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8,000m 고봉을 8개나 거느린 네팔 고원. 그러나 네팔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영산(嶺山)들이 많다. 신의 영역으로 알려진 수많은 산들, 그러나 개방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렇듯 네팔에는 1,300개의 만년설 고봉이 있지만, 1949년 네팔 정부에서 히말라야 입산을 허가한 이래 지금까지 개방된 산은 고작 160개에 불과하다. 현재 네팔에는 미확인된 6,000m급 거봉이 더 있다. 그럼에도 네팔 정부는 이 봉우리들을 추가로 개방하는 일에 미온적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이름 없는 산들이 있는데, 외국 원정대가 봉우리 이름을 그들 마음대로 짓는 일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네팔 정부의 행정력이 산악지역까지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치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해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아직까지도 캉첸중가 지역을 비롯한 몇몇 지역에는 외국 원정대의 등반대, 그룹 트레킹단을 제외하고는 개인 트레킹을 금하고 있다.네팔에 주재한 몇몇 외국 대사관은 자국민이 혼자서 트레킹을 간 후 실종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자 이제는 혼자서(특히 여성의 경우) 가는 일 자체를 적극 말리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로, 주민들이 신성시한 산들이 많으며, 때문에 정부에서 선뜻 입산을 허가해줄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신성시해 왔던 산일지라도 지역 발전을 위해서 빠른 시일 내에 개방해아 한다는 주장이 한층 거세졌다. 그에 못지않게 먼 발치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아 신문지상에서 열띤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포카라 외곽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한 풀바리(Fulbari) 호텔은 개장 이래 적자에 허덕이자 경영자는 정부를 상대로 마차푸차레(Machha puchare)를 비롯해 안나푸르나 일대 미개방된 산들을 추가로 열어야 한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스위스에 있는 마터호른은 연일 찾아오는 외국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음을 주장하면서 마차푸차레를 개방한다면 외국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포카라를 찾아올 것이며, 자연히 포카라도 발전하고 부수적인 것들도 발전할 것이라고 열변을 토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무스탕 지역도 예로 들며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무스탕지역은 출입 금지 지역임에도 외국인들이 무스탕 근처 산의 등반 허가를 받은 뒤 카라반을 핑계로 무스탕 소왕국을 거리낌없이 밟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안 네팔 관광성은 급기야 이 지역을 개방하기에 이르렀고, 그 직후 유럽인들의 방문이 줄을 이으며 이 지역에서만 벌어들이는 수입이 상당하다고 네팔 관광성 직원은 필자에게 밝힌 바 있다.
신성한 산, 개방할 것인가?
마차푸차레는 물고기 꼬리(Fishtail)를 닮은 기이한 모양으로 유명하다. 두 봉우리의 간격이 약 1마일인 이 쌍둥이 피크는 앞에 보이는 꼬리의 높이가 6,998m, 뒤에 보이는 꼬리가 6,991m다. 수도 카트만두 다음 가는 관광도시로 알려진 포카라에서 한눈에 보이는데, 이 산이 있기에 포카라가 더욱 유명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디 그뿐이랴. 고개를 들어 저멀리 북쪽 산간마을 나우단다(Nauda nda)의 잘 정리된 계단식 밭은 추수할 계절이 되면 황금빛 계단인 양, 구름 위에 머물고 있는 마차푸차레와 기막힌 앙상블을 이룬다. 관광객들은 절로 감탄할 수밖에 없다. 밀림지대로부터 갑자기 하늘을 뒤덮고 있는 거대한 눈산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는 극적인 곳은 세계적으로 이곳밖에 없지 않나 싶다.
네팔에서 신성시해온 산 중 또 하나의 유명한 산은 카트만두 북쪽 쿰부 지역에 있는 아마다블람(‘아마’는 ‘엄마’를 의미하며, ‘다블람’은 ‘보석함’이라는 뜻이다)이다. 마차푸차레와 더불어 히말라야 영봉의 신선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산이다.
마차푸차레와 늘 함께하는 포카라는 유럽인들 가슴에 네팔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알려져 있다. 포카라는 1년 중 5~6월에는 몬순으로 비가 매일 온다. 비가 오지 않으면 더위로 못 견딜 정도이며, 10~11월부터는 그 많은 로지에 방 하나 얻기 쉽지 않을 정도로 관광객들로 도시가 꽉 찬다.
폐와 호수 주변은 ‘먹자골’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관광객을 상대로 밤 늦은 시각까지도 영업하기에 바쁘다. 또한 이 시기에 빼놓을 수 없는 진풍경은 외지에서 몰려오는 장사꾼들 모습인데 인도인, 캐시미르인, 티베트인 등이 자기 나라 고유의 물건들을 갖고 와 판매한다. 이때 잘만 흥정하면 카트만두 타멜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아주 좋은 품질의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다.
지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와 안나푸르나는 물론 고립무원의 지역도 이제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트레킹 후 땀 냄새 물씬 풍기며 생선의 꼬리가 붉게 물드는 황홀한 장면을 보면서 한 잔할 날이 자못 기다려진다.
[네팔] 에베레스트에 다가서기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Everest, 8848m)는 지난 1세기 동안 ‘마운틴 히어로’들만의 도전 영역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세기에 들어 전문 클라이머보다는 트레킹 슈즈를 신은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는다. 지난 11월, 인천-카트만두 직항 노선이 생긴 이후, 한국의 트레커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EBC 트레킹은 보통 1주일 정도 걸어서 베이스캠프 근방 칼라파타르(Kala Pathar, 5550m)까지 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기자는 도중에 내려오는 짧은 트레킹 코스를 택했다. 우리 일행은 11월 14일 아침 루클라를 출발해 15일 저녁 남체에 도착한 뒤, 이틀 정도 체류하고 18일 아침에 다시 루클라 공항으로 내려올 예정이다.
루클라 공항에서 내려 2명의 포터(Porter)를 고용했다. 펨바(Pemba)와 푸르부(Purbu)는 2년 전부터 루클라에서 트레커들의 짐을 지는 일을 하고 있다. 포터들의 일당은 보통 500루피(약 7달러), 우리는 하루에 8달러씩 주고 5일 동안 이들을 고용하기로 했다.네팔에서는 태어난 요일을 이름으로 정하는데 펨바는 토요일, 푸르부는 목요일이다.
20세의 펨바는 카트만두의 대학(College)에 다니고 있으며, 커머셜(Commercial)을 전공한다.
“한 달 학비가 3,000루피(약 45달러)나 된다. 돈을 벌지 않으면 학교를 다닐 수 없어서 방학 동안에는 포터 일을 하고 아버지 농사일을 돕고 있다. 우리 과에 다니는 60명 중 나 같은 학생이 절반이다.”
펨바는 졸업 후 카트만두의 트레킹 전문 여행사에서 일하고 싶단다. 그에게 텐징 노르가이를 아느냐고 물었다. 텐징은 젊은 시절 포터로 시작해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와 함께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 나중에는 그가 살던 다르질링(인도 북부)에 셰르파 등반 스쿨과 트레킹 전문 에이전시를 세워 수많은 등반 셰르파를 배출했다.
“물론이다. 나도 언젠가는 그처럼 되고 싶다.”
