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 와인은 맛있는 와인이다. 동시에 가격이 ‘착한’ 와인이다. 착함은 퀄리티 대비 싸다는 얘기다. 스포츠동아는 국내 와인 문화 보급에 기여한 와인수입사들과 함께 ‘밸류 와인을 찾아서’ 캠페인을 진행한다. 가격은 수입사 책정 가격 5만원을 기준으로 두 범주로 제안한다. 할인 마트 등 판매처에 따라 가격은 10∼20% 가량 싸게 살 수도 있다. 예산과 목적에 맞게 선정된 와인을 마시다 보면 어느새 와인 애호가가 돼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 모른다.
매일 마셔도 편안한 맛… 전골요리에 그만
○카스티요 데 몰리나 리제르바 카베르네 소비뇽(Molina Reserva C/S, 2006)
크리미한 느낌이 근사하게 목을 적신다. 오픈해서 바로 마셔도 진가를 드러낸다. 탄닌은 부드럽고, 산도 또한 적당해 누가 마셔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이 가격 대 프랑스 와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맛을 선사하니 기분은 하늘로 날아갈 듯 하다. 사실 이런 와인이야 말로 데일리 와인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거다. 와인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진정으로 삶과 함께 하는 와인 말이다. 함께 한 일본 전골 요리와도 멋들어지게 어울린다.
최성순 와인21닷컴 대표는 “보통 와인을 처음 마시면 향이나 맛이 튀는 느낌이 있는 데 그런 게 전혀 없다. 편하게 마실 수 있다. 진정한 에브리 데이 와인이다. 평소에도 자주 마시는 데 마실 때 마다 좋다”고 평가했다.
칠레 ‘산 페드로’사에서 만든 와인으로 2005년 ‘인터내셔날 와인 챌린지’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몰리나 포도원은 1200ha로 단일 포도원으로는 남미 최대 규모다.
스코미향의 묵직한 맛… 삼겹살에 딱!
○메달라 카베르네 소비뇽(Medalla C/S, 2005)
1983년 ‘메달’이라는 뜻의 이름을 달고 처음 선보인 이 와인은 이름 그대로 많은 메달을 땄다. 2004년 ‘베스트 아르헨티나 와인’으로 뽑혔고, 2006년 ‘인터내셔날 와인&스피리츠 컴피티션’에서는 금메달을 받았다. 입 안을 사로잡는 탁월한 맛에 수긍하게 된다.
코 안을 지나 폐까지 훑고 지나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스모키한 향과 무게감을 지니며 탄탄하게 균형 잡힌 맛은 풀 바디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삼겹살에 소주를 주로 즐기는 남자 직장인들도 쉽게 만족감을 드러낸다. 직장인 김홍진 씨는 “와인을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닌데 이건 정말 맛있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고기랑 먹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남미에서 가장 큰 와인그룹 ‘트라피체’사에서 와이너리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와인이니 어찌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빌라 안티노리 비앙코(왼쪽), 디안느 드 벨그라브
○빌라 안티노리 비앙코
(Villa Antinori Bianco, 2007)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의 김현수 소믈리에는 첫 한모금을 마신 뒤 “맛있다”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잘 익은 열대 과일향이 난다. 망고향과 자몽의 신선한 느낌이 있고, 혀 안에서 느낌이 좋다. 아주 경쾌하다. 우리 바에서 하우스 와인으로 써도 될 것 같다. 이 가격이면 정말 해피하다”고 그는 말했다.
‘빌라 안티노리 비앙코’는 이런 와인이다. 경쾌하고 산뜻한 느낌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모습을 갖췄다. 성인이 되기 직전 소녀의 상큼한 미소 같은 느낌, ‘Gee'를 부르는 소녀시대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이라는 평가답게 과일 향과 기분 좋은 산미가 와인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어필할 듯 하다. 1931년 처음 생산된 이후 79년째 전 세계 사람들에게 행복한 미각을 전달하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안티노리는 토스카나를 상징하는 와인 명가로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다수 갖추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티냐넬로’를 비롯해 ‘솔라이아’, ‘구아도 알 타소’ 등은 마시는 날이 행복한 날이다. 안티노리는 또한 와인명가 협회(PFV)의 회원사이다.
○디안느 드 벨그라브
(Diane de Belgrave, 2006)
‘디안느 드 벨그라브’는 보르도 그랑크뤼 5등급 ‘샤토 벨그라브’의 세컨드 와인이다. 와인을 좀 마셔 본 사람들은 라벨만 보고 세컨드 와인임을 쉽게 추측할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과연 그 맛은 어떨까. 체리향이 기분 좋게 코를 간질이고, 목을 타고 넘어가는 미디엄 바디의 액체는 산미의 시원한 퍼짐을 선사한다. 탄닌 또한 차분하게 혀에 달라붙는다. 입안에서 굴리자 탄탄한 무게감까지 느껴진다.
샤토 벨그라브는 원래 프랑스 보르도에서 사냥터로 유명했다. 1740년 루이 14세의 사냥터로 만들어져 프랑스 왕가의 여름 사냥터로 인기를 모은 곳.
그런데 이 곳의 포도원 또한 뛰어나 1855년 그랑크뤼 5등급에 지정됐다. 1979년 유명 네고시앙 ‘두르뜨’가 운영을 맡은 후 1987년 세컨드 와인 ‘디안느 드 벨그라브’를 처음으로 만들었는데 퍼스트 와인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와인전문가 안준범 씨는 “적당한 산도와 휘감는 맛이 좋고, 피니시도 잘 떨어진다. 밸런스도 뛰어나다. 산도, 탄닌, 알코올이 잘 조화된 잘 만들어진 와인이다. 맛있다”고 평가했다.
참고로 ‘디안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이다.
○카이켄 울트라 카베르네 소비뇽(Kaiken Ultra Cabernet Sauvignon)
딱, 이 가격대의 소비자를 위한 와인으로 만들어진 느낌이다. 미디엄 바디에 과일향이 풍부하게 올라오고, 탄닌과 산도 또한 적당하게 자리 잡고 있다.
친구, 연인, 지인들과 편하게 와인을 즐기고 싶은 경우라면 가격적으로도 부담 없고, 후회를 주지 않는 선택이 될 듯 하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피어나는 향은 너무 너무 근사하다. 프랑스의 고가 와인에서 주는 느낌을 살짝이나마 경험할 수 있다.
산도 또한 날카롭지 않고 시원하게 퍼져 좋다. ‘와인21닷컴’의 최성순 사장은 “첫 향기가 좋다. 부드럽고 과일의 농익은 향기다. 알코올이 강하고 열정적인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알코올이 강한 와인은 좋아하지 않지만 맛있다”고 평가했다.
