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얘기

2008.3.16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에 다녀왔어요...

봄이나라 2008. 3. 16. 22:50
지난 일요일 센트럴 시티에서 열린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에 유준엄마랑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파란에서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옮기면서 알게된 행사였는데, 2000명이 넘는 참가자와 다양한 강연 및 공연으로

신청마감일이 거의 다돼서 신청했는데, 운좋게 참가명단에 뽑혀서 다녀왔습니다.

원래 본인외에는 동반자나 같이 온 사람은 입장 불가라고 했지만, 유준엄마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거 같아
 
유준이를 동생집에 맡기고, 유준엄마랑 무작정 같이 출발했습니다.

원래 공식행사는 10시부터 였는데, 도착하니 11시가 다 돼가더군요...부랴부랴 주차하고, 등록대에 가니 본인이외에는

참석이 불가하다는 말을 하더군요...

뭐 어떻게든 되겠지하고, 행사장으로 가보니 뭐 별 제지 없이 안으로 같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두번째 세션인 건축가 류춘수 선생님의 강연이 막 시작되었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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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류춘수 선생님 강연

개인적으로 가장 큰 기대를 한 강연이었는데, 역시나 류춘수 선생님의 강연은 정말 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만이
 
뿜을 수 있는 포스가 강력하게 느껴지더군요...

건축설계는 그냥 뚝딱뚝딱 캐드로 설계하는 줄 알았었는데, 자연과 환경의 조화, 창의적인 디자인 및 인간의
 
안전등을 모두 고려한 자신만의 장인정신과 철학을 녹여내는 선생님의 얘기를 듣고있자니, 정말 소름이 돋더군요...


특히 상암 월드컵 경기장 설계 공모 당시,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 포스코등 모든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한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팀을 건설분야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삼성엔지니어링과 함께 경쟁하여 프로젝트를
 
따낸 히스토리를 설명할때는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오더군요..

3개월 제안 준비 기간 중, 첫 1달동안에 완성한 설계안을 포기하고, 경기장 관람차 출장가던 파리 비행기 안

잡지에서 본 방패연 모양에 영감을 얻어 그자리에서 스케치 시작과 동시에 설계안을 통째로 다시 시작해서
 
수주한 걸 보면 이건 천재가 아니면 하기 힘들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손으로 그린 설계 도면과 나중에 실제 지어진 상암 경기장이 정말 똑같은 걸 보니, 입이 벌어집니다.


하지만, 강연 마지막에 하신 선생님의 말씀은 바로 "프로는 매일 연습한다" 였습니다. 그냥 붓이나 연필로
 
슥슥 설계도를 스케치 하는 것이 바로 매일 피나는 연습의 결과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동시에,

내가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더군요...

강연을 들으면서, 선생님이 설계한 자연과 하나가 된 한계령 휴게소와 상암 월드컵 경기장은
 
꼭 다시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동적인 세션이 끝나고 나니 바로 점심시간...

주최측에서 준비한 도시락이 나오고, 그냥 들어온 유준엄마는 도시락을 못받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도 네임택검사를 안하고 그냥 마구 나눠주더 군요....나중에 알고보니 준비한 도시락도 많이 남았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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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여명이 참석한 블로거 컨퍼런스...점심으로 도시락이 제공~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세션에서는 유준엄마는 요리블로거와 육아 블로거 스피치 세션을 들으러 가고,
 
저는 남아서 소설가 박범신씨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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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소설가의 강연

박범신 님의 세션에서는 최근 네이버에서 연재해서 큰 인기를 모은 촐라체 소설에 대한 소개와 글을 쓸때
 
염두해 두어야 할 것에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한동한 절필을 하고, 대중들과는 떨어져 히말라야와 함께 지내오시다가 다시 네이버에 촐라체 소설을 쓰게된
 
배경과 소설 내용을 재밌게 말씀해 주시더군요...

그리고 글을 쓸때는,

1. 글쓰는 자신이 확신이 있어야 한다.
2. 오감을 사용해 글을 써라.
3. 직유보다는 은유를...
4. 서론을 제거하고 스타트는 담대하게...