셰르파는 ‘동쪽 사람’이란 뜻이다. 원래 티베트 서쪽에서 살다 약 500년 전에 전쟁과 가난을 피해 낭파라(5,716m) 고개를 넘어 네팔 동쪽 쿰부 계곡으로 이주했다. 당시 네팔 지배층은 그들을 경멸의 의미가 담긴 보티아(Bhotia, 티베트 방언과 불교를 믿는 사람)라고 불렀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오늘날 수많은 셰르파 청년들은 하루 종일 발품을 판 돈으로 카트만두 대학의 재정을 넉넉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푸르바는 포터 일로 많게는 1년에 2,000달러까지 번 적이 있다고 한다. 네팔 고위 관리들의 월급이 100달러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입이다.
하지만 그가 2,000달러를 벌기까지는 1년에 250일 이상을 포터로 일해야 한다. 자기 몸집의 절반(보통 25kg)에 해당하는 짐을 지고 250일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천형에 가까운 일이다.
이런 형벌과도 같은 고난의 행군은 루클라 공항에서 베이스캠프까지 이어진다. 보통 1명의 트레커에 1명의 포터가 붙는다.
베이스캠프 근방인 칼라파타르(Kaka Phatar, 5550m)까지 가기 위해서는 침낭을 비롯해 방한 의류를 꼼꼼히 준비해야 하는데, 이런 짐을 모두 실으면 15kg 이상이다.
대부분의 트레커들은 고산병 때문에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어 무거은 짐은 언감생심, 이 모든 것을 포터들이 대신하는 것이다.
팍딩으로 가는 도중에 엄청한 광경을 목격했다. 중학생 정도 될 듯한 작은 사람들이 엄청난 무게의 건설 자재를 어깨에 지고 가는 것이었다. 지름 30cm, 길이 3m 70cm의 원통형 철기둥은 짐짓 200kg은 나가 보였는데, 단지 4명이 운반하고 있었다.
그들은 기껏해야 키 150cm, 몸무게 45kg 정도로 네 사람을 다 합쳐도 철기둥의 무게가 훨씬 못 미칠 것만 같았다. 그러면서도 달랑 몸만 가는 외국의 트레커들에 비해 보행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해진 운동화와 슬리퍼를 신은 그들은 매번 굴러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산 위로 바위를 굴려야만 하는 ‘시시포스의 형벌’을 수행하는 고행자 같았다. 그야말로 인간 노동의 기념비와 같은 현장. 그들을 보며, 당신은 왜 산에 가느냐는 질문에 “Because, it is there(거기에 있기 때문에)” 라고 답했던 영국의 등반가 조지 멀로리의 명언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짐꾼 중 하나인 17세의 디펜드라는 “하루 500루피를 받는다”며 “이런 일이라도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팍딩(Phakding)에서 트레킹 첫날 밤을 보내고, 이른 시각 남체(Namche)로 향했다. 길게 늘어선 팍딩 로지 타운을 지나자마자 ‘출렁다리’를 만난다. 다리를 건너기 전, 조악한 초소가 보이는데 쿰부 지역 마오이스트들이라고 한다.
반군이라고 하면 AK소총을 든 무뚝뚝한 표정의 군인을 연상하게 되지만, 이들은 ‘짝퉁’ 아디다스 트레이닝복을 입은 10대 후반의 소년들이다. 이들은 출렁다리 앞에 간이 초소를 만들어놓고 트레커 한 사람당 100루피의 세금을 걷는다. 하지만 ‘짝퉁 ’아디다스만큼이나 경비가 허술해 대충 우기고 가는 사람도 많다.
출렁다리에서 10분 정도 지나 가테콜라(Ghatte Klola) 마을. 어제 오후 짐꾼들이 죽을 힘을 다해 옮겨놓았던 20개의 철기둥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80명의 짐꾼들은 어젯밤 철기둥을 옮겨놓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외국인 트레커가 늘어 로지와 식당에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하게 됐고, 그래서 요즘 쿰부 지역에는 이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출렁다리에서 40분 거리, 왼편으로 팍딩 폭포가 보인다. 3단으로 계단을 이룬 폭포의 높이는 어림잡아 50m.우리나라라면 최소 1,000원 이상의 관람료를 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쿰부 지역에는 이런 폭포가 부지기수로 많아 대부분 ‘무명 폭포’다.
폭포를 지나자마자 팍딩 계곡 너머로 거대한 설산이 머리를 내민다. 탐세르쿠(Thamserku, 6608m)는 아마다블람(Amadablam, 6856m) 남쪽에 있으며, 루클라에서 출발한 트레커들에게 가장 먼저 설산의 위용을 보여준다. 등산로에 서서 보면 우윳빛 팍딩 계곡과 짙푸른 소나무숲, 흰 머리를 인 탐세르쿠 설산이 어우러져 기막힌 풍광을 선사한다.
몬주~조르살레(2740m)~남체(3440m)
조금 더 들어가면 트레킹 에이전시연합(TRC) 사무실이 있는 몬주 지역이다.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도 대부분 열아홉, 스무 살이다. 네팔의 여행 산업은 대개 10대나 20대가 책임지고 있는 것 같다.
오늘 국립공원에 입장한 트레커 중 “일본인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한국인”이라고 한다. 우리 팀(15명)을 제외하고 이날(11월 15일) 오전 11시경까지 입장 허가를 받은 한국인이 110명. 인천발 대한항공의 승객은 280명, 적어도 절반 이상은 쿰부 계곡으로 들어선 것 같다.
TRC를 지나 15분쯤 더 들어가면, 사가르마타국립공원(Sagarmata National Park) 관광정보센터가 보인다. ‘조르살레 입구(Jorsalle Entrance Gate)’라는 안내판이 큼지막하게 써 있다. 드디어 히말라야로 들어가기 위한 관문에 들어섰다.
조르살레에서 남체로 가는 4km 구간에는 EBC 트레킹에서 첫 번째로 맞는 오르막이 있다. 해발이 2,800m에서 3,400m로 높아지는데, 이 구간에서 약한 고산 증세를 호소하는 트레커도 있다.
조르살레 로지 타운에서 막 벗어나자마자 눈앞으로 하늘을 이을 듯한 출렁다리가 보인다. 트레킹 지도에는 라르자 브리지(Larja Bridge)라고 표기돼 있고, 이 동네 사람들은 보통 조르살레 다리라고 부른다. 솔루쿰부 계곡에서 50~60m 위에 떠 있는데, 만약 미국이나 뉴질랜드였다면 분명 저 다리 중간 어딘가에 번지점프대를 설치했을 것이다.
출렁다리를 건너자마자 남체로 가는 오르막이 시작된다. 라르자 다리까지 올라오는 것만 해도 모두 헐떡헐떡 죽을 힘을 다해 간다. 이 구간에서는 이전까지 펄펄 날던 셰르파 포터들도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산허리 여기저기에서 “휘이익”,“휘이익” 힘겨운 휘파람 소리가 진동한다.
산 중턱 해발 3,000m 지점에 올라서니, 발아래로 방금 지나온 출렁다리가 보인다. 남체로 가는 길의 3분의 1은 올라선 셈이다. 이후부터 1시간 남짓은 지리산 등산로와 비슷하다. 황톳길과 소나무 낙엽이 어지러이 등산로를 덮고 있다.
3시간 정도 지났을까. 언덕 꼭대기 지점에 로지가 하나 보인다. 비말다(Vimala) 로지까지 오면 남체에 다 온 것이나 다름없다. 이 로지 앞으로는 우람한 콩데(Kornde) 산이 펼쳐져 있다.
로지를 돌아가자마자 남체 바자(Namche Bazzar)가 보인다. “남체는 복잡해서 길을 잃어버리기 쉽다”는 가이드의 말을 너무 과신한 것 같다.
