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왓디캅(안녕하세요)”
태국의 신공항에 내리는 순간 듣는 인사말이 낯설다. 둥글둥글한 느낌의 단어들이 허공을 맴돌지만, 인사를 하는 그들의 웃는 얼굴에서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이렇게 푸근한 웃음으로 태국의 첫인상을 담았다.
태국 제일의 도시인 방꼭은 인천 국제공항에서 6시간 정도 거리다. 한국과의 시차는 2시간. 그럼에도 겨울에 찾은 방꼭의 풍경이 낯설지만은 않다. 한국의 가을 하늘보다 조금 더 파랗고, 한국의 여름보다 조금 더 후덥지근한 열기가 느껴진다. 태국 사람들이 살 만하다고 말하는 건기의 한 중간이기 때문이다. 건기의 끝은 2월 말 정도. 그이후 부터 10월까지는 태국인도 괴롭다는 우기다. 다들 태국 여행은 한겨울에 가라고 한다. 우기에는 80도 이상의, 감히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의 습도 행진이 계속된다. 여기에 섭씨 40도 가까이에 이르는 높은 온도는 더더욱 견디기 어렵다.
공항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방꼭 관광이 시작된다. 거리의 풍경이 낯설지 않다. 회색빛 건물이 정신없이 세워져 있고, 가로수가 드문드문 보인다. 도로는 복잡하다. 한국 못지 않게 현란한 간판도 보인다. 간판에 쓰인 형이상학적인 글씨만 아니라면 마치 서울의 한 곳을 보는 듯한 친숙한 색감이 느껴진다.
태국 장기 체류의 가능성을 점치다
이번 여행 코스는 남다르다. 태국의 국제 학교와 병원 시설, 그리고 콘도 등의 숙박시설이 중점이다. 3박 4일이나 5박 6일 짧은 기간에 이뤄지는 태국의 일반 명소를 둘러보는 여행과는 다르다. 이름난 곳에서 기념 사진 한장 찍고 가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태국 장기 체류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들렸기 때문이다. 최근 태국뿐만 아니라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각국으로 한달 이상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아직은 그 수가 많지 않지만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그 이유를 꼽자면 물가가 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에서 지내는 한달 비용으로 동남아시아에서는 두달 혹은 석달을 보낼 수 있다. 물론 서울에서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면서.
동남아시아의 나라 중 장기 체류 여행지로 은근히 입소문을 타는 곳이 태국이다. 말레이시아보다 적도에서 멀어 기후가 좋은 편에 속하고, 교육시설과 병원 시설이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병원 시설은 유럽 못지않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해외 유학파이다보니, 신기술의 전달이 빠르다.
여행 코스 중의 한 곳인 태국의 어린이 전문병원 사미띠벳은 어린이를 위한 모든 의료 시설을 갖추고 있다. 모든 진찰 과목이 갖춰진 것은 기본. 여기에 진찰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 시설로, 노래방과 오락실을 갖추고 있다. 시설 면에서 본다면 국내 여느 병원에 뒤지지 않는다. 어찌보면 더 뛰어나다.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어린이의 건강을 위한 헬스 케어 프로그램부터 성장 발육 클리닉, 소아 정신과 상담 프로그램, 놀이 치료 프로그램까지 있다. 국내에도 이만큼의 시설을 갖춘 곳은 드물다.
방꼭에는 이와 유사한 시설을 갖춘 곳이 여럿있다.
병원을 뒤로 하고 찾은 곳은 국제 학교. 방꼭에는 영국식 학교와 미국식 학교 두 타입이 있다. 학교로 들어가는 길이 예사롭지 않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주택들이 쭉 늘어서 있는 거리를 한참 들어가서야 학교 문이 보인다. 학교 안으로는 외부차량이 함부로 들어서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한다.
학교는 커다란 잔디 운동장, 잘 닦인 길, 넓은 주차장, 거대한 건물. 외관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학생들은 준비물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요” 학교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이곳은 미국식 교육 체제를 그대로 실행하기 때문에 준비물은 모두 학교에서 마련한다. 커리큘럼도 재미나다.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있는데, 저학년일수록 놀이 중심으로 이뤄진다. 한반 인원은 15~20여 명 안팎.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이정도다. 이처럼 아이들을 위한 병원 시설과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보니 1~2개월의 장기 체류 여행은 물론 1년 정도의 이민 아닌 이민을 계획하는 사람도 있다.
대통령 골프와 풀장 콘도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는 태국 치앙마이와 치앙라이에 있는 골프장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명 대통령 골프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캐디의 ‘빨리 빨리’를 외치는 몸짓에 쫓겨 급하게 타석을 벗어나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태국의 골프장에서 상상도 못한다. 아무리 늦게 쳐도 뭐라 하지 않는다. 캐디피를 더 달라고 하지도 않는다. 카트를 타고 이동하는 이는 거의 없다. 느긋하게 뒷짐지고 골프장의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다. 주말에 찾았음에도 치앙마이의 산타부리 골프장 역시 느긋한 모습만을 보인다. 손님 적어서가 아니라 태국 골프장의 암묵적인 규칙이다. 빨리 치라고 하면 오히려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할 정도다. 이렇게 여유자적하게 시간을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단 돈 800바트 정도. 물론 주말 성수기 때는 더 받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 돈으로 3만원도 안 되니 더 말할 것이 없다.
