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정보

여행의 꽃 - 크루즈 여행 정보

봄이나라 2009. 2. 27. 11:22


동남아 크루즈 여행
축제 같은 여행의 재발견

여행에도 가끔 시큰둥해질 때가 있다면, 크루즈로 여행의 방식을 바꿔 볼 일이다. 이동과 체류와 휴양이 복합된 크루즈 여행만의 독특한 매력이라면, 둔감해진 여행 욕구를 다시 불러내고도 남는다. 크루즈 여행, 그것은 여행의 재발견이다.  

글·사진  김선주 기자   취재협조  로얄캐리비안크루즈 한국사무소
www.rccl.kr 02-737-0003, 싱가포르관광청 www.visitsingapore.or.kr


해맞이 선상 조깅, 그 특별한 경험

전날 잠들기 전에 작정했던 것보다 서둘렀지만 새벽녘 어스름 속에는 이미 사람들이 한 무리다. 한 발 늦은 건가 싶은 마음에 조급함도 일지만, 사위는 여전히 어둑하고 무리의 시선도 흐트러지지 않은 채다. 안도하며 스윽 무리 속에 끼어들고 시선을 보탠다. 시선의 끝자락은 저 멀리 수평선. 잠시 딴 짓을 했다 싶은 찰나, 누군가의 짧은 탄성이 터지고 이는 곧 무리의 함성이 된다. 검푸른 수평선 언저리를 시나브로 물들이며 다소곳이 고개를 내미는 붉은 것! 그렇다. 오늘의 첫 태양이다. 그것도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맞이하는 해돋이다. 벼르고 별렀던 크루즈 선상 일출….
  
멋들어진 정장에 보타이(bow tie)를 매고 우아한 섹시함이 물씬한 드레스를 입은 애인과 다정스레 풀코스 정찬 디너를 맛보는 달콤한 상상 혹은, 바다 한가운데 선탠의자에 누워 모두가 제 것인 듯 남국의 쏟아지는 햇살을 죄다 독차지하겠다는 욕심 아니면, 카지노 블랙잭 딜러를 여럿 갈아 치우며 우쭐해하거나 아예 슬롯머신 잭팟을 터뜨리겠다는 허세는 어떨까? 모두 그럴싸하다. 크루즈 여행의 매력은 그렇게 이색적이고 다채로우니.

하지만 정작 원했던 것은 사소하고 단순했다. 바다 한가운데서 그 어떤 장애물의 방해도 없이 온전한 해맞이를 하겠다는 것, 그리고 바다를 뚫고 나온 뻘건 태양이 공중으로 속절없이 삼투되기 전에 기필코 선상 조깅을 하겠다는 바람이었다. 태어나서 과연 몇 번이나 해맞이를, 그것도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하겠으며, 집 앞 공원 산책로조차 제대로 섭렵하지 않은 주제에 해맞이 조깅은 더더욱 언감생심이었던 탓에 밤잠을 설치면서까지 고대했던 터다.

비록 그날의 첫 태양은 애초의 기대보다 멀고 작았으며 몸도 뜻밖의 과부하에 금세 기진맥진했지만, 평생의 추억이자 자랑거리로 남을 거라는 애초의 계산은 빗나가지 않았다. 그날 이른 아침의 서늘한 하늘 기운이며 푸르스름한 빛깔, 귓불을 스쳤던 바람소리, 기분 좋은 숨참 모두 아련히 맴돌고 있으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태국 푸껫으로 이어지는 안다만해(Andaman Sea)의 항로 어딘가쯤에, 생애 첫 크루즈 여행의 설렘을 담은 부표가 언제까지나 출렁이고 있을 게다.


1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맞이한 일출 2 크루즈 야외수영장의 한가로운 대낮 풍경 3 선상 해맞이의 감격 뒤에는 조깅을 해보자 4 정박 중인 레전드호

머물되 멈추지 않으니

크루즈는 누구 말마따나 ‘떠다니는 특급 리조트’다. 교통수단의 ‘이동’과 숙박시설의 ‘체류’, 휴양시설의 ‘놀이’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 정중동, 동중정의 아름다움이랄까, 복합감각의 신선함이랄까. 머물되 멈추지 않으며, 이동하되 움직이지 않는다. 이동이라는 동적 가로선과 체류라는 정적 세로선이 만나는 접점에 크루즈의 묘미가 배어 있다. 거기에 갖가지 놀이와 재밋거리가 깃들여져 크루즈 여행은 완성된다.  

당신이 묵고 있는 특급 리조트가 제 스스로 움직이며 매일매일 새로운 여행지로 당신을 안내한다고 생각해 보라. 아침 겸 점심을 먹은 당신은 그저 리조트 야외 수영장에서 한가로이 헤엄을 치거나 전용비치에서 일광욕을 즐길 뿐이다. 출출하거나 목이 마를 땐 그저 레스토랑이나 바에 들르면 그만이다. 소란스러운 아이들은 잠시 키즈클럽(Kids Club)에 맡겨 두고 미니 골프코스에서 스윙을 하거나 실내 피트니스센터에서 흠뻑 땀을 뺄 수도 있다. 혹은 사우나에 들르든가. 유쾌한 대화 속에 긴 저녁을 마치고서는 대형 공연장에 들러 흥이 절로 나는 서부 뮤지컬 공연에 빠져들기도 한다. 자정이 넘도록 카지노 룰렛게임에서 스릴을 만끽한 뒤 다음날 깨어 보니 마법처럼 새로운 도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귀찮은 짐 싸기 없이도 새로운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하루가 다시 시작되니 이 또한 홀가분하지 않은가. 당신이 누릴 수 있는 크루즈 여행의 호사다.



5 바다가 훤히 보이는 발코니 선실 6 카지노에서 행운을 시험하다 7 한산한 수영장을 독차지한 커플들

부지런한 만큼 여행은 즐겁고

물론 피할 수 없는 조건은 있다. 바로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 하고 싶은 것은 오로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우겨도 크루즈 여행에서 적극성과 능동성은 필수다. 그렇지 않다면, 크루즈선의 움직임은 더디게만 느껴질 뿐이고 숙박은 답답할 것이며, 놀이는 시시할 것이다. 그 누구도 이래라 저래라 강제하지 않는 완전 방임의 당혹감에 대처하는 방법은 오직 제 스스로 먹을거리며 놀이거리, 재미거리를 찾아나서는 일뿐이다. 부지런한 자만이 이동과 체류, 놀이라는 크루즈 여행의 삼박자를 오롯이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처럼 여행이 끝나고 하선한 뒤에야 “뭐? 그런 게 다 있었어? 나는 몰랐는데…”라는 때늦은 후회를 하거나 여행 내내 지독한 무료함에 몸서리칠 게 뻔하다. 


당신 가까이에 있는 크루즈 여행

아직까지 우리에게 크루즈 여행이 그리 가까운 것만은 아니다. 연간 1,200~1,300만명에 달하는 출국자 중에서 크루즈 여행에 나서는 이들은 넉넉잡아도 고작 1만명 수준이니 말이다. 돈 있고 시간 남는 이들이나 할 수 있는 여행이라는 편견에서건, 새로운 여행 형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건 아무튼 사실이다. 하지만 크루즈 여행은 그리 먼 데 있지 않다. 시간이 부담스럽다면 멀리 갈 필요 없이 4~5일 일정으로 운항되는 동남아 크루즈 여행을 고려해 볼 수도 있고, 돈 있는 사람만 갈 수 있다는 편견은 크루즈 여행만이 선사할 수 있는 특별한 가치를 상기하면 쉽게 떨쳐낼 수 있다. 실제로 동남아 크루즈 여행의 경우 시설과 수준을 비교하면 호텔 숙박비보다 저렴하기까지 하다. 막연한 괴리감 또한 여행의 새로운 발견을 원한다면 과감히 떨쳐낼 일이다.
한국에도 이제는 해외의 웬만한 유명 크루즈 선사들이 대부분 들어와 있지 않은가. 지난해 부산-상하이-후쿠오카 항로를 운항했던 로얄캐리비안크루즈 랩소디호에 무려 2,600명의 한국인 여행객이 몰렸다는 데 용기를 얻을 일이다. 크루즈 여행은 당신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으니.

Cruise Tour

크루즈 여행 데뷔기


크루즈 여행의 첫 테이프를 끊은 곳은 세계적인 크루즈 선사인 로얄캐리비안크루즈의 레전드호(Legend of the Seas)였다. 모항 싱가포르를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태국 푸껫을 들른 뒤 다시 싱가포르로 되돌아오는 4박5일 일정의 동남아 크루즈 항로. 3월경부터는 모항을 중국 상하이로 바꿔 새로운 항로로 운항될 예정이다. 굳이 호텔 등급으로 따지자면 4성급 정도에 해당하는 대중성이 강한 크루즈 프로그램이지만, 첫 승선자의 눈에는 그런 호사가 따로 없었다. 크루즈 여행 하면 떠오르는 지중해나 카리브해, 알래스카는 아니었지만 크루즈 여행 데뷔 무대로는 전혀 손색이 없었다. 만사 귀찮고 시큰둥한 귀차니스트도 부산을 떨게 만들었으니….


1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크루즈 시설 2 크루즈의 풍성한 음식도 즐길거리 중 하나 3 대극장에서의 화려한 뮤지컬 공연 4 선상에는 갖가지 게임들이 즐비하다 5 선상에서 즐길 수 있는 역동적인 체험 중 하나인‘암벽 등반’

Cuisine  식도락의 달콤한 유혹

“다이어트에 신경 쓰셔야 할 걸요. 매번 몸이 무거워지더라고요.” 크루즈 여행 경험이 많은 일행 중 한 명이 대뜸 던진 충고였다. 각종 먹을거리가 24시간 무제한, 그것도 무료로 제공되니 살찌기 십상이라는 것. 주류와 일부 주문 음료 등을 제외하면 음료도 무료, 무제한이다. 뷔페 레스토랑과 스낵바, 카페, 수영장 등 곳곳에서 하루 종일 식탐을 시험하니 승선 때와 하선 때의 몸무게가 달라질 수밖에. 허기는 왜 그리 자주 오는지, 뷔페 레스토랑에서 접시를 수차례나 바꾼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야외 수영장 선탠의자에 묻혀 또 피자나 햄버거에 손을 댄다. 와인이 곁들여지는 저녁 정찬은 코스를 모두 끝마치는 데 두어 시간이나 걸렸고 꼼짝하기 귀찮으면 방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그만이었다. 아마도 11층의 조깅 트랙은 다이어트용이지 않았나 싶었을 정도로 크루즈 여행 내내 식도락의 유혹은 강하고 집요했다. 선상 일출 조깅 목표는 그래서 값졌지 싶다.

Relax  어쩔 수 없는 휴식 본능

일상에서 팽팽히 곤두섰던 긴장의 끈은 크루즈 맨 꼭대기 층의 야외 수영장과 처음 맞닥뜨린 순간 힘없이 축 쳐지고 말았다. 망망대해 푸른 바다를 유유히 항해하는 호화 유람선에서의 한낮 물놀이와 일광욕은 크루즈가 품은 휴양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다. 궂은 날에는 유리 천장으로 하늘을 이고 있는 실내 수영장(솔라리움)이 인기다. 그뿐인가. 여성들은 선상 스파 트리트먼트의 유혹에 약해 사라지기 일쑤였고, 남성들은 습식, 건식 사우나에서 더운 숨과 땀을 뱉어내기 바빴다. 사방을 둘러싼 바다를 벗 삼아 조깅 트랙을 산책하는 이들의 표정은 여유와 편안함이 가득했고, 카페나 테라스에서 마주 앉은 연인들은 부러울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키즈클럽에서 놀이 삼매경에 빠진 꼬맹이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왁자지껄한 휴식에 여념이 없었다.         

Ultramodern  크루즈, 그 초현대적 감각 

첫날 레전드호에 승선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크루즈선을 한번 둘러보는 ‘선상투어(Ship Tour)’. 첫 크루즈 여행에 나선 초보자가 제 스스로 크루즈선을 파악하기에는 그 시설과 서비스, 프로그램 등이 너무 방대하고 다채로웠기 때문. 레전드호는 로얄캐리비안크루즈사가 남녀노소 모두를 겨냥해 운항하는 이른바 ‘컨템퍼러리(Contemporary, 대중적)’급으로 상위급인 프리미엄급이나 럭셔리급 선박들보다 한 수 아래라지만, 시설과 규모까지 한 수 아래인 것은 아니었다. 그야말로 초현대적이었다. 길이 279m에 폭 32m의 7만8,491톤급 크루즈선으로 승객 약 2,435명과 승무원 765명을 태울 수 있다. 11층에 이르는 각 층별로 야외 수영장, 실내수영장, 카지노, 컨퍼런스 센터, 스파, 사우나, 자쿠지, 키즈클럽, 도서관, 암벽 등반, 미니 골프코스, 조깅트랙, 나이트클럽, 피트니스센터, 틴 디스코, 대극장, 비디오 아케이드, 라운지, 샴페인 바, 스낵바, 카페, 뷔페 레스토랑, 메인 다이닝룸…. 물론 스위트 선실에서 발코니 선실, 오션뷰 선실 등 등급별 객실들도 기대보다 넓고 아늑했다.   

International   세계인이 한자리에

1,800명 가량이 함께 여행했다. 1,000여 명의 승객과 700여 명의 승무원이 4박5일 동안 말 그대로 한 배를 타고 동락한 것. 그러다 보니 크루즈 여행은 곧 세계인과 만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국적도 가지가지, 인종도 각양각색이다. 어느 밤, 선장이 대극장에 모인 승객들의 국적을 하나하나 부르고 해당 국적의 승객들이 환호하는 유쾌한 시간이 있었는데, 승객들의 국적은 무려 45개국에 달했다. 승무원들의 국적도 다양해서 한국인 승무원을 비롯해 50여 개국에 이를 정도였다. 외국인 친구 사귀기는 물론 어린이들에게는 세계의 넓음과 다양성을 알려주는 교육적 효과도 크다. 세계인이 모인 만큼 글로벌 에티켓에도 주의를!  
 
Study & Sports  놀면서 배운다!

실제로 도서관이 있기는 하지만 ‘스터디’라고 해서 머리 싸매는 그런 류라기보다는 체험과 놀이의 성격이 강한 문화강습에 가깝다. 매일 다채로운 강습 및 레저 프로그램이 운영되는데, 이런 프로그램들은 자칫 무료해질 수 있는 여정에 활력을 주고 낯선 이들과의 벽을 허무는 역할도 하는 만큼 참여하는 게 남는 장사다. 일행 중 누구는 수건으로 코끼리도 만들고 백조도 만드는 수건 접기 강습에 참여해 동물 여럿을 데려오기도 했고, 또 누구는 전세계 아줌마들 틈에 끼어 댄스를 배워 오기도 했다. 그 밖에도 피부관리나 건강관리와 관련한 강습 프로그램도 있고, 와인 테이스팅이나 요가 같은 유료 강습들도 선택해 볼 만하다.  
보다 역동적인 체험도 가능하다. 압권은 암벽 등반 체험! 크루즈 업계에서 혁신적인 발상으로 평가받는 만큼 일출 조깅 못지않게 두고두고 추억에 남을 체험이다. 땅땅땅땅 목표점 등반 성공을 알리는 벨을 울린 뒤 내려다본 풍경은, 성취감에 더욱 호쾌하고 후련하다.    
 
Entertainment  지루할 틈이 없다

자주 안 입던 정장에 그럴싸한 넥타이까지 매고 만끽하는 저녁 정찬도 정찬이지만, 정찬 뒤 매일 밤 이어지는 화려한 공연은 크루즈 여행의 하루를 완성하는 화룡정점이다. 일반적으로 크루즈 여행에서 엔터테인먼트라고 하면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각종 공연과 쇼를 뜻하는데 코미디 쇼, 뮤지컬 공연, 마술쇼, 기예쇼 등이 매일 밤 무대에 올려진다. 처음에는 뭐 그저 그런 정도겠지 하는 시큰둥함이 앞섰지만 프로급 댄서와 가수들의 완성도 높은 공연에 결국 매일 밤 어김없이 찾게 됐다. 마지막 날 밤 공연 뒤에는 승객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기회도 제공하니 놓치지 말길.