해발 3,400m 고원에 어떻게 길을 잃어버릴 정도의 도시가 건설되겠는가. 남체의 첫인상은 아담한 산골 마을, 그 정도다.
마을 입구에 바자가 형성돼 있고, 마을로 들어가는 황톳길 옆으로 5개의 불교 사원이 자리 잡고 있다.
마을은 동쪽으로 탐세르쿠와 캉텡가, 서쪽으로 콩데 산에 둘러싸인 분지다. 어떤 여행자는 말발굽 모양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마을 중간에는 카페와 레스토랑, 3~4층짜리 초고층 로지가 자리 잡고 있으며, 계단식 밭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남체 바자는 토요일마다 열리지만, 우리의 상설시장처럼 항상 좌판이 깔려 있다. 중국산 의류가 주요 판매 물품이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 티베트에서 낭파라 고개를 넘어온 상인들. 낭파라는 해발 5,800m의 고지지만 히말라야 산맥에서는 가장 낮은 지역이다. 그러나 항상 눈이 쌓여 있다.
셰르파족은 약 500년 전에 이 고개를 넘어 초우유와 에베레스트의 남쪽 계곡에 정착했다. 셰르파족이나 티베트 상인들이나 따지고 보면 크게 근본이 다르지 않다.
쿰중(3780m)
EBC로 향하는 트레일은 남체 뒤편 고개 너머 쿰중(Kuumjung)으로 이어진다. 쿰중은 수많은 등반 셰르파를 배출한 곳으로 사람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히말라야를 등반하던 수백 명의 셰르파가 죽었다고 하는데, 이곳 쿰중 출신들이 많다.
남체에서 고개 너머를 1시간 정도 걸으면‘호텔 에베레스트 뷰’라는 고급 호텔을 만난다. 산중에 있는 만큼 하루 숙박료가 수백 달러에 달한다. 이곳 1층 로비 앞 노천 카페에 앉아 있으면, 아마다블람과 눕체그리고 멀리 에베레스트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야말로 ‘뷰 호텔’그 자체다.
주로 유럽과 일본인 관광객들이 이 호텔에서 묵으며, 네팔식 밀크티를 앞에 놓고 히말라야의 영봉을 감상한다.
호텔 에베레스트 뷰에서 멀지 않은 산 중턱에서 녹색 지붕의 300여 가구가 사는 마을을 볼 수 있다. 동쪽이 쿰중, 서쪽이 쿤데(Kunde, 3840m)마을이다. 마을은 완전한 분지 형태로 사방으로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다. 보통 EBC로 향하는 트레일에서 1km 정도 벗어나 있어 트레커들은 지나치기 쉽지만 이 마을은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
쿰중 마을 한가운데 ‘아마다블람 뷰 로지’(Ama dablam View Logde)가 있는데, 이 로지의 이름 그대로 이 마을엔 아마다블람 뷰 빌리지라는 애칭을 붙여도 좋을 것 같다. 마을 어디에서나 아마다블람이 훤하기 때문이다. 아마다블람은 ‘어머니의 보석’이라는 뜻인데, EBC로 가는 길에 자리한 눕체(7,861m)와 탐세르쿠(6,608m) 중간에 솟아 있다.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들고 있는 주 봉우리 양옆으로 작은 봉우리가 마치 날개를 펼치듯 솟아 있는데, 코브라가 머리를 한껏 쳐든 것 같기도 하고, 사자가 하늘을 향해 사자후를 토해내는 것 같기도 하다.
11월 17일 쿰중의 아침, 마을은 온통 흰 서리에 젖었다. 해는 북동쪽 탐세르쿠를 넘어와 쿰중 마을을 비춘다. 쏟아지는 햇살은 기름 보일러처럼 금세 마을을 데우고 두꺼운 옷을 벗게 만든다.
아침 9시에 시작되는 에드먼드 스쿨(Edmond School)의 아침도 분주하다. 수업에 앞서 운동장에서 아침체조가 진행되는데, 어깨에 북을 멘 소년 2명이 장단을 붙이면, 300여 명의 학생들은 일제히 기지개를 켠다.
“둥둥” 북을 두드리면 아이들은 두 팔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데, 마치 쿰비나(쿰중 뒤편 쿰비욜라 산에 사는 신) 신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만 같다. 그러고 나면 1교시 수업이 시작된다. 유치원에서 10학년까지 11개 학년이 있는데, 그중 절반은 야외에서 수업이 진행된다. 운동장 풀밭이며 학교 뒤 바위 위에 걸터앉아 수업하는 모습이 자연 친화 그 자체다.
에드먼드 스쿨은 에베레스트를 처음 등정한 뉴질랜드인 에드먼드 힐러리가 기금을 모아 1960년에 세웠다. 많은 등반가들이 에베레스트를 거쳐간 것에 비해 에드먼드는 학교를 지어 되갚은 것이다.
4명의 여교사 중 한 명인 마메이(Mamei)는 작년 10월에 이 학교로 부임해 왔다. 이 학교의 월급은 사립학교 교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그녀는 이곳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또한 “이만큼 모던(Modern)하고 패셔니트(Fashionate)한 학교는 쿰부에서 찾아볼 수 없다” 며 학교 자랑도 빼놓지 않는다. 그러나 학교는 시멘트 블록으로 지은 4~5개 동의 건물에 내부 시설은 낡은 나무 책상과 의자뿐이다.
다음 날 아침 남체에서 쿰중으로 통학하는 아이들을 만났다. 마누(Manu)와 미리나(Mirina)는 8학년, 미나(Mina)는 7학년이다. 대부분의 셰르파 어른들이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이는 데 반해, 아이들은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 이 아이들도 언뜻 10세 남짓해 보이는데, 벌써 15세라고 한다.
히말라야 오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꿈이 궁금해졌다. 미리나는 “의사”가 되겠다고 하고, 미나는 “주부”, 마누는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 세계 어디에서나 아이들의 꿈은 비슷하게 영그는가 보다.
쿰중에서 EBC 트레킹 종착지인 칼라파타르까지는 아직도 5일 이상을 더 걸어야 한다. 그러나 EBC까지 가야만 “나는 히말라야를 경험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 어디에서든지, 히말라야의 바람과 대기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은 트레커에게 재미와 감동, 교훈을 선사한다.
▒ Information
카트만두(Khatmandu) - 루클라(Rukra) 이동
예티항공(Yeti airlines)에서 20인승 제트기를 1시간에 1회 이상 운항한다. 트레커들이 많은 시즌에는 1시간에 2~3번 운항하기도 한다.
왕복 항공권은 약 101달러로 공항 청사에 있는 항공사 매표소에서 발권하면 된다. 발권할 때 항공권과 공항세 영수증, 수하물 태크를 꼭 챙겨야 한다.
루클라 공항에는 커피숍과 로지, 레스토랑이 여러 곳 있다. 로지 1박 비용은 4달러 정도.
팍딩(Phakding) 로지
루클라 공항에서 내린 트레커들은 4시간 거리에 있는 팍딩에서 첫날 밤을 맞게 된다. 팍딩에는 22개 정도의 로지가 있으며, 숙박료는 300~500루피 정도다.
프린스 오브 에베레스트(Prince of Everest) 로지
작년에 리뉴얼해 깔끔하다. 아침식사 100~150루피. 팬케이크·라이스 푸딩 150루피, 에그 프라이드 라이스 300~400루피, 런치&디너 140~280루피. 1일 200루피.