등의 내용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막상 그렇게 글을 쓰기가 쉽지 않지만요...



다음으로는, 오지여행가에서 월드비젼 긴급구호팀장으로 변신한 한비야씨의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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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비야씨의 열정적인 강연


워낙에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지여행가에 긴급구호 팀장으로 유명한 분이시가 처음 보는데도 낯설지가 않더군요...

58년 개띠, 우리나이 51살의 처녀로 전 세계를 무대로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대단했습니다.

자신이 세계일주를 하고 여행을 다니다가 긴급구호라는 일을 하게된 계기가 바로 바로 케냐의 한 의사로 부터 들은

"이 일이 제 가슴을 뛰게 해요" 라는 말 한마디에 가슴에 불이 붙어 현재의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아직도 그 말이 가슴속에서 활활 타고 있다고 합니다.

강연 내내, 매일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나는 정말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있는 건가?' 라는 것을 고민하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또 한가지. 우리 인생을 축구와 비교하면서, "우리 인생도 90분 전후반 축구경기와 똑같다."

이제 30대 40대 초반은 아직 전반전도 안끝난 상황이라며,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것이다" 가 아닌

"두드려라 열릴때까지!" 를 자신의 일기장 표지에 아직도 써놓고 다니신다고 합니다.

워낙에 열정적인 분이시라, 말도 빠르고, 성격도 급해 보였는데, 짧은 강연시간 내에 많은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오전에 도착해서 내리 강연 3개를 듣고 나니 머리도 띵하고, 다음 세션에서는 그리 팍 와닿는 세션이 없어서
 
유준엄마와 아래에 있는 센트럴 시티를 구경하러 내려갔다 왔는데, 사람 정말 많더군요...

죽전 신세계만 가다가 여기 신세계 와보니 사람들로 바글바글....

유준엄마는 고속터미날 인테리어 상가를 구경간다고 가고, 저는 다시 마지막 강연 들으러,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마지막 강연은 실크로드학의 석학이신 정수일교수님의 열린 조선이라는 강연이었습니다.

사실 다른 여행 블로그 이야기나 사진 리터칭 기법등의 보다 재밌을거 같은 세션이 있었는데,

평소에 관심이 있어 책으로도 사봤던 실크로드 문명기행기의 저자인 정수일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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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일 교수님의 열린 조선 강연
 

강의 내용은 옛날부터 알려진 은둔의 나라 조선, 쇄국의 나라 조선이 사실은 많이 왜곡된 역사이며,

실제로는 예로 부터 개방과 외국과의 문물교류에도 상당히 적극적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세계에서도 인정한 우리나라의 최초 세계지도 소개와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은 밀려드는 외세에 대항하여

일종의 자구책으로 쓴 10년간의 정책이며, 그 나머지 400년 이상은 개방정책이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일본의 경우 240년 이상을 쇄국정책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서양문물을 빨리 받아들였고,

우리나라는 쇄국정책으로 나라 발전이 늦어졌다는 잘못된 교육을 받아왔다고 하셨습니다.

집에 있는 실크로드 문명기행 책을 가지고 왔더라면, 싸인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더군요...



모든 강연을 마치고, 마지막으로는 숙명여대 가야금 연주 공연과 비보이 공연이 펼쳐졌는데, 나름 신나더군요...



하루종일 강연을 들으면서, 육체적인 리프레쉬가 아닌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마구 공급되는
 
신선한 느낌을 받고 왔습니다.


여담으로 이 행사를 주최하고 진행한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의 류한석소장이 저의 고등학교 동문 친구여서
 
더욱더 행사가 뜻깊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학교 다닐때 동문회나 동기모임에서 몇번 보고 거의 15년 넘게 만에 잠깐 인사를 했는데,

음..예전보다 살이 많이 올랐더군요..


이런 대형 행사를 마련하고 준비하는게 엄청나게 힘들고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라는걸 아는 저로서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친구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