물론 공연 이외에도 엔터테인먼트의 요소는 곳곳에 산재해 있다. 선장 주최로 무도회가 열리는가 하면 승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추억의 디스코 파티가 벌어지기도 했다. 수영장에서는 멀리 점프하기 대회가 열려 승객들의 경쟁심을 부추겼고, 마술사는 잠수 마술쇼를 벌여 스릴감을 안겼다. 어떤 일행들은 ‘닌텐도’ 게임기로 볼링대회를 열기도 했다. 익숙한 대로 카페 가라오케에서 다국적 승객들을 관객 삼아 노래 실력을 뽐내 보는 것도 좋다. 승무원이 촬영한 자신의 사진들을 포토갤러리에서 찾아내고, 살까 말까 고민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도 저도 아니면 카지노에 들러 고도의 스릴을 만끽해 볼 수도 있겠다.

tips for cruise

Muster Drill 안전훈련
크루즈 선상에서 사실상 유일한 의무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비상시에 대비한 안전훈련으로, 첫날 승선 후 출항하기 전에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다. 예고된 시각에 사이렌이 울리면 승객들은 선실에 비치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지정된 대피장소로 집합해야 한다. 승무원까지 포함해 2,000명 안팎의 인원이 승선하는 게 일반적이어서 각 선실 구역별로 대피보트 및 장소가 지정돼 있다. 대피보트 한 대당 약 350명의 인원을 수송할 수 있다. 20~30분 정도 소요되는 훈련 그 자체도 재미이니 기념사진 찰칵~.

Seapass Card 시패스 카드
승선수속을 마치면 발급해 주는 다용도 ‘승선카드’다. 일단 크루즈에 승선하면 시패스 카드가 선내 결제카드, 선실 열쇠, 신분증의 역할을 하게 되므로 분실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주류 등 선내 유료서비스와 기항지 관광비용 등 선내에서 사용하는 모든 비용이 승선수속시 제시한 신용카드와 연동돼 결제되며, 선실 열쇠 기능은 물론 기항지 관광을 위한 승하선시 신분증의 역할을 한다.

Cruise Compass 크루즈 콤파스
크루즈 선에서 그날그날의 소식과 프로그램 정보 등을 전하는 일종의 ‘선상신문’이다. 선사별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로얄캐리비안크루즈사는 ‘크루즈 콤파스’로 부른다. 크루즈 일출 조깅을 위한 필수 정보인 일출시각을 비롯해 매 시간대별로 이곳저곳에서 진행되는 레저 프로그램, 음식, 공연정보 등을 일목요연하게 담고 있기 때문에 알찬 크루즈 여행을 위한 필독신문이라고 할 수 있다.

Tender & Dock 텐더 & 독
크루즈선이 기항지 항구에 정박하는 방식의 종류다. 수심이 깊고 항만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경우 크루즈선을 직접 댈 수 있는데 이 방식이 ‘독’이다. 그렇지 않고 별도의 보트(텐더 보트)로 승객들을 기항지에 실어 나르는 방식이 텐더다. 텐더의 경우 한정된 보트로 승객을 수송하다 보니 일단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을 신청한 승객들을 우선 수송하는 게 일반적이다.

알맞은 복장은?
격식을 갖춘 정찬 디너는 크루즈 여행의 핵심 매력 중 하나다. 크루즈 정찬 디너의 드레스 코드는 크게 포멀(Formal, 정장), 스마트 캐주얼(Smart Casual, 세미정장), 캐주얼로 구분되는데 여정에 따라 배합이 다르다. 7박 안팎의 경우 포멀이 2회 정도, 그 이하 일정은 1회 정도 지정된다. 정장과 드레스는 화려하고 과감할수록 환영받는다. 여성이라면 평소 시도조차 못하는 드레스나 원피스를 입고 변신할 수 있는 기회다. 남자라면 턱시도에 보타이(나비넥타이)를 매고 한껏 멋을 부려도 제격이다. 드레스 코드만큼 사전에 테이블 매너에 대해 어느 정도 숙지하는 게 에티켓! 그 이외 크루즈 선상에서는 짧은 반바지나 청바지, 소매 없는 셔츠 등만을 제외하면 대체로 무난하다. 

Royal Caribbean Cruise 로얄캐리비안크루즈
로얄캐리비안크루즈사는 대표적인 크루즈 업체로 산하에 5성급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셀러브리티크루즈(Celebrity Cruise)’사와 준 럭셔리급의 ‘아자마라 크루즈(Azamara Cruise)’사,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로얄캐리비안인터내셔널(Royal Caribbean International)’사를 두고 있다. 셀러브리티 크루즈는 총 8척의 선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자마라 크루즈사는 2척을 보유하고 있다. 아자마라 크루즈의 경우 얼마 전 부산에 기항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레전드호는 로얄캐리비안인터내셔널이 운항하는 크루즈 선에 속한다. 로얄캐리비안인터내셔널은 레전드호를 비롯해 세계 최대급(16만톤) 크루즈인 프리덤호, 리버티호, 인디펜던스호 등 22척의 크루즈를 보유하고 있다. 지중해, 북유럽, 알래스카, 카리브해, 아시아, 남미, 호주-뉴질랜드, 캐나다 등 전세계 150여 곳의 기항지를 운행하고 있다. 인공 파도타기, 아이스링크, 암벽등반 시설 등으로 크루즈 업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올해 12월에는 22만톤 규모(길이 362m, 폭 47m, 승객수 5,400명, 승무원 2,115명)의 오아시스호 운항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 한국사무소
www.rccl.kr 02-737-0003 

 

기항지 관광

입맛대로 골라 내맘대로 즐긴다!

크루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는 한번에 여러 곳의 여행지와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큰 수고 없이 여행지를 이동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기항지 관광이 크루즈 여행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이유다.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도 쇼핑투어, 역사유적투어, 자유여행 등 형태와 테마가 매우 다양해 각자의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은 매일 객실에 배달되는 선상신문(크루즈 콤파스)에 게재돼 있으며, 신청은 전날 고객데스크에 접수하면 된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일수록 조기 마감되는 만큼 미리 준비하는 게 현명하다. 물론 기항지 관광에 참여하지 않고 정박된 크루즈 선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이번 여행에서 만난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푸껫의 표정들을 사진으로 담았다.  


1 싱가포르 클락키의 화려한 야경 2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타워와 모노레일 3 싱가포르의 생기 넘치는 거리 풍경 4 쿠알라룸푸르의 상징인 페트로나스 트윈 빌딩 5 클락키에서 한가로운 데이트를 즐기는 부부 6 싱가포르의 동물원 7 페트로나스 트윈 빌딩의 내부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4월 말, 남중국해의 공기는 다소 무거웠다.
허나 짓궂었던 날씨는 여행자로 하여금 낯선 크루즈 여행을 보다 능동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애초 일정 내내 크루즈 꼭대기 층에서 한가하게 선탠과 수영이나 즐기려던 계획이 크루즈에서 즐길 것은 다 즐겨 보자는 자세로 돌변하게 됐으니 말이다.
낯선 크루즈 여행이 동남아라는 친숙한 공간과 만나서였을까. 좌표조차 알 수 없는 망망대해 위에 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지낸 크루즈에서의 4일, 그리고 산야, 하롱베이, 홍콩, 마카오에서 땅을 밟고 다닌 시간들은 기존에 크루즈 여행의 교과서로 알려진 지중해, 카리브해 여행과는 또 다른 별난 경험을 선사했다.


취재협조  싼타크루즈 1600-3200
www.santacruises.com
에어마카오 02-3455-9900 www.airmacau.co.kr

Starcruise Virgo

1999년 첫 취항 이후 ‘아시아 태평양 최고의 크루즈’를 표방하는 스타크루즈 버고(Starcruise Virgo)호는 실제로 ‘아시아 태평양 최고 선사’로 8차례 선정됐을 만큼 정평이 나 있다. 4월부터 10월까지는 홍콩-산야-하롱베이 노선을 운항하고 나머지 시즌 동안은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연안을 운항한다. 크루즈의 규모를 가늠케 하는 톤수는 7만6,000톤으로 13층에 980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 수용인원은 1,960명이며 승무원만 해도 1,100명가량 탑승한다. 객실은 고급 스위트, 주니어 스위트, 발코니, 오션뷰, 복도쪽 선실로 구별돼 있으며 기자가 이번에 이용한 객실은 발코니쪽 객실이었다.


망망대해를 떠다니며 누리는 자유

‘바다 위를 떠다니는 리조트’라 할 수 있는 크루즈는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무엇 하나 모자람이 없는 가상 유토피아다. 그곳에서 여행자는 ‘부지런함’만 발휘하면 크루즈가 제공하는 환상적인 서비스를 빠짐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 마음 터놓을 이와 함께라면 갑판 위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기분도, 시끌벅적한 쇼를 보며 함께 웃음을 나누는 기분도 배가 될 것이다.


1 스타크루즈 버고호 전경 2 모항인 홍콩을 떠나며 크루즈 여행은 시작됐다 3 동·서양 문화가 조합된 크루즈 실내인테리어 4 서양식 레스토랑 벨라 비스타 

낯설었던 크루즈에서의 첫날 

이번 크루즈 여행은 마카오에서 시작됐다. 스타크루즈의 선착장은 모항인 홍콩이지만 크루즈 여행의 앞뒤로 마카오 관광이 포함된 일정을 선택했기에 크루즈 여행에 마카오 시티투어가 곁들여진 것이다.

마카오에서 홍콩으로 가는 길, 이미 배 여행은 시작됐다. 정확히 한 시간이 소요되는 ‘소형’ 페리에서의 시간은 ‘초호화’ 크루즈 여행의 설렘을 배가시킨다. 홍콩 선착장에 도착 후, 수속 절차를 거쳐 크루즈의 입구에 들어서자 승무원들이 발랄하게 여행객들을 맞아 준다. 승무원들의 극진한 친절에 다소 얼떨떨했지만 마치 테마파크에 온 듯한 기분에 흥이 나기 시작했다. 7층 로비, 전체적인 분위기는 유럽풍이지만 곳곳을 물들인 진한 빨강과 파랑의 야릇한 조화는 동·서양문화가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각국에서 모여든 여행객들의 다양한 언어 속에 섞이고 나서야 크루즈 여행이 비로소 시작됐음을 인식했다.

전망이 좋은 발코니 객실에 짐을 풀자마자 저녁식사를 마치고 한국인 승객들을 위한 크루즈 둘러보기 시간을 가졌다. 버고호에는 한국인 승무원 3명이 상주하고 있다. 그런데 이날 한국인 단체 관광객 안내를 맡은 승무원은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이었다. 미카코 시부타. 한국어 좀 한다 하는 외국인들과는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고급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녀는 일본인 특유의 친절함으로 크루즈 곳곳을 안내했다. 선내의 주요시설이 있는 7층부터 13층까지 둘러보고 나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잦은 이동 탓이었을까? 생각보다 일찍 잠이 쏟아졌고 객실 발코니에 서서 망망대해에 떠 있는 보름달을 멍하니 바라보다 이내 잠이 들었다. 파도가 심해 약간의 진동이 있었다는 것조차 모른 채 크루즈에서의 첫날밤은 그렇게 저물었다.

넘치는 자유로움에 당황하면서

이튿날, 아침부터 다소 당혹스럽다. 모닝콜도 없고, 몇시까지 어딘가에 집합해야 한다거나 식사는 몇시까지 어디에서 해야 한다는 등 제한 요소도 없다. 그저 그날그날의 일정과 추천 프로그램을 상세히 명기해 놓은 ‘스타 네비게이터(Star Navigator)’만이 침대 옆 테이블에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옷을 주섬주섬 입고 난 뒤, 조식을 제공하는 서양식 레스토랑 ‘벨라 비스타’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객실로 돌아왔다. 오후에 시작되는 산야 기항지 관광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남아 있다는 안도감에 본격적으로 ‘스스로 크루즈 즐기기’에 나섰다.

한국에서 여행사를 통해 크루즈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 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입출국, 승하선 수속, 기항지 관광은 여행사의 도움을 받겠지만 크루즈 안에서는 철저히 ‘알아서 놀아야’ 한다. 그러나 너무 당황치 말자. 한국인을 위해서 한국인 승무원뿐 아니라 한글판 스타 네비게이터도 준비되어 있으니 말이다. 얼마든지 알아서 재밌게 크루즈 여행을 즐길 수 있다.

1 탁 트인 바다의 전경을 편안히 앉아서 볼 수 있는 12층 전망대 2 한낮 뜨거운 태양을 맞으며 선탠을 즐기는 연인 3 13층에 위치한 간이 골프연습장

동남아 크루즈에만 있다!

일반적으로 크루즈를 아는 이들은 지중해, 카리브해, 알래스카, 북유럽 등을 최고의 크루즈 여행지로 꼽는다. 물론 이들 지역이 가격도 비싼 만큼 동남아 크루즈보다 높은 만족감을 줄 수도 있겠지만 동남아 크루즈에는 예의 그 지역들이 갖지 못한 독특한 매력이 있다.

첫째  저렴하다 
동남아 크루즈가 저렴한 이유는 홍콩까지의 거리가 멀리 않아 항공요금이 저렴하기 때문. 이는 곧 긴 비행기 탑승시간으로 크루즈에 오르기 전부터 진이 빠질 일이 없다는 장점이 된다. 또 타 지역 크루즈보다 일정이 짧아 직장인들의 휴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둘째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하기에 좋다

물론 고연령층 이용객이 많긴 하지만 가족 단위 여행객, 젊은 자유여행객들도 많다. 저렴한 요금과 짧은 일정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한국인 승무원이 상주한다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로 크루즈 여행을 할 경우 인솔자가 따르겠지만 그들은 승무원이 아니다. 의사소통 문제로 크루즈 여행을 꺼리는 이들, 동남아 크루즈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결론적으로 스타크루즈 버고호를 이용한 동남아 크루즈는 부담스럽지 않다. 특히 크루즈를 처음 경험해 보는 이들에게 적격이다.

조금 부지런하게 크루즈 즐기기

본격적으로 크루즈 즐기기에 앞서 자신의 여행 취향을 제대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한 일간지에서 일반인의 여행 형태를 어드벤처형, 도시형, 패키지형, 리조트형으로 나눈 걸 본 적이 있는데 크루즈 여행은 이들 모두에 적합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황홀한 크루즈 여행을 즐기는 것은 어렵지 않다.

땀을 흘리고 싶은 이들을 위해 야외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간이골프장, 조깅 코스 등이 마련돼 있으며 한자리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픈 이들을 위해서 도서관, 마작룸, 카드룸, 카지노, 오락실 등이 준비돼 있다. 또 크루즈 여행 중에도 웰빙을 경험하고픈 이들에게는 요가 강습, 스파 & 마사지, 사우나, 자쿠지 등이 준비돼 있다.

라스베이거스 스타일의 엔터테인먼트를 원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들을 위해서는 매일 밤마다 리도 극장에서 쇼가 열리며 늦은 밤에는 ‘살짝’ 야한 성인쇼도 열린다. 또한 12층 라운지와 8층 벨리니 바, 7층 가라오케 등에서는 버고호 전속 밴드와 일반인들까지 노랫소리가 종일 끊이질 않는다.

아이에서 어른까지 모두 커버한다

버고호는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어린이들을 위해 크루즈의 곳곳에 테마파크에 준하는 시설과 프로그램들이 포진해 있었다. 어린이 풀장, 오락실은 기본으로 갖춰져 있고 승무원들과 함께하는 각종 게임, 체험 교실 등이 종일 진행된다. 또 부모들이 아이를 맡기고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차일드 케어센터’도 운영된다.

다음은 성인들. 따로 설명이 필요없다. 그저 일정표를 샅샅이 보면서 취향 따라 ‘알아서’ 즐기면 된다. 온종일 카지노만 해도 그 누가 뭐라 하겠는가.

크루즈의 주 이용층인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은? 혹 부부가 함께라면 늦은 밤 12층 라운지에서 분위기 있는 음악에 몸을 맡기며 옛 시절의 낭만을 되살려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도서관 한 켠에서 한껏 사색에 잠긴 어르신의 모습도 멋있지만 노부부가 서로의 스텝에 집중하며 리듬에 몸을 싣는 모습도 멋있어 보인다.

한편, 크루즈는 허니무너들에게도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신혼여행을 남다르게 경험하고픈 이들이 주로 선택한다. 이번 여정에 함께했던 부산에서 온 한 신혼부부는 색다른 크루즈 여행이 마냥 만족스러워 보인다.


1 둘째 날 저녁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승객들 2 각종 바비큐를 그 자리에서 구워 준다 3, 4 전세계 음식이 종류별로 마련된‘메디터레니언 뷔페’5 각국의 의상을 선보인 갈라 패션쇼

전세계 음식의 향연

크루즈 여행을 다녀오면 자연스레 살이 찐다. 24시간 ‘배부른 왕자’가 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갖추어져 있는 것이 크루즈다.