골프장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숙박시설이다. 태국은 외국인이 주택을 구입할 수 없다. 하지만 콘도는 구매가 가능하다. 한달에 10만원씩 5년 동안 할부 금액을 넣으면 콘도 한채가 생긴다’는 소리가 있다. 우스갯 소리 같지만 태국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물론 콘도의 시설과 평수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풀장이 있고 쇼핑 공간이 있는 풀빌라 콘도의 18평 내지 20여 평 객실 가격이 그 언저리다. 장기 체류를 하는데 콘도뿐만 아니라 리조트나 호텔에서도 머물 수 있다. 물론 비용은 숙박시설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숙박시설 이외에도 장기 체류시 소소하게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 대체로 얼마 정도일까. 실제로 태국 장기 체류 여행 상품을 팔고 있는 KTCC 여행사의 이유현 대표는 “한달 총 생활비를 1인당 100만원 정도 잡으면 된다”고 말한다. 그들의 여행 상품을 기준으로 산출한 비용으로, 중급 정도의 빌라 대여비, 가이드, 가정주부, 차량 서비스, 마사지 월 4회, 휴대폰 렌탈, 식비, 전기 등의 공과금, 기타 문화 생활비 등을 계산한 것이다. 여기에 골프에 취미가 있다면 조금 더 추가된다. 한국에서 생활비 100만원으로 가정부를 고용할 수는 없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꽤나 사치스러운 생활 수준이다.
야시장과 고산족 마을, 그리고 최고의 스카이 라운지
태국에서 장기 체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을 꼽자면 방꼭과 치앙마이, 치앙라이다. 유명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외국인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문화 생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외국인을 겨냥한 주거 시설들도 많고 세 곳을 비교해 보자면 방꼭은 고급스러운 숙박시설을 많이 갖추고 있다. 흥겨운 시티 라이프가 가능하다는 특색이 있다. 반면, 치앙마이와 치앙라이는 태국의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다. 기후로 본다면 건기에 섭씨 15~17도 정도의 서늘한 기온을 유지하는 치앙마이가 가장 좋다. 좀더 북쪽에 위치한 치앙라이는 이보다 2~3도 더 낮아 생활하에 나쁜 편은 아니다. 방꼭은 섭씨 30도 안팎을 오르내린다. 여기에 습도 또한 높다.
생활 패턴도 많이 다르다. 치앙마이와 치앙라이가 야시장을 중심으로 한 쇼핑 생활이 이루어진다면 방꼭에서는 오토숍(태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토산물 쇼핑몰) 등의 대형 쇼핑센터을 이용한다. 각 지역마다 저마다의 매력이 있으므로 선택은 장기체류 여행객들의 몫인 셈이다.
여행은 자유다. 일상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자유, 있고 싶은 곳에 있을 수 있는 자유. 하지만 실제 여행을 가보면 자유로움을 느끼기보다는 답답함과 부족함을 느끼는 경우가 허다하다. 패키지여행이든, 배낭여행이든 여행을 하다보면 어느새 2%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조급한 여행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장기 체류 여행이 서서히 자리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출발전 체크 포인트 국제 항공편 인천국제공항에서 태국 방꼭 구간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타이항공이 직항 노선을 운행한다. 매일 15회 이상씩 운항한다. 오리엔트 타이 항공과 푸껫 에어, 타이 스카이 등은 주 3회 운항한다. 단체 패키지들을 위한 전세기 형태가 많다. 태국 국내 노선 타이 항공을 비롯한 수많은 항공사에서 태국 국내선을 취항하고 있다. 타이 항공을 이용하면 경유 항공을 제외하고 가장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국내선을 이용할 경우 20% 정도 국내선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방꼭에어가 꼬 싸무이 노선을 독점적으로 운항하는 등 타이 항공이 취항하는 노선을 제외한 노선에 대해서는 타 항공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복 취항하지 않는다. 단, 국내선의 경우 연착되는 경우가 많다. 최소 20~30분에서 심하면 3시간 정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타이 항공도 가끔 연착된다. 국내선 비행기 탑승 시에도 신분증을 확인하므로 여권이 필요하다. 국내선 요금은 방콕 - 푸껫 편도 3090바트, 방꼭 - 치앙마이 편도 2660바트, 방꼭 - 꼬사무이 3715바트, 방꼭 - 핫야이 편도 3440바트 정도다. 날씨 태국의 연평균 기온은 29도 안팎이다.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지 않은편이며,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대신 우기와 건기로 나뉜다. 우기는 5~10월, 건기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다. 