이 와인은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칠레 와인 ‘몬테스 알파’의 생산자 아우렐리오 몬테스가 만든 와인이다. 강한 캐릭터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베이스로 아르헨티나의 대표 품종인 말벡을 블렌딩 해 새로운 느낌을 주려했다는 게 생산자의 설명이다.
카이켄은 칠레 원주민어로 안데스 산맥의 양쪽을 오가며 사는 오리를 뜻한다. 칠레(기술)와 아르헨티나(땅)의 합작을 뜻한다. 2005 빈티지는 와인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89점을 받았다.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Peppoli Chianti Classico)
63시티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의 김현수 소믈리에는 “지금 먹기에는 좀 덜 영글었지만 산도가 기분 좋게 튄다. 상당히 힘이 있고, 산도와 탄닌의 밸런스도 좋다. 피니시는 산도가 이끌어간다. 베리 향도 많이난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와인은 산미가 특징이다. 이 때문에 산미가 강하게 나는 와인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탈리아 와인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와인이 강한 산미로 입을 자극한다는 생각은 이탈리아 와인을 많이 마시지 않고 만들어진 선입견에 불과하다. 분명 산미를 메인 캐릭터로 갖고 있지만 이게 탄닌과 알코올과 밸런스를 이룰 때 절묘하고 근사한 맛을 선사한다.
키안티 클라시코는 대체적으로 산미가 강한 편인데, 페폴리는 다르다.
매끈한 탄닌과 미디엄 바디의 액체는 기분 좋게 목젖을 때리는 산미로 답한다. 무엇보다 프랑스 와인처럼 열리기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오픈해서 바로 마셔도 맛있다.
이탈리아 와인 명가 ‘안티노리’사가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600주년을 기념해 매입한 페폴리 포도원에서 생산한다. 안티노리는 1385년 피렌체 와인 길드에 가입한 이래 26대에 걸쳐 600년 넘게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낯설은 포르투갈산 … 황홀한 목넘김 일품
○보르바 레세르바 코르크 라벨(Borba Reserva Cork Label)
와인포털사이트 ‘와인21닷컴’의 최성순 사장은 한 입 맛보더니 병 안에 갇혀 있던 와인의 견고함을 직감한 듯 디캔팅을 요구했다.
시간이 좀 지나자 와인은 열리기 시작했다. 처음 오픈했을 때는 입 안에 감도는 질감은 괜찮았지만 향도 별로였고, 목 넘김은 묵직한 첫 인상과는 달리 물처럼 뚝 떨어졌다.
시동을 거니 굉음으로 기대감을 준 엔진이 밟아도 속도가 나지 않는 차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와인의 진가는 분명 숨어 있었고, 디캔팅은 기다림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했다. 딸기향을 필두로 과일향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탄닌도 더욱 느껴진다.
목 넘김 또한 원하는 대로 부드럽게 잘 나가는 차로 변신한다. 최성순 사장은 “디캔팅을 하고 나니 아주 부드럽다. 맛있다. 매력적이다. 디캔팅 이후에도 맛이 금방 사라지지 않고 오래 간다”고 평가했다. 와인바 ‘와이너리’ 이승호 사장은 “가격 대비 아주 좋은 와인이다. 예전부터 좋아했다”고 치켜세웠다.
이 와인은 에티켓이 재미있다. ‘BORBA’라고 적힌 글씨 주위로 코르크 문양이 있다. 그래서 ‘코르크 라벨’이라 불린단다.
코르크 세계 최대 산지가 포루투갈임을 상기시킨다.
생산지인 포르투갈 알렌테쥬 지역은 낮은 강우량, 더운 여름, 춥고 건조한 겨울로 포도 재배에 있어 좋은 여건을 갖췄다. 알렌테쥬 최초의 협동조합 ‘아데가 보르바’에서 만든다.
아데가(Adega)는 포르투갈어로 와이너리를 뜻한다.
안데스 산맥의 맛 … 바비큐와 찰떡궁합
○오크캐스크 카베르네 소비뇽(OakCaskCabernet Sauvignon)
친구들과 함께 펜션으로 여행을 떠났다. 앞에 마련된 바비큐 석쇠 그릴에 돼지고기 목살을 올리자 침을 꼴깍 넘어가게 하는 향이 섞인 연기가 피어났다.
바로 이 순간 곁들일 와인이 생각났다. 편하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바비큐의 감칠맛을 더욱 생생하게 만든다. 연기가 만드는 향과 와인에서 느껴지는 스모키 향이 어울린다.
‘오크캐스크 카베르네 소비뇽’은 그런 와인이다. 2만원대의 부담 없는 가격에 여행의 행복한 풍미를 돋운다. 물론 집에서 불판에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도 좋다.
와인펍 ‘부숑’의 노경남 소믈리에는 “부드러운 탄닌이 기분 좋다”고 평가했다. ‘부숑’의 강경선 사장은 “가격 대비 최고다. 우리 집에서는 말벡을 쓰고 있는데 묵직한 느낌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이 와인은 남미 최대의 와인그룹 ‘트라피체’에서 만든다. 안데스 산기슭의 아르헨티나 멘도자 지역에 위치한 이 곳은 미셸 롤랑과 함께 ‘이스카이’를 만들어 유명한 곳. 2004, 2006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IWSC(국제주류품평회)에서는 ‘올 해의 아르헨티나 와이너리’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크캐스크는 레드 와인은 12개월, 화이트 와인은 9개월 동안 오크 숙성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이름도 오크캐스크라고 지었다. 안데스 산맥의 고도와 풍부한 일조량을 느껴보고 싶지 않은가.
○1865 리미티드 에디션(1865 Limited Edition)
향은 강하지 않지만 선명한 루비 레드 컬러 액체가 산미를 풍기며 입 안으로 들어오고, 목을 타고 내려갈 때도 ‘쏴아∼’하게 퍼진다. 아주 기분 좋은 산미다. ‘1865’도 좋지만 리미티드 에디션은 확실히 더욱 고급스런 맛이다. 하기야 한정 생산인데 어련하겠냐. 구조감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와인전문가 안준범 씨는 “칠레 와인의 느낌이 확 난다. 칠레 와인은 떫은 맛에서 주는 단 느낌이 있는 데 고스란히 잘 느껴진다. 하지만 향이 강하지는 않고, 입 안에서는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칠레 와인이 알코올 도수가 지나친 편이라면 이 와인은 적당히 균형감이 있다. 잘 만들어진 와인이다”고 평가했다.
1865 리미티드 에디션 2006은 처녀 빈티지로 희소성이 높다.