크루즈 이용객 모두가 무료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만도 중국식, 서양식, 지중해식 3곳으로 지중해식 뷔페의 경우, 오후 11시30분부터 새벽 1시30분까지 무료 야식도 제공한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중국, 일본, 인도 등 다양한 국가의 요리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7층에 위치한 ‘블루라군’은 24시간 영업을 한다. 4일 일정 동안 모든 레스토랑을 번갈아 이용하며 각국의 음식을 맛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크루즈 둘째 날 저녁에는 12층 야외 수영장 주변에서 바비큐 파티가 벌어진다. 산야 기항지 관광을 마치고 돌아온 승객들은 쇠고기, 양고기, 새우, 소시지 등 바비큐 요리와 함께 환상적인 뷔페를 즐길 수 있다. 버고호 전속 밴드의 수준 높은 라이브 음악과 화려한 조명도 곁들여져 오감을 만족케 해준다. 기항지 관광 중 너무 많이 이것저것 먹었다가는 선상에 마련된 바비큐 파티를 제대로 즐기지 못할 수도 있으니 적당히 허기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

한편, 크루즈 여행의 클라이막스인 갈라디너는 스테이크요리를 즐기는 식사시간 그 자체도 즐겁지만 식사 전 각국의 의상을 선보이는 갈라 패션쇼와 선장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칵테일을 즐기는 칵테일 파티가 승객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낸다.

밀크레딧의 특혜발코니 객실 이상을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객실당 150홍콩달러(약 20만원)의 ‘밀크레딧(Meal credit)’이 제공된다. 일종의 쿠폰으로 오직 레스토랑, 바, 카페 등에서 식음료를 구매하는 데만 사용할 수 있으며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이 아니기에 전부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자의 경우, 객실 동료와 각각 3~4회 음료와 주류를 마시는 데 이용한 후 남은 금액으로 마지막 날 점심으로 일식 레스토랑 ‘사무라이’에서 고급 세트메뉴로 든든히 배를 채우니 모자람도 남음도 없이 깔끔하게 해당 금액을 사용할 수 있었다. 언제든지 리셉션 데스크에서 밀크레딧의 잔액을 확인할 수 있으니 남은 요금을 계산하느라 영수증을 붙들고 머리를 굴릴 필요는 없다.

크루즈 여행의 필수코스 기항지 관광크루즈 여행 최대 매력이기도 한 ‘기항지 관광’을 빼면 크루즈 여행은 팥소 빠진 찐빵이다. 크루즈를 타고 선내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는 것은 물론 기항지 관광까지 알차게 즐겨 보자. 조금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선내에서만 즐기는 수동적인 여행보다 한껏 풍요로운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다.





퍼시픽 비너스의 11층 갑판에는 수영장, 자쿠지, 헬스클럽, 대중 온천탕 등이 마련돼 있다

일본 세토나이카이 크루즈

일본 세토나이카이 크루즈 탑승記
‘내 인생의 특별한 이벤트’

희고 고운 자태를 뽐내는 퍼시픽 비너스(Pacific Venus) 호. 티켓을 받아 들고 승선(乘船)을 하면서부터 우리는 일상의 시간이 아닌 ‘크루즈의 시간’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배 저편에서 군악대의 팡파르가 울려 퍼지고 사람들의 함성이 물결쳐 귓가를 두드리고 가슴을 두드린다. “뿌아앙~” 엘레강스한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비너스의 우람한 경적 소리가 내 인생의 특별한 이벤트가 시작됨을 알려온다.  

글·사진  신중숙 기자    취재협조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JNTO) 02-777-8601
www.welcometojapan.or.kr




2박 3일간 퍼시픽 비너스의 루트

1nd Day 11:00 ‘고베’항을 출발 - 12:00 ‘아카시 가이쿄 오하시’ 다리를 지남 - 16:50 ‘세토 오하시’ 다리를 지남 
2nd Day 04:45 ‘시마나미 카이도’ 다리를 통과 - 07:00 첫 번째 기항지인 ‘오노미치’ 도착 후 옵션 투어 - 17:20 ‘시마나미 카이도’ 통과 - 21:00 ‘타카마쓰’ 도착
3nd Day 08:00 두 번째 기항지인 ‘타카마쓰’ 옵션 투어 - 14:30 출항 - 18:30 ‘아카시 가이쿄 오하시’ 다리 통과 - 20:00 ‘고베’항에 도착



inside cruise
퍼시픽 비너스 25時

온갖 ‘탈 것(Vehicle)’들 중에서 유독 크루즈만큼은 나와는 상관없는 남들의 이야기처럼 막연하고 요원하게 느껴지기 십상이다. 실상 ‘크루즈여행’은 지중해, 캐리비안, 알래스카처럼 지역 그 자체만으로도 멀고, 꿈만 같은 곳들이 먼저 떠오른다. 게다가 그 크루즈에 화려한 이브닝드레스로 치장한 ‘아네트 베닝(Annette Bening) 같은’ 여자들, 턱시도를 차려입은 근사한 ‘다니엘 헤니(Daniel Henney) 같은’ 남자들이 그득할 거라는 상상도 빼놓을 수 없다. 그 모든 선입견들은 범인(凡人)들에게, 평범한 사람들은 크루즈와는 전혀 상관없을 것만 같게 느끼게 하거나, 혹은 아끼고 아껴둔 최후의 여행 스타일로 크루즈를 더 멀게만 느끼게 만드는 갖가지 이유들이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크루즈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한강 위를 둥실 떠다니는 디너 크루즈에서부터 제주나 울릉도를 유랑하는 크루즈, 혹은 동남아를 또는 중국이나 일본 지역을 크루즈로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은 ‘크루즈=지중해’, ‘크루즈=초호화’, ‘크루즈 여행=특별한 사람들만의 향유물’이라는 공식을 무색하게 하며 크루즈 여행을 보다 친근하게 만들어 준다.

아름다운 경관은 물론 크고 작은 섬 사이를 흘러 ‘일본의 에게해’라고도 불리는 세토나이카이( 瀨戶內海). 섬과 바다와 거대한 교각이 만들어내는 세토나이카이의 잔잔한 수면에 두둥실 떠올라, 육중하고 거대한 크루즈의 품안에 포옥 안겨, 시간의 흐름을 타고 노니는 여행은 일본 여행의, 또 크루즈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크루즈 여행 Do & Don’t 

Do 풍부한 선박 내 무료 행사와 무료 시설을 활용하자!
대부분의 크루즈는 선장이 주최하는 환영 리셉션을 시작으로 칵테일 파티, 마술 쇼, 버라이어티 쇼, 승무원들이 펼치는 공연과 강연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헬스장, 사우나, 수영장 등의 무료 시설과 마사지실, 카지노 등의 유료 시설이 있어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라면 풍부한 이벤트와 프로그램도 무용지물일 수 있으니 능동적으로 크루즈 프로그램과 부대시설을 만끽하도록.

Do 크루즈에서는 모두가 친구! 
선내에 머무는 시간 동안 부대시설을 이용하면서 마주치게 되는 여러 여행자들과 자연스레 친분이 쌓이게 되는 것 또한 크루즈 여행의 매력이다. 특히 점심 혹은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같은 테이블을 사용하게 되는 여행자끼리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Don’t 지나치게 편한 의상은 금물!
실제 크루즈에서는 때와 장소에 맞는 의상이 필수 예의로 통한다. 특히 갈라 디너 파티 때에는 샌들, 청바지, 반바지, 트레이닝복, 슬리퍼, 티셔츠 등은 피하는 게 좋다.








Pacific Venus' Profile
사진으로보는크루즈구석구석


▽화려한 승선식. 승객들이 크루즈에 몸을 실으면 반대편 선착장에서 출항을 위한 공연이 펼쳐지고 크루즈에 오른 사람들은 색색의 테이프를 날리며 화답한다.
▽ 빼먹지 말자! 크루즈 오리엔테이션.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크루즈 곳곳에서 열리는 공연과 강연, 그리고 장터와 각종 부대시설 이용법까지 미리 익힐 수 있다.
▽ 퍼시픽 비너스의 수준 높은 식사도 빼먹으면 손해다. 매일 식사는 메뉴 하나하나의 요리를 맡은 책임 주방장의 이름을 꼼꼼하게 써놓은 메뉴판을 보며 함께 즐긴다. 아침 식사는 일식과 양식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디너의 경우 양식 코스 요리 혹은 가이세키 요리가 나와 메뉴 그 자체도 지루하지 않아 더욱 좋다.
▽ 비상상황 예방을 위해서! 자나 깨나 안전 크루즈 여행. 배에올라타서 가장 먼저 배우는 위기상황 대처법.
▽ 아침 먹고 모닝티, 점심 먹고 티타임, 저녁 먹고 야참까지. 배위에서 제공되는 각종 간식도 놓치지 말자.
▽ 11층 갑판에서는 일광욕과 함께 수영, 혹은 자쿠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퍼시픽 비너스 호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은‘온천욕 즐기기’. 저 멀리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뜨거운 욕탕에 몸을 담그고 있노라면‘신선놀음이 바로 이 것이구나’하며 감탄을 금치 못할것이다.
▽ 풀 사이드 바(Pool Side Bar)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아사히 맥주 원샷!
▽ 피아노 라운지에서의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 아니면 크루즈 트리오의 신나는 라이브 송 취향대로 음악도 골라 즐긴다. 틈틈이 벌어지는 쇼뿐 아니라 기항지에서‘파견’되는 무희들의 일본 전통 춤 공연도 소박하지만 정겨운 옛 문화를 느낄 수 있다.
▽ 크루즈의 묘미는 아무래도 갈라 디너 파티다. 멋지게 정장을 차려입고 근사한 크루즈의 석양과 산들바람과 수준 높은 요리를 즐기는 그‘맛’이야말로 크루즈 여행의 백미가 아니겠는가.



다리로 보는 세토나이카이 

세토나이카이 크루즈를 하며 보게 되는 다리는 모두 3개. 그중 아카시대교(明石海峽大橋)는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다. 1998년 완공된 아카시대교는 고베와 아와지 섬을 연결하는 연륙교이자 현수교이다. 총 길이 3,910m로 세계 최장이다. 완성되기까지 40여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최대 초속 4.5m의 조류, 초속 46m의 바람을 이길 수 있도록 튼튼하게 설계됐다.

또 히로시마현의 시마나미 카이도(瀨戶しまなみ海道)는 오노미치 시에서 건너편 에히메현의 이마바리시까지 세토나이카이 제도의 크고 작은 8개의 섬과 섬 사이를 잇는 10개의 다리다. 총길이 80km의 다리로 사장교, 아치교, 줄다리 등 다양한 종류의 다리들이 개성을 뽐낸다.

Pacific Venus' Profile

고베항을 출발해 세토나이카이를 유유히 항해하는 ‘퍼시픽 비너스’는 무게 2만6,518톤의 254개의 객실과 696명의 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총 12층 규모의 대규모 크루즈다. 그 중 승무원(Crew)은 204명. 수적으로는 승무원 한 명이 2.5명의 승객의 편의를 맡는 셈이다. 승무원들의 국적도 다양하다. 일본뿐 아니라 필리핀과 러시아 등의 승무원들이 상주해있어 일본어가 서툰 여행자라면 영어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퍼시픽 비너스 호는 상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전세 크루즈라고 보면 된다. 2007년의 경우 일주일에 한번 꼴로 출항을 했고 평균 80%의 예약율을 자랑했을 정도로 일본 내에서는 인기만점의 크루즈.






beyond cruise
크루즈 여행의 묘미, 기항지 관광

세토나이카이 크루즈 여행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에 편중된 우리의 여행 패턴에 대해 회의에 빠져들게 만든다. 전형적인 일본, 그 이상의 문화와 자연 그리고 시골 마을 깊숙하게 자리잡은 종교와 다채로운 이벤트는 크루즈 그 자체의 즐거움을 뛰어넘어 다채로운 문화의 향연과 특별한 추억거리를 선사해 준다.

 기항지 1  오노미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예술의 고장

세토다항에 정박한 크루즈는 수많은 승객들을 히로시마의 작은 시골 마을 ‘오노미치(尾道)’에 실어다 준다. 얼핏 보기에는 작은 어촌 마을인 오노미치. 하지만 그 안을 구석구석을 걸어 다니며 능동적인 여행을 한 뒤에는 오노미치의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Course 1 >> 크루즈 안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무위(無爲)의 나른함과 자유로움에 어느덧 허덕거리며 ‘할거리’를 찾을 무렵 도착한 세토다항. 아무런 정보 없이 도보여행을 시도하기 위해 일행과 길을 나선 ‘오노미치’는 그 이름만으로는 생경할 따름이다. 하지만 크루즈 승객들 한 명 한 명에게 웰컴 드링크(Welcome Drink)로 레몬주스를 대접하는 따스한 미소의 사람들은 이름 모를 마을에 정박한 이방인의 마음을 시원상큼하게 녹여 준다. 새콤달콤한 레몬 향기, 짭조름한 바다 냄새, 빳빳하게 마른 빨래 내음을 가슴 속 깊숙하게 들이마시며 오노미치를 누빌 준비를 한다. 그리고는 일본 전통의 나지막한 고택(古宅)과 단정한 일본식 정원, 좁은 골목의 사잇길과 집과 집 사이, 길과 길 사이를 잇는 예쁜 비탈길에 혼이 팔려 거리를 마냥 걷다 보면 오노미치의 정겨움에 빠져들게 된다.

Course 2  >>  항구에서 10분 정도를 걸으면 닿는 ‘히라야마 이쿠오 미술관(平山郁夫 美術館)’. 히라야마 이쿠오는 히가시 야마카이, 가야마 마타죠와 더불어 일본 미술의 3대 산맥이라 불리는 화가로 우리에게는 김흥수 화백과의 한일문화교류 2인전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일본의 유명화가다. 오노미치의 주민들이 히라야마 이쿠오의 미술관을 짓는 데 앞장섰고 정부는 국비를 들여 시코쿠로 통하는 다리까지 놓아 주었으니 ‘세토나이카이의 영감이 키워낸 화가’ 히라야마 이쿠오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히라야마 이쿠오 미술관에서는 그의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유년기의 습작품에서부터 터키, 앙코르와트, 유럽 등지와 티베트 등 전세계 방방곡곡을 돌며 그린 작품은 물론, 그의 작품 세계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평화주의’와 ‘불교문화’를 느낄 수 있는 히라야마 이쿠오의 작품 세계에 도취될 것이다. “나의 원점은 세토우치의 풍토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세토나이카이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교각이 이뤄내는 모습까지 아름다운 화폭에 담아낸 대작가의 감수성까지 품고난 뒤에는 오노미치가 ‘예술의 마을’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1 오노미치는 '사찰의 마을'로도 유명하다. 일본 내 국보급 사찰로 일컬어지는 조도지 2 오노미치는 역시 '비탈의 마을'이다. 골목마다 이어진 비탈길이 우리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3,4 예쁘게 가꿔진 마을의 구석구석을 샅샅이 찾아 경하는 것도 오노미치에서 빠뜨리면 섭섭하다 5 거리를 걷다 틈틈이 '요기'를 해주는 것도 필수! 오노미치의 명물인 크로켓

Course 3>>  오노미치는 총 2km 안에 25개의 절이 산재했을 정도로 ‘사찰의 마을’로도 그 명성이 높다. 개성이 뚜렷한 오래된 절들을 하나하나 둘러보며 순례하는 걸음걸음은 오노미치를 더욱 더 신성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수많은 계단을 올라가 만나는 언덕 꼭대기, 비탈길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절을 한가롭게 둘러보려면 적어도 3시간가량이 소요된다. 특히 교토의 기요미즈데라와 더불어 일본의 국보급 사찰로 지정된 조도지와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센코지(佛通寺) 공원은 오노미치에서 반드시 들러 봐야 하는 명소다.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 산꼭대기에서 굽어보는 오노미치의 소박하고도 정겨운 시골 마을 풍경이 파아란 세토나이카이와 햇살, 그리고 시원하게 뻗어난 시마나이 카이도와 함께 절경을 이룬다. 봄에는 벚꽃이, 여름에는 등나무가 그리고 가을에는 국화와 겨울의 눈까지. 4계절마다의 특성을 가득 머금은 풍광이 여행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6 센코지 공원에서 내려다본 오노미치의 풍경은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스럽다 7 조도지 절에 요코즈나(일본 스모 피언)가 기증한 거대한 돌을 들어보는 여행자 8 보통 나무에 메다는 소원 종이인 '탄자크'. 오노미치에는 이 탄자크를 처마 밑에 걸어둔다 9 히라야마 이쿠오의 그림에서, 세토나이카이의 교각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기항지  가가와
그 야누스적 매력

아름다운 초록 섬들이 불쑥불쑥 들어서 있는 세토나이카이의 광경도 감동적이지만 휘황찬란한 불빛이 번쩍이는 선포트 다카마쓰(Sunport 高松)에 크루즈가 정박하자 저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져 오는 것은 타고난 도시인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가가와현은 항구에서 만난 도시의 화려한 면모, 그 첫인상 이상의 것들을 내놓으며 여행자를 매혹시킨다.

