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는 대학동기인 진원이와 창신이 가족들과 함께 속초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진원이네 가족은 첫째 은재가 2학년, 둘째 딸 연수가 4살, 창신이네는 5살 상효, 그리고 7살 우리 유준이 해서 애들만 4명이다. 휴가기간 내내 애들은 별 탈없이 애들끼리 잘 노니까, 어른들이 편했다...
세가족이 함께 놀러간것이 유준이가 뱃속에 있을때, 가평으로 놀러간 이후 처음이니, 거의 7년만에 같이 놀러간 것이다.
일정은 8월 15일에서 19일까지 4박5일. 숙박장소는 창신이가 한화설악콘도와 영랑호리조트를 미리 예약해서 숙박은 해결되었으니, 따로 준비할 것은 별로 없었고, 14일까지 내리 비가 계속 오더니, 우리 휴가기간 동안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가기 전까지 유준엄마가 휴가를 낼수 있을지가 정해지지 않아 마음졸였는데, 결국 유준엄마는 16일 휴가를 못내서 유준이랑 나랑만 15일날 출발하고, 유준엄마는 16일 저녁에 따로 오기로 했다.
드디어, 광복절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유준이랑만 함께 6시 정도에 출발을 하였다.
가는동안 연락을 해보니 창신이네도 비슷한 시간에 출발을 했고, 진원이네는 조금 늦게 7시 넘어서 출발을 한듯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창신이네랑 만나서, 우선 하조대 해수욕장으로 가서 만나기로 했다.
하조대 가기전 38선휴게서에 들러 사진 한방~~
하조대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0시정도 였는데, 주차도 무료고, 사람도 별로 없는게 놀기에 딱 좋다. 날씨는 구름이 많이 끼어, 중간중간 해가 나는 정도였는데, 해가 날때는 햇볕이 장난아니게 뜨겁다.
가져간 그늘막을 치고, 자리를 셋업하고 나니 땀이 줄줄 흐른다. 고민할거 없이 바닷물로 뛰어 들었는데, 뭐야 이거 바닷물이 얼음장같다.
수영을 한번 하고 나오면, 온몸에 오한이 들정도로 춥다. 중간중간에 치킨도 시켜먹고, 맥주도 마시고 하니 시간은 잘 간다.
제일 나중에 출발한 진원이네는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있었는지 엄청 막혀서 2시가 넘어서야 하조대에 도착했다.
우선 점심을 백사장에서 짜장면과 볶음밥, 짬뽕을 시켜서 해결하고, 계속 놀았는데, 아뿔싸, 구름도 많이 끼고 바닷물도 차갑고해서 썬크림을 어깨쪽하고 등쪽만 살짝 바르고 놀았는데, 이날 저녁때 보니깐 완전 화상을 입은 거 같이 앞쪽과 얼굴이 벌겋게 익었다.. 이 여파로 지금 온몸에서 허물이 벗겨지고 있다...
5시 정도까지 놀다가 공동 샤워장에서 애들 데리고, 씻기고 정리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
가는 길에 속초 중앙 시장에 들러 회를 떠서 콘도에 도착하니 8시가 넘었다.
회는 광어 1마리, 우럭1마리, 참돔 1마리, 오징어 3마리와 매운탕 거리 포함해서 5만5천원...
콘도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는데, 애들이 모두 회를 엄청 먹어댄다..
저녁을 먹고, 애들을 재워야 하는데 요놈들이 좀처럼 자려고 하질 않는다. 어렵사리 애들을 재우고, 남자들 끼리는 소주와 맥주를 벗삼아 새벽 2시까지 오랫만에 회포를 풀었다.
다음날은 진원이가 회사에 미팅일정때문에 다시 서울로 올라갔다가, 저녁에 와야해서 서울로 출발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유람선을 타러 갔다.
오늘도 햇볕은 장난아니게 뜨겁다.
유람선 선착장
유람선은 배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속초 앞바다를 돌아다니는 건데, 어른 요금이 13000원, 애들이 8000원 정도 였던거 같다.
배가 출발하자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먹으려고 엄청 모여든다.
배타기 전에 새우깡은 필히 구입하자.
