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

2002년 6월 유준이의 일본 여행기 - 첫째날

봄이나라 2008. 3. 5. 10:51
  2002년 6월 13일 지방선거라 노는날

드디어 일본으로 떠나는 날이다. 오전내내 짐싸고 집안정리하고 어머님댁으로 출발. 하지만 역시나 빠뜨리고 온 것이 있었다.  
유준이 입혀갈 옷을 놔두고 온 것이다. 어차피 투표하러 다시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투표를 하고나서 집에 다시들러 유준이 옷을 챙겨왔다.

드디어 3시 50분 유준이와 나는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후 발권하고 일본 사전입국심사를 마친후, 탑승창구에서 비행기를 실제로 코앞에서 본 유준이는 마냥 신나한다. 평소에도 하늘에 날아가는 비행기만 보면 좋아서 손을 위로 펼치고 "우웅" 소리를 내면서 좋아하던 유준이. 비행기가 가까이서 움직이니 신기한 모양이다. 기저귀 갈면서 TV를 잠깐보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휩쓸거 같다는 소식에 가슴이 압박당한다...

아기가 24개월 미만이면 성인요금의 10%를 지불하고, 좌석은 따로 없다. 다행히 탑승해 보니 옆자리가 빈자리다...

뜨고 내릴때의 기압차로 인해 어른들도 처음 비행기를 탈때면 귀가 무척 아프다. 그럴때면 침을 삼키거나 물을 마시면 도움이 되는데, 유준이는 어리니깐 그 시간에 젖꼭지 병에 두유를 담아 먹일 계획으로 출발시간에 맞추어 젖병에 두유를 담았다. 그런데, 6시40분 출발인 비행기가 7시가 넘어도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젖병에 담은 두유를 본 유준이 그냥 넘어 갈리 없다...달라고 난리를 쳐서 어쩔수 없이 물렸는데 결국 비행기 뜨기도 전에 다 먹어 버렸다..

할수 없이 그냥 이륙했는데 별 반응이 없는 걸루 봐서 괜찮았나 보다. 식사시간이 되서 유준이 먹일거 없냐고 부탁하자 승무원이 씨밀락 분유에 거버 3개를 가져다 준다. 거버하나를 먹이고 나머진 가방에 챙기고, 내릴때가 다되어 유준이가 찡찡대길래 여승무원에게 장난감하나 달라고 그러자 그럴싸한 자동차 장난감을 하나 주었다...아기랑 비행기 탈때는 요런거 다 챙기자...

하지만, 공짜 장난감 받아서 기분좋은것두 잠시..유준이 손에 쥐어서 내린 장난감은 출국심사대를 거쳐 나오자 역시나 자동차는 온데간데 없구 유준인 유모차에서 양손을 흔들며 앉아있다...

나리타공항에서 호텔까지는 공항에서 토쿄에어터미날까지 리무진 버스를 타고, 거기서 다시 택시를 타야한다. 버스를 탄 시간이 밤 9시 40분...이미 유준이 잘 시간이 지났다. 타자마자 내 품에서 잠든 유준이는 중간에 불편했는지 뒤척이다가 계속 울어댄다...으....다른사람들이 쳐다본다...하지만 대책이 없다... 1시간정도를 타고 간신히 내린후, 첫 황당사건 발생...

내려서 유모차를 버스 밑에서 받으려고 기다리는데, 웬걸 다른사람은 가방을 찾으면서 무슨 표딱지 같은걸 주고 자기 가방을 찾는 것이다..잉???
난 그냥 유모차를 가방모여있는데 그냥 세워놓구서 그냥 탔는데....순간..이거 유모차 안실은거 아녀??란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스쳐간다...

내가 조급하게 유모차 달라구 그러자 찝찝하게 생긴 일본애가 표딱지를 달라구 그런다...나 그런거 안받았다..라구 영어로 뭐라뭐라 그러자 그놈은 알아듣지도 못하구서 계속 일본말로 지껄이면서 손을 내 젖는다...순간 아 짜증....짐칸을 봐도 유모차는 보이질 않구....

마지막 짐칸 문이 열리자 다행이 유모차가 거기 뉘어 있었다...말도 안통하는데 한참을 실갱이를 했더니 힘이 다 빠졌다...

다시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하니 11시...이미 와 있을 줄 알았던 와이프가 아직도 안와 있는 것이다...전화를 했더니 나고야에서 문제가 생겨 오늘 못 온다는 것이다. 순간 밀려오는 왕 짜증....
유준이를 대충 씻기고 누우니 배가 엄청 고프다...일어나서 가져온 사발면을 끓여 먹을 생각에 펼쳐보니 아뿔싸 젖가락이 없다...
먹는걸 포기하구 누웠는데 잠은 왜이리 안오냐....

여하간 일본 도착서 부터 고생길이 훤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