Course 1 >> 다카마츠 시내에 자리잡은 리쓰린(栗林) 정원은 일본식 정원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일본의 정원을 굳이 비유하자면 잘 꾸며놓은 영화 세트장 같다. 75만㎡나 되는 정원에는 7개의 큼지막한 호수와 13개의 자그마한 전망대가 있다. 100여 년에 걸쳐 완성된 리쓰린 정원에서 가장 특징적인 이미지는 바로 소나무가 연출해낸다.
정원 안에는 약 1,400그루의 소나무가 있는데 그중 1,000그루는 특별 관리를 하며 정성껏 손질을 한다. 마치 분재를 한 듯 나지막하게 여러 방향으로 이리저리 휘어 있는 소나무의 모양새는 마치 어린왕자의 별에나 있을 것만 같은 ‘외계의 나무’ 같은 느낌마저 드는 동시에  이천여 그루의 나무들을 정성껏 가꾼 정원사의 손길과 노력에 경외심이 생길 지경이다.

등장인물로 호수에 사는 어른 팔뚝만한 예쁜 색의 비단 잉어와 왜가리나 까마귀 같은 새들도 빼놓을 수 없다. 거기에 선명한 빨간색의 다리와 울창한 초록의 소나무 숲, 새파란 하늘이 호수에 그대로 비치며 ‘진짜 같지 않은’ 아름다운 배경을 만든다. 일본 사람들은 정원을 ‘이상향’으로 여기며 현실과는 다른 세상으로 꾸며놓기 때문이다. 정원을 구석구석 돌아보려면2시간 이상 걸린다. 하지만 공원에서 꼭 봐야 하는 코스만을 콕콕 집어 산책로로 조성한 길을 따라 걸으면 1시간 동안 정원의 아름다운 조경을 즐기기 충분하다.

 

1 리쓰린 공원에 마련된 일본식 정자 2 신나는 우동 댄스 타임! 3 초록, 빨강, 호수가 이뤄내는 공원의 장관 4마쓰나가 스미코씨 5 호수와 정원을 바라보며 '다도'를 즐겨볼 수 있다

Course 2  >> 고즈넉한 정원의 고요와 여유를 만끽했으니 다음 코스는 떠들썩한 놀이와 체험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도 좋겠다. 가가와(香川)현의 옛 이름은 다름 아닌 사누키(讚岐)다. 사누키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사누키 우동’. 가가와현은 우동의 나라 일본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누키 우동의 발상지로도 유명하다. 일본인들도 우동이란 말을 들으면 곧 사누키 우동을 떠올릴 정도로 아직까지 일본 우동 맛의 특성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답게 지금도 가가와 현에는 200여 곳의 우동 공장과 2,500여 개의 사누키 우동 전문점이 있다. 우동 조리법을 가르치는 ‘우동학교’도 20여 곳. 우동학교에서는 관광객들이 직접 우동을 만들어 즉석에서 직접 만든 우동을 먹어 볼 수 있다. 14세 때부터 우동을 만들었다는 ‘우동 레슨 강사’ 마쓰나가 스미코(松永登子)씨의 설명을 듣고 약 1시간30분 동안 반죽을 하고 ‘우동 댄스’를 추며 신나는 시간을 보낸 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자신이 만든 우동을 끓여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거기에 관광객의 이름을 적은 ‘졸업 증서’까지 받으니 즐거움은 두 배다. 

★사누키 우동 만들기
소금을 넣은 물과 밀가루를 섞는다. → 밀가루로 반죽한 뒤 비닐로 싸서 발로 밟는데 오래 밟을수록 좋다. 이때 기포가 없어지면서 면발이 쫄깃해진다. 이 과정에서‘우동 댄스’는 필수!→ 숙성하면 우동의 면발이 더 쫄깃해진다. 따라서 우동 학교에서 미리 준비해 둔 반죽을 밀대로 밀어 칼국수처럼 썬 뒤 맹물에 삶는다.(자기가 직접 반죽한 밀가루는 기념으로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포장해 준다). → 다시마와 멸치, 카츠오부시를 넣어 미리 끓여둔 국물에 담아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을 쪼로록 빨아서, 개운하고 담백한 국물을 후루룩 들이키며 먹는다.


6 세련된 고베의 야경까지 놓치지 말 것 ‘ 내가 직접 만든' 사누키 우동



종착지  고베
이토록 세련된 항구도시!

크루즈가 출발했던 항구이자, 다시 크루즈의 귀환을 맞아 줄 고베 항구. 2박3일간의 짧고도 길었던 세토나이카이 크루즈 여행의 아쉬움을 고베의 화려한 야경으로부터 달랜다.

일본에서 손에 꼽히는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고베는 1995년 고베 대지진의 역사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되고 정돈된 풍경을 자랑한다. 밤에 조명을 받으면 강렬한 붉은색을 띠는 ‘고베 포트 타워(Port of Kobe)’와, 낮 동안의 흰빛에서 밤이 되면 신비로운 빛깔로 변신하는 ‘고베 해양 박물관’으로 대표되는 고베 야경은 도시의 세련된 낭만을 선사한다.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대형 유람선을 연상시키는 ‘고베 메리켄 파크 오리엔탈 호텔’과 대형 회전 관람차 역시 고베의 야경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주요소들이다. 해안을 따라 야경을 즐기며 산책을 즐긴 후 하버랜드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모자이크(MOSAIC)’에서 분위기 있게 저녁식사를 하고 쇼핑까지 즐겨 보자. 천만불짜리 고베의 밤이 환상적인 추억을 선사하며 아쉬운 크루즈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기 충분하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의 ‘보이져’호는?

먼저 이번에 승선한 크루즈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부터 짚고 넘어가자. 이번에 크루즈 여행이 뭔지를 가르쳐준 녀석은 바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로얄캐리비안크루즈(Royal Caribbean Cruise)의 보이져호(Voyager of the Sea)였다. 보통 선박의 규모를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톤수’로는 13만8,000톤이다. 사실 크다는 건 알겠지만 톤수로는 영~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시 승선 가능 인원으로 말해 보자. 총 탑승객은 3,114명이고 총 승무원 숫자가 1,181명이니, 최대한 많은 사람을 태울 경우 총 4,295명이 탑승할 수 있다.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호텔의 객실 수가 약 1,500개, 2명씩 모두 숙박할 경우 3,000명이니, 소공동 롯데호텔이 바다에 떠 다니는 셈이라고 하면 감이 쉬이 올까?

물론, 배라는 특성상 내부 규모의 활용이나 공간 등은 전체적으로 일반 호텔 규모보다는 작겠지만 어쨌든 흔히 표현하는 말대로 ‘바다 위를 떠다니는 리조트’라고 생각하면 적당할 것이다. 비행기로 치면 보잉 747기 4대를 이어 놓은 규모다.

그러나 사실 크루즈를 직접 봐도 그 크기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그저 어마어마하다는 생각 외에 정확하게 실감이 되지 않는다.



글·사진  류한상 기자  
취재협조  로얄캐리비안크루즈 한국사무소 02-737-0003 
www.rccl.co.kr


“크루즈는 당신의 상상보다 훨씬 더 가까운 곳에 있다.” 럭셔리 여행의 대명사 ‘크루즈 여행’을 직접 체험해 본 후의 느낌을 한 마디로 말해 보라면 하고 싶은 말이다. 턱시도와 나비 넥타이, 화려한 드레스, 유창한 영어, 고급스런 매너 등 크루즈 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들을 깨 버린 이번 여행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크루즈 여행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였다. 세계 곳곳을 다녀 본 여행 기자에게도 멀게만 느껴지던 크루즈 여행은 이번 단 4박5일간의 일정으로 그 매력에 푹 빠지기에 충분했다.  친구들과의 생일파티 여행, 갓난아기와 함께하는 가족여행, 노년 부부의 느긋한 휴가, 젊은 커플들의 뜨거운 밀월여행까지 모두 담아 낼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크루즈’였다.

크루즈 하면 지중해!!!

세계 여러 곳을 운항하는 수많은 크루즈들이 있지만 흔히 크루즈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지역이 바로 ‘지중해’다. 지중해의 태양을 생각하면 상상만으로도 ‘여행이 행복해진다.’

이번에 탑승한 로얄캐리비안의 보이져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출항, 프랑스 니스 인근의 빌프랑쉐에서 기항, 다시 하루종일 항해를 한 후 휴양지로 유명한 마요르카 섬에서 다시 기항, 하선하는 4박5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보이져호는 5월부터 11월까지 지중해 지역을 8일간 항해하는 일정에 투입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시즌 시작 전, 크루즈 이동 등의 사이에 여유 기간에 따라 3박4일이나 4박5일 일정의 크루즈가 운항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정기 일정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현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기도 한다.

크루즈, 저렴하게 즐기기

사실 크루즈라고 하면 대부분은 멋진 선실과 발코니, 그리고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해돋이와 노을 등을 떠올리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어쩌면 그래서 ‘크루즈는 비싸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는지도 모르겠다.

언급한 것처럼 지중해 8일짜리 일정의 경우, 799달러(미화)가 최저 가격이기 때문에 하루에 1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금액으로 크루즈를 즐길 수 있기도 한 반면에 그야말로 응접실과 바, 그리고 욕조가 있는 선실에서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일인당 400만원(크루즈 비용만으로)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로얄캐리비안크루즈에 따르면 “일찍부터 크루즈 문화를 즐겨 온 서구인들의 경우, 굳이 비싼 발코니 선실이 아닌 내측 선실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크루즈의 선실은 그야말로 숙박 이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크루즈 여행을 여러 번 해본 사람들의 경우, 처음 한두 번은 발코니를 이용하지만 이후에는 내측 선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즉, 워낙 다양한 즐길거리와 기항지 관광이 준비돼 있기 때문에 선실에 대해서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취재차였기는 하지만 기자 또한 선실에서는 씻고 자고 노트북으로 사진 정리한 시간 외에는 별다르게 한 일도 없었고, 오래 머물게 되지도 않았다. 단, 선실에서 컵라면과 김치를 맘껏 먹고 싶다면 발코니 선실을 추천하는 바다.

발코니 선실의 경우, 보이져호 지중해 8일 일정의 경우, 가장 저렴한 금액이 1,199달러로 우리 돈 약 100만원 가량이다. 예약 시기와 시즌에 따라 금액에는 변동이 있을 수 있다.

크루즈 예약은 언제 해야 할까?

원하는 객실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소 조기에 예약을 할 필요가 있다. 사실 크루즈 여행이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 가운데는 임박해서 서두르는 예약문화도 한몫을 하고 있다.

배 한 대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워낙 많은 인력과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만큼 서둘러서 예약을 할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크루즈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항공권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예약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크루즈를 즐기기 위해서라면 그쯤은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크루즈가 더욱 더 쉬워질 전망이니, 2008년 봄에는 드디어 한국의 부산항에도 로얄캐리비안 선사의 크루즈가 운항을 하게 돼, 한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를 타고 아시아를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크루즈 주방 엿보기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겔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크루즈의 주방은 배의 크기만큼이나 그 규모도 대단하다.
보이져호에는 총 125명의 요리사(실제로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들만)가 매일 1만8,000개 접시 분량의 요리를 3,300명의 승객을 위해 만들어 내고 있다. 보이져호의 주방을 총괄하는 수석 요리사는 겔리를 보여 주기 전에, 어떤 것에도 손을 대지 말라고 주문했다. 배의 특성상 한정된 공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기 때문에 위생 문제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칫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위험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막기 위해 배 안에서는 여러 가지 예방책들이 이뤄지고 있었다.

3,300명의 승객이 먹는 1만8,000개의 요리를 어떻게 매일 만들 수 있을까? 주방은 엄청나게 번잡하고 시끌벅적하리란 예상과는 다르게 보이져호의 주방은 무척이나 깔끔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식사 시간 사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겔리에서는 별다른 음식이나 도구들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말끔하게 정리된 모습이었다. 하루에 만드는 스프의 양만도 300ℓ에 달한다고. 수석조리사에 따르면 로얄캐리비안크루즈는 세계 각지를 항해하는 많은 배들이 있지만 모두 본사의 동일한 레시피를 이용해 요리를 하기 때문에 같은 요리라면 세계 어느 곳에서 배를 타든지간에 일정한 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컴퓨터로 음식의 양을 계산한다?

식자재의 경우 고기류 등은 미국 본사에서 2달에 걸쳐 공급을 받고 있으며 야채나 채소류 등은 항해지 현지에서 신선한 것들로 직접 공급을 받는다. 어떤 재료들이건 최고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으로 보관되고 요리가 된다.

워낙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에 주문이 들어가면 자동적으로 양이 계산돼서 필요한 재료의 양이 계산되고 조절된다. 미국 마이애미 본사의 레시피에 의해 음식이 조리되기 때문에 일정한 맛과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 수석 요리사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설거지는 어떻게 할까? 그 규모가 규모인 만큼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설거지도 이뤄진다. 단 2명의 인력이 30분간에 걸쳐 2,000개의 접시를 씻어낼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성돼 있다. 한편, 수석요리사의 경우에는 4개월일하고 2개월 쉬는 방식으로 항해를 한다.

+ ‘크루즈 승선’ 이렇게 하세요!

★짐 부치기    바르셀로나 크루즈 항구에는 거대한 크루즈가 5척 이상 정박할 수 있는 터미널이 준비돼 있다. 그냥 공항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일단 보이져호가 정박한 B터미널 앞에 내려 짐을 부치게 된다. 공항에서 짐을 부치는 것과 똑같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 여행을 신청하게 되면 비행기와는 달리, 여행 전에 미리 배기지태그(Baggage Tag)를 받게 된다. 자신의 선실 번호가 인쇄된 이 태그와 짐을 터미널 앞에서 보내고 간단한 보안검색을 거친 후, 수속장에 들어서게 된다.

★수속    수속장에 들어서면 공항 항공 카운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엄청난 수의 카운터가 일렬로 늘어서 있고, 이곳에서 직원들이 탑승 절차를 진행한다.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수속을 준비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크루즈는 출발 5시간 전부터 승선 수속을 시작하며 일찍 배에 오르는 사람들을 위해 뷔페 음식이 준비되기 때문에 자신의 일정에 따라 배에 오르면 된다.  순서에 따라 카운터에 진입해 여권과 신용카드를 제출한다.

수속과 동시에 받게 되는 시패스(Sea Pass) 카드에는 개인별 신용카드 정보가 입력이 되기 때문에 선내에서 이 카드 한 장으로 어느 곳에서든 결재가 가능하다. 어린이들의 경우, 보호자의 신용카드로 대체되며 한도를 지정해 줄 수 있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사전예방이 가능하다.

★승선    시패스 카드를 받았으면 이제 배에 오르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작은 다리 하나를 건너면 드디어 고대하던 크루즈로의 승선이다. 오르기 직전, 좀 전에 발급받은 시패스 카드를 등록기에 넣으면 본인의 사진촬영이 이뤄진다. 시패스 카드의 소유자를 확인하는 절차로 기항지 관광시 수천명의 사람들이 오르내리기 때문에 여권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이를 대신하기 위한 수단이다. 즉, 시패스 카드는 크루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결재 수단임과 동시에 신분 증명 수단이기도 하다. 기항지 관광시 배에서 내리거나 다시 탈 때는 물론, 마지막으로 하선할 때도 등록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시패스 카드만큼은 반드시, 주의 깊게 소지해야 한다.

★방 찾아가기    이제 자신의 방으로 찾아가면 된다. 배 길이가 300m가 넘다 보니 선두와 선미 선실 간의 거리 또한 250m 이상이 된다. 처음 배에 오르면 배에 대한 공간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아 한참을 걸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이틀 정도가 지나면 대략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을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 일단, 자신의 선실이 배의 앞쪽인지 뒤쪽인지를 확인한 후, 움직이면 편하다.  승선 전에 터미널 입구에서 부친 짐은 배에 오르면 이미 문 앞에 놓여 있거나 또는 저녁 식사 후 돌아오면 놓여 있다. 워낙 많은 짐이 수속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조급해할 필요 없이 ‘기다리면’ 짐은 언젠가 문 앞에서 만날 수 있다.