바다를 바라보는 유준군
갈매기들과 한참을 논후, 배 앞으로 가니 모자가 다 날라갈 지경으로 바람이 장난아니게 불어대는게 엄청 시원하다.
유람선을 타고나니 또 출출하다. 그래서 우리는 점심을 속초에서 유명하다는 물회집으로 가서 먹기로 하고, 가진항 입구에 있는 광범이네 물회집으로 향했다.
가보니 역시나 유명한 집인지, 손님이 많은데, 물회를 보니 좀 매울 꺼 같아 애들꺼는 안맵게 해달라그랬는데, 막상 나온 물회를 보니 애들꺼나 어른꺼나 별반 차이없이 색깔이 뻘겋다.
애들이 먹어보더니 역시나 맵다고 못먹는다. 주인아줌마를 불러 애들꺼를 안맵게 해달라고 그랬는데, 왜이리 맵냐고 하자, 그게 안맵게 한거란다.
내심 열받아서, 아니 애들이 매워서 못먹는데, 본인들이 안맵다고 하면 어쩌냐 다시 해올수 없냐고 하자, 이미 만든건데 어떻게 다시하냐고 한다. '이거 장사가 잘되니 배가 불렀구만..'
그래서, 애들은 그냥 미역국에 밥말아 먹이고, 어른들꺼를 먹는데, 역시나 맵다.
얼음이 둥둥 떠있는 거에, 회와 양념이 조화되어 시원하게 먹으면서 국수를 같이 말아서 먹는건데, 개인적으로는 그저그랬다.
점심을 먹고, 우리는 뙤약볕속에서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는데, 창신이네는 창신이 아들인 상효가 바다를 엄청좋아해서 무조건 바다를 가야한단다.
이런 뙤약볕속에 애들 바다에 풀어놨다가는 다 익어버릴꺼 같아서, 일단 우리는 낙산에 있는 곤충생태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유준이와 은재를 데리고, 난 곤충생태 박물관으로 가고, 나머지는 낙산해수욕장으로 가서 나중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막상 곤충생태 박물관에 도착하니, 8월 14일까지만 오픈했고 폐관을 했다는 것이다.
안내원한테 물으니, 근처에 선사유적박물관이 새로 오픈을 했다고해서 다시 그곳으로 향했다.
선사유적박물관은 얼마전에 일부가 개관을 해서 올해말까지는 입장료가 무료다.
엄청 더운 날씨에 박물관안으로 들어가니 냉방이 잘돼어 있어 살거 같다.
박물관에 들어오자 마자 안내시스템을 조작하는 유준군...
스위치를 누르면 PDP가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유적지 설명이 나온다.
전시장 전경
발굴 유적지를 재현해 놓았다.
옛날 선사시대 어망
역사박물관에서 더위를 식힌 우리는 근처에 대명콘도에서 새로 개장한 쏠비치 리조트를 가보기로 했다.
쏠비치 리조트는 바닷가 바로 근처에 세워졌고, 콘도가 아니라 거의 호텔 리조트 수준의 시설을 자랑하고 있었다.
쏠비치 리조트 앞에서
여기에는 숙박시설과 함께 워터파크도 있는데, 워터파크 규모는 설악워터피아에 비해 규모가 작았다.
지하 쇼핑몰 있는 곳의 보드게임방에 들어가서 우노를 했다.
우노를 좋아하는 유준군이 우겨서 2판을 해서 내가 꼴찌를 했다.
쏠비치에서 나온 우리는 다른 일행이 있는 낙산 해수욕장으로 다시 향했다.
낙산해수욕장은 유명세에 걸맞게 사람도 많고, 쓰레기도 많았다.
낙산 해수욕장에서 지칠줄 모르고 노는 아이들
겁많은 유준군은 절대 머리를 물속에 집어넣지 않는다...-.,-
낙산 해수욕장은 어제 하조대 해수욕장 보다는 물이 그나마 좀 덜 차가와서 아이들이 놀기는 좀더 좋았었다.
얼마 안 놀았는데, 벌써 해수욕장 폐장시간이란다. 정리를 하고, 저녁을 콘도 근처의 황태구이집에가서 황태구이와 순두부로 해결하고, 콘도로 들어가니 몸이 녹초가 된다.