국내에는 1000 케이스만 수입될 예정. 생산회사인 산 페드로는 ‘1865’보다 더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1997년 안데스 산맥 밑자락에 위치한 카차포알 밸리에 포도원을 조성했고, 이곳에서 자란 쉬라와 카베르네 소비뇽을 블렌딩해 탄생한 작품이 바로 1865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참고로 1865의 이름은 산 페드로의 설립연도에서 따왔다.
국내에서는 수입사인 금양인터내셔날의 ‘18홀을 65타에’라는 골프 마케팅으로 인해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산 페드로가 에티켓을 한국용으로 따로 제작해 만들기도 했다.
○그랑 마레농(Grand Marrenon)
저가 와인인데도 입 안을 가득 채워주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매끄러운 바디에 드라이하면서 적당한 산미가 마음을 금새 풍요롭게 한다.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굴뚝이 딸린 시골집 부엌에서 갓 끓인 스프에 바게트를 찍어 먹으며 곁들여도 좋을 것 같은 소박한 행복을 선사한다.
레스토랑 가든 플레이스의 김용희 소믈리에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알코올이 높은 편인데도 그르나슈가 유연하게 만들어 마시는데 부담 없다.
부드러우면서도 거친 골격이 느껴진다. 하지만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거칠지 않다. 여성들도 마시기 좋은 와인이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와인 전문지 ‘기다셋 데 뱅(Guide Hachette des Vins)’이 3만5000종의 프랑스 와인을 대상으로 벌인 테이스팅에서 상위 0.8%에만 부여하는 ‘3 star’등급을 받아 가격 대비 탁월한 품질을 인정받았다.
생산회사인 ‘셀리에 드 마레농’은 프랑스 남동부 꼬뜨 뒤 루베롱 지역의 와인 생산자 연합으로 36개 와이너리가 연합해 만들었다.
이 곳에서 생산한 와인은 중간 상인인 네고시앙을 거치지 않고 판매해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셀리에 드 마레농 측은 “짙은 빛깔과 완숙한 과일 풍미,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남프랑스 특유의 와인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참 꼬뜨 뒤 루베롱은 꼬뜨 뒤 론에 부속된 지역이다.
1만원대 샤도네이의 맛 “오! 놀라워라”
○몬테스 클래식 샤도네이(Montes Classic Chardonnay)
산미도 좋고, 단미가 강하지 않은 풍미로 살짝 어울려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금색을 띄는 액체는 복숭아와 열대 과일 향을 풍기며 코를 스쳐 지나가고, 중간의 단미는 마지막 산미로 산뜻하게 마무리 된다.
입 안에서 ‘쏴∼하게’ 퍼지는 산미가 신선하다. 애피타이저로 마시면 좋을 듯. “오크 터치에 감미롭고, 부드러워 마시기 좋다. 샤도네이 100%면서도 소비뇽 블랑하고 믹스된 느낌이다.
데이트할 때 편하게 마실 수 있고, 여러 음식과도 무난하게 매치된다. 몬테스 와인은 알파 뿐 아니라 클래식도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와인바 ‘와이너리’의 이승호 사장의 평가.)
1988년 아우렐리오 몬테스가 설립한 ‘몬테스 와이너리’는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와인 스타일로 국내에서 특히 인기다. 알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클래식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이 와인의 50%는 미국산 오크통, 나머지 50%는 스테인레스 탱크에서 숙성하는데 과일느낌이 생생하다. 클래식 보다 상위 단계인 ‘몬테스 알파’또한 탁월한 맛이다.
돈을 좀 더 쓸 수 있다면 몬테스 알파까지 추천한다. 몬테스는 칠레의 핵심 산지 쿠리코 밸리와 콜차구아 밸리의 430ha에 달하는 포도밭에서 와인을 만들고, 이 중 95%를 83개국에 수출한다.
말랑거리는 곶감처럼 풍부한 질감 굿!
○샤토 뻬이 라 뚜르(Chateau Pey La Tour)
가넷의 붉은 색상 액체가 목을 넘어갈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과연 이게 3만원대 보르도 와인이 맞냐’라는 거다.
미디엄 바디에 부드러운 탄닌과 적당한 산도의 조화는 치즈와 썩 잘 어울린다. 입 안에서 부드럽게 도는 느낌에 치즈가 함께 섞이니 치즈는 더욱 풍부해지고, 와인은 말랑거리는 곶감처럼 질감을 선사한다.
“처음 마셨을 때도 맛에 놀랐다. 이 가격 대 이런 맛이라니. 2007 빈티지인데 2005 또는 2006 빈티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직 ‘영’(young)한데도 입 안에 차는 느낌이 놀랍다. 마시기 편한 스타일이다.”(레스토랑 ‘가든 플레이스’의 김용희 소믈리에 평가.)
샤토 뻬이 라 뚜르는 보르도 살베프 지역의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해 가장 좋은 재배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2007년 ‘프랑스 최고의 와인 프로듀서’로 선정된 ‘두르뜨’가 만든 또 하나의 ‘밸류 포 머니’와인이다. 2005, 2006 빈티지가 모두 ‘인터내셔날 와인 챌린지’에서 동메달을 받으며 품질을 인정받았다.
단, 한 가지 마실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오픈해서 잔에 따랐을 때는 놀라운 맛을 선사하지만 4만원 미만의 보르도 와인인 관계로 시간이 20여분 경과하면 물처럼 밍밍해진다.
따르지 않고 병에 있는 상태는 괜찮으니 마실 정도로 적당히 따라 마시는 게 최상의 컨디션으로 마실 수 있는 방법이다.
부드럽고 편안한 맛… 언제 어디서나 OK
무똥 까데 레드(Mouton Cadet Red)
미디엄 바디의 액체는 처음에는 다소 텁텁하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1200만병이 팔릴 정도로 인기인데 첫 맛은 왜 이럴까. 하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이유를 깨닫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드러워지고, 점점 초콜릿 향을 발산하면서 여인이 고혹적인 옷으로 갈아입은 듯한 인상을 풍긴다. 메를로의 부드러움이 발산하니 3만원대 보르도 와인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 아닌가 싶다.
와인포털사이트 ‘와인21닷컴’ 최성순 사장은 “처음부터 사람들은 ‘무똥 까데’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나도 그랬다. 보르도 와인 치고는 부드럽고, 나무 향기가 있고, 술술 잘 넘어간다.
그러면서도 보르도 특유의 스파이시한 향이 느껴진다. 무똥 까데만의 매력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웬만한 음식하고도 잘 어울린다.
마시기 편하면서 훌륭한 와인이다”고 말했다. 보르도 그랑크뤼 1등급 와인 ‘샤토 무통 로칠드’를 만드는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사’에서 나온 대중적인 와인이다.