▒ Namche 이모저모
남체는 EBC로 향하는 트레커라면 누구나 1박 이상 하는 곳으로 트레커들이 묵는 로지만 100개가 넘는 대규모 마을이다. 마을 한 중간에 다운타운이 형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국제전화와 인터넷도 쓸 수 있는데, 전화료는 1분에 150루피, 인터넷은 1분에 15루피를 받는다. 인터넷은 5분 걸려 이메일 1개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남체(Namche) 로지
아마다블람(Amadablam) 로지
남체 로지의 숙박료는 거의 균일하다. 1일 숙박료는 로지에서 식사를 할 경우 300루피, 잠만 자면 1000루피를 내야 한다. 저녁식사는 보통 200~300루피이며, 토스트(아침)는 120루피, 캔 맥주 1병에 180루피 정도 한다.
알파인(Alpine) 로지
남체 모나스트리(Monasrty, 불교 사원) 바로 아래, EBC로 향하는 트레일 바로 옆에 있다. 높은 곳에 있어 올라가기는 힘들지만, 전망은 아주 좋다. 숙박료 300~1000루피(잠만 잘 경우).
Schedule 2 Weeks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 1Day 카트만두(국내공항)~루클라(공항)-팍딩 카트만두에서 루클라행 비행기 티켓은 되도록 이른 시간에 발권하는 게 좋다. 겨울에는 일기가 좋지 않은 날이 많아 비행기가 자주 결항되기 때문이다. 루클라에서 팍딩까지 트레킹 소요 시간은 3~4시간 정도다. 카트만두~루클라 왕복 티켓은 약 100달러, 사그라마타국립공원 트레킹 입산료는 30달러 정도. 2Day 팍딩-남체 바자 EBC 트레킹 중 가장 가파른 오르막이 존재한다. 팍딩에서 몬주, 조르살레를 거쳐 조르살레 출렁다리를 지나자마자 오르막 시작. 팍딩에서 남체 바자까지는 꼬박 1일, 트레킹 시간은 7~8시간 정도 소요된다. 3~4Day 남체 휴식 모든 트레커가 1박 이상 머문다. 근방 쿰중, 쿤데, 타모(Thamo) 마을을 돌며 고소 적응을 한다. 5Day 남체-텡보체(3860m) 완만한 산허리길을 따라 걷는 기분 좋은 코스. 멀리 아마다블람(6856m)과 에베레스트, 눕체, 로체가 보인다. 풍기텡가에서 점심을 먹고 가파른 길을 약 3시간 느리게 올라 텡보체에 도착. 6~7Day 텡보체-딩보체(4410m) 쇼마레에서 점심을 먹은 후 수목한계선을 지나 산행. EBC로 향하는 트레일에서 마지막으로 큰 마을이다. 고소 적응을 위해 보통 하루 휴식하며 추쿵(4730m)을 다녀오기도 한다. 추쿵으로 가는 도중 세계 6위 봉인 마칼루(8481m)가 보인다. 8Day 딩보체-로부제(4910m)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셰르파 무덤이 나온다. 등반 도중 사망한 셰르파 기념비와 돌탑, 룽다(불교 경전을 찍은 오색 깃발)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로지가 부족하므로 최소한 2일 전 선발대를 보내 방을 예약해야 한다. 9Day 로부제-고락셉(5170m) 로부제 고개를 넘어서면 모레인 지대(바위 너덜지대)를 지겹도록 걷는다. 하루 산행 고도차가 170m밖에 되지 않지만 해발 5000m 이상이라 발걸음을 옮기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발아래로 보이는 쿰부 빙하의 장관은 이제 신의 세계에 다다랐음을 알린다. 10Day(하산 1일째) 고락셉-칼라파타르(5550m, 트레킹 종착지)-페리체(4240m) 고락셉에서 칼라파타르 정상까지 완보로 3시간 트레킹. 새벽 3시에 일어나 숭늉으로 몸을 데우고 3시 30분 출발, 6시 30분경 장엄한 일출을 맞는다. 에베레스트 지역 최고의 전망대로 에베레스트 정상과 눕체, 푸모리를 조망한다. 11~13Day(하산 2~4일째) 페리체-루클라 국내 트레킹 상품 TNC여행사가 EBC 상품을 지난 11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대한항공 직항으로 트레킹 가이드가 동행한다. 루클라에서 출발해 10일째에 목적지인 칼라파타르에 닿는다. 네팔인 요리사가 동행하는데, 매끼 뜨거운 밥과 누룽지를 먹을 수 있다. 첫날과 마지막 날은 카트만두의 5성급 호텔에서 묵으며 시내 관광을 즐긴다. 15박 16일 257만원. 02-733-0125 | www.tnctour.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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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는 히말라야 8,000m 고봉 중에서 트레커들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이다. 또한 가장 아름다운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ABC 트레킹은 푼힐 전망대를 거쳐 촘롱, 데우랄리를 거쳐 베이스캠프까지 1주일 정도 올라간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푼힐 전망대를 거쳐 동쪽으로 타다바니와 촘롱에서 1박을 한 뒤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나야풀로 하산했다. ABC 트레킹은 EBC 트레킹보다 고산증의 어려움이 없고, 산행이 힘들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편한 트레킹이다.
포카라 공항은 우리네 시골 버스정류장 같은 분위기. 짐을 찾아 대기한 전세 버스 편으로 ‘레이크사이드’로 향한다.
만년설이 내려앉은 고즈넉한 폐와 호수에 신비감이 넘쳐난다. 이곳 호숫가에서 점심을 먹고 간단한 트레킹 물품을 보충한 후 출발 기점인 나야풀(1,070m)로 향한다. 몇 번인가 좁은 포장도로에 양 떼들과 뒤엉켜버리고 나야풀(1,070m)에 도착.
포터들을 고용하고 모디 콜라 강을 건너 비레탄티(1,025m)의 체크 포스트에서 입산 신고를 마친 후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아 있는 마오이스트들에게 (인원수×100루피×트레킹 일수) 또 다른 입장료를 지불한다. 한 사람당 100루피씩 일종의 통행세를 납부해야 한다. 지난 봄 마오이스트의 준동 이후 정부의 용인 아래 이런 이중 입장료를 내고 있다.
비레탄티~고라파니
새벽 6시 약간 쌀쌀한 기운에 눈을 뜬다. 아주 청명한 날씨! 카메라를 들고 모디콘나 강 다리 위를 달린다. 역시나 아름다운 마차푸차레가 구름 위로 솟아 있다. 언제 보아도 멋진 봉우리다. 식사 후 8시 정각 울레리를 향해 출발. 이제 본격적인 트레킹의 시작이다.
거친 숨을 몰아 쉬며 티케퉁가에 도착. 점심을 마치고 잠시 휴식 후 다시 출발. 울레리를 향해 오르다 어느 순간 고개를 드니 안나푸르나 남봉이 웅장하게 시야를 압도한다. 울레리에 도착 후 여장을 풀고 휴식. 늦은 시각, 말로 형언할 수 없이 쏟아지는 히말라야 밤하늘의 별빛을 즐기며 취침했다.
다음 날도 6시 기상. 아침 여명에 붉게 물드는 안나푸르나 남봉을 바라보며 황홀경에 빠져 다들 카메라에 담느라 바쁘다. 8시 울레리를 떠나 달리구라노 숲길을 따라 고라파니로 향한다. 11시 50분 반탄티에 도착. 점심을 마친 후 역시 완만한 오르막길의 밀림을 따라 2시간 정도를 오르니 고갯마루에 아름다운 마을이 나타난다. 고라파니다.