유준엄마가 일을 마치고 6시30분에 수원역에서 강릉행 버스를 탓다고 했는데, 도착이 9시 30분이란다.
유준엄마를 마중하러 다시 차를 가지고 강릉까지 가는데, 속초에서 강릉까지 가까운줄 알았건만, 70km에 시간은 1시간이 더 걸린다.
내심 어제 오늘 놀면서 유준엄마가 없어서, 특히 밥먹을때 유준이를 잘 챙겨주지 못한거 같아 마음에 걸렸었는데, 유준엄마를 만나고 나니 반갑고 안도가 된다.
다시 콘도로 돌아가니 아이들과 어른들이 이미 다 잠들어 있다.
서울로 올라간 진원이는 새벽 2시나 돼야 온다그러고, 창신이도 잠들고 해서 TV 보다가 나도 소파에서 그대로 잠들었다.
어느덧 셋째날 아침이 밝았다. 아이들은 아침 일찍부터 깨서 지들끼리 왔다갔다 신이 나있다.
셋째날은 어디로 갈까 서로 고민하다가 계곡으로 놀러 가기로 했다.
계곡으로 놀러가려면 버너와 코펠등이 있어야 고기도 구워먹고 하는데, 아무것도 준비를 안해와서, 즉석에서 이마트 가서 다 사기로 했다.
휴가기간 내내, 이마트는 하루에 한번씩은 꼭 들린거 같다.
이마트 가서 돼지고기랑 야채랑 부르스타, 코펠등을 사들고 우리의 목적지인 미천골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을 따라 미천골 자연휴양림에 도착하니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야한다. 차 3대에 사람수, 그리고 들어가서 이용할 평상 1개를 빌리는데 19000원 가량이 들었다.
표를 사고 다시 좁은 길을 따라 구비구비 올라가는데, 한참을 가도 야영장이 안나온다.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번갈아 가면 한참을 올라가니 야영장이 보인다.
이때가 이미 2시가 넘어서 아이들은 배고프다고 난리를 치고, 얼른 평상하나를 잡아서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고기를 코펠 뚜겅에 굽고, 아 배고파라~~
우선 애들부터 고기를 구워 먹이는데...
배가 고파서 인지 정신없이 먹어대는 유준군
아무 생각없이 삼겹살을 2근만 사왔는데, 아이들이 반이상을 먹어치운다...
계곡물 옆에서 구워먹는 삼겹살의 맛은 아~~ 아이들이 먹어대는 양을 보니 삼겹살을 더 사올껄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내일은 고기를 왕창 사리라 다짐을 먹고, 아쉬운대로 입맛을 다시며 삼겹살을 먹고나니, 살거 같다...
밥을 먹고난 후, 옆의 계곡에서 아이들은 신이나서 놀고....
신이난 유준군
이리 와봐요~~여기 뭐 있어요 라고 외치는 유준군
다 놀고 난 후 물기를 닦는 유준군
계곡 물에서 노니깐 나중에 따로 안씻어도 되서 엄청 편하다...계곡물은 무지 맑고 놀기에도 적당히 시원하다.
생각같아선 이런데서 며칠 묶으면서 놀고 싶지만, 숙소가 이미 예약되어 있는 우리들은 두번째 숙소인 영랑호 리조트로 향했다.
영랑호 호수 주변에 있는 영랑호리조트
영랑호 리조트는 메인 콘도동과 호수 주변의 빌라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리가 예약한 곳은 빌라동이다.
각 빌라별로 독채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가족 정도 지내기 딱 적당한 크기이다.
숙소 앞 영랑호 전경
숙소 내부...지어진 지 오래되서 시설은 좀 낡았다.
계곡에서 점심을 늦게 배터지게 먹은 터라 저녁은 대충 치킨으로 때우자는 의견이 나왔다.
리조트 근처의 치킨집으로 가서 치킨 두마리와 맥주를 사와서 다 먹어 치우고는 바로 꿈나라로....
아침에 눈을 뜨니 벌써 토요일 아침이다...매일 저녁 술을 먹는데도 이상하게 몸이 가뿐하다...벌써 내일이 돌아가는 날이니 오늘이 휴가 마지막날인 셈이다...정말 노는 시간은 빨리 가는 거 같다.