보르도 최고 와인의 명성을 등에 업은 것도 인기의 한 몫을 했다. 최소 100만원 가까이 줘야 살 수 있는 샤토 무통 로칠드를 일반인들이 마시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무똥 까데는 쉽게 사 마실 수 있어 대리 만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칸영화제 공식 와인으로 쓰이기도 했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사는 보르도 와인 수출로는 1위 회사로 연간 2200만병의 와인을 생산하고, 총 생산량의 80%를 150개국에 수출한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매끈한 질감 예술
트리벤토 골든 리저브 말벡(Trivento Golden Reserve Malbec)
초콜릿 향과 바닐라 향이 근사하게 코를 먼저 자극한다. 기분 좋은 여운은 보랏빛이 감도는 붉은 액체가 목을 타고 넘어가면서 놀라움으로 이어진다. 매끈한 질감, 입안을 포근하게 채우는 바디, 부드러운 탄닌, 피니시에서 나오는 잔 맛까지 와우∼. 만족스럽다. 매혹적이다.
7만원대 보르도 와인에서 과연 이런 맛을 낼 수 있을까. 이 가격대 이런 맛이라면 뉴월드 와인만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롯데호텔 공승식 소믈리에는 “오크가 가진 나무 냄새, 단미를 갖고 가는 토스트향이 있다. 처음 맡을 때는 모스크향이 나고, 프레시 되고 산화하면서 멋을 내는 와인이다.
말벡 100%지만 말벡 본연의 특성보다 2차적인 향을 많이 갖고 있다. 무게감이 있어 알코올(14.8도)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알코올, 산미, 단미, 탄닌이 적절하게 조화됐다.
가격 대비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트리벤토’는 1996년 칠레 콘차이토로 사와의 기술제휴로 아르헨티나 멘도자 지역에 설립한 와이너리.
‘트리벤토 골든 리저브 말벡’은 트리벤토가 역량을 집대성한 아이콘 와인(최고급 대표 와인)이다.
80년 이상 된 포도원에서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해 전통적인 방법으로 양조했고, 프랑스산 오크통 숙성과 병 숙성을 각각 12개월씩 거쳐 시장에 나온다.
2005빈티지는 ‘일본 와인 챌린지 2007’에서 금메달을 비롯 ‘디캔터 월드 와인 어워드 2008’ 은메달, ‘인터내셔날 와인 챌린지-UK 2008' 금메달 등을 수상했다. 국내에서 실시한 ’코리아 와인 챌린지 2008‘에서도 은메달을 받았다.
한국 와인시장은 5000억원 규모(2008년 추정)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 구대륙은 물론이고 미국 칠레 호주 등 신대륙에서도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일본이 정점에서 떨어지고 있다면 한국은 급속하게 상승하는 시장이라 한국에 더욱 포커스를 맞추는 와이너리와 회사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국내 와인 소비자들은 어떤 와인을 사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지에 대한 정보를 그동안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이에 국내 최고의 스포츠레저생활 전문지를 지향하는 ‘스포츠동아’는 2009년 와인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가이드로 합리적인 소비를 이끌고, 이를 통한 한국 와인 시장의 성장을 일구기 위해 와인수입사들과 함께 가격 대비 맛(품질)이 뛰어난 와인을 찾아 소개하는 ‘밸류 와인(Value Wine)을 찾아서’ 캠페인을 진행한다.
차가워질수록 과일향·풀향 산뜻
○두르뜨 뉘메로앵 블랑(Dourthe Numero 1 Blanc·사진)
1840년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 설립된 두르뜨는 2007년 영국에서 열린 세계적인 와인품평회 ‘인터내셔날 와인&스피리츠 컴피티션’에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의 와인 프로듀서’에 선정된 보르도의 대표적인 네고시앙이다.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20번째 생일을 맞아 생산한 ‘두르뜨 뉘메로앵 블랑’2007 빈티지를 당시 보르도 브랜드 와인(샤토에서 자체 생산하지 않고, 네고시앙 등에서 만든 와인) 가운데 유일하게 추천했다.
파커와 더불어 와인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젠신스 로빈슨도 16.5점(20점 만점)이라는 상당히 높은 점수를 선사했다.
보르도의 유명 와인메이커 드니스 드부르디에와 크리스토퍼 올리베르가 15년 간 함께 연구해 만든 작품.
2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매우 뛰어난 품질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소비뇽 블랑 100%로 만든 이 와인은 과일향과 풀향이 산뜻하고, 입안을 채우는 느낌이 근사하다. 연두빛이 감도는 지푸라기색을 지닌 액체가 목을 타고 내려갈 때 경쾌함이 간질거린다. 온도가 미지근하면 불쾌한 신맛이 올라오지만 얼음에 잘 재워 차가워지면 매혹적인 향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와인바 ‘쉐조이’ 사장 겸 와인교육전문가 안준범씨는 “입안에서 부드러움, 적당한 무게감과 산미가 느껴지고 끝에 깔끔하게 끊어준다. 대신 피니시는 짧다. 아페리티프 해산물과 무난히 매치된다. 쉽게 마실 수 있는 스타일로 가격 대비 ‘해피’한 와인이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둥근맛에 안성맞춤
○에쿠스 카베르네 소비뇽(Equus Cabernet Sauvignon)
한국인은 둥근맛을 내는 스타일의 와인을 좋아하는데 그럼 점에서 안성맞춤이다.
술술 넘어간다. 깊고 진한 자주빛의 액체가 입 안을 진하게 꽉 채우면, 대중적으로 매끈하게 잘 만들어진 느낌을 받는다.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서원선 소믈리에는 “알코올이 많이 올라오는 게 다소 부담되지만 무난하게 과일향을 즐기면서 마실 수 있다. 산도와 탄닌이 적절히 배합됐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가격 대비 좋은 맛을 내는 와인이다”고 말했다. 참고로 라벨에 등장하는 말 그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다. 와이너리 ‘하라스 데 피르케’는 종마와 와인을 함께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입안 간질이는 버블의 유혹
○아랄디카 모스카토 다스티(Araldica Moscato d'Asti)
모스카토 와인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입안을 간질이는 버블, 목젖을 타고 내려가는 달콤함, 산뜻한 산미까지 유쾌하고 경쾌하다.
‘아랄디카 모스카토 다스티’는 1만원대의 가격으로 이런 느낌을 모두 전달하니 너무나도 고마울 따름이다.
옅은 볏짚 빛깔의 액체는 상쾌한 청포도와 라임의 향을 동반하고, 이는 머리 속을 양 손가락으로 마사지 하듯 기분 좋은 코드를 만들어낸다.
남프랑스 지역에서 ‘뮈스카’란 이름으로 불리는 모스카토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에서 널리 재배되는데 누구에게나 와인에 대한 즐거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마법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다. ‘아스티 스푸만테’처럼 센 스파클링은 아니고, 약발포성 와인으로 보면 된다.
