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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의 신비속으로...캐나다 '오카나간' 지역

봄이나라 2008. 3. 5. 18:39
느림과 비움을 찾아서…
경이로운 대자연 앞에서 우리는 욕심을 버리고 진정한 자아를 마주한다.
 

▲ 프리데이터 골프장은 그림 같은 목장 풍광이 볼만하다.
 
캐나다의 가장 큰 매력은 청정 대자연의 위용이다. 하지만 규모 못지않게 도처에서 드러내는 내밀한 아름다움은 대륙의 스케일에 압도된 여행자의 마음을 다시 한번 사로잡는다. 태고의 신비감 마저 느껴지는 원시의 자연을 넘나드는 여정. 그야말로 혼을 쏙 빼놓고 몰입할 수 있는 캐나다 여행의 또다른 진수이다. 이러한 캐나다의 장점을 고스란히 모아 둔 곳이 바로 '오카나간'지역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내륙지방으로 아래로는 미국 워싱턴주와 맞닿고, 동으론 록키산맥과 연접한 북미의 대표적 휴양지이다. 특히 방대한 오카나간호 등 크고 작은 내륙호가 쉼없이 이어져 잔잔한 호심에 마음을 드리운채 잠시 세월을 잊기엔 이만한 곳이 또없다.
 

산과 강을 꿰뚫는 9시간 열차투어

보며 느끼며 감동 한아름

▶'물'과 '사막'이 어우러진 와인 천국, '오소유스'

 


 

◇환상의 호반 드라이브 코스 '켈로나~오소유스' 97번 국도=오카나간 여정의 백미 중 하나는 호반 드라이브. 오카나간의 중심지, 켈로나~오소유스에 이르는 2시간 남짓 97번 국도 호반 드라이브 길은 그야말로 숨막히는 절경의 연속이다. 오카나간 호반에는 리조트, 별장 등 그림같은 집들이 들어서 있고, 길 군데군데 과일판매대에서는 과수원에서 막따온 새콤달콤 계절의 미각을 맛볼 수 있다.

오카나간호의 맨끝 자락 절경지이자 대표적 호반마을 펜틱턴, 고니떼가 비상하는 쿨레이크 등 비경을 지나고 호반도시 오소유스가 가까워지면서 곳곳에 사막지형이 펼쳐진다. 사하라처럼 본격적인 모래사막이라기보다는 모래지층의 야산 위에 키 작은 케이지 관목 숲이 이어져 영락없는 멕시코의 황야를 연상케 한다.


▲ NK MIP 와이너리의 오크통 저장고.

 

◇와이너리=캐나다는 프랑스, 미국, 칠레 못지않은 와인생산국이다. 그중 오카나간 등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명문 와이너리가 밀집돼 있다. 특히 한겨울 영하 7~12도의 냉기속에 1주일 가량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건조된 포도를 따서 만든 아이스와인의 달콤한 맛은 가히 일품이다.

오소유스의 대표적 와이너리로 통하는 'NK MIP'은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다. 사슴이 뛰노는 언덕배기에 광활한 포도밭과 9홀 데저트 골프코스, 와인주정, 오크통 저장고, 시음장과 판매점 등을 갖춘 명문 와이너리이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파라솔 아래에서의 다양한 와인 시음도 여정의 긴장을 풀어내기에 충분하다.


 

◇데저트 트레킹=오소유스의 대표적 여정으로는 사막지형 트레킹을 꼽을 수 있다. 사막 트레킹에 앞서 들르는 곳이 인디언 헤리티지센터. 이 지역에 살았던 인디언의 역사와 전설, 전통문화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인디언의 후예인 죠단(10)-제나(8) 자매가 전통 의상 차림으로 선보이는 전통무 '팬시댄스' 춤사위가 깜찍하기만 하다. 본격 사막지형 탐사. 완만한 모래 언덕을 뒤덮은 세이지숲 사이로 탐방로가 나 있다. 유독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고, 물기없는 모랫길을 걷다 보면 과연 사막의 한가운데 와 있음을 실감케 된다. 특히 청정한 관목 숲속에는 유독 뱀이 많아 래틀스네이크 등 이곳 토종 뱀들이 내는 쇠소리 경고음을 듣는 것도 사막 트레킹의 묘미. 탐방코스 도중에는 인디언 정착촌도 재현해 두었다.


▲ 광활한 대자연을 뚫고 달리는 록키마운티니어레일로드투어 열차가 프레이저강변 협곡을 지나고 있다.

