하고, 기다리면서 호텔 수영장이랑 근처를 돌아봤다. 그리고, 호텔로비에 있는 여행사 카운터에서 일일투어 가격을 알아봤는데, 음..가격이 내가 알아온 가격의 2배가 넘는다. 사파리 일일투어가 일반 여행사에서는 900밧(24000원) 정도 였는데, 여기서는 1900밧이란다. 다른 일일투어 패키지도 너무 비싸다. 그래서, 우리는 내일 시내 여행사에서 예약을 하기로 하고, 자뚜짝 시장으로 향했다.

 

자뚜짝 시장은 방콕 근교 북쪽의 파혼요틴이라는 동네에 위치해 있는데, 주말에만 열리는 시장으로 점포수만 만개 이상에

전체규모가 4만평인 대빵 큰 시장이다.

셔틀버스를 타고 한 10분쯤 가니, 벌써 도착했댄다. 내려서 입구로 들어가니 온갖 상점들이 즐비하다.

들어가자 마자 과일 음료수 하나를 사들고 돌아다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요랬던 하늘에서


갑자기 엄청나게 비가 쏟아진다.

 

천막 사이로 비를 피하면서, 요리조리 돌아다니다 보니, 비가 폭포같이 쏟아 지고 바람이 불어 파라솔도 날라가고 난리도 아니다. 기내식으로 점심을 먹었지만, 배가 출출하던 차에, 비도오고 해서 바로 옆에 조그만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음식을 뭘 시킬까 고민하고 있는데, 혼자서 무언가를 드시던 아저씨 한분이 맛이 괜찮다며, 한국말을 하신다.

태국에 장기 출장 나와 계시는데, 주말을 맞아 나오신 거라며, 메뉴를 추천해 주신다. 해물 팟타이와 싱하 맥주 한병을 시켜 놓고 기다리는데 밖의 비가 장난이 아니다..천둥도 장난 아니구...


자뚜짝 시장에서 먹은 태국식 볶음국수 해물팟타이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해물 팟타이는 맛이 괜찮았다. 쌀 국수 같은 것에 야채와 해물이 볶아져 나온거 였는데,

맥주와 먹으니 그 맛이 /침질질/.   요거와 맥주 한병 값이 우리 돈으로 5500원 정도다...

여행오기 전에, 하도 태국가면 음식주문할때 팍치를 빼달라고 하라 그래서, 어딜가나 태국 음식 주문할땐 팍치를 빼달라구 했는데, 지금 와서는 팍치 맛이 과연 어떨까 궁금하다...

 

유준이랑 신나게 먹다가 밖을 보니, 엥??? 언제 그랬냐는듯이 비가 그쳐 있다. 역시 이쪽 지방의 비는 좍좍 30분 내리고 금방 갠다... 여행 오면서 우산을 2개나 챙겨왔지만, 지나고 보니 역시 여행내내 써먹은 일이 거의 없었다.

여기서는 비가 올때는 잠깐 비를 피해서 쉬면 금방 그치니 우산 쓸일이 거의 없게 되더라...


그렇게 비가 쏟아지더니 금방 요렇게 갠다.

 

비도 그쳤겠다, 배도 부르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자뚜짝 시장을 돌아다녀 보자...

자뚜짝 시장은 규모가 엄청나서 어디가 어딘지 헷갈리고 길을 잃기 쉽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돌아다녀 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헷갈리지는 않는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시장 중심부와 외곽으로 비교적 넓은 길이 다 연결되어 있고, 그 사이사이로 좁다란 통로로 상점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구조다.


자뚜짝 시장 전체 지도

 

그러니 우선 시장 전체 지도를 보자.. 그러면 상품 종류별로 구역이 정해져 있다. 일단 관심있는 상품 구역을 정하고 큰길을 따라 가서 그 구역이 나오면, 좁은 골목 골목으로 들어가 집중 공략을 하면 되겠다.

 

상품은 옷이나 신발, 애완동물, 골동품, 기념품, 악세사리, 가구, 서적등 없는게 없다...

돌아다니면서, 우리는 계속 살까 말까 고민을 하게 되는데, 첫날 도착해서 첫 쇼핑일정이다 보니, '다음에 사지뭐' '다른곳에도 있을꺼야' 하는 생각에 우리는 달랑 유준엄마가 머리띠 하나만을 사게 된다. 가격은 정찰제 인거 같은데, 상품마다 틀릴 수 있으니, 우선 깎고 보자....


자뚜짝 시장에서 산 혜어밴드


 

시장 큰 골목을 다니다 보면, 꼬치 장사, 아이스크림장사 등이 많은데, 유준이가 꼬치를 사달라 그래서 하나 사줬더니 맛있다고 연신 "Good!"을 외친다.


  시장에서 사먹은 돼지고기 꼬치 5밧(150원)...맛이 짱~~!

 

7시 정도 되니 어둑어둑 해지면서, 문을 닫는 점포도 늘어난다. 마지막으로 유준이 스타워즈 책을 사주기 위해 책이 있는 구역을 돌아다녀 봤으나 별 소득이 없었다. 결국 머리띠 하나만을 산채 시장을 나오게 되는데, 지나고 나니 이것 저것 안사온걸 후회하게 된다.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출구를 찾으니 우리가 들어온 곳은 저 반대편이고 해서, 그냥 보이는 출구로 나가 택시를 탈 생각으로 나갔는데, 택시가 무지 안잡힌다. 그리고 매연은 왜그리 심한지. 한 30분을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다가 겨우 택시를 잡아 탔는데, 올때는 10분도 안걸리더니, 가는데는 교통 체증에 도로 방향도 이상하고 해서 한 30분도 넘게 걸린거 같다. 

 

새벽부터 일어나 하루종일 돌아 다녔더니 몸이 축 처진다. 간단하게 씻고 호텔 옆에 붙어 있는 센트럴 플라자로 가서 일식으로 저녁을 먹고 들어오니 바로 곯아떨어진다.

 

오늘의 교훈 : 자뚜짝 시장에서는 마음에 드는게 있으면 고민하지 말고 그냥 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