출 처 : DDongA
매일 마셔도 편안한 맛… 전골요리에 그만
○카스티요 데 몰리나 리제르바 카베르네 소비뇽(Molina Reserva C/S, 2006)
크리미한 느낌이 근사하게 목을 적신다. 오픈해서 바로 마셔도 진가를 드러낸다. 탄닌은 부드럽고, 산도 또한 적당해 누가 마셔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이 가격 대 프랑스 와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맛을 선사하니 기분은 하늘로 날아갈 듯 하다. 사실 이런 와인이야 말로 데일리 와인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거다. 와인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진정으로 삶과 함께 하는 와인 말이다. 함께 한 일본 전골 요리와도 멋들어지게 어울린다.
최성순 와인21닷컴 대표는 “보통 와인을 처음 마시면 향이나 맛이 튀는 느낌이 있는 데 그런 게 전혀 없다. 편하게 마실 수 있다. 진정한 에브리 데이 와인이다. 평소에도 자주 마시는 데 마실 때 마다 좋다”고 평가했다.
칠레 ‘산 페드로’사에서 만든 와인으로 2005년 ‘인터내셔날 와인 챌린지’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몰리나 포도원은 1200ha로 단일 포도원으로는 남미 최대 규모다.
스코미향의 묵직한 맛… 삼겹살에 딱!
○메달라 카베르네 소비뇽(Medalla C/S, 2005)
1983년 ‘메달’이라는 뜻의 이름을 달고 처음 선보인 이 와인은 이름 그대로 많은 메달을 땄다. 2004년 ‘베스트 아르헨티나 와인’으로 뽑혔고, 2006년 ‘인터내셔날 와인&스피리츠 컴피티션’에서는 금메달을 받았다. 입 안을 사로잡는 탁월한 맛에 수긍하게 된다.
코 안을 지나 폐까지 훑고 지나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스모키한 향과 무게감을 지니며 탄탄하게 균형 잡힌 맛은 풀 바디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삼겹살에 소주를 주로 즐기는 남자 직장인들도 쉽게 만족감을 드러낸다. 직장인 김홍진 씨는 “와인을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닌데 이건 정말 맛있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고기랑 먹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남미에서 가장 큰 와인그룹 ‘트라피체’사에서 와이너리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와인이니 어찌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빌라 안티노리 비앙코(왼쪽), 디안느 드 벨그라브
○빌라 안티노리 비앙코
(Villa Antinori Bianco, 2007)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의 김현수 소믈리에는 첫 한모금을 마신 뒤 “맛있다”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잘 익은 열대 과일향이 난다. 망고향과 자몽의 신선한 느낌이 있고, 혀 안에서 느낌이 좋다. 아주 경쾌하다. 우리 바에서 하우스 와인으로 써도 될 것 같다. 이 가격이면 정말 해피하다”고 그는 말했다.
‘빌라 안티노리 비앙코’는 이런 와인이다. 경쾌하고 산뜻한 느낌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모습을 갖췄다. 성인이 되기 직전 소녀의 상큼한 미소 같은 느낌, ‘Gee'를 부르는 소녀시대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이라는 평가답게 과일 향과 기분 좋은 산미가 와인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어필할 듯 하다. 1931년 처음 생산된 이후 79년째 전 세계 사람들에게 행복한 미각을 전달하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안티노리는 토스카나를 상징하는 와인 명가로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다수 갖추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티냐넬로’를 비롯해 ‘솔라이아’, ‘구아도 알 타소’ 등은 마시는 날이 행복한 날이다. 안티노리는 또한 와인명가 협회(PFV)의 회원사이다.
○디안느 드 벨그라브
(Diane de Belgrave, 2006)
‘디안느 드 벨그라브’는 보르도 그랑크뤼 5등급 ‘샤토 벨그라브’의 세컨드 와인이다. 와인을 좀 마셔 본 사람들은 라벨만 보고 세컨드 와인임을 쉽게 추측할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과연 그 맛은 어떨까. 체리향이 기분 좋게 코를 간질이고, 목을 타고 넘어가는 미디엄 바디의 액체는 산미의 시원한 퍼짐을 선사한다. 탄닌 또한 차분하게 혀에 달라붙는다. 입안에서 굴리자 탄탄한 무게감까지 느껴진다.
샤토 벨그라브는 원래 프랑스 보르도에서 사냥터로 유명했다. 1740년 루이 14세의 사냥터로 만들어져 프랑스 왕가의 여름 사냥터로 인기를 모은 곳.
그런데 이 곳의 포도원 또한 뛰어나 1855년 그랑크뤼 5등급에 지정됐다. 1979년 유명 네고시앙 ‘두르뜨’가 운영을 맡은 후 1987년 세컨드 와인 ‘디안느 드 벨그라브’를 처음으로 만들었는데 퍼스트 와인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와인전문가 안준범 씨는 “적당한 산도와 휘감는 맛이 좋고, 피니시도 잘 떨어진다. 밸런스도 뛰어나다. 산도, 탄닌, 알코올이 잘 조화된 잘 만들어진 와인이다. 맛있다”고 평가했다.
참고로 ‘디안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이다.
카이켄 울트라 카베르네 소비뇽(Kaiken Ultra Cabernet Sauvignon) |
○카이켄 울트라 카베르네 소비뇽(Kaiken Ultra Cabernet Sauvignon)
딱, 이 가격대의 소비자를 위한 와인으로 만들어진 느낌이다. 미디엄 바디에 과일향이 풍부하게 올라오고, 탄닌과 산도 또한 적당하게 자리 잡고 있다.
친구, 연인, 지인들과 편하게 와인을 즐기고 싶은 경우라면 가격적으로도 부담 없고, 후회를 주지 않는 선택이 될 듯 하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피어나는 향은 너무 너무 근사하다. 프랑스의 고가 와인에서 주는 느낌을 살짝이나마 경험할 수 있다.
산도 또한 날카롭지 않고 시원하게 퍼져 좋다. ‘와인21닷컴’의 최성순 사장은 “첫 향기가 좋다. 부드럽고 과일의 농익은 향기다. 알코올이 강하고 열정적인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알코올이 강한 와인은 좋아하지 않지만 맛있다”고 평가했다.
이 와인은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칠레 와인 ‘몬테스 알파’의 생산자 아우렐리오 몬테스가 만든 와인이다. 강한 캐릭터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베이스로 아르헨티나의 대표 품종인 말벡을 블렌딩 해 새로운 느낌을 주려했다는 게 생산자의 설명이다.
