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

2002년 6월 유준이의 일본 여행기 - 둘째날

봄이나라 2008. 3. 5. 10:53

2002년 6월 14일 금요일 날씨-비가오락가락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지 몸이 찌뿌둥하다. 7시에 일어나서 아침먹구 올라와 오늘의 일정을 구상한다.

'오늘은 일본에서의 첫날이니 적응도 할겸 무리하지 않고 가까운데 가자'란 생각을 이리 저리 굴리고 있는데, 호텔 방안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던 유준이 나가자고 설친다... 밖을 보니 출근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어쩔수 없이 9시에 호텔을 나섰다..남들 다 출근하는 도심에 유모차를 끌고 다니려니 영 껄쩍지근하다.. 일단 지하철로 네정거장되는 신주쿠로 방향을 정하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우리가 묵는 호텔은 구단시타역 근처의 Hotel Grand Palace로 옛날 김대중대통령이 납치를 당한 그런 호텔이란다. 지하철역도 바로 옆에있고 서너 개의 노선이 거쳐가 웬만한데는 편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일본와서 처음타는 지하철...음...표사기도 만만치 않다...자동판매기 앞에서 10여분을 고민끝에 사서 우리가 가려는 신주쿠 노선을 타려구 표를 넣으니 개찰구가 표를 뱉어낸다..../궁금/

표를 위층에서 사왔는데 그 표는 그 노선만 쓸 수 있는 거다...다시 환불하고 표를 끊어 지하철 타구서 신주쿠 도착...네정거장가는데 표값이 우리나라돈으로 2천 100원이다...처음엔 열라 비싼 것 같았느나 나중에 택시를 몇 번타보구서는 지하철이 젤 싸다는걸 깨달았다.

 

유준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배낭을 등에 맨 환경으로 지하철 타는 것은 만만하지가 않다. 일단 계단이 나오면 무조건 유준이를 한손으로 안고, 유모차를 들어야 하니 지하철 한번 타고 내리면 온몸이 땀으로 쭉 밴다. 아침 댓바람에 우리나라로 치면 압구정동정도나 되는 신주쿠거리를 유모차에 애 태우고 돌아다니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 본다...아...쪽팔려.../다소곳/

 

신주쿠에는 근쳐에 여러 백화점과 쇼핑가도 있지만 가볼 만한 곳은 역시 도쿄 도청이다. 45층 쌍둥이 건물형태의 도쿄 도청은 전망대가 무료라 관광객에게도 인기다. 도청까지 물어물어 가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우산도 안가지고 왔는데...하여간 일본은 도착해서 맘에 드는 구석이 없다... 도청에 도착하니 우선 그 규모가 놀랍고 이러한 시설을 관광객과 시민들을 위해 휴식처로 개방하는거 자체가 놀라왔다.  

 

도쿄 도청 전망대에서 전망을 감상중인 유준군도쿄 도청 전망대에서 전망을 감상중인 유준군


 

전망대에 올라가자 유준인 신이나서 돌아다닌다. 날씨가 흐려 전망은 뿌옇고 우중충했지만 45층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는 꽤 볼 만하다... 바닥이 카펫트로 이루어진 전망대는 유준이가 돌아다니기 안성마춤이다. 한참을 놀고난 후에, 유준이와 나는 점심을 먹기 위해 다케시마야 백화점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백화점 식당가를 돌아다녀도 먹을 만한게 없다...가격은 보통이 1500엔에서 2000엔 우리나라돈으로 15000~20000원이다...젠장 드럽게 비싸네.... 일본와서 느낀점이지만 물가가 정말 비싸다...일본 엔이 딱 우리나라 원이였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엔의 감각이 사라지고, 엔이 마치 원처럼 느껴지니...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카드값이 정말 걱정된다... /눈물나//눈물나/

 

한참을 돌아다니다 백화점에서 먹는 걸 포기하구, 그냥 집에가서 가져온 일회용 국밥이나 먹자는 생각에 신주쿠 지하철 역으로 다시 왔는데 거기서 카레전문점 발견...값도 590엔...비교적 싸다...가게 문앞의 자판기에서 식권을 뽑아들고 유준이랑 들어가서 먹는데...오예~~ 카레맛은 우리랑 똑같다...거기에 돈까스도 들어있구...배고프던 차에 먹으니 더 맛있다....

 

집에 오늘 길에 신주쿠에서 지하철을 타구서 우리가 내려야할 구단시타에서 내릴려구 준비하는데 오잉????? 뭐야 이거..지하철이 안스고 그냥 지나가 버리네??? /심각//심각/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일본은 같은 철로에 여러 노선이 지나다니는 구간이 있어 항상 자기가 타야하는 지하철을 확인하구 타야되는 것이었다...할 수 없이 한 정거장 더가서 내려 다시 반대편으로 낑낑대구 와 겨우 호텔에 도착 하니 3시... 몸은 이미 땀으로 범벅에 녹초가 된다....유준인 뭐가 그리 좋은지 또 온 방안을 헤메고 다닌다.../헤롱헤롱//헤롱헤롱/

 

유준이와 5시까지 잠을 자고 일어나니 살거 같다. 와이프가 7시에 호텔에 도착....해후를 할 겨를도 없이 우린 가져온 소고기 국밥으로 저녁을 대충 때운후, 16강 진출의 고비인 대 포르투갈전 축구중계를 보기위해 비장한 마음으로 TV를 켰다....전반전 끝나구서 유준이 재우고 우린 TV 소리를 죽인 채 경기를 보았다... 우리의 1:0 승리....아자아자...흥분을 가라않히지 못한 나는 혼자 호텔 밖을 나왔는데, 정말 조용한 거리...뭐야 이거?? 우리나란 난리가 났을 텐데....내가 왜 이런때 일본에 있나라는 생각은 결국 일본에서 떠나는 날까지 계속된다...흑흑 /눈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