기념품 가게, 국제전화 그리고 빵집 등 다양한 상점들이 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고라파니는 푼힐 전망대와 타다파니 그리고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코스의 “타토바니 쪽으로 연결되는 트레킹 코스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내일 새벽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든다.
새벽 4시. 추위와 강풍에 대비해 완전무장을 하고 푼힐로 향한다. 아직도 별빛이 총총히 쏟아져 내리는 길을 헤드랜턴에 의지해 숨가쁘게 오른 지 1시간 30분 정도…. 뿌연 새벽 하늘 저편에 전망대가 보인다. 쌀쌀한 추위를 달래며 사진을 몇 장 찍는데 여기저기서 탄성이 들리기 시작한다.
6시경 마차푸차레 쪽에서 햇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정말 환상적인 장관이다. 멀리 다울라기기, 투쿠체 그리고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마차추차레 등등 하얀 설산들이 붉게 타오르며 이곳 푼힐을 향해 서로의 자태를 더욱 뽐내려는 듯 우뚝우뚝 솟아 있다. 수많은 트레커들이 이곳저곳에서 탄성을 연발하며 연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 일행들도 기념사진을 찍고 하산을 시작.
40분 정도 내려오니 로지에 도착한다. 역시 이곳 해발 3,000m대에서도 고산의 영향인지 상행과 하행 길의 시간 차이가 많이 난다. 다시 고라파니에 도착. 아침식사를 마치고 8시경 고라파니를 출발. 오늘의 목적지 타다파니로 향한다. 푼힐 반대 방향의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니 멋진 조망의 능선길이 이어진다. 멀리서 설산들이 어서 오라며 손짓을 하는 듯하다.
3시간쯤 걸어 반탄티에 도착.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한 후 원시림과 작은 폭포들이 어우러진 협곡을 따라 한참을 내려간다. 그리고 또 그만큼의 오르막길. 이제는 내리막길이 두렵다. 내려간 만큼, 아니 그 이상 올라야 한다는 걸 알기에….
2시간쯤 걸었을까, 저 위 언덕에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의 목적지 타다파니(2,590m)다. 오늘의 숙소를 정하고 올망졸망한 좌판에서 이것저것 기념품도 사면서 잠시 마을을 둘러본다. 멀리 바라보이는 마차푸차레는 심술궂게도 구름 속으로 숨어버렸다.
타다바니~촘롱
역시 6시 기상이다. 간밤에 잔뜩 찌푸린 날씨 때문에 무척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바람에 휩쓸려 오가는 구름 속으로 이따금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 남봉이 번갈아가며 고개를 내밀어 아침 인사를 건넨다. 구름 속의 마차푸차레는 공중부양이라도 할 것처럼 하늘 가운데 솟아 있다.
조식 후 8시경 촘롱을 향해 출발. 오늘도 역시 랄리그라스 원시림을 따라 가파른 내리막 길의 연속이다. 30분 정도 내려오니 숲이 끝나고 가파른 산비탈을 깎아 만든 밭들이 계단처럼 층층히 연결되어 있다.
네팔의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다. 가을 추수에 여념이 없는 아낙들 그리고 토담집 마당마다 펼쳐 말리는 곡식. 우리의 옛 시골을 연상하며 내려가다 보니 계곡에 도착했다.
영화 <레이더스>에 나오는 것 같은 쇠줄다리를 건너 또다시 오르막길을 오른다. 이 길이 마지막 오르막이기를 빌며… 구중에 도착.
역시 점심을 마치고 잠시 휴식. 완만한 길을 따라 촘롱으로 향한다. 건너편 간드록 마을 고개를 바라보며 시골 마을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거대한 산사태가 난 지역을 지나 참롱에 도착. 내친 김에 노천 온천이 있는 지누단다까지 가기로 하고 엄청 가파른 내리막길을 따라 30분 정도 내려가니 지누단다가 나온다. 이곳은 계곡 주변에 노천 온천이 있다. 이용료는 없고 나무 박스에 10루피 정도 알아서 넣으면 된다. 뜨끈뜨끈한 탕 속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 모금 마시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지눈단다~나야풀 하산
트레킹 마지막 날. 간단한 아침식사 후 나야풀을 향해 출발한다. 올망졸망한 여러 시골 마을을 거치며 많은 상념에 잠긴다.
맨발로 뛰놀다가 초콜릿과 사탕을 달라며 졸졸 따라오는 아이들, 운동화도 아니고 얇은 슬리퍼를 신고 30kg이 넘는 짐을 지고 다니는 포터들, 검게 그을리고 깊게 팬 주름에도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안쓰러움보다는 그들만의 행복을 엿볼 수 있다.
순박한 사람들…. 시울레바자를 거쳐 얼마나 걸었을까. 멀리 출발 기점인 나야풀이 보인다.
이후 멋진 조망의 능선길이 이어지고, 데우랄리 - 반탄티(2520m)까지 1시간 정도 트레킹. 원시림이 울창한 계곡을 따라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반탄티-타다파니(2590m)까지는 가파른 내리막과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2시간 정도 걷는다. 산행 시간 8시간, 1일 산행 고도차 681m, 최고 고도 3201m.
구중에서 촘롱(2200m)까지 2시간 정도는 완만하고 경치가 좋아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산행 소요 시간 5시간, 1일 산행 고도차 760m, 최고 고도 2590m.
이후 뱀부에 들어서면 계곡이 나오고 도반(2303m)까지 1시간 정도 걷는다.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되며 도반에서 히말라야 로지(2920m)까지 1시간 30분을 더 걷는다. 산행 시간 7시간, 1일 산행 고도차 720m, 최고 고도 2920m.
데우랄리 - 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3700m) 2시간 30분. 오르막길을 따라 몇 개의 작은 고개를 넘는다.
산행 시간 5시간, 1일 산행 고도차 780m, 최고 고도 3700m.
12Day(하산 4일째) 톨카 - 데우랄리(2100m) 1시간, 데우랄리 - 포타나(1900m) 1시간 30분, 포타나 - 담푸스(1650m) 2시간. 담푸스는 안나푸르나 5대 뷰 포인트 중 하나 담푸스 → 페디(1130m) 1시간 트레킹 후 모든 트레킹 종료. 전용 차량으로 페디 출발, 포카라 시내 도착.
▒ Information
국내 트레킹 상품
TNC여행사에서 대한항공 인천-카트만두 직항편을 이용한 안나푸르나 트레킹 상품을 판매한다. 트레킹 전문 가이드가 동행하며, 12일 정도 트레킹한다. 첫날과 마지막날은 카트만두의 5성급 호텔 하얏트와 안나푸르나호텔에서 묵으며 시내 관광을 즐긴다.
15박 16일 25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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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탕은 신이 내린 자연, 네팔에서도 아주 특별한 곳이다. 비행기가 없어 차로 들어가야 하며, 누구든지 걷지 않으면 랑탕을 알기 어렵다.
랑탕은 카트만두에서 멀지 않다. 카트만두에서 트레킹이 시작되는 샤브루베 시까지 차로 10시간, 둔체까지는 7시간 정도 걸린다. 랑탕 트레킹은 2가지 코스가 있다. 랑탕계곡 트레킹과 고사인쿤드 트레킹이다.
봄에는 랑탕계곡 트레킹이 더욱 좋고, 가을이라면 고사인쿤드 트레킹이 더 권할 만하다. 랑탕계곡의 매력은 만발한 꽃과 함께 계곡 깊숙이 찾아 들어가는 맛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해발 4,400m 고지에 자리한 산상 호수 고사인쿤드는 신비스러움과 함께 장대한 전망을 선사한다.