카이켄은 칠레 원주민어로 안데스 산맥의 양쪽을 오가며 사는 오리를 뜻한다. 칠레(기술)와 아르헨티나(땅)의 합작을 뜻한다. 2005 빈티지는 와인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89점을 받았다.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Peppoli Chianti Classico) |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Peppoli Chianti Classico)
63시티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의 김현수 소믈리에는 “지금 먹기에는 좀 덜 영글었지만 산도가 기분 좋게 튄다. 상당히 힘이 있고, 산도와 탄닌의 밸런스도 좋다. 피니시는 산도가 이끌어간다. 베리 향도 많이난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와인은 산미가 특징이다. 이 때문에 산미가 강하게 나는 와인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탈리아 와인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와인이 강한 산미로 입을 자극한다는 생각은 이탈리아 와인을 많이 마시지 않고 만들어진 선입견에 불과하다. 분명 산미를 메인 캐릭터로 갖고 있지만 이게 탄닌과 알코올과 밸런스를 이룰 때 절묘하고 근사한 맛을 선사한다.
키안티 클라시코는 대체적으로 산미가 강한 편인데, 페폴리는 다르다.
매끈한 탄닌과 미디엄 바디의 액체는 기분 좋게 목젖을 때리는 산미로 답한다. 무엇보다 프랑스 와인처럼 열리기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오픈해서 바로 마셔도 맛있다.
이탈리아 와인 명가 ‘안티노리’사가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600주년을 기념해 매입한 페폴리 포도원에서 생산한다. 안티노리는 1385년 피렌체 와인 길드에 가입한 이래 26대에 걸쳐 600년 넘게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낯설은 포르투갈산 … 황홀한 목넘김 일품
○보르바 레세르바 코르크 라벨(Borba Reserva Cork Label)
와인포털사이트 ‘와인21닷컴’의 최성순 사장은 한 입 맛보더니 병 안에 갇혀 있던 와인의 견고함을 직감한 듯 디캔팅을 요구했다.
시간이 좀 지나자 와인은 열리기 시작했다. 처음 오픈했을 때는 입 안에 감도는 질감은 괜찮았지만 향도 별로였고, 목 넘김은 묵직한 첫 인상과는 달리 물처럼 뚝 떨어졌다.
시동을 거니 굉음으로 기대감을 준 엔진이 밟아도 속도가 나지 않는 차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와인의 진가는 분명 숨어 있었고, 디캔팅은 기다림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했다. 딸기향을 필두로 과일향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탄닌도 더욱 느껴진다.
목 넘김 또한 원하는 대로 부드럽게 잘 나가는 차로 변신한다. 최성순 사장은 “디캔팅을 하고 나니 아주 부드럽다. 맛있다. 매력적이다. 디캔팅 이후에도 맛이 금방 사라지지 않고 오래 간다”고 평가했다. 와인바 ‘와이너리’ 이승호 사장은 “가격 대비 아주 좋은 와인이다. 예전부터 좋아했다”고 치켜세웠다.
이 와인은 에티켓이 재미있다. ‘BORBA’라고 적힌 글씨 주위로 코르크 문양이 있다. 그래서 ‘코르크 라벨’이라 불린단다.
코르크 세계 최대 산지가 포루투갈임을 상기시킨다.
생산지인 포르투갈 알렌테쥬 지역은 낮은 강우량, 더운 여름, 춥고 건조한 겨울로 포도 재배에 있어 좋은 여건을 갖췄다. 알렌테쥬 최초의 협동조합 ‘아데가 보르바’에서 만든다.
아데가(Adega)는 포르투갈어로 와이너리를 뜻한다.
안데스 산맥의 맛 … 바비큐와 찰떡궁합
○오크캐스크 카베르네 소비뇽(OakCaskCabernet Sauvignon)
친구들과 함께 펜션으로 여행을 떠났다. 앞에 마련된 바비큐 석쇠 그릴에 돼지고기 목살을 올리자 침을 꼴깍 넘어가게 하는 향이 섞인 연기가 피어났다.
바로 이 순간 곁들일 와인이 생각났다. 편하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바비큐의 감칠맛을 더욱 생생하게 만든다. 연기가 만드는 향과 와인에서 느껴지는 스모키 향이 어울린다.
‘오크캐스크 카베르네 소비뇽’은 그런 와인이다. 2만원대의 부담 없는 가격에 여행의 행복한 풍미를 돋운다. 물론 집에서 불판에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도 좋다.
와인펍 ‘부숑’의 노경남 소믈리에는 “부드러운 탄닌이 기분 좋다”고 평가했다. ‘부숑’의 강경선 사장은 “가격 대비 최고다. 우리 집에서는 말벡을 쓰고 있는데 묵직한 느낌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이 와인은 남미 최대의 와인그룹 ‘트라피체’에서 만든다. 안데스 산기슭의 아르헨티나 멘도자 지역에 위치한 이 곳은 미셸 롤랑과 함께 ‘이스카이’를 만들어 유명한 곳. 2004, 2006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IWSC(국제주류품평회)에서는 ‘올 해의 아르헨티나 와이너리’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크캐스크는 레드 와인은 12개월, 화이트 와인은 9개월 동안 오크 숙성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이름도 오크캐스크라고 지었다. 안데스 산맥의 고도와 풍부한 일조량을 느껴보고 싶지 않은가.
1865 리미티드 에디션. |
○1865 리미티드 에디션(1865 Limited Edition)
향은 강하지 않지만 선명한 루비 레드 컬러 액체가 산미를 풍기며 입 안으로 들어오고, 목을 타고 내려갈 때도 ‘쏴아∼’하게 퍼진다. 아주 기분 좋은 산미다. ‘1865’도 좋지만 리미티드 에디션은 확실히 더욱 고급스런 맛이다. 하기야 한정 생산인데 어련하겠냐. 구조감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와인전문가 안준범 씨는 “칠레 와인의 느낌이 확 난다. 칠레 와인은 떫은 맛에서 주는 단 느낌이 있는 데 고스란히 잘 느껴진다. 하지만 향이 강하지는 않고, 입 안에서는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칠레 와인이 알코올 도수가 지나친 편이라면 이 와인은 적당히 균형감이 있다. 잘 만들어진 와인이다”고 평가했다.
1865 리미티드 에디션 2006은 처녀 빈티지로 희소성이 높다.
국내에는 1000 케이스만 수입될 예정. 생산회사인 산 페드로는 ‘1865’보다 더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1997년 안데스 산맥 밑자락에 위치한 카차포알 밸리에 포도원을 조성했고, 이곳에서 자란 쉬라와 카베르네 소비뇽을 블렌딩해 탄생한 작품이 바로 1865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참고로 1865의 이름은 산 페드로의 설립연도에서 따왔다.
