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

2002년 6월 유준이의 일본 여행기 - 다섯째날

봄이나라 2008. 3. 5. 10:59
  2002년 6월 17일 월요일 날씨-우중충 후덥지근..

오늘부터 다시 와이프는 출근한다...아침일찍 와이프는 나가고, 유준이와 나는 8시쯤 일어나 아침을 먹고 올라와 오늘의 일정을 구상한다.

도착서 부터 계속 강행군으로 돌아다녀 유준이에게 무리가 될 거 같아 오늘은 멀리 가지 않기로 결정....

호텔 근처에 보니 말많은 야스쿠니신사가 5분거리에 있다. 때만 되면 일본 수상이 참배를 하네 마네 가지고 한국에서 많이 들어봤던 야스쿠니 신사...일본 전쟁 영웅들의 유해가 모셔진 곳으로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역적들의 장소이다...~ ~ ~

호텔에서 더 개길려구 해도 유준이가 밖에 나가자고 아우성이라 10시쯤 호텔을 나서 유모차를 끌고 야스쿠니신사로 향했다..

일본 날씨는 습도가 높아 해가 안나도 정말 찝찝하고 후덥지근하다.

신사앞에 도착하니 기둥으로 만든 문 같은게 보인다....

좀더 들어가니 옛날 사무라이 영화에서 나오는 동상이 떡하니 서있는데, 보기에도 재수없다.. 안내문을 읽어보니 뭐 일본의 전쟁 영웅이란다...쓰벌놈들....

짜증나는건 평일 오전인데도, 외국인 관광객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인다.

또한 일본인들도 주로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 단체로 몰려다니며 자랑스럽다는 듯이 지껄이면서 지나다닌다....

왠지모를 짜증과 기분나쁨이 교차하는 가운데, 동상을 지나고 무슨 커다란 문같은 것을 지나자 비둘기들이 떼거지로 모여있다...

우리의 유준군....비둘기나 동물들만 보면 신나서 유모차에서 내릴려구 난리를 친다.

비둘기 모여있는 곳에 내려놓으니 비둘기를 따라 다니며 신나한다...

우리의 슬픈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유준인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좋아하는 걸 보니 왠지 기분이 묘하다.

유준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유모차 밑의 바구니에서 자꾸 뭘 꺼내주고 그랬더니, 유준인 유모차 바구니에 과자나 뭐 그런것들이 잔뜩들어 있는 줄 안다.

비둘기를 쫓아다니며, 바닥의 돌멩이들을 주워서 자꾸 유모차 바구니에 갖다 넣는다... 나중에 보니 유모차 바구니엔 돌멩이들이 한 주먹이나 담겨있다.

비둘기 먹이 접시에 돌멩이를 담는 유준군주운 돌멩이를 유모차에 가져다 넣으려 뒤뚱거리고 가는 유준군

한참을 비둘기 있는데서 놀다가 신사 본관 있는 데로 가보니 뭐 절 비슷한곳 인데, 많은 일본 사람들이 앞에 서서 합장을 하고 간다...

또한번 열이 난다....난 계속 바닥에 침을 뱉으며 돌아다니고.....

덥기도 하고 볼 것도 없고 해서, 호텔로 돌아와 유준이 아랫도리를 벗겨 놓으니 신나게 돌아다니다 카페트에 오줌을 두번이나 쌌다...

낮잠 재웠는데, 잠을 충분히 못자구 일어난 유준이가 마구 울어댄다...

간신히 과자로 달래고 나서 호텔방에 계속 있자니 나부터가 갑갑하다.

주위사람에게 들으니 구단시타 역 반대편으로 가면 이다바시 역인데 거기 주변이 식당과 상점들이 많댄다.

날씨도 선선해 져서 그 주위를 돌아볼 작정으로 유모차를 끌고 이다바시 역 근처를 배회했다.

돌아다니다 천만다행으로 한국식당 발견....이름은 서울이라고 한글로도 쓰여 있다...크기는 크지 않지만 웬만한 한국음식은 다 팔고 있었다..

물론 한국말도 통하고.....우린 된장찌게를 시켜서 먹었는데 며칠만에 먹어보는 한국음식...꿀맛이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던 유준이도 신났나 보다.
한국에서도 두부라면 사족을 못쓰던 유준이...된장에 들어있는 두부를 환장하고 먹어댄다....

간만에 배부르게 한국음식을 먹고 나서 호텔로 돌아오는데,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이프는 11시에 들어와 내일부터는 동경을 아예 떠나 있는 다고 한다...

타지에 와서 나도 유준이 보느라 힘들지만, 일때문에 고생하는 와이프를 보니 안쓰럽고 미안하다...

유준아....엄마 걱정안하도록 우리 잘 놀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