어제 계곡에 필받은 우리들은 오늘도 어성전 계곡이라는 곳으로 목적지를 잡았다.
가는 중간에 들린 외옹치항
각자 따로 출발해서 우리는 몇몇 항구를 답사하고, 나머지 일행은 이마트들려서 장을 보고 출발했다.
네비게이션을 따라 어성전 계곡 근처에 가니 계곡이 거의 하천 수준으로 넓다.
일행들과 만나서, 놀기 적당한 장소를 찾던중 야영장 비슷한 곳이 나온다.
들어가서 주차를 하니 차량 1대당 5000원의 주차비를 받는다.
짐을 내려서 계곡 건너편으로 갔다가 그늘도 부족하고, 물살이 너무 세서 아이들이 건너기도 만만치 않다.
다시 짐을 챙겨들고 원래 장소 쪽으로 와서 자리를 잡으니 땀이 범벅이 됀다.
아이 엄마들이 고기를 구우면서 우선 먹고, 남자들과 아이들은 계곡물 속으로 풍덩~~~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어제보다 계곡이 넓고 물도 깊은 곳은 어른 키를 넘는다.
어성전 계곡은 어제 미천골자연휴양림보다 계곡의 폭이 엄청 넓고 물도 깊다. 고기도 많다고 해서 그물 반도를 사가지고 갔는데, 웬걸 물고기들이 엄청 빨라서 집에 갈때 까지도 한마리도 못잡았다.
한참을 놀고 엄마들이 구워 놓은 삼겹살을 먹으로 고고씽~~!!
오늘은 4근을 사와서 정말 원없이 먹었다..
잠자리한테 과자를 주는 유준군
엄청 먹고 나서 아이들은 그늘막 안에 들어가서 잠자리를 가둬 놓고 한참을 신나게 논다.
덕분에 아빠들은 잠자리를 열라게 잡아줘야만 했다.
잡은 잠자리를 가둬 놓고 신나하는 아이들
참고로, 이 그늘막은 원래 옥상 테라스에서 설치해 놓고 유준이랑 본부놀이를 하려고 산건데, 이번 휴가때 아주 잘 써먹었다.
이 그늘막은 코베아에서 나온 거로 배송료 포함해서 3만원 정도 주고 샀는데, 해변에서도 다른 싸구려 그늘막은 밑 바닥 부분이 없어서 바람이 조금만 불면 쓰러지고 했는데, 이 제품은 텐트처럼 바닥이 있어 웬만한 바람은 견딜 수 있는 구조이다.
그늘막 안에서 한참을 놀던 아이들은 다시 계곡물로 들어가서 지치지도 않는지 계속 논다.
어느덧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 다 됐는데도, 아이들은 발동이 걸렸는지, 계곡물 위까지 걸어가서 튜브타고 내려오고, 또 올라가서 내려오기를 계속 하고 있다.
집에갈 생각을 안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오는길에 송이골이라는 송이버섯 전문점에 들려 송이돌솥밥으로 저녁을 먹었는데,
송이 돌솥밥은 15000원 , 일반 영양돌솥밥은 10000원이라서 3개씩 시켜 아이들과 엄청 먹어댔다.
저녁을 먹고 다시 한화콘도로 숙소를 돌아가는 중에 물치항에 들러 회를 떠서 마지막 날 밤을 불사르리라 다짐을 했는데, 저녁을 많이 먹어서 인지 그 아까운 회도 남기고 술도 많이 못먹고 잠에 곯아 떨어겼다.
길게만 느껴졌던 4박 5일이 금새 지나간다...내일은 일요일이라 늦게 올라가면 많이 막힐거 같아서, 모두 새벽에 일어나서 출발하기로 하고, 5시 좀 넘어 일어나 6시에 출발하니 집에 아침 9시 좀 넘어서 도착했다.
속초는 바다도 있고, 산도 있고, 계곡도 있어 가족끼리 놀러가기는 딱 좋은 곳인거 같다.
간만에 친구가족들과 같이간 이번 여름휴가는 정말 알차게 놀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계곡이 그리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