 

▶광활한 대자연을 뚫고 달리는 열차여행, '록키마운티니어 레일로드 투어'(캠룹스~밴쿠버)

'캠룹스~밴쿠버'를 잇는 9시간 기차여행은 톰슨강, 프레이저강의 격류를 따라 이어지는 다이내믹 캐나다의 결정판이다.

장대한 스케일의 캐나다 대자연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여정으로 통유리 지붕을 얹은 열차를 타고 변화무쌍한 캐나다의 자연을 꿰뚫는 기분이 압권이다. 이 철도 여행은 본래 록키 여행의 출발지 재스퍼에서 밴쿠버를 잇는 1박2일의 여정이다. 오카나간 지역에서는 교통요지이자 골드러시 시절 대표적 번성도시 캠룹스가 출발점.

아침 8시 캠룹스 역을 출발한 열차가 캠룹스호수 철교를 미끄러지며 본격 철도 여행에 나선다. 유명 목재 산지답게 캠룹스 근동 제지공장에서 뿜어 올리는 뿌연 연기가 이른 아침 온천지대의 수증기처럼 피어오른다. 작은 공동묘지를 지나자 아담한 시골교회가 나타난다. 나지막한 톤으로 설명하던 해설자의 목소리에 한껏 힘이 들어간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 주연한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의 촬영지란다.

사보나역을 지나자 톰슨강이 시작된다. 오카나간 철도여행의 전형, 원시림을 뚫고 요동치는 격류가 펼쳐진다.

유독 푸른 물줄기를 운반하던 톰슨강을 접수한 프레이저강은 탁류이다. 물줄기는 더 거세지고 차창밖으로는 아찔한 계곡이 스릴을 더한다. 보스턴바 등 작은 마을을 지나며 절경이 이어진다. 프레이저강이 갑자기 좁아지는 지점에서 급류가 거친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헬게이트'. 말 그대로 '지옥의 문' 처럼 무시무시한 격류가 요동친다.

투명지붕과 차창만으로의 구경이 성에 차지 않으면 오픈 공간으로 나서면 된다. 폐부를 찌를 듯한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태고적 자연의 신비속으로 빠져 들 수 있다.

한동안 격류가 흐르는 계곡을 지나자 멀리 만년설을 이고 있는 고봉들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설산의 절경에 취해 달리다 보면 열차는 어느 순간 광활한 개활지를 만나며 이내 스릴을 접는다. 대신 목초지, 과수원 등 대도시 밴쿠버의 텃밭과도 같은 농촌 풍경이 펼쳐진다.

밴쿠버가 가까워졌다. 종점 퍼스트센트럴역에 기차가 멈춰 선다. 장장 9시간의 철도여행이 끝나는 순간이다.

◆여행메모

 ▶가는 길=캐나다 밴쿠버까지는 대한항공, 에어캐나다, 싱가포르항공이 직항편을 운항한다. 여름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운항 요일이 다소 차이가 있다. 비행시간은 10~11시간 정도. 오카나간 지역의 중심지 켈로나 까지는 밴쿠버에서 비행기로 1시간 남짓 걸린다.

 ▶여행팁=관광 목적의 입국에 무비자를 적용하며, 밴쿠버 등 브리티시컬럼비아지역은 한국과 17시간의 시차가 있다. 환율은 1캐나다 달러에 824원 정도. 전압은 110V로 전용 플러그가 필요하다. 만일 준비가 안된 경우 호텔 프런트에서 대여해준다.

 록키마운티니어레일투어(www.rockymountaineer.com) '재스퍼~밴쿠버'(1박2일 구간, 2층의 전망차와 1층 식당칸 이용) 골드리프 돔코치 상품의 경우 1499캐나다 달러(1박2일 기준).

 ▶그밖의 볼거리

 ◇밴쿠버 공항=트랜지트 등으로 밴쿠버 공항에서의 대기 시간이 넉넉하다면 공항 내부를 둘러볼 법하다. 인디언 전통 문양, 토템 폴 등 다양한 원주민 문화와 자연 친화적 테마로 인테리어를 해뒀는가 하면 조각품들도 전시해 볼거리가 쏠쏠하다.

 ◇팜 스테이, B&B=유독 과수원이 많은 오카나간 지역에는 팜스테이를 즐길 만한 곳들이 많다. 시밀카민강이 흐르는 오소유 인근 베나모오가닉 농장이 대표적으로 복숭아, 사과, 체리 등 싱싱한 과일을 맛보며 그림같은 풍광속에 캐나다의 전원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인근 시밀카민강 유역 깊은 숲속에는 캐나다 가정의 인심을 충분히 느낄만한 민박집도 있다. 캐나다 관광청(www.travelcanada.or.kr 02-733-7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