화려한 저녁 정찬


승선 수속시 발급받는 시패스 카드에는 본인이 식사를 할 정찬 시간과 장소, 그리고 테이블 번호가 찍혀져 나온다. 이곳에서의 저녁 식사는 매일 같은 웨이터로부터 서빙을 받게 되기 때문에 일정이 끝날 때쯤에는 웨이터와 친구 같은 사이가 되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메뉴에 있는 어떤 요리든 자신이 선택할 수 있으며 음료와 주류를 제외하고는 모두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정찬식이 제공된다. 물론 이곳에서도 시패스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워낙 많은 숫자이다 보니, 두 팀으로 저녁 정찬 식사를 하게 되는데 이미 예약할 때 정한 대로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저녁식사를 할 수 있다. 오후 7시와 9시에 저녁만찬이 시작되는데,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정하면 된다. 어차피 오후 시간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닌 자신의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시간을 즐기면 된다. 배는 여전히 지중해 위를 떠다니고 있다.

저녁 만찬을 마치고 나면 카르멘 극장에서 매일 밤 개최되는 쇼를 보는 시간이다. 각기 다른 시간에 저녁식사를 하고, 역시 식사 이후 공연 관람을 할 수 있도록 배려가 돼 있다. 1,000석 규모의 공연장은 이곳이 배 안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한다. 일반 공연장처럼 폐쇄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연 중 음료를 주문해 마시거나 자리를 떠도 된다.

그래서 크루즈를 다녀오면 살이 찐다?

크루즈에서는 기본적으로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 다양한 레스토랑의 운영 시간대만 파악하고 있으면 본인이 원하는 때에 언제든 가서 먹을 수 있다. 일부 레스토랑의 경우, 예약비 개념의 돈이나 서비스 비용의 액수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왕이면 다양한 식당에서 이런저런 음식들을 맛보는 것이 보다 좋다.

크루즈에서는 무얼 입을까?

크루즈 안에서 늘 정장이나 턱시도 차림으로 배 안을 거닐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는 그야말로 ‘Popular’한 크루즈 문화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배다.

저녁 정찬과 특별 행사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반바지에 샌달 또는 그야말로 편안한 옷차림으로 선내의 각종 시설을 만끽할 수 있다. 물론, 갑판 수영장이나 자쿠지에서는 수영복 차림이 당연하다.

크루즈에서 만나는 ‘거리’

1999년 보이져호가 처녀 운항을 시작하면서 가장 주목받았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로얄 프라머네이드(중앙 거리)’였다. 4층 규모의 산책로이자 쇼핑거리이며 각종 레스토랑과 바가 밀집돼 있는 이곳에 서면, ‘절대로’ 이곳이 배 안이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마치 외국 어느 여행지의 밤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하는 이곳에서는 자유로운 마음으로 그저 거닐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하다.

유럽의 어느 거리에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 이곳에는 각종 쇼핑숍과 바,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어 선내의 ‘만남의 광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곳에 있는 바에 앉아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며 맥주잔을 기울이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될 만큼 매력적인 곳이다. 바와 커피숍도 각각의 콘셉트에 따라 다양하게 마련돼 있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곳을 찾아가면 된다.

※ 크루즈의 위생

일정 기간 동안 일정한 공간 안에서 수많은 사람이 함께 생활을 하는 공간인 크루즈에서는 무엇보다 위생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크루즈 내 곳곳에는 손을 씻는 휘발성 소독약이 들어 있는 통이 놓여 있다. 손을 밑에 갔다 대면 저절로 약간의 액체가 나오고 이내 곧 휘발돼 날라 가며 손을 소독해 준다.

또 주방에서도 위생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크루즈 여행이 가능하다. 물론, 선내에는 전담 의사가 함께 항해를 하며 진료와 치료를 하기 때문에 아플 경우에는 의사를 찾아가면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비용이 매우 비싼 편이어서(대략 감기 증세로 찾아가 진료를 받고 약을 타면 미화 100달러가 넘게 나온다고 보면 된다) 간단한 약품은 미리 챙겨 가도 괜찮다.
 
크루즈에 대한 오해

크루즈는 비싸다    사실 크루즈 하면 일단 ‘비싸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크루즈의 가격이 생각처럼 비싼 것만은 아니다. 보이져호 지중해 정규 8일 일정의 경우, 가장 저렴한 내측 선실의 경우 약 799달러부터 시작이 된다. 물론, 가장 좋은 스위트 선실의 경우 1인당 가격이 무려 4,299달러에 이르기도 하지만 내측 선실을 이용하면 8일 일정에 우리 돈 8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으로 크루즈를 만끽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크루즈의 가격 차이는 선실의 차이가 전부이며 기타 크루즈를 이용하는 조건은 어떤 선실을 이용하든 동일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선실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의외로 저렴한 가격에 크루즈 여행을 맘껏 누릴 수 있게 된다.

영어를 잘해야 한다?    크루즈를 타려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크루즈를 체험해 본 결과, 약간의 의사소통(?) 노력만 있다면 누구나 무난하게 크루즈를 즐길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탑승객에게 제공되는 크루즈 콤파스※는 간단한 영어로 작성돼 있으며, 크루즈 내에서 짧은 영어로도 원하는 것들을 모두 만끽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물론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과 긴밀한 교감을 나누는 것은 불가능할지 몰라도 크루즈 여행을 하는 이들이 대부분 연인이나 부부, 가족들임을 감안할 때 큰 무리 없이 자신들의 여행을 누릴 수 있다.

※ 크루즈 콤파스란?    크루즈 이용을 책임지는 종합 안내도라고 보면 된다. 각종 레스토랑과 부속시설들의 운영 시간, 공연 시간 및 공연 장소, 기항지 관광, 기항지에서의 승·하선 시간 등 크루즈 여행에 대한 모든 정보가 기록된 안내지다. 매일 저녁 다음날의 크루즈 콤파스가 방으로 배달되는데 비교적 간단한 영어들로 작성돼 있어 어렵지 않게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단체 크루즈의 경우, 인솔자가 선내에서 중요한 것들을 번역해 여행객들에게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  interview  ::

보이져호의 선장 ‘게리 라손’

보이져호의 게리 라손(Gerry Larsson) 선장은 1999년부터 로얄캐리비안크루즈에서 일을 하기 시작해 5년 전부터 선장직을 맡고 있으면서 현 보이져호의 선장을 맡은 지는 1년 가량이 됐다. 41세의 게리 선장은 노르웨이 출신으로 바이킹의 나라답게 세계 유명 선사들의 선장 중에는 노르웨이 출신이 많이 포진해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크루즈란? 

한마디로 ‘환상적인 체험’이다. 매일 매일 짐을 쌌다 풀었다 반복하는 여행이 아니며 자신이 원하는 여행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물론 다른 여행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 다양한 액티비티와 관광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가족들도 크루즈 여행을 함께하는 경우가 많은데 2년 전 배에 탄 아내로부터 아이를 가졌다는 말을 듣는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두 번째 아이였는데 크루즈에서 그 이야기를 듣는 감회는 정말 새롭고 기뻤다.

★‘선장’이 의미하는 바는?

선장이 하는 일을 표현하자면 한마디로 ‘도전’이다. 단순히 항해가 아닌 큰 규모의 배 전체를 운영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려운 일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특별한 여행을 즐기기 위해 크루즈에 승선한 승객들의 ‘만족도’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집에는 언제 가는가?

보이져호에는 두 명의 선장이 있어서 10주간 항해를 하고, 10주간을 쉰다. 쉬는 동안에는 노르웨이에 있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여행을 가기도 한다.

★가장 어려운 점은?

승객들이 좋은 추억을 가지고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특히, 날씨가 안 좋거나 의료적으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가 힘든 경우다.

※ 입맛대로 즐기는 선실

선실은 크게 내측 선실, 프라머네이드 선실, 창측 선실, 가족용 창측 선실, 발코니 선실, 스위트 선실로 나눌 수 있는데 구분의 가장 큰 기준은 창문과 발코니의 유무라고 할 수 있다.

내측 선실     가장 저렴한 내측 선실은 다소 갑갑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여행의 피로를 푸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특히 아침 잠이 많은 사람은 아침의 여명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기 때문에 유리하다. 화장실에는 작은 샤워 부스와 변기, 그리고 세면대가 설치돼 있어, 비교하자면 일본의 비즈니스호텔 정도를 상상하면 된다.

선내에 설치된 사우나와 헬스클럽에서 자쿠지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그곳들을 이용하면 된다.

가족용 창측 선실     동그란 창문이 딸린 가족용 선실은 부부를 위한 더블침대와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 침대가 딸려 있어 가족들이 이용할 경우에 보다 유용하다.

발코니 선실     말 그대로 발코니가 딸린 선실이다. 창문을 열고 나가 바다 바람을 쐴 수 있어, 컵라면이나 김치를 가지고 갔다면 이용할 만하다.

스위트 선실     일반 호텔의 스위트룸을 생각하면 된다. 욕조를 비롯해 작은 바와 거실을 비롯해 꽤 넓은 발코니까지 갖추고 있는 선실이다. 허니문 여행객이나 객실의 등급을 중요시 하는 여행자들이 이용할 만하다. 물론 가격은 선내에서 가장 비싸다.

이외에도 층수와 위치 등 자신이 선호하는 객실을 적어도 1년 반 전에도 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성격과 여행 스타일에 맞는 선실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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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타실의 내부 모습     예전에는 조타실을 견학하는 프로그램들도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보안상의 이유로 불가능하다. 생각보다 훨씬 더 간결하고 심플한 조타실의 모습도 놀랍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사람의 손이 거의 가지 않고도 운항이 가능하다고 한다.


2. 배 안의 거리, 프라머네이드

각종 상점과 바,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음식점 등 다양한 시설이 밀집된 이곳이야말로 보이져호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간이다. 낮과 밤에 따라 사뭇 분위기가 다른 이곳은 혹시라도 크루즈 안에서 헤어진 사람이 있다면 어슬렁거리거나 노천바에 앉아 맥주 한잔을 하고 있으면 쉽게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비상훈련     배가 출항하기 30분 전, 탑승한 전체 승객들을 대상으로 비상시를 대비한 훈련이 이뤄진다. 워낙 승객이 많다 보니, 선실에 있는 구명조끼에 자신이 가야 할 구역이 적혀 있고 그에 따라 해당 구역에서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에야 배가 출항하게 된다. 배 옆면을 따라 매달려 있는 노란색의 원형 물체를 볼 수 있는데 바로 이 배가 비상시에 사용하게 될 구명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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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 안에서 암벽등반도    배의 후미 갑판에는 각종 체육활동을 위한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안전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헬멧과 신발을 바꿔 신고 인공암벽에 오르면 시원한 지중해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농구장에서도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인라인 스케이트도 탈 수 있다. 미니 Par 3 골프장에서는 가족, 연인들과 함께 골프를 해볼 수 있고, 스크린 골프장을 이용하면 보다 흥미로운 게임도 체험할 수 있다.

2. 지중해의 햇살에 취하다!      선상 위를 가득 메운 간이침대에 수영복을 입고 누워 있는 서양 사람들의 풍경은 사실 한국 사람들에게 낯익은 광경은 아니다. 약간의 햇살만 있어도 훌떡훌떡 옷을 벗어 제치고 태양을 향해 드러눕는 이들을 보노라면 연중 맑은 날을 만끽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축복받은 날씨에 저절로 감사를 드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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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곳곳에서 사진 촬영, ‘팡팡’!     선내 곳곳, 또는 기항지 관광시 배에서 내리면서 촬영하는 사진들은 모두 인화돼 한곳에 모아진다. 사실 가격이 싼 것은 아니지만 만일 자신의 사진들을 살펴보고 잘 나왔다면 한 장 정도는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보통 6달러에서 20달러 사이. 수천 명 승객들의 사진들이 모두 함께 모여 있기 때문에 다소 찾기 어려울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진들 밑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점점 찾기 어려워지게 되니, 틈날 때 지나면서 휙~ 하고 찾아 보면 된다.

2. 배 안에서도 아이스 스케이트 쇼를?     배 안에서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고 하면 다소 생소하기도 하겠지만, 내부에 자리잡은 아이스링크에서는 다양한 아이스 쇼와 함께 스케이트도 탈 수 있다. 물론 배의 특성상 아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이곳에서 펼쳐지는 스케이트 쇼는 꼭 봐야 할 프로그램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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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시아스타 크루즈는 바다위를 떠다니는 럭셔리 호텔이다.
2. 크루즈 갑판의 수영장
3. 아시아스타 크루즈의 카지노
4. 아시아스타 크루즈의 캐빈

드라마 <히트>의 크루즈 장면을 촬영한 홍콩의 아시아스타 크루즈. 고현정과 하정우가 멋진 저녁 만찬을 즐기고, 홍콩의 야경을 뒤로한 채 이야기를 나누던 바로 그 촬영 장소. 아시아스타 크루즈는 홍콩에 적을 두고 있는 대표적인 크루즈다. 아시아스타 외에도 작은 크루즈들이 몇몇 홍콩 앞바다에 떠 있지만 규모에서부터 비교가 되질 않는다.

크루즈에 승선한 것은 오후 7시 정도. 이곳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를 가든 크루즈 승선 시간은 늦은 오후가 대부분이다. 낮에는 관광을 하고, 저녁에는 크루즈에서 쉬며 숙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

승선하면 첫 번째 절차는 입국 심사. 마치 공항에서 입국대를 통과하는 것과 흡사하다. 크루즈를 타고 공해상으로 항해를 나가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필요한 것. 심사를 하면서 여권은 데스크에서 가지고 있다가 아침에 하선할 때 돌려준다. 캐빈(크루즈에서는 객실을 캐빈이라고 부른다)으로 이동할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배 안에서 엘리베이터를 탈 정도면 얼마나 큰 것일까. 아시아스타는 20,295톤급이다. 홍콩으로 오기 전에는 지중해를 누비던 크루즈 선박이다.

대형 크루즈 선박의 경우 오션뷰와 내실로 나눠져 있는데 아시아스타는 캐빈이 모두 오션뷰라는 것이 큰 특징. 내실이 없는 이유는 카타말란형의 선박이기 때문. 일반 선박과 달리 배 바닥이 육교처럼 가운데가 뻥 뚫린 것을 카타말란이라고 한다. 카타말란은 느리기는 하지만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라고.

발코니가 있는 9데크(층)에 짐을 풀고 브리지 투어에 나선다. 일반인이 함부로 접근할 수 없는 조타실을 둘러보는 것인데 선장의 재치 있는 얘기와 선원들의 노련한 동작이 인상적이다. 브리지 투어는 일정 금액을 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해가 저물자 홍콩이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센트럴이나 침사추이에서 바라보는 야경처럼 눈부시지는 않지만 해상에서 바라보는 홍콩의 야경도 가슴 두근거리기는 마찬가지.

뷔페식 저녁식사가 끝날 무렵 공연이 시작된다. 러시아 출신의 아름다운 무용수와 홍콩 남성 무용수가 매혹적인 춤을 펼친다. 춤이 끝나자 노래 공연이 이어진다. 공연이 끝난 뒤에 기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면 선내에 있는 나이트클럽이나 가라오케로 향하면 된다.

저녁식사 중에 항해가 시작돼 공연이 끝날 무렵이면 이미 공해상에 이르게 된다. 이때부터 카지노가 문을 연다. 크루즈 내에 있는 카지노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도 제법 크고, 분위기도 깔끔하다. 오늘은 그리 운이 있을 것 같지도 않고, 하루 종일 열심히 돌아다닌 덕분에 피곤하기도 해 그냥 캐빈으로 향했다.

아침에 눈을 뜨니 크루즈는 이미 홍콩으로 바짝 다가와 있다. 밤 사이 항해를 하고 아침이면 다시 홍콩으로 돌아오는 것. 아침식사를 하고 하선하면 된다. 미니 냉장고에 있는 생수를 꺼내 마시고(생수와 탄산음료가 있는데 모두 무료), 발코니로 나간다. 얼굴에 와 닿는 바람이 기분 좋다. 날씨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흐리지만 공기 속에 청량함이 느껴진다.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짐을 챙긴 다음, 아쉬운 마음에 다시 갑판으로 나간다. 기념사진을 열심히 찍던 한 가족이 셔터를 눌러 달라고 부탁한다. 홍콩 섬을 뒤로하고 한 장, 구룡반도 방면으로도 한 장, 크루즈를 배경으로 또 한 장. 역시 남는 건 사진뿐이다.

여권을 돌려받고 크루즈와 선착장을 연결하는 보트에 오른다. 크루즈에서 조금 떨어지고 나서야 아시아스타의 제대로 된 모습이 보인다. 데크가 모두 11개. 마치 거대한 호텔 하나가 바다에 우뚝 선 모습이다. 하긴 크루즈의 매력이 그거다. 바다 위에 떠다니는 럭셔리 호텔!