국내에서는 수입사인 금양인터내셔날의 ‘18홀을 65타에’라는 골프 마케팅으로 인해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산 페드로가 에티켓을 한국용으로 따로 제작해 만들기도 했다.
그랑 마레뇽. |
○그랑 마레농(Grand Marrenon)
저가 와인인데도 입 안을 가득 채워주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매끄러운 바디에 드라이하면서 적당한 산미가 마음을 금새 풍요롭게 한다.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굴뚝이 딸린 시골집 부엌에서 갓 끓인 스프에 바게트를 찍어 먹으며 곁들여도 좋을 것 같은 소박한 행복을 선사한다.
레스토랑 가든 플레이스의 김용희 소믈리에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알코올이 높은 편인데도 그르나슈가 유연하게 만들어 마시는데 부담 없다.
부드러우면서도 거친 골격이 느껴진다. 하지만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거칠지 않다. 여성들도 마시기 좋은 와인이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와인 전문지 ‘기다셋 데 뱅(Guide Hachette des Vins)’이 3만5000종의 프랑스 와인을 대상으로 벌인 테이스팅에서 상위 0.8%에만 부여하는 ‘3 star’등급을 받아 가격 대비 탁월한 품질을 인정받았다.
생산회사인 ‘셀리에 드 마레농’은 프랑스 남동부 꼬뜨 뒤 루베롱 지역의 와인 생산자 연합으로 36개 와이너리가 연합해 만들었다.
이 곳에서 생산한 와인은 중간 상인인 네고시앙을 거치지 않고 판매해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셀리에 드 마레농 측은 “짙은 빛깔과 완숙한 과일 풍미,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남프랑스 특유의 와인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참 꼬뜨 뒤 루베롱은 꼬뜨 뒤 론에 부속된 지역이다.
몬테스 클래식 샤도네이. |
1만원대 샤도네이의 맛 “오! 놀라워라”
○몬테스 클래식 샤도네이(Montes Classic Chardonnay)
산미도 좋고, 단미가 강하지 않은 풍미로 살짝 어울려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금색을 띄는 액체는 복숭아와 열대 과일 향을 풍기며 코를 스쳐 지나가고, 중간의 단미는 마지막 산미로 산뜻하게 마무리 된다.
입 안에서 ‘쏴∼하게’ 퍼지는 산미가 신선하다. 애피타이저로 마시면 좋을 듯. “오크 터치에 감미롭고, 부드러워 마시기 좋다. 샤도네이 100%면서도 소비뇽 블랑하고 믹스된 느낌이다.
데이트할 때 편하게 마실 수 있고, 여러 음식과도 무난하게 매치된다. 몬테스 와인은 알파 뿐 아니라 클래식도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와인바 ‘와이너리’의 이승호 사장의 평가.)
1988년 아우렐리오 몬테스가 설립한 ‘몬테스 와이너리’는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와인 스타일로 국내에서 특히 인기다. 알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클래식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이 와인의 50%는 미국산 오크통, 나머지 50%는 스테인레스 탱크에서 숙성하는데 과일느낌이 생생하다. 클래식 보다 상위 단계인 ‘몬테스 알파’또한 탁월한 맛이다.
돈을 좀 더 쓸 수 있다면 몬테스 알파까지 추천한다. 몬테스는 칠레의 핵심 산지 쿠리코 밸리와 콜차구아 밸리의 430ha에 달하는 포도밭에서 와인을 만들고, 이 중 95%를 83개국에 수출한다.
샤토 페이 리 뚜르. |
말랑거리는 곶감처럼 풍부한 질감 굿!
○샤토 뻬이 라 뚜르(Chateau Pey La Tour)
가넷의 붉은 색상 액체가 목을 넘어갈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과연 이게 3만원대 보르도 와인이 맞냐’라는 거다.
미디엄 바디에 부드러운 탄닌과 적당한 산도의 조화는 치즈와 썩 잘 어울린다. 입 안에서 부드럽게 도는 느낌에 치즈가 함께 섞이니 치즈는 더욱 풍부해지고, 와인은 말랑거리는 곶감처럼 질감을 선사한다.
“처음 마셨을 때도 맛에 놀랐다. 이 가격 대 이런 맛이라니. 2007 빈티지인데 2005 또는 2006 빈티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직 ‘영’(young)한데도 입 안에 차는 느낌이 놀랍다. 마시기 편한 스타일이다.”(레스토랑 ‘가든 플레이스’의 김용희 소믈리에 평가.)
샤토 뻬이 라 뚜르는 보르도 살베프 지역의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해 가장 좋은 재배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2007년 ‘프랑스 최고의 와인 프로듀서’로 선정된 ‘두르뜨’가 만든 또 하나의 ‘밸류 포 머니’와인이다. 2005, 2006 빈티지가 모두 ‘인터내셔날 와인 챌린지’에서 동메달을 받으며 품질을 인정받았다.
단, 한 가지 마실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오픈해서 잔에 따랐을 때는 놀라운 맛을 선사하지만 4만원 미만의 보르도 와인인 관계로 시간이 20여분 경과하면 물처럼 밍밍해진다.
따르지 않고 병에 있는 상태는 괜찮으니 마실 정도로 적당히 따라 마시는 게 최상의 컨디션으로 마실 수 있는 방법이다.
무통 까데 레드. |
부드럽고 편안한 맛… 언제 어디서나 OK
무똥 까데 레드(Mouton Cadet Red)
미디엄 바디의 액체는 처음에는 다소 텁텁하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1200만병이 팔릴 정도로 인기인데 첫 맛은 왜 이럴까. 하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이유를 깨닫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드러워지고, 점점 초콜릿 향을 발산하면서 여인이 고혹적인 옷으로 갈아입은 듯한 인상을 풍긴다. 메를로의 부드러움이 발산하니 3만원대 보르도 와인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 아닌가 싶다.
와인포털사이트 ‘와인21닷컴’ 최성순 사장은 “처음부터 사람들은 ‘무똥 까데’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나도 그랬다. 보르도 와인 치고는 부드럽고, 나무 향기가 있고, 술술 잘 넘어간다.
그러면서도 보르도 특유의 스파이시한 향이 느껴진다. 무똥 까데만의 매력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웬만한 음식하고도 잘 어울린다.
마시기 편하면서 훌륭한 와인이다”고 말했다. 보르도 그랑크뤼 1등급 와인 ‘샤토 무통 로칠드’를 만드는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사’에서 나온 대중적인 와인이다.
보르도 최고 와인의 명성을 등에 업은 것도 인기의 한 몫을 했다. 최소 100만원 가까이 줘야 살 수 있는 샤토 무통 로칠드를 일반인들이 마시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무똥 까데는 쉽게 사 마실 수 있어 대리 만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칸영화제 공식 와인으로 쓰이기도 했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사는 보르도 와인 수출로는 1위 회사로 연간 2200만병의 와인을 생산하고, 총 생산량의 80%를 150개국에 수출한다.