랑탕계곡 트레킹
랑탕계곡에 들어서면 계곡을 채우는 물과 위태로운 벽면을 타고 자라는 침엽수가 마치 캐나다의 협곡을 연상시킨다. 나뭇잎 사이로 숨어있던 꽃 랄리그라스가 어느 새 온 나무를 뒤덮을 때쯤 랑탕 마을이 나온다. 룽다 펄럭이는 랑탕은 신들이 사는 신비한 마을이다.
옛날부터 랑탕은 티베트와 네팔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요, 활발했던 교역로로 번창한 유서 깊은 마을이다. 랑탕계곡은 랑탕히말과 주갈히말의 한가운데에 있으며 계곡의 끝은 히말라야 산맥으로 티베트와 경계를 이루고 있으므로 지금도 이 지역에 사는 티베트계 사람들은 친척을 만나러 계곡 끝 히말라야를 넘어 왕래한다.
이 마을엔 전통 방식으로 치즈를 만드는 치즈공장이 있다. 이 치즈를 사와 서울에서 구워 먹으면 네팔의 냄새가 진하게 피어나곤 하여 트레킹 갔다 온 분들이 잊지 않고 사오곤 한다. 랑탕계곡의 끝 캉친콤파에 이르면 티베트처럼 고원 초원이 펼쳐진다. 그 위로 캉첸포(6,387m), 랑탕리룽(7,205m), 캉포리(6,830m), 펨탕리(6,842m), 우루킨망(6,151m), 랑시샤리(6,427m) 등의 봉우리가 연이어진다.
산 아래는 누군가에 의해 다져진 모래처럼 넓은 자갈들판이 펼쳐진다. 오죽 넓으면 폐쇄된 비행장이 있을까.
고도는 400m에 달하는 듯하다. 고원 평지에는 주변 7,000m 급의 봉우리들이 흘려보낸 물길이 여러 갈래 나 있다.
그 물길을 흘려보내며 깊숙이 따라 들어가면 뜻하지 않은 장관을 만난다. 캉친콤파를 지나면 로지가 없으므로 보통 캉친콤파에서 랑시카르카까지 당일로 다녀온다.
왕복 6∼7시간 정도 걸리고, 고도가 높은 만큼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다.
산을 내려오는 기분은 늘 씁쓸하다. 올라갈 때 3일 걸렸던 길이 내려올 때는 단숨에 내달려 하루 만에 랑탕계곡을 빠져나온다. 랑탕계곡의 초입인 밤부에 이르면 좌측으로 인상적인 마을이 보인다. 능선을 따라 일정한 높이와 크기로 길게 늘어선 가옥들은 카메라 렌즈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정겨운 멋이 풍겨난다.
랑탕 지역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마을이며 전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이곳이 톨로샤브르 마을이다. 톨로샤브르에 올라서면 게곡이어서 볼 수 없었던 대산군이 저 멀리 나타난다. 안나푸르나, 다울라기리, 히운출리, 히말출리, 가네쉬히말 등. 무수한 봉우리들이 겹겹이 나타난다.
저 너머는 티베트라는 말로 그 설명을 대신할 뿐이다. 이 파노라마는 능선을 올라 이틀째인 라우리비나야크에서 최고조에 달한다. 로지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구름 너머 저쪽.‘저곳은 도대체 어디일까?’ 산이 너무 많아 다 외울 수 없다는 가이드는 같은 말만 되풀이한다. “랑탕리룽, 가네쉬히말, 히말출리 그리고 뭐더라, 저쪽은 전부 티베트….”
라우리나비나야크를 떠나면 오전 중으로 고사인쿤드에 닿는다. 고사인쿤드는 해발 4,400m에 있는 산상 호수다. 쉬바가 목이 마르자 삼지창으로 히말라야의 빙하를 뚫어 물이 흐르게 했고 이로 인해 트리술리 강과 산상의 호수들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힌두교인에게는 성지로 떠받들어져 매년 8월 보름 무렵에 수천 명의 순례자들이 모여 며칠씩 머물다 간다고 한다.
고사인쿤드에서 저녁놀에 잠기는 호수와 히말라야의 영봉들을 바라보노라면 왜 히말라야를 신들의 세계라 하는지 깨닫게 된다. 고사인쿤드에는 하나의 연못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보다 높은 곳에는 수자르쿤드(4,640m)가 있고 그 외에도 사라스와티쿤드, 바이라브쿤드 등 쿤드라 불리는 호수가 인생의 번뇌를 의미하듯 108개나 된다고 한다.
고사인쿤드를 지나면 이르는 수자르 고개는 랑탕 트레킹 코스 중 가장 높은 곳이다. 돌무더기가 쌓여 있고 신과 가까이 있기에 신의 땅이라 불리는 곳 어디나 볼 수 있는 룽따(라마불경을 적은 깃발)가 어지럽게 걸려 있다.
수자르쿤드를 넘으면 깊은 내리막이 시작된다. 그러나 큰 산을 좌측으로 돌며 여러 번의 지능을 넘기 때문에 내려가는 듯하면 또 오르막이 나오고 평지가 끝나는 듯하면 다시 오르막이 나오고 그러길 108번이나 된다. 결국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108의 숫자는 고통의 끝이 해탈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상징한다. 그만큼 곱테로 가는 길은 길고 오르막이 많아 고도를 1,300m나 낮춤에도 가장 힘든 구간으로 각인된다.
곱테를 지나면 치플링, 순다리잘로 연결되는 능선 코스 이고 좌측 계곡인 헬람부 지역으로 하산을 하는 방안이 있다.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순다리잘로 가는 길은 능선을 따라 하산하는 길이기는 하지만 별 전망이 없다. 헬라부로 이어진 길은 네팔 전통 농가와 논두렁을 따라 걷게 된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안은 수자르고개에서 곱테로 가지 않고 라우리비나야크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신콤파를 거쳐 둔체로 하산하는 것이다. 시간도 줄일 수 있고. 더욱이 곱테로 가는 길이 너무 길고 지루할 뿐 아니라 곱테를 지나면 볼 만한 전망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랑탕 트레킹
1Day 카트만두 출발, 트리슬리 강을 따라서 트리슬리 바자, 국립공원 관리소 등을 경유하며 둔체~샤브르베시 도착. 차량으로 7시간 정도 소요.
2Day 샤브르베시-랜드슬라이드 로지(1660m). 샤브르베시 마을 오른쪽으로 진입, 랜드슬라이드 로지에서 밤부 로지(2030m)~라마호텔 4시간 트레킹.
3Day 라마호텔-고라타 밸리 (3020m). 랑탕리룽이 보이기 시작한다. 중식 후 체크 포스트에 신고 후 트레킹, 랑탕(3500m)까지 1시간 30분 소요.
4Day 랑탕-캉친곰파(3850m). 캉친곰파에서 중식 및 석식. 캉친곰파에는 오래된 사원과 야크 치즈공장이 있다.
5Day 캉친곰파-랑시샤카르카(4160m). 랑탕계곡의 마르쿠 평원을 따라 랑시샤카르카까지 트레킹.
6Day 캉친곰파-랑탕. 랑탕-고라타벨라까지 1시간 30분 트레킹. 고라타벨라에서 점심 후 라마호텔~밤부까지 4시간 트레킹.
7Day 밤부-톨로샤브르(2500m) 톨로샤브르는 네팔 전통 농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8Day 신곰파-찰랑파티 (3750m)- 라우리비나야크 (4000m). 라우리비나야크에서 랑탕리룽(7234m), 가네쉬히말(7429m), 히말출리(7893m), 마나슬루(8163m) 등을 볼 수 있다.