아시아스타를 뒤로하고 보트에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이번에는 취재차 짧게 머물다 가지만 다음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다시 오리라 다짐하며….

※ 코레아스타 크루즈에서 아시아스타 크루즈 상품을 판매한다. 아시아스타에서 숙박하며 크루즈 문화를 즐기고, 홍콩의 다양한 여행지까지 둘러볼 수 있는 상품이다. 5월17일부터 매주 목, 금, 토요일 출발. 상품 가격은 2박3일 69만9,000원부터, 2박4일 79만9,000원부터, 3박4일 89만9,000원부터. 댄스교실, 빙고게임, 장기자랑, 베스트 커플 및 베스트 드레서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집합된 특별한 파티가 진행되며, 선실 내 미니바 & 과일 무료 서비스가 주어진다.

※ 포함 내역은 왕복항공, 전일정 숙박, 크루즈 내 식사(조식 & 석식), 차량비, 여행지 입장료, 승선료, 항구세, 여행자보험 등이다. 단, 가이드, 인솔자, 기사 팁(여행자 1인당 30미국달러), 크루즈 내 각종 부대시설(가라오케, 마사지 등), 레스토랑이나 바 등에서의 주류 등은 개인 부담. 1544-3454
www.coreast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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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꿈꿔 봄 직한 크루즈 여행. 그림 같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초특급 호화 유람선에서 우아한 파티 드레스를 입고 선상파티에 참석해서 즐겨 보는 이국의 낭만. 종종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 여행의 꽃 크루즈. 그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크루즈 여행은 다양한 여행지를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으며 최고급 호텔의 숙박시설에 무한정 제공되는 다양한 식사와 각종 위락시설, 밤낮 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는 짧은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짐을 풀고 싸는 일을 반복하는 육상 여행의 번거로움도 이곳에서는 필요 없다. 사실 아직은 그 금액에 부담을 느끼는 여행객이 많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코 비싼 금액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으며 일반 항공 여행으로는 결코 가보기 힘든 멋진 여행지를 둘러볼 수 있다는 메리트와 함께 오대양 한가운데 둥실 떠서 바라보는 일몰은 크루즈에서만 느껴 볼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 중 하나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크루즈가 점차 30-40대에게도 가까이 다가와 있다. 지상 최후의 여행으로 꼽히는 ‘지상 최고의 낭만여행’ 크루즈. 아는 만큼 즐거운 크루즈의 매력에 빠져 보자.

2001년 11월에 처녀 항해를 시작한 어드벤처 호는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사가 자랑하는 보이저 클래스급의 최고급 유람선 중 하나다. 축구장 세 개 크기인 이 배는 13만8,000t에 311m의 크기로 3,100여 명의 승객 탑승이 가능하며 이와는 별도로 1,181명의 승무원이 24시간 최고의 서비스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내부 시설로는 아이스 스케이트 링크에 암벽등반, 대형극장, 미니어처 골프에 조깅 코스, 피트니스센터, 대형 풀장, 7개의 식당과 한 층을 차지하는 면세점과 카지노, 인터넷을 비롯한 비즈니스센터에 자체 방송국까지 거대한 리조트를 연상시킬 만한 메머드급 규모로 세계 최고의 유람선으로 손꼽힌다.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가 자랑하는 남부 캐리비안 프로그램에서는 세계 최대급으로 손꼽히는 이 어드벤처 호가 푸에르토리코의 산후앙을 출발하며 뱃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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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웰컴 파티에 등장한 어드벤처 호를 움직이는 사람들. 좌측 두 번째가 이 초호화 유람선의 항해를 책임지고 있는 선장
2. 섬의 정상에서 바라본 올드 산 후앙 다운타운의 전경
3. 크루즈 안은 먹거리 천국. 다양한 메뉴가 매일 다르게 소개된다. 매일 아치마다 즐겼던 다양한 종류의 오믈렛. 벤자민 카페 최고의 요리로 추천.

하루의 시작은 선상 신문부터

매일 늦은 저녁, 다음날의 모든 스케줄과 다양한 팁과 정보가 잔뜩 들어 있는 선상 신문(Cruise Compass)이 객실로 배달된다. 식사의 메뉴는 어떻게 되며 어떠한 공연 프로그램이 몇 층 공연실에서 열리며 50% 할인 면세점 이벤트는 몇 시부터 열리는지 등, 승객들의 주머니가 기분 좋게 열릴 수밖에 없게 만드는 다양한 정보와 내용이 제공된다. 또한 식사 때 착용해야 할 드레스 코드도 명시된다. 정장, 스마트 캐주얼 또는 캐주얼 등 그날의 식사 컨셉에 맞춰 입는 센스는 필수다.

끝없는 음식의 향연

맨 처음 받아 본 크루즈 이용 안내를 유심히 살펴보면 해상에서의 식당 운영과 각 식당별 상세한 메뉴와 주의사항이 명시되어 있다. 대부분이 약간의 격식을 갖춘 옷을 입고 ‘식사에 참석해 주세요~’라는 정중한 부탁형 멘트로 끝을 마무리한다. 그럼 과연 실제로도 그런가? 첫날부터 움츠러들었던 웅장하고 클래식한 분위기는 괜히 맞춰 입지 않으면 시선을 한 몸에 받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에 애써 준비해 간 드레스 셔츠에 슈트로 각을 세워 식당에 입장을 했다. 하지만 반바지에 슬리퍼에 맨발로 뛰어다니는 어린애들에 수영복 물이 뚝뚝 흘러내리는 와중에 먹을 거 손으로 집어들고 다시 밖으로 나가는 한덩치의 아주머니까지…

첫날 첫 저녁식사부터 경직되고 클래식하리라고 예상했던 크루즈 여행은 동남아의 여느 리조트와 별반 차이를 못 느낄 만큼 산만(?)하고 편안하게 시작되었다. 총 16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어드벤처 호는 16층의 스카이라운지부터 15층의 바, 14층의 햄버거 코너, 11층의 메인 뷔페 식당, 5층의 스낵 코너 3, 4, 5층의 메인 다이닝 홀까지 24시간 유기적으로 끊임없이 특급 호텔 수준의 최고급 음식물이 제공된다. 중요한 건 지금까지 이 모든 것들이 모두 공짜다. 단 맥주나 와인 등은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 밖에도 최상의 그릴 요리를 제공하는 ‘춥스 그릴’이나 최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포토피노’ 등도 이용이 가능하다(별도 예약비). 또한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것은 24시간 룸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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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인 쇼핑 스프리트의 전경. 좌우로 면세점과 부티크숍. 코스메틱숍, 스낵바 등 도심 번화가의 축소판을 느낄 수 있다.
2. 크루즈가 항해할 때면 사람들은 저마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휴가를 만끽한다
3. 선내에는 다양한 파티가 매일 열리는데 그 중에서도 갈라디너 파티는 선장이 주최하는 가장 큰 파티로 꼽힌다

 

바다에 떠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화국

크루즈의 24시간은 하루가 부족할 만큼 빡빡하게 짜여 있다. 기항지와 기항지의 운항시간이 길 경우 하루 종일 이동을 해야 하는 자칫 지겨우리라 생각하기 쉬운 일정이지만 내부 일정표를 들여다보면 곧 설렘으로 바뀐다. 테마파크의 하루도 이보다 바쁘진 않을 것  같다. 선상 전체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승객들을 유혹한다.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화려한 공연부터 매일 밤 열리는 파티의 향연, 멋진 라이브밴드와 보컬의 감미로운 재즈 선율.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선내의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아이스쇼, 새벽녘까지 계속되는 카지노의 유혹. 이 밖에도 빙고게임, 퀴즈게임, 바다 위 15층 높이에서 즐기는 대형 풀장과 선탠, 캐리비안 뮤직과 감미로운 칵테일까지 어느 하나 놓칠 것이 없다. 보다 활동적인 것을 원한다면 선상 뒤편에 있는 족구장과 농구장, 인라인 스케이트와 암벽 등반도 있다. 대서양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일몰의 감동까지 엔터테인먼트 공화국이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바다 위에도 쇼핑 천국이 있다

지구상 어디에서 이보다 더 싼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을까. 특징적인 것은 대부분 면세가에 패키지 형으로 ‘2+1’(두 개 사면 하나 더)과 같이 좀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다이아몬드 숍부터 알콜, 담배, 향수, 화장품, 각종 여행용품, 기념품에, 여행에 필요한 각종 세면용품과 잡다한 군것질거리까지 그 규모와 내용이 충실하다. 크루즈 기간 중 하루 한 번 이상 열리는 특별한 세일은 쇼핑 마니아라면 놓칠 수 없는 찬스. 특히 일정 마지막 날 열리는 대규모 할인 행사 때는 빠뜨린 품목이 있다면 즉시 구입하도록 하자.

국적은 달라도 목적은 하나 ‘함께 즐기자!’

크루즈 여행 신청에 앞서서 의사소통이 어려운 일반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다수의 서구 문화 속에 섞여 ‘나 홀로 외톨이가 되는 게 아닐까~’이다. 사실 이 말에 어느 정도 공감은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자신이 하기 나름. 조금만 적극적으로 다가가자. 물론 언어가 된다면 이런 걱정은 크게 의미가 없다. 일정 기간 동안 ‘크루즈 속 휴식‘이라는 공동 목적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기에 가벼운 인사말과 대화는 친구 만들기엔 제격이다. 물론 친해지면 기항지에서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부담 없이 함께할 수도 있다. 긴 시간 친구 하나 없이 ’나 홀로 객실’의 운명이라면 이처럼 심심하고 따분한 여행은 없을 거다. 친구를 만들자. 필요한 건 오직 오픈 마인드와 단순 무식한 바디 랭귀지 그리고 간단한 영어면 충분하다.

배가 서면 맛보는 재미  ‘기항지 관광’

푸에르토리코 산후앙-올드 산후앙 지구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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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유네스코 지정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올드 산 후앙의 시계문 일대는 항구와 가까워 올드 산후앙 관광의 출발 또는 종착지로 이용된다.
2. 올드 산후앙 산펠리페성 앞의 잔디 언덕에서 연 날리기가 한창 펼쳐지고 있다. 동물과 식물 등 연의 모습이 다양하다.
3.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액세서리숍. 올드 산후앙의 개성 있는 대문의 모습을 본떴다.



처음 찾았을 때는 월드 클래식 야구경기대회(WBC)가 한창일 때였다. 한국의 야구에 너도나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던 모습에 마냥 기분이 좋았다. 푸에르토리코 또한 축구와 야구로 한국에 잘 알려진 나라. 올드 산후앙(Old San Juan)은 서반구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도시로 사실 푸에르토리코의 역사가 이곳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스페인의 식민지로 시작하여 아직까지도 스페인풍의 느낌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올드 산후앙은 하루 종일 발품을 팔며 걸어서 구경하기엔 최고의 관광지로 손꼽힐 만큼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자칭 ‘럼주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산후앙은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산펠리페델모로 요새가 그간의 침략의 역사를 말해 주듯 수세기에 걸쳐 증개축이 계속된 역사의 장소이다.

올드 산후앙 내부를 들여다보면 곳곳에 눈길이 간다. 골목골목 화사한 형형색색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캐리비안의 햇살만큼이나 강렬한 원색의 인테리어, 야트막한 언덕에 걸터앉아 럼주를 즐기는 관광객들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 도시의 시간은 멈춰 있고 그 공간을 타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만이 분주히 움직이는 듯 올드 산후앙의 매력은 시간을 거슬러 다가온다. 크루즈 탑승 장소까지는 택시로 USD12.

아루바(Aruba)-오랑예스타트(Oran Jest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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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아루바, 백옥 같은 모래가 끝없이 펼쳐져 잇는 팜비치. 아루바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해안으로 손꼽힌다.
(오) 열정의 캐리비안을 상징하는 태양 모양의 기념품들


남미의 베네수엘라 앞바다에 위치한 천연의 자연을 간직한 작은 섬 아루바. 네덜란드령이었다가 얼마 전 독립을 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모든 것이 네덜란드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섬의 수도인 오랑예스타트는 전체가 파스텔톤의 건축물로 장식되어 있다. 과거의 건축물들은 1990년대 들어 관광산업의 활성화와 함께 대부분 새로이 장식되거나 지어져 과거의 고전적인 맛은 그리 많지 않지만 네덜란드의 여느 작은 마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만큼 유럽 성향이 강하다.
도시 전체가 인위적인 느낌으로 대부분이 쇼핑센터로 이뤄져 있다. 일단 이 블록을 벗어나 경찰서와 버스터미널을 연결하는 골목으로 들어서면 오랑예스타트의 사람 사는 냄새를 느낄 수 있다. 캐리비안 풍의 카페나 식당에서는 현지 풍의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신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때만큼은 주변에서 달려드는 꼬마들과 ‘우노, 도스, 뜨레스, 꽈뜨로(1, 2, 3, 4)’만으로도 장난기 섞긴 대화가 가능하다.

초소형 국가(?) 치고는 세계 최고의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버스를 타고 인근 비치로 빠져 보자. 아루바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팜비치나 이글비치는 대형 리조트의 전쟁터다. 포시즌, 메리어트, 홀리데이인, 힐튼 등 다양한 최고급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이쯤되면 지구 반대편이라는 거리감은 아예 사라져 버리고 단지 외국인이 많은 휴양지로 가벼운 여행을 떠나온 느낌으로 몸은 한결 가벼워진다.

세인트 토마스 샤롯데 아밀리에(St. Thomas Charlotte Ama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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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세이트토마스, 세계 최고의 해변으로 손꼽히는 마겐즈 베이 전경
(오) 세인트토마스의 한 쇼핑몰 전경


‘캐리비안의 진주’라 불리는 이곳은 중남부 캐리비안의 버진 아일랜드 제도 중 최고의 관광지로 손꼽힌다. 특이할 사항은 미국령으로 입국심사를 거치는데 배에서 내리기 이전에 선상에서 간단히 마치게 된다. 미국 지리학회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드라이브 비치 코스로 꼽힌 마겐즈 베이를 보자면 이곳이 왜 캐리비안의 진주로 불리는지 자세히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캐리비안이 낳은 최고(?)의 해적 블랙버드의 본거지로 더 유명한 곳. 그때의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블랙버드 캐슬까지. 특히, 이 성에서 내려다보는 섬의 절경은 가히 이번 여행에서 최고의 점수를 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대단하다.

세인트 마틴 필립스버그 (St. Martin Philpsburg)

톰 크루즈가 그녀의 약혼녀 케이티 홈즈와의 약혼식을 올렸던 선상파티의 장소로 유명한 세인트 마틴. 한때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합성 논란을 일으켰던 해안과 비행장이 가장 가까운 곳인 프린세스 줄리아나 국제공항이 있는 곳, 미국인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캐리비안의 보석. 이처럼 긴 수식어와는 달리 동서로 나누어 프랑스령과 네덜란드령의 두 정부가 존재하는 아이러니한 곳, 세인트 마틴.

배가 들어가는 곳은 네덜란드령의 필립스버그다. 연중 365일 해가 쨍 하다는 자랑 섞인 설명을 하는 택시 기사와 함께 섬을 둘러보는 투어를 참가해 본다. 가장 먼저 간 곳이 네덜란드령의 필립스버그가 한눈에 들어오는 콜베이 힐로 이 섬이 왜 그렇게 유러피언과 아메리칸에게 사랑받는지, 톰 크루즈가 왜 이곳 앞바다에 배를 띄우고 약혼식을 했는지 그 이유를 알 만하다.

섬 반대편에 있는 쿠프코이 비치는 캐리비안 중에서도 대표적인 누드비치로 손꼽힌다. 적당히 벗어 던진 언니 오빠들과의 첫 대면도 잠시, 시간상 뒤돌아가야 하는 기자의 발걸음은 왜 그리도 무겁던지… 이곳은 전세계가 인정해 주는 쇼핑의 천국이다. 끝으로 일부러라도 들러본 세인트 줄리아나 국제공항. 바로 앞 비치에서 공항으로 이어지는 대형 여객기의 착륙 장면은 인터넷상의 그것이 합성이 아니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무엇보다도 면세의 천국으로 손꼽히는 이곳은 캐리비안의 여느 섬이나 국가, 심지어는 크루즈 선내의 면세가보다도 저렴하다. 인기를 끌고 있는 품목은 다이아몬드와 금은 세공품 등으로 가격을 알고 나면 차라리 이번 취재를 혼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

크루즈에 탑승하기까지

한국에서 푸에르토리코의 산후앙까지는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일단 뉴욕이나 미국의 주요 도시로 간 후 갈아타야 한다. 미 동부 남단에 포함되는 미국 연합이므로 미국 내에서는 국내 여행으로 취급되니 주의한다. 푸에르토리코 산후앙 도착 후 시내까지는 버스나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택시는 보통 USD20이며 짐 한 개당 별도의 요금이 부과된다. 항구까지는 약 20여 분 소요.