트리벤토 골든 리저브 말벡. |
목을 타고 넘어가는 매끈한 질감 예술
트리벤토 골든 리저브 말벡(Trivento Golden Reserve Malbec)
초콜릿 향과 바닐라 향이 근사하게 코를 먼저 자극한다. 기분 좋은 여운은 보랏빛이 감도는 붉은 액체가 목을 타고 넘어가면서 놀라움으로 이어진다. 매끈한 질감, 입안을 포근하게 채우는 바디, 부드러운 탄닌, 피니시에서 나오는 잔 맛까지 와우∼. 만족스럽다. 매혹적이다.
7만원대 보르도 와인에서 과연 이런 맛을 낼 수 있을까. 이 가격대 이런 맛이라면 뉴월드 와인만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롯데호텔 공승식 소믈리에는 “오크가 가진 나무 냄새, 단미를 갖고 가는 토스트향이 있다. 처음 맡을 때는 모스크향이 나고, 프레시 되고 산화하면서 멋을 내는 와인이다.
말벡 100%지만 말벡 본연의 특성보다 2차적인 향을 많이 갖고 있다. 무게감이 있어 알코올(14.8도)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알코올, 산미, 단미, 탄닌이 적절하게 조화됐다.
가격 대비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트리벤토’는 1996년 칠레 콘차이토로 사와의 기술제휴로 아르헨티나 멘도자 지역에 설립한 와이너리.
‘트리벤토 골든 리저브 말벡’은 트리벤토가 역량을 집대성한 아이콘 와인(최고급 대표 와인)이다.
80년 이상 된 포도원에서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해 전통적인 방법으로 양조했고, 프랑스산 오크통 숙성과 병 숙성을 각각 12개월씩 거쳐 시장에 나온다.
2005빈티지는 ‘일본 와인 챌린지 2007’에서 금메달을 비롯 ‘디캔터 월드 와인 어워드 2008’ 은메달, ‘인터내셔날 와인 챌린지-UK 2008' 금메달 등을 수상했다. 국내에서 실시한 ’코리아 와인 챌린지 2008‘에서도 은메달을 받았다.
두르뜨 뉘메로앵 블랑. |
일본이 정점에서 떨어지고 있다면 한국은 급속하게 상승하는 시장이라 한국에 더욱 포커스를 맞추는 와이너리와 회사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국내 와인 소비자들은 어떤 와인을 사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지에 대한 정보를 그동안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이에 국내 최고의 스포츠레저생활 전문지를 지향하는 ‘스포츠동아’는 2009년 와인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가이드로 합리적인 소비를 이끌고, 이를 통한 한국 와인 시장의 성장을 일구기 위해 와인수입사들과 함께 가격 대비 맛(품질)이 뛰어난 와인을 찾아 소개하는 ‘밸류 와인(Value Wine)을 찾아서’ 캠페인을 진행한다.
차가워질수록 과일향·풀향 산뜻
○두르뜨 뉘메로앵 블랑(Dourthe Numero 1 Blanc·사진)
1840년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 설립된 두르뜨는 2007년 영국에서 열린 세계적인 와인품평회 ‘인터내셔날 와인&스피리츠 컴피티션’에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의 와인 프로듀서’에 선정된 보르도의 대표적인 네고시앙이다.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20번째 생일을 맞아 생산한 ‘두르뜨 뉘메로앵 블랑’2007 빈티지를 당시 보르도 브랜드 와인(샤토에서 자체 생산하지 않고, 네고시앙 등에서 만든 와인) 가운데 유일하게 추천했다.
파커와 더불어 와인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젠신스 로빈슨도 16.5점(20점 만점)이라는 상당히 높은 점수를 선사했다.
보르도의 유명 와인메이커 드니스 드부르디에와 크리스토퍼 올리베르가 15년 간 함께 연구해 만든 작품.
2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매우 뛰어난 품질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소비뇽 블랑 100%로 만든 이 와인은 과일향과 풀향이 산뜻하고, 입안을 채우는 느낌이 근사하다. 연두빛이 감도는 지푸라기색을 지닌 액체가 목을 타고 내려갈 때 경쾌함이 간질거린다. 온도가 미지근하면 불쾌한 신맛이 올라오지만 얼음에 잘 재워 차가워지면 매혹적인 향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와인바 ‘쉐조이’ 사장 겸 와인교육전문가 안준범씨는 “입안에서 부드러움, 적당한 무게감과 산미가 느껴지고 끝에 깔끔하게 끊어준다. 대신 피니시는 짧다. 아페리티프 해산물과 무난히 매치된다. 쉽게 마실 수 있는 스타일로 가격 대비 ‘해피’한 와인이다”고 말했다.
에쿠스 카베르네 소비뇽. |
한국인의 둥근맛에 안성맞춤
○에쿠스 카베르네 소비뇽(Equus Cabernet Sauvignon)
한국인은 둥근맛을 내는 스타일의 와인을 좋아하는데 그럼 점에서 안성맞춤이다.
술술 넘어간다. 깊고 진한 자주빛의 액체가 입 안을 진하게 꽉 채우면, 대중적으로 매끈하게 잘 만들어진 느낌을 받는다.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서원선 소믈리에는 “알코올이 많이 올라오는 게 다소 부담되지만 무난하게 과일향을 즐기면서 마실 수 있다. 산도와 탄닌이 적절히 배합됐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가격 대비 좋은 맛을 내는 와인이다”고 말했다. 참고로 라벨에 등장하는 말 그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다. 와이너리 ‘하라스 데 피르케’는 종마와 와인을 함께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아랄디카 모스카토 다스티. |
입안 간질이는 버블의 유혹
○아랄디카 모스카토 다스티(Araldica Moscato d'Asti)
모스카토 와인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입안을 간질이는 버블, 목젖을 타고 내려가는 달콤함, 산뜻한 산미까지 유쾌하고 경쾌하다.
‘아랄디카 모스카토 다스티’는 1만원대의 가격으로 이런 느낌을 모두 전달하니 너무나도 고마울 따름이다.
옅은 볏짚 빛깔의 액체는 상쾌한 청포도와 라임의 향을 동반하고, 이는 머리 속을 양 손가락으로 마사지 하듯 기분 좋은 코드를 만들어낸다.
남프랑스 지역에서 ‘뮈스카’란 이름으로 불리는 모스카토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에서 널리 재배되는데 누구에게나 와인에 대한 즐거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마법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다. ‘아스티 스푸만테’처럼 센 스파클링은 아니고, 약발포성 와인으로 보면 된다.
출 처 : DDon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