9Day(하산 1일째) 고사인쿤드-수자르 고개(4640m). 바위산과 많은 호수로 둘러싸인 고사인쿤드를 지나 수자르 고개를 통과한다.
10Day(하산 2일째) 신곰파 - 둔체
국내 트레킹 상품
TNC여행사에서 랑탕-고사인쿤드 트레킹 상품을 판매한다.
12박 13일 23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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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50만명의 도시 카트만두. 힌두와 불교,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 복잡한 생활상이 이곳에 공존한다.
그러나 마켓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청년 실업자와 노인, 꼬질꼬질한 어린아이들이다. 초점 흐린 눈으로 쥐 죽은 듯이 있다가 낯선 이방인의 출현에 모두들 인사말을 던지고 또한 참견하고 싶어 한다.
어디를 가든 미어지게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특별한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이들을 보는 것이 카트만두 시티투어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교 사원, 힌두 사원, 다운타운, 쇼핑타운, 카트만두 시내 어디를 가나 특별한 볼거리나 먹을거리는 기다리고 있지 않다.
굳이 꼽자면, 망아지 같은 눈망울로 낯선 이방인을 쳐다보는 네팔의 보통 사람들이 가장 큰 볼거리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여행자가 뭔가를 구경한다기보다는 오히려 볼거리가 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기자는 1주일에 1회 운항하는 대한항공 인천-카트만두 전세기를 한번 놓치고, 1주일간을 카트만두 시내에서 보냈다. 카트만두 시 외곽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매일 아침 늦잠을 늘어지게 자고, 오후가 되면 하루에 한 곳씩 사원(불교 또는 힌두교)에 들러 ‘이교도의 기도’를 올리고, 단돈 5달러로 카트만두 시내에서 유러피안 스타일 디너를 즐기고, 저녁엔 테크노바에서 테킬라를 마시며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을 구경했다.
그러나 가장 좋았던 기억은 역시 네팔 사람들과의 교감이다. 카트만두 사람들은 서울 사람들보다 훨씬 영어를 잘 한다.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의 어설픈 콩글리시도 척척 알아듣는다. 한국에 다녀온사람들도 많았는데, 한류 덕택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친절하다. 여행자에게 물건을 팔고 싶어 하는 상인이든, 길거리에서 만난 실업자든, 마을 우물에서 빨래하는 아낙이든 모두 “재퍼니즈?”라고 물었다가 “코리안”이라는 대답을 들으면 훨씬 더 친절하게 대한다.
카트만두 동쪽에 있으며, 네팔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이다. 만다라를 형상화해 사각으로 밑단을 두르고, 중앙엔 돔 모양의 탑이 있다.
사원을 빙 둘러 많은 상점들이 있는데, 대부분 불교 미술과 관련된 앤티크 숍이다. 붓다 사원의 클라이맥스는 오후 4시경이다. 퇴근 시간이 되면 카트만두의 부디스트들은 집에 가는 길에 들러 이곳에서 꼭 기도를 드리거나 탑돌이를 한다. 탑돌이는 3바퀴를 돌거나 7바퀴, 더 많이 돌고 싶다면 7의 배수만큼 돌면 된다.
사원 바로 앞 CD 판매점에서 들려오는 ‘옴 마니 반메 홈’ 독경 소리에 맞춰 기러기처럼 줄을 지어 탑돌이를 한다. 모두 아주 천천히, 그리고 아주 평온한 표정들이다. 그 숭고한 행렬에 이방인, 이교도에 대한 차별이란 있을 수 없다.
입장료 50루피 | 카트만두 시내(Thamel)에서 택시로 50루피.
Pashupai Nath(힌두 사원)
카트만두 동쪽, 국제공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네팔 최대의 힌두 사원. 사원을 가로지르는 강(하천)을 중심으로 둘로 나뉘는데, 안쪽 사원 내부는 외국인 출입 금지다. 힌두 사원답게 커다란 황소 몇 마리를 경내에 풀어놓았다.
파슈파티 사원에서는 매일 장례식이 열리는데, 생을 마감한 모든 힌두교도는 이 곳에서 화장을 치른다. 힌두교 특유의 의식이지만, 화장 의식치고는 너무 허름하다. 통나무를 엉성하게 쌓아 망자의 얼굴이 밖으로 노출돼 있다.
사원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 벤치에 앉아 있으면 시신 타는 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 카트만두 사림들은 데이트를 즐기고, 외국인 여행객들은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기 바쁜 모습을 볼 수 있다.
입장료 250루피 | 카트만두 시내(Thamel)에서 택시로 30~40루피.
Garden of Dreams
카트만두의 다운타운인 타멜 거리 입구에 있다. 1895년 당시에는 왕궁이었으며, 현재는 교육부 건물로 쓰이고 있다.
가든은 넓지는 않지만 잘 가꾼 잔디밭과 작은 연못, 고풍스런 백색 건물이 유럽의 어느 도시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다. 가든 밖,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는 카트만두의 번잡한 길거리와는 단절된 한적한 곳이다.
그래서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타멜 거리의 베이커리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 간단한 음식을 사서해 이곳에서 피크닉을 즐겨도 좋을 것 같다.
입장료 160루피 | 타멜 거리 입구
Old Royal Palace(Hanuman Dhoka)
카트만두 시내에서 멀지 않다. 5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네팔의 국왕이 살던 곳이다. 매표소 입구의 커다란 탑 모양 건물이 그야말로 고풍스럽다. 3층 건물의 기단과 처마 부분에 새긴 무늬와 디자인이 매우 정교하다. 지금은 빛이 바래고 먼지가 가득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고풍스럽다.
200루피라는 싸지 않은 입장료는 이곳의 가장 안쪽, 구마리 사원(Khumari Ghar)에 들어가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인이 들어갈 수 있는 사원의 범위는 사각형 건물 안에 놓인 5평 남짓한 작은 정원. 마당 가운데에 구마리 신에게 기도를 드리는 제단이 놓여 있다. 사원 한가운데 서면, 사방이 꽉 막혀 있어 정말 신들의 영역에 들어온 듯한 농밀한 분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입장료 100루피 | 타멜 시내에서 도보로 5분
Thamel(Downtown) Street
타멜은 카트만두의 번화가로 한국으로 치면 이태원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타멜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외국인 대상 로지(Lodge)와 소규모 호텔, 레스토랑, 베이커리 카페, 서점, DVD숍, 환전소, 기념품숍, 마사지숍, 댄스클럽, 테크노숍 등이 있다.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곳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맥주 펍 등이다. 골목을 걷다 보면 시끌벅적한 펍이 눈에 많이 띈다.
Swoyambhu Stupa(샴부 사원)
카트만두 서쪽 언덕 위에 있다. 사원 내부에는 우리나라 절에서 볼 수 있는 불상과 아주 흡사한 불상이있다. 전망대에 서면 카트만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지만 시가지는 거의 매일 스모그에 덮여 있어 전망은 그렇게 깔끔하지 않다.
카트만두 시내 어디나 걸인들이 많지만, 이곳이 가장 많은 것 같다. 다만 사원 앞에 자리한 커다란 나무는 독수리 요새로, 수십 마리의 독수리가 들락날락한다.