항구에 도착 후 체크인은 보통 11~12시 사이부터 시작한다. 중남미의 특성이 나오는 대목인데 정해진 시간이 없다. 단, 늦어도 12시 이전까지는 시작한다. 탑승은 12~13시부터 탑승이 가능하며 출항 1시간 전까지는 탑승을 완료해야 한다. 짐을 미리 부쳤다면 객실에 도착해 있다. 탑승시에는 간단한 출국 절차를 받으나 사전 예약된 예약증을 보여 주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여기서 주의할 사항은 바로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의 대표적인 시스템인 ‘씨 패스(SeaPass)’. 선 내에서의 모든 결제는 이 카드 하나로 이뤄진다. 별도의 현금이나 신용카드가 필요 없다. 객실 열쇠 역할도 한다. 자신의 신용카드가 ‘씨 패스’에 입력되며 결제 수단을 대신하게 된다. 승선부터 배에서 내릴 때까지 자신을 증명해 주는 신분증의 역할도 함께 하므로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



 

셀러브리티 서미트호 & 모나크호

셀러브리티 서미트호 LA-바하 멕시코 일정
산페드로 항구-카탈리나 섬-엔세나다-카보산루카스-산페드로 항구

‘아는 만큼 즐긴다’ 알뜰살뜰 크루즈 여행

크루즈는 흔히 ‘여행의 끝’이라고 지칭될 만큼 여행에 있어서‘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어 본,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장년층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모조모 꼼꼼히 알아 보고, 잘 따져 보고 선택한다면 생각 이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색다른 문화체험까지 덤으로 누려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크루즈 여행이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크루즈. 세계적인 선사(船社)인 로열캐리비언크루즈인터내셔널&셀러브리티크루즈 라인의 셀러브리티 서미트호와 모나크호의 시설 및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셀러브리티 서미트, 또 다른 여행으로의 초대

셀러브리티 서미트(Celebrity Summit)호는 2001년 취항한 ‘밀레니엄 클래스’의 5성급 프리미엄 디럭스 선박 중 하나로, 미국 보건국 및 여행전문잡지 <꽁나스트 트래블러> 등 각종 채널을 통해 세계 최고의 선박 중의 하나로 꼽혀 왔다. 9만1,000t급에 총 탑승인원은 1,950명. 승객 대 승무원의 비율이 약 2:1에 달할 정도로 상위 클래스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취항한 지 5년 남짓의 ‘젊은’ 선사이니만큼 최첨단을 달리는 시설을 자랑한다. 야외 수영장을 비롯해 이벤트 극장, 골프장, 스파룸, 인공정원, 회의실, 테니스장뿐만 아니라 키즈클럽, 면세점 등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편의시설 및 부대시설을 집약해 놓아, 바다 한가운데서도 육지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호화롭게 만끽할 수 있다.
일단 크루즈에 탑승하면 지갑이 필요없다. 스파, 알콜음료 등 특정 아이템들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시설 이용 및 음식이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 카지노, 쇼핑 등 별도 지출이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선상 카드를 ‘긋기만’ 하면 된다. 선상 카드(Seapass Card)는 신용카드 정보가 입력돼 있어 크루즈 내에서 지불 수단으로 사용되며, 이 밖에 개인 신분증, 객실키, 출항일자 입력 등 다양한 기능을 지닌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로 활용된다.

또 하나의 즐거움, 모나크호

모나크호(Mornarch)는 지난 1997년 합병한 로열캐리비언인터내셔널과 셀러브리티크루즈 중 로열캐리비언 라인에 속한 서버린 클래스의 선박 중 하나다. 1991년 취항해 지난 2002년 개보수를 끝낸 현대적 시설의 7만3,000t급 선박이다.
모나크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설 중의 하나는 단연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인 ‘어드벤처 오션(Adventure Ocean)’이다. 각종 게임 및 오락시설부터 해양 청소년 프로그램 및 과학강좌까지 단순한 여가선용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지식전달 창구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바다 위에서 체험하는 암벽등반 역시 인기 아이템 중 하나. 이 밖에도 2개의 실외수영장, 카지노, 대형 극장 등 크루즈의 ‘기본’ 부대시설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로열캐리비언&셀러브리티크루즈 예약의 첫걸음
-투어마케팅코리아

로열캐리비언인터내셔널&셀러브리티크루즈의 한국 내 판매는 투어마케팅코리아에서 맡고 있다. 투어마케팅코리아는 지난 1999년부터 로열캐리비언&셀러브리티의 GSA(총판매대리점)로서 한국에서의 판매에서부터 홍보, 예약 등 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으며 로열캐리비언(www.rccl.co.kr), 셀러브리티크루즈(www.celebritycruise.co.kr) 2개 크루즈의 한국어 온라인 홈페이지를 각각 운영해 다양한 상품정보 및 본사와의 예약 시스템을 연결해 보다 편리한 크루즈 예약이 가능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02-737-0003


크루즈 2. 기항지 관광Ⅰ 미국 카탈리나 섬


가족 휴양지로 ‘딱이야!’ 
셀러브리티 서미트호가 ‘닻’을 내리는 첫 번째 기항지는 바로 LA 산페드로 항구에서 멀지 않은 섬, 카탈리나 섬(Santa Catalina Island)이다. 비교적 작은 섬인 탓에 ‘특출난’ 액티비티는 없지만, 철저히 자연보호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탓에 유달리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극장으로 운영 중인 거대한 카지노 건물, 인공적으로 조성된 해안가의 집들이 전원적 풍광을 자아내 가족 휴양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크루즈 3. 기항지 관광Ⅱ멕시코 엔세나다

‘느림’과 ‘열정’이 조화를 이루는 땅

기항지 관광의 두 번째 목적지인 멕시코 엔세나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바로 인접한 바하 반도(Baja Peninsula)에 위치, 인근의 남캘리포니아 주민들이 해양 스포츠 및 쇼핑을 목적으로 주말에 즐겨 찾는 관광지다. 아열대 기후로 인해 피에스타(낮잠) 문화와 같은 ‘느림의 미학’이 강조되고 있지만, 대조적으로 빠른 전통음악과 춤 문화를 지녀 묘한 조화를 자아낸다.

엔세나다 기항지 관광

셀러브리티 서미트호에는 각 기항지별로 다양한 옵션투어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 선호하는 관광일정을 고를 수 있다.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은 일정별로 별도의 비용이 소요되며, 원치않을 경우  옵션투어를 선택하지 않고 자유관광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엔세나다에서 즐길 수 있는 기항지 투어는 다음과 같다 .

라 부파도라 & 멕시코 민속공연 (La bufadora & Mexican Folkloric Show)

바다 끝에 무지개가 걸리다

남쪽 만 끝에 위치한 푼타 반다(Punta Banda)에 위치한 라 부파도라(La Bufadora)는 항구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다. 라 부파도라의 관광명소로는 단연 바다 간헐천(Sea Geyser)을 꼽을 수 있다. 블로우 홀(Blow Hole)이라고도 불리는 간헐천은 약 2~3분에 한 번씩 좁은 바윗층 사이로 파도가 역류하면서 하늘 높이 치솟는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거친 바람과 해류를 잘 타면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선명한 무지개가 나타나는 낭만적 풍경을 만들어내, 유달리 사랑을 속삭이는 커플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일상의 ‘삶’이 ‘음악’으로 승화

‘마리아치’라고 불리는 멕시코 전통공연의 원래 뜻은 길거리 예술가들의 공연에 근간을 두고 있다. 역사적으로 스페인의 오랜 통치하에 있었던 아픈 과거를 지닌 그들의 ‘한’이 음악에 반영, 애수에 젖은 듯하면서도 원천적으로 낙천적인 멕시코인의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구성진 멕시코 전통악기의 선율과 경쾌한 탭댄스, 때로는 매혹적인 살사 댄스가 어우러진 전통공연은 ‘방관자’인 관람객의 어깨까지 절로 들썩거리게 하는 묘한 힘을 지니고 있다.

본고장의 명성 그대로 - 코로나 맥주

데킬라와 함께 멕시코를 대표하는 동시에 세계적인 명성을 보유한 술 중 하나인 맥주 ‘코로나(Corona)’. 코로나를 본고장인 멕시코에서는 그야말로 ‘질릴’ 정도로 마실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바에서 시키면 흔히 레몬 조각이 띄워져 나오는 코로나는, 본고장인 멕시코에서는 아열대 지방에서만 재배되는 작은 녹색열매인 ‘라임’ 조각을 넣어 마셔야 제 맛을 만끽할 수 있다.


엔세나다 기항지 관광 둘러보기

셀러브리티 서미트호에서는 각 기항지별로 다양한 옵션투어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선호하는 관광 일정을 고를 수 있다. 기항지 관광프로그램은 일정별로 별도의 비용이 소요되며, 원치 않을 경우 옵션투어를 선택하지 않고 자유관광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항지 관광은 매일 배달되는 선상 신문을 통해 자세한 일정이 안내되며, 인기있는 프로그램의 경우 간혹 마감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로비의 안내데스크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엔세나다에서 즐길 수 있는 기항지 관광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금강산도 식후경’ 맛집 순례기Ⅰ

여행지를 잘 즐기려면 현지 식당에서 전통음식을 맛보아야 한다. 엔세나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타뀌레아 라 브리싸스(Taqueria Las Brisas)’는 철저히 현지 수요를 상대할 만한 메뉴를 제공, 한끼 식사 및 간식을 현지식으로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멕시코식 ‘밀가루 전병’이라 지칭할 만한 ´또띠야(Tortilla)´에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각종 육류를 잘게 썰어 볶고 고추, 피망, 선인장 열매 등 갖가지 야채들을 볶아낸 소를 쌈처럼 싸먹는 ´타코(Taco)´가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한 멕시코 전통음식 중 하나다. 타뀌레아 라 브리사스에는 이 같은 타코 요리가 종류별로 다양하게 구비돼 있어 골라먹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크루즈 4. 기항지 관광Ⅲ 멕시코 카보산루카스

새콤짭조롬한 중독, 데낄라의 고향을 가다

1. 가로수로 활용될 만큼 멕시코 전역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선인장
2. 산호세 델카보에 위치한 데낄라 전문 숍
3. 1만 5천여 그루의 선인장을 한데 모아 전시한 선인장 식물원

기항지 관광의 대미를 장식하는 카보산루카스(Cabo San Lucas)는 아름다운 항구 전경 및 해양 스포츠로 인해 헐리우드 스타들에게 휴양지로 선호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도 해양 스포츠 마니아 및 일반 관광객의 주목을 받는 지역이다. 짙푸른 바다에 여유롭게 떠 있는 요트, 그 안에서 벤치에 누워 데낄라 한잔의 여유에 젖어 본다면… 이보다 더 낭만적인 한때가 있을까 싶다.


상상할 수 있는 선인장은 다 있다

멕시코 하면 선인장을 빼놓을 수 없다. 중남미의 아열대 기후에서 가장 번성하는 선인장은 멕시코에서는 가로수, 정원수 등 다양한 용도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줄기에서부터 열매, 꽃, 수액 등을 이용한 요리도 다양해 멕시코에서는 보물과 같은 존재로 사랑받고 있다.

산호세(San Jose) 다운타운에 위치한 ‘선인장 식물원(Cacti Mundo: Los Cabos Botanical Garden)’은 서반구(西半球)에서 자생하는 거의 모든 선인장과의 식물들을 한데 모아놓은 ‘종합 선물세트’다. 식물원 한쪽에는 작은 기념품숍이 있어 선인장 모양이나 선인장으로 만들어진 아이템들을 구매할 수 있다. 624-146-9191~9194

‘금강산도 식후경’ 맛집 순례기Ⅱ

바닷가에 왔으니 해산물 요리를 맛보지 않으면 서운하다. 카보산루카스 항구 인근의 시내에 위치한 ‘새우공장(Shrimp Factory)’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레스토랑에서는 인근 항구에서 공수한 갓 잡은 새우, 바다가재 등을 킬로그램 단위로 주문해 맛볼 수 있다. 파들파들, 싱싱한 새우와 바다가재를 그대로 삶거나 쪄낸 요리를 식탁 위에서 녹인 버터소스 및 살사소스에 찍어 먹는 맛은 두말이 필요없는 ‘환상 식도락’을 보장한다. 새우 1Kg이 420페소(약 4만1,000원), 랍스터 1/2Kg이 550페소(약 5만3,000원) 정도로 각각 5명 내외의 정원이 먹을 만한 분량이 나온다. 60~80페소(약 5,800~7,800원) 가량의 데낄라를 곁들여도 별미. 새우공장의 칵테일은 거의 ‘대접’수준의 큰 컵에 나와 양적으로도 만족스럽다.

 

데낄라에 관한 ‘즐거운’ 상상들

나른한 낭만과 환락, 여유로움으로 상징되는 멕시코의 ‘특산물’ 중의 하나를 꼽자면 단연 민속주인 데낄라(Tequila)를 우선 떠올릴 수 있다. 약간 과장해 멕시코에서 ‘물보다 흔하게 마실 수 있는’ 데낄라는, 멕시코 특정 지역에서 생산되는 용설란(龍舌蘭)의 즙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높은 알콜도수와 어우러진 독특한 맛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관광 중 제공되는 ‘무료 음료쿠폰’으로 시음해 볼 수 있다.

데낄라를 마실 때 빠질 수 없는 ‘안주’, 소금과 라임에 대한 기원을 알아 보는 것도 술맛을 돋울 듯. 데낄라를 소금, 라임과 함께 먹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더운 지방에서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염분을 보충하고 과거 열악했던 주조 방식으로 제조돼 조악하고 독했던 술맛을 어느 정도 중화시켜 주며 잡균을 제거해 주기 때문이라는 등 그 해석도 다양하고 분분하다.

한없이 낭만적인 부둣가 전경

카보산루카스의 날씨는 남다르다. 분명히 더운 아열대 기후인데, 바다와 맞닿아 있는 탓인지 시원한 산들바람의 수혜를 입어 ‘쾌적한 더위’를 선사한다. 유달리 짙푸른 바다 색과 어우러진 휴양 요트, 항구 인근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해양 스포츠 전문점들은 카보산루카스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배 주위를 배회하는 펠리칸, 수공예 장식품을 길거리에 늘어놓고 파는 원주민들의 모습은 항구 도시의 그림 같은 조화로움으로 방문객의 눈길을 하염없이 붙잡는다.


카보산루카스 기항지 관광

멕시코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해양 스포츠 여행지 중의 하나이니만큼, 기항지 관광에서도 스노클링, 고래 관찰 등 바다와 연관된 투어가 유달리 많다. 카보산루카스에서 즐길 수 있는 기항지 관광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크루즈 5. LA 산페드로 항구 주변 명소 둘러보기


Everybody Comes To Hollywood!

헐리우드(Hollywood)로 대표되는 엔터테인먼트의 도시인 LA는 산페드로(Port of LA; San Pedro)항구를 기점으로 하는 크루즈 여행 중 그냥 스쳐가기에는 아까울 법한 즐길거리, 볼거리를 두루 갖추고 있다. 테마파크에서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인 듯한 각종 체험을 해보고, 헐리우드 시내에서는 세계적인 영화배우들의 숨결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껴 볼 수도 있다.

유니버설스튜디오-무형의 문화, 영화산업의 ‘힘’

 

1. 유니버셜 스튜디오 내부 건물을 장식한 인형
2. LA 산페드로 항구의 전경
3. 풍부한 액션 및 볼거리를 제공하는 ´워터월드´ 쇼 장면

디즈니랜드와 함께 미국의 양대 테마파크로 손꼽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Universal Studios Hollywood)의 각종 시설들은 새롭게 만들어지는 유니버설사의 영화들에 발맞춰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 4D 극장과 같은 ‘얌전한’ 체험거리에서부터 후룸라이드, 롤러코스터와 같은 ‘활동적인’ 즐길거리까지 한데 모여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만끽할 수 있는 문화적 충족감을 제공한다. 영화관별 테마관이 구성돼 있으며, 입장료에 모든 시설 이용료가 포함돼 있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리에 상영됐던 영화 ‘미라Ⅱ(Revenge of the Mummy)’ 테마관은 지어진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신생 어트랙션이다. 이전에 ET 테마관이 있던 곳에 지어져, 과거 ET 팬들에게는 세월무상이 느껴질 법도 하다. 미라 Ⅱ 테마관에서는 유니버셜스튜디오 내 유일한 롤러코스터를 운영, ‘짜릿한’ 체험이 가능하다. 어린이 관람객이 많은 점을 감안해서인지 속도 및 고저폭이 높지는 않아 겁이 많은 사람도 안심하고 탈수 있는 것이 장점.