우기에는 하루에 1~2회 정도의 스콜성 소나기가 내려 습하고 기온이 37도를 넘기 때문에 여행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 반면 건기는 한국의 한여름 날씨인데 한국보다 습도가 낮다. 건기는 한국의 겨울에 해당하므로 피한 여행을 하기에 최적이다. 복장 & 의료정보 우기든 건기든 태국 여행에 여름 복장은 필수다. 하지만 태국은 실내 냉방을 굉장히 강하게 하므로 니트류의 긴 소매의 덧입을 옷을 꼭 장만해 가야 한다. 한편, 이곳의 의류시설은 선진국 못지않게 되어 있다. 특히 장기 체류인 경우 외국인 의료보험에 가입하면 감기 등 기본 질환 치료는 병원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의료보험 가입자격은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태국 의료국에서 제공하는 서류를 작성하면 된다. 주차 & 도로사정 도로 사정은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방꼭의 도로는 영국 런던보다 더한 지옥이라 불릴 정도다. 월요일과 화요일이 가장 막히고, 주말이면 다소 한산한 편이다. 실제로 단체 여행객 중 평일 출국 일정을 잡은 경우 그날 일정을 다 채우지 못하고 바삐 공항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일에 움직일 때는 약속시간보다 30분~1시간 정도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는 게 좋다. 치앙 마이나 치앙라이는 교통체증 걱정이 없이 한산하다. 장기체류 하기에 좋은 숙박지 별장형 럭셔리 공간 - 후어힌폰 치앙라이 시내에서 20여 분 거리인 이곳은 병풍처럼 둘러싸인 산 아래 빨간 지붕의 단독가옥 30여 채가 자리잡고 있다. 가옥당 방 개수는 6개에서 3개. 40평은 훨씬 더 되어 보이는 방 3개짜리 빌라는 방마다 화장실이 따로 있고, 냉장고와 침대, 옷장, 흔들의자 등 필수 가구가 갖추고 있다. 인근 산티부리 골프장에선 한국의 3분의 1 가격으로 라운딩을 즐길 수 있고, 시내의 대형할인매장과 병원 등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전통마사지는 2시간을 기준으로 1만원 이내. 30분 거리엔 골든트라이앵글, 폭포, 고산족, 사원 등 이색적인 관광지가 즐비하다. 방 3개짜리 별장을 두가족(4인)이 3개월간 빌리면 1인당 1달 평균 비용은 85만원 내외(항공권 별도). 가정주부와 현지 휴대폰이 제공되며 한국어가 가능한 태국인 공식가이드가 1달 동안 따라다니며 가이딩 및 현지적응을 돕는다. 일주일에 두 번씩 시장보기 등을 위한 전용차량이 3개월간 지원된다. 방콕 신공항에서 30분 거리 - 럭셔리 콘도 플로라 빌 모든 방에 가구가 완비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동마다 전용수영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빌딩 한층은 아예 농구장, 당구장, 배드민턴, 헬스클럽, 스쿼시, 테니스장, 사우나 등을 무제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근에는 태국에서도 시설 좋기로 유명한 사미티벳 병원 등이 있고, 국제학교, 대형할인매장, 교통시설도 잘 정비되어 있어 유학은 물론 럭셔리한 도심생활이 가능하다. 태국 장기 체류에 필요한 준비 3박 4일 여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권과 비자(90일 이내인 경우 필요 없다), 롱스테이 비자, 운전 면허증, 여행자 상해 보험 등을 준비하면 된다. 여권 취득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신청해야 한다. 또 가지고 있는 사람도 유효기간은 6개월 이상 남아있어야 하며, 기간이 부족하면 설령 출국을 하더라도 해당국에서 입국을 금지당한다. 비자 외국에 체재하기 위해서는 비자(입국, 체재 허가)가 필요하다. 태국의 경우, 90일 이내의 경우는 먼저 입국 허가를 취득할 필요는 없고, 도착 시 공항에서 체재 허가를 받는다(관광비자). 90일을 넘어 체류하는 경우는, 한국에서 비자를 신청해 먼저 취득하고 나서 입국을 한다. 체재 목적이나 기간에 따른 각종의 비자가 있다. 통과 비자, 관광 비자, 유학 비자, 취업 비자, 그 외(가족 비자, 장기 체재) 롱스테이비자(OA비자) 만 55세 이상 외국인 신청가능. 태국 은행에 입금액 잔고 3천만원 이상의 예금 통장을 소지하고 있으면 신청가능하다. 운전 면허증 현지에서 직접 차를 운전하는 경우는, 태국 면허증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의 면허증을 가지고 가면 태국 운전면허증으로 전환을 할 수 있다. 돈 현금의 반입에는 제한이 없다. 또 태국 현지 은행에서 본인명의의 예금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또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국제 현금카드도 편리하다. 크레딧 카드는 대부분의 호텔, 레스토랑, 백화점, 숍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인의 조회는 엄격하다. 여행자 상해보험 한국에서 여행자 상해보험에 가입해 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 진단서와 의사확인서만 있으면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가입하지 않고 입국했다 하더라도 최근 현지에서 가입할 수 있는 의료보험을 보험 회사가 팔고 있어 요금도 큰 차이 없고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