입장료 100루피, 카트만두 시내에서 택시로 10분(50루피)
Punky Buddha
주말(금·토요일) 저녁 카트만두의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주로 찾는다. 레게 머리를 한 래퍼, ‘노는 고등학생’, 외국인 여행객들이 눈에 띈다. 클럽은 10여 평 남짓한 크지 않은 공간에 댄스홀과 나인볼(9 Ball) 테이블이 있고, 네다섯 명이 앉을 수 있는 바에서 맥주와 양주, 와인 등을 판다. 카트만두 클럽에서 가장 좋은 점은 ‘Free Entry’. 잠깐 들러서 춤추는 것은 공짜다. 아주 부담 없다.
영업시간: 19:00~12:00 | 가격: 럼콕·테킬라·캔맥주 120~150루피(약 2달러) | 위치: 타멜스트리트 내
FIRE Dance Club
카트만두에서 가장 시설 좋고 물 좋은 테크노 클럽이다. 아마 카트만두에서 오직 ‘테크노 뮤직’만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일 것이다. 중앙에 괜찮은 댄스홀이 있고, 텔레비전 화면이 있는 바가 있다. 이곳 또한 외국인 입장이 무료다. 나름대로 카트만두에서 좀 논다는 젊은층이 오지만, 그것도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 한해서다. 평일이나 일요일 밤에 가면 한산하다.
간혹 술 취한 한국인 트레커들도 찾아오는데, 분위기에 전혀 적응 못하고 나가는 일이 많다. 20~30대에게 맞춤인 공간. 밤 10시 이전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영업시간: 10:00~03:00 | 가격: 캔맥주, 테킬라 150~200루피 | 위치: 타멜 카트만두 게스트하우스 근처
Bar
La Dolce Vita
타멜 시내 한가운데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저녁엔 이탈리안 파스타와 피자, 이후엔 와인을 마시기에 적당하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타멜 거리 한복판에 있지만, 이곳은 아주 조용하고 여유가 있다. 네팔 사람들은 거의 출입하지 않고, 유럽 여행자들이 대다수다. 와인은 한 병에 20~30달러 정도, 비싸지 않다.
가격: 피자(모차렐라, Free 토핑) 120~325루피 | 위치: 타멜 카트만두 게스트하우스 안쪽
한국 음식점
카트만두에는 한국 음식점이 10여 군데 있다. 이 중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은 3곳 정도. 대부분 시내(타멜) 근방에 있다. 한국인 트레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삼겹살. 가격은 1인분에 400~500루피(약 7달러)로 비싼 편이다. 카트만두의 택시 기사들은 대부분 유명한 한국 음식점의 위치 정도는 알고 있다.
서울아리랑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 이곳 사장의 어머니가 직접 주방을 맡고 있어, 네팔 시내에서 전통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돼지고기고추장볶음, 된장찌개, 청국장찌개, 황태구이조림 등이 추천할 만하다. 음식 값은 비교적 비싼 편이다.
단품이 300~400루피. 트레킹을 다녀온 후, 한국 냄새 물씬 나는 저녁이 그리울 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위치: 로열 팰리스 근처, 다운타운에서 택시로 5분
Villa Everest
네팔인 앙 도르지 씨가 운영하는 한국 레스토랑. 도르지 씨는 1977년 한국의 삼부토건이 네팔에 진출했을 때 현장 요리사로 일하면서 한국 음식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84년 한국의 에베레스트 원정대에서 시작해 지난 1990년대 말까지 히말라야 등반을 온 숱한 한국 원정대의 주방장을 도맡아 왔다.
한국도 여러 번 방문해 김치를 비롯한 밑반찬 만드는 방법을 직접 배워가기도 했다. 빌라 에베레스트의 인기 메뉴는 삼겹살. 네팔산 돼지에 무공해 채소를 제공한다. 한국에서 직접 들여온 고추장으로 만든 김치와 김치찌개가 일품이다.
가격: 삼겹살 1인분 450루피 | 위치: 타멜 다운타운에서 걸어서 5분
Shopping
타멜(Thamel) 거리가 추천할 만하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양 털로 만든 파슈미나 제품과 털모자, 펠트 제품 등이다. 특히 털모자가 인기 있다.
세계 어딜 가나 그렇듯 타멜 거리의 쇼핑 품목의 가격 또한 천차만별. 흥정하기 나름이다. 애초 상인이 제시하는 가격에서 할인율을 60% 정도로 잡으면 된다. 가게 주인이‘2000루피’를 부르면, 여행자는‘800루피’를 제시하면 적당하다. 털모자는 100루피 정도면 적당한 가격이다.
Masage Therapy
시내(타멜) 곳곳에 ‘Natural Massage’ ‘Ayrudic Massage’ 등의 간판이 붙은 곳이 많다. 카트만두 시내에서 ‘하지 말아야 할 여행 목록 1호’는 마사지숍이다. 대부분의 숍이 무자격증 숍이며, 무엇보다 숍 내부가 무척 지저분하다.
About Nepal
카트만두는 나무로 만든 도시?
카트(Kath)는 ‘나무’를 의미하고, 만두(Mandu)는 ‘도시’를 뜻한다. 히말라야는 돌이 많은데, 카트만두는 목조 사원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카트만두 시내 올드 팰리스(옛 왕궁에 가면 이런 오래된 목조 건물 거리가 있다. 마치 청나라시대 목조 주택처럼 현란한 문양을 자랑한다.
네팔은 주 6일 근무?
네팔은 일요일에도 일을 한다. 그러나 평일 근무 시간은 오후 3~4시면 끝난다. 시내에 가면 ATM(현금자동인출기) 기기들이 많은데, 365일 24시간 내내 현금을 뽑아 쓸 수 있다. 히말라얀 뱅크(Himalayan Bank)가 가장 잘 작동된다. 환전소도 시내에 많은데, 환전율은 보통 1달러에 70루피 정도다.
카트만두의 택시비는?
기본료가 8루피(약 100원) 정도로 아주 싸다. 밤에는 할증이 붙어 보통 10시 이후에는 낮보다 2배가 나온다. 카트만두의 택시는 예외없이 인도산 하루티 마카티차종으로 우리나라 티코보다 내부가 더 비좁다. 도로 사정상 이런 작은 차가 아니면 다닐 수가 없다. 카트만두 택시 기사들은 외국인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우는 일은 거의 없다.
카트만두에서 버스?
보통의 여행자가 시내 버스를 타기는 어렵다. 버스 노선을 알 수 없을 뿐더러 버스 정류장이 일정치도 않다.
그러나 시 외곽 제2버스터미널에 가면 카트만두에서 유명한 관광 도시로 향하는 시외버스를 탈 수 있다. 포카라로 가는 버스는 300루피(약 4달러) 정도, 관광객을 위한 스페셜 버스는 700루피(10달러) 정도. 카트만두~포카라는 버스로 7~8시간 정도 걸린다.
카트만두의 치안은?
마오이스트로 인해 치안이 불안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별 문제 없다. 그러나 다운타운 지역 일부는 여행자들이 돌아다니기에 적당하지 않다.
배낭여행으로 네팔에 간다면?
네팔은 잘 알려진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 외에도 가볼 만한 곳이 무궁무진하다. 치트완국립공원을 비롯해 서부 네팔은 고립무원의 천혜 자연을 간직한 곳이다.
만약 네팔에서 자유로운 배낭여행을 원한다면 현지 여행사에 문의하는 게 좋다. 현지 가이드나 포터를 구하는 일을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다. 카트만두 트레킹 에이전시 와일드 호스(WILDHORSE)의 앙 카르마 씨는 한국 TNC여행사의 현지 사무소 일을 하고 있다.
WILD HORSE 977-1-376641, Mobile 977-98510-25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