유니버셜스튜디오의 테마를 가장 제대로 구현하는 ‘스튜디오투어(Studio Tour)’도 빼놓을 수 없는 추천코스. 다양한 영화세트장을 그대로 옮겨오거나 그대로 복원한, 세계 최대 영화세트 스튜디오 중의 하나다. 버스를 타고 약 50분이 소요되는 넓은 부지를 이동하면서 장소별로 녹음된 설명을 함께 들으며 각 영화에 대한 상식을 넓혀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최근 개봉한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의 세트를 업데이트, 더욱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영화흥행은 실패했지만, 유니버셜스튜디오의 최고 ‘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워터월드(Water World)’ 테마관의 쇼도 볼만하다. 일단 큰 스케일로 좌중을 압도하는 공연은 영화의 축소판인 스토리를 화려한 액션으로 선보여 매회 ‘매진’에 가까운 높은 꾸준한 인기를 자랑한다.


헐리우드에 왔으니 영화와 관련된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없다. 유니버셜스튜디오는 영화테마파크답게 곳곳에 죠스, 슈렉 등 유명한 영화들의 포토세트를 마련해 두거나 인형탈을 쓴 도우미들을 동원,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배려해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www.universalstudioshollywood.com
-2. 헐리우드 시내 ‘별들의 고향’을 가다


‘헐리우드(Hollywood)’는 그이름 자체만으로도 ‘영화’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연상될 만큼, 전세계를 ‘침공’한 미국영화의 산실이라 할 수 있다. 2002년부터 아카데미 전용 시상식장으로 지정된 코닥 극장(Kodak Theatre) 앞에는 아카데미의 상징인 ‘레드 카펫’이 깔려 있고 역대 수상작을 현판으로 걸어놓는 등 그만의 자부심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헐리우드 하면 떠오르는 또다른 상징, 핸드프린팅이 전시돼 있는 차이니즈극장(Mann´s Chinese Theater) 앞에는 연중 내내 영화 매니아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극장왕’ 시드 그로맨(Sid Grauman)에 의해 세워진 차이니즈극장에는 유명 헐리우드 스타들의 손?발자국이 보도블록처럼 빼곡하게 들어차 관광객들의 포토샷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밖에 차이니즈 극장 앞의 ‘명예의 전당’도 명물이다. 총 2294명의 영화배우, 가수 및 대중예술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명예의 전당은 반짝이는 금빛의 별모양으로 헐리우드를 ‘영화의 메카’로 상징케 하는 대표적인 아이콘 중의 하나다.


출 처 : 트래비



``지중해 크루즈``가 비싸다는 것은 편견


해외여행이 보편화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꿈의 여행으로 여겨지는 크루즈. 크루즈 여행는 ‘웰빙투어’의 전형이다. 꽉 짜인 일정에 맞춰 ‘찍고 오기’식의 무리한 일정은 강요하지 않은다. 그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가 크루즈 여행의 모토다. 특히 잔잔한 지중해를 항해하며 역사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도시를 둘러보는 지중해 크루즈가 백미로 꼽힌다. 코스타 크루즈는 도심에 지친 도시인에게 편안한 휴식에 만족도 높은 알짜 관광까지 아우르는 오아시스가 되어줄 것이다.

배 안에 놀거리가 가득
긴 선상 생활이 지루하거나 갑갑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떨쳐버려도 된다. 배 안의 부대시설은 파악하는데만 2~3일이 소요된다. 배 안은 하나의 도시다. 매일 다른 쇼와 영화가 상영되고 다양한 이벤트로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전문가의 강연을 듣거나 댄스 강습, 요리 시범, 골프, 테니스 등의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물론 이들 모두 무료니 바지런히 움직이며 많이 이용할수록 이익이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속박이나 구속도 없다.

크루즈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휴양과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 저녁은 선상에 마련된 부대시설을 이용하며 시간을 보내고 아침에 기항지에 도착하면 승객들은 배에서 내려 관광과 쇼핑을 즐긴다. 호텔을 능가하는 수준의 선내 시설에 밤낮 없이 이어지는 공연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다.

특히 매일 밤 열리는 파티는 크루즈 여행에서만 즐길 수 있는 혜택. 그중 선장이 주최하는 ‘캡틴스 갈라 칵테일 파티’는 배 위에서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 분위기는 품격 높은 정찬파티다. 이 날 남성 승객은 턱시도나 짙은 색 양복을 입고, 여성 승객들은 이브닝 드레스나, 칵테일 드레스 등을 입어야 한다. 캡틴스 갈라 칵테일 파티에서는 모든 승무원들도 턱시도와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승객들을 맞이한다. 샴페인을 비롯한 주류와 카나페가 무료로 서빙되고, 승객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파티를 즐기면 된다.

혼자라도 문제없다. 혼자 여행 온 승객들과 미혼인 승객들을 위한 ‘싱글 파티’도 있다. 크루즈 승선 후, 첫날이나 둘째날 밤에 디스스코 텍에서 열린다. 배 위에서 짝꿍이 되어줄 외국인 친구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크루즈 일정이 끝나기 마지막 날까지 싱글인 승객을 위한 AS파티라할 수 있는 ‘스틸 싱글즈 Still Single's Party’가 열린다.


저렴한 럭셔리 크루즈
밤샘 항해 뒤에는 기항지 관광이 기다린다. 기항지 역시 시실리의 팔레르모, 마요르카의 팔마 데 마요르카 등이 포함되어 있어 관심을 끈다. 대륙과는 떨어진 섬들로 보통의 육로관광 삼풍에는 좀처럼 포함되지 않는 도시들이어서다. 이 나라 저 나라 옮겨 다닐때마다 짐을 싸고 푸는 번거로움도 없다. 힘들게 버스나 기차, 비행기를 갈아탈 필요가 없이 바닷바람 맞으며 선상에서 낭만적인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이 코스를 다니는 코스타 마지카호 자체도 볼거리. 1만 5000톤 급의 덩치와 위용을 자랑하는 5성급 크루즈선이다. 수영장, 헬스장, 회의실, 극장 등을 싣고 다니는 하나의 도시다. 선내 시설은 최고급 호텔을 능가할 정도로 호화롭다. 무엇보다 영어가 안되면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여느 크루즈와는 달리 한국인 크루즈 승무원이 상주하고 있어 불편함을 덜었다.

경비가 조금 비싸게 느껴지지만 잘 들여다보면 오히려 경제적이다. 경비에는 숙식을 비롯해 파티, 학습 프로그램이나 헬스장, 수영장 등의 부대 시설 이용 등이 포함된다. 놀꺼리 많고 할꺼리 많으니 따지고 보면 배낭여행만큼이나 저렴하다.


바다 위의 천국 호화크루즈 `실버 위스퍼호`를 타다




망망대해를 가르는 특급호텔 크루즈 여행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다. 여행사마다 앞다퉈 허니문·가족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관광코스 및 선박 스타일이 다양해 선택의 폭도 넓다. 크루즈 인터내셔널 유인태 사장은 "수만명이 타는 대중형 선박부터 수백명만 수용하는 초호화 선박까지 전세계적으로 30여개의 크루즈 선사가 200여 척을 운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중 실버시 크루즈는 호화유람선의 대명사로 꼽힌다. 6성급으로 1박에 1인당 700~800달러에 달하지만 지구촌 상류층 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다. 실버시 크루즈사가 운영하는 4개의 크루즈 중 최근 싱가포르~브루나이~베트남 호치민~태국 코사무이~방콕을 항해중인 실버 위스퍼호를 닷새간 기자가 직접 타보았다.



# 모든 게 공짜, 개인 발코니에서 바다보기

일단 배에 오르면 안전교육을 받는다. 안전조끼 착용법, 비상시 집결장소 및 행동법을 알려준다. 객실에 들어서니 짐이 웰컴카드와 함께 가지런히 놓여있다. 부우웅…… 긴 뱃고동 소리가 여행의 시작을 알린다.

실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선상에 오르면 모든 것이 공짜라는 것. 여느 크루즈는 숙박과 지정된 식사를 제외한 음식·음료·부대시설 사용료를 별도로 받지만 이곳에선 전혀 지갑을 꺼낼 일이 없다. 하루 세끼 식사뿐 아니라 주류 및 부대시설 이용료가 무료다. 물론 식당에서 팁을 주지 않아도 된다. 단, 카지노는 예외다.

실버 위스퍼호는 전 객실이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오션뷰 스위트룸이다. 그중 80%는 발코니 스위트룸으로 개별 발코니에 나와 바다내음와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흰 목욕가운 차림으로 발코니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여유롭기 그지없다. 룸서비스는 24시간 제공된다. 미니바를 꽉 채운 음료와 술도 공짜. 럭셔리 유람선 답게 욕실용품 대부분이 불가리 제품이다. 승선한 이튿날 저녁엔 환영 만찬이 호화롭게 펼쳐졌다. 전승무원이 정장과 이브닝 드레스 차림으로 승객들을 환영한다. 크루즈 디렉터인 주디 아보트씨의 인사말로 시작해 선장 미노 폰틸로와 인터내셔널 호스티스 샌드라 살라자 등 임직원 소개가 이어졌다. 샴페인 잔을 부딪는 소리가 여운을 남기며 밤바다 저멀리로 사라진다.



# 이것이 럭셔리다, 실버시 크루즈호 요모조모

기자가 탄 실버시 위스퍼호는 2001년에 첫 취항한 2만8800톤급 소형 호화 크루즈. 배의 앞쪽은 주로 객실로 구성돼 있고, 엔진이 있는 뒷부분엔 부대시설이 들어서 있다. 전층 엘리베이터가 운행한다. 10층 가장 앞쪽엔 전망대격인 옵저베이션 라운지가 있다. 이곳에서 체스도 두고 책을 읽을 수 있다. 음료 서비스는 기본. 피트니스센터와 에어로빅실·스파와 마사지실·미용실이 위치해 있다. 정찬 파티가 있는 날엔 이곳 미용실의 예약은 필수다. 9층엔 조깅트랙과 골프 퍼팅장이 있다. PGA프로골퍼가 상주해 스윙 교정을 받을 수도 있다. 8층은 식사를 할 수 있는 파노라마 라운지와 컴퓨터 센터·도서관이 있다. DVD를 빌려다 방에서 볼 수 있다. 밖으로 나가면 크루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풀장이 있다. 7층은 아침·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테라스 카페다. 뷔페 레스토랑으로 저녁시간에는 이탈리아·프랑스·아시아 요리 등 특별한 테마 메뉴들이 준비된다. 저녁에는 좌예약 필수. 이밖에 카드 룸과 회의실, 시가 룸도 있다. 6층으로 내려가면 각종 쇼와 공연, 리셉션이 열리는 쇼라운지 공연장이 있다. 매일 밤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공연과 클래식 공연, 마술시범과 현지 민속 공연이 이어진다.

5층엔 바와 카지노·부티크가 있다. 카지노는 배가 항해하고 있는 동안만 문을 열며 기항지에 정박하고 있을 떄는 영업하지 않는다. 4층엔 아침·점심·저녁 식사가 제공되는 더 레스토랑이 있다. 이곳에서는 청바지·반바지·티셔츠 차림을 삼가야 한다. 특히 갈라 파티 때는 정장을 착용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조식은 아메리칸 스타일, 중식과 석식은 풀코스 정찬이다.



# 매일매일이 즐거운 강좌, 지루할 틈 없어

실버시 위스퍼에선 매일 저녁 "크러니클스 Chronicles"라는 소식지가 배달된다. 다음날의 오전.오후별 프로그램 스케줄과 식사 메뉴소개, 그날의 드레스 코드, 쇼 소개, 날씨, 기항지 소식이 알차게 실려있다. 매일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시간마다 2~3개의 다양한 강좌와 프로그램들이 열려 "몇날 며칠 동안 배 안에서 뭐 하지?"라는 말은 무색해진다. 프로그램도 매일 바뀐다. 오전엔 요가·필라테스·에어로빅 강좌를 비롯해 퍼즐· 초급 카드게임 강좌·냅킨카빙 강좌 중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가 들을 수 있다. 오후엔 요리·와인 테이스팅·스페인어·보석 강좌 등이 열린다. 한 여행객은 "이곳의 프로그램들을 바쁘게 좇아 다니다가 점심 때를 놓친 적도 있다"며 웃었다.

바다에서 조깅하는 기분은 어떨까. 조깅트랙을 가볍게 뛰다보면 묘한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8층 야외풀에 가서 수영도 하고 자쿠지를 즐겨도 좋다. 풀장 옆 비치의자에 길게 누워 햇볕을 쬐거나 책을 보는 여행객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누워 있노라면 낙원이 따로 없다. 음료와 과일을 권하는 승무원 뒤로 가없는 수평선이 펼쳐진다. 오후 4시30분부터는 애프터눈 티 시간이다. 각종 차와 음료, 케익과 다과류가 서빙된다.



# 칭찬일색, 일급 크루들의 일급 서비스

승객 대비 승무원 비율이 1:1.3으로 감동서비스를 제공한다. 승무원은 모두 293명. 매일 수시로 방 청소를 해주는 직원들은 우렁각시 뺨친다. 매일 신선한 과일을 바구니에 한가득 담아놓고 간다. 언제 어디서든 눈만 마주쳐도 상냥한 인사를 전하는 승무원들의 미소가 정겹다. 레스토랑의 직원들은 손님의 이름까지 외워두는 센스를 잊지 않는다. 아직 한국인 직원은 없단다.

저녁마다 드레스 코드가 주어진다. 여성은 "과연 이 드레스를 입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의 드레시한 이브닝 드레스 몇벌, 남성은 턱시도나 정장 한두벌을 꼭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이 배엔 크루즈 여행을 수시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정찬 파티에 꽤나 능숙하고 멋진 차림이다. 멋드러진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직원들의 정중한 서빙을 받으며 고급 음식과 와인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면 영화 속 주인공이 부럽지 않다.

자칭 실버시 크루즈 매니어라는 스코틀랜드에서 온 70대 후반의 토마스와 쉴라 부부는 "이번이 4번째 승선"이라며 "특히 중년과 노년층이 이용하기에 편하게 만들어 놔 2년에 한번씩은 꼭 배를 탄다"고 말했다. 토마스씨는 "이 배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직원들"이라고 극찬했다. 실버시 크루즈는 세계일주를 비롯해 아프리카·인도양·발트해·지중해·미동부 등 200곳 이상의 기항지를 방문하는 다양한 코스가 있다. 이들 부부는 이미 내년 예약까지 해놓은 상태. 배에서 예약하면 20~30% 할인해 준다. 실버시 크루즈를 한번 타보면 다시 찾는 고객이 70%나 된다고 한다. 과장이 아닐 듯하다. 책상머리에 앉아 기사를 쓰노라니 "낙원의 5일"이 떠올라 엉덩이가 들썩여진다.



실버 위스퍼호=프리미엄 주순이 기자 joojoo@joongang.co.kr

사진=포브스 코리아 손용석 기자

○크루즈 이렇게 하면 더 재밌다

-큰 배라고 멀미와 무관하다는 생각은 오산. 처음 크루즈 여행을 하거나 멀미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미리 멀미약을 먹어두는 게 좋다. 아무리 멋진 여행도 몸이 편해야 즐겁다.

-각종 강좌·파티에 빠지지 말고 참여하라. 이런 품격 높은 정찬파티 기회는 흔치 않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계기도 된다. 수영장·라운지 등 부대시설을 두루 이용해 보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공식만찬이나 저녁정찬의 드레스 코드는 꼭 맞춰라. "밥한끼 먹는데 뭐 대충 입고 가도 되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뻘쭘해져 되돌아 오거나 입장조차 안될 수 있다. 낮시간엔 계절에 맞는 캐주얼한 리조트 웨어와 편안한 신발이면 된다.

-여유를 즐겨라. 크루즈는 다른 패키지 여행상품처럼 바삐 움직이며 관광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분위기 좋다고 과음과식하지 마라. 자신이 바다 위에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먹거리가 항시 대기중이니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좋다.

-마음을 열어라. 처음엔 멋쩍고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들도 수차례 얼굴을 대하다보면 어느새 친구가 될 수 있다.

-세탁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크루즈마다 세탁실이 있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드라이크리닝 및 다림질도 가능하다.

-헬스장·레스토랑·강좌 등을 체험하면서 낯을 익힌 승무원들과 친해 놓자. 다음 크루즈 여행에서 또 만나면 가족을 본 듯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