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정보

직장생활하면서 35개국 여행한 실속파 여행광 조은정

봄이나라 2008. 3. 5. 12:57
직장생활하면서 35개국 여행한 실속파 여행광 조은정
“20대에 한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여행’ 하나만큼은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죠!”



작가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여행은 편견과 아집, 그리고 편협함에 치명적이라고.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풍성해지는 것이 인생이라면 여행만큼 남는 장사도 많지 않을 것이다. ‘호모 트래블러스’라는 새로운 학명(?)으로 분류되어 마땅할, 직장인 조은정씨의 여행이 있어 행복한 삶.



“각종 여행기 공모전에 응모해서 비행기표 따냈죠”

하나포스닷컴 사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조은정씨(32)는 자타가 공인하는 여행광이다. 지금까지 그녀의 발길이 닿았던 나라는 아프리카 대륙을 제외한 전세계 35개국. 지난 2002년에는 어렵게 특별 휴가를 얻어 3개월 동안 세계 일주를 감행하기도 했다.



물론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 여행 싫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를 벗어나 이국의 땅을 밟아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들뜨고 설레는 일이다. 문제는 돈과 시간. 평범한 직장인들이라면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일단 만만찮은 여행 경비도 부담스러운데다, 비싼 비행기표 끊어 떠난 여행이니만큼 잠깐 있다 돌아올 수도 없는 문제다. 그러나 대개는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나면 돈이 따라주지 않는다. 물론 둘 다 여의치 않을 때도 많지만.



틈만 나면 여행을 준비하고 짬만 나면 떠나고야 마는 ‘여행 전도사’ 조은정씨에게 많은 사람들은 묻는다.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길래? 그렇게 휴가를 길게 써도 회사에서 잘리지 않는지?’…. 이에 대한 답을 듣기에 앞서 일단 잔잔한 호수 위를 유유자적 떠다니는 한 마리 백조를 연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싶다. 수면 위에서는 한껏 우아한 모습이지만 물 밑에서는 한시도 쉬지 않고 죽기 살기로 두 발을 움직여대고 있다던가.



“제가 무슨 재벌도 아니고 당연히 경비가 부담스럽죠. 그런데 관심을 갖고 주변을 둘러보면 길은 있더라구요. 저는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각종 여행기 공모전에 매달렸어요. 밤마다 컴퓨터 앞에 붙어 앉아 각종 여행기 공모전에 응모할 여행기를 쓰고 또 썼죠. 대단한 ‘글빨’도 아닌데,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써보내니 매번 결과가 좋았어요. 그렇게 해서 부상으로 비행기표나 여행 경비에 보탰죠. 휴가요? 저도 일개 월급쟁이일 뿐인데 무슨 깡으로 일주일씩, 한달씩 휴가를 낼 수 있겠어요. 다만 회사에서 주어진 휴가 일수를 아끼기 위해 여행이 아닌 목적으로는 단 하루도 휴가를 내본 적이 없어요. IT업계는 휴가 시스템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데, 본인의 업무를 책임질 수만 있다면 1년 중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휴가를 쓸 수 있거든요. 그렇게 해서 여행 경비와 휴가를 모아 악착같이(!) 매년 떠났어요.”



‘메모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꼼꼼한 성격 덕에 한 번 여행을 갔다 오면 일기와 사진이 노트로 한 권 나올 정도. 그렇게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는 각종 여행기나 여행 사진 공모전에 유용하게 활용된다. 지금껏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한 이력만도 수십 차례. 세계 일주 역시 공모전에서 뽑혀 비행기표를 따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을 비롯해서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가 내건 여행 관련 이벤트에 20여 차례 당선됐고, 지난 연말엔 사진 공모전에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출품해 문화관광부장관상까지 받았다. 그렇게 정열적으로 여행을 다니다 보니 회사를 대표하는 웹진 기자로 뽑혀 사내 소식은 물론 틈틈이 여행 소식을 전하는 ‘리포터’로 활동하기도 한다. 



“휴가를 아끼고 아껴서 일정을 미리 잡아두고, 여행 계획을 세우며 여행 갈 나라에 대해 공부하면서 나만의 가이드북을 만들어 떠나요. 퇴근 후 집에서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며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저에겐 무척이나 즐거운 취미이자 특기죠.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고 믿거든요. 늘 빡빡한 일정과 적은 예산으로 여행을 하면서 힘들 때도 많았어요. 하지만 그런 어려움에 비해 얻는 건 훨씬 많죠. 세상에 마음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걸 깨닫게 해준 자신감, 전세계에 뻗어 있는 고맙고 소중한 인연들, 여행을 하면서부터 자연스레 생긴 영어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 일상에선 절대 느낄 수 없던 가족과 집에 대한 소중함, 한 발짝 떨어져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 이 모든 것들을 일상에서 과연 얻을 수 있을까요? 여행이 있었기에 전 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자신합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더 넓은 세상을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워낙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다 보니 간담이 서늘한 일도 종종 겪었다. 남미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볼리비아 여행 당시의 일. 1만2000km의 광대한 소금사막을 투어하고 수도 라파스로 돌아오는 길에 이 나라에 내전이 터졌다는 걸 알았다. 길은 모두 돌로 블로킹되어 사면초가였고, 전날 밤부터 화장실을 못 가 심히 곤란한 상태였다. 그때 귓가에 쩌렁쩌렁 울려오던 총소리. 한마디로 공포였다. 군인과 시민들이 대립하고 있는 것을 직접 보니 이것이 말로만 듣던 전쟁인가 싶었다.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다음 여행지로 이동할 수 있었지만 그때의 몸 고생과 마음 고생 덕분에 감기몸살을 톡톡히 앓아야 했다.



문화가 달라 곤란한 순간은 더 자주 있었다. 터키에는 진정 터키탕이 있는 것일까? 터키 여행중 만난 현지 남자 둘의 차를 얻어 타고 근처 여행지를 돌던중 그들의 안내에 따라 친구와 함께 간 곳은 바로 동네 온천탕. 그곳의 온천은 가족탕 개념으로 칸칸이 따로 들어가게 꾸며져 있었고, 터키 남자들은 옷을 훌러덩 벗고 탕으로 들어가려던 중이었다. 설마설마 하다가 위험한 장면(?)을 볼 뻔한 그녀는 허둥지둥 친구와 함께 온천을 빠져나왔고, 두 나라 문화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는 어색한 결론을 내린 채 그들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힘들고 당황스런 순간들을 모두 불식시킬 만큼 소중한 것이 있다면 바로 여행중에 만난 좋은 인연들이다. 뉴욕에 사는 한 ‘언니’는 지금도 자주 연락하며 지내는 ‘친구’가 됐다. 미국 여행중 만난 그 언니는 나이는 60대지만 20대처럼 활력 있는 삶을 사는 진정한 멋쟁이 뉴요커다. 그렇게 만난 인연으로 그녀가 다시 뉴욕을 찾았을 때 반갑게 해후하기도 했다. 지구 반 바퀴를 돌아 간 곳에서도 소중한 인연이 기다리고 있다는 짜릿함을 느끼게 해준 만남이다. 스웨덴에 살고 있는 입양인 친구에게도 톡톡히 신세를 졌다.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icq’라는 영어메신저를 깔았다가 우연히 만난 친구. 그 친구는 한국에 대한 궁금함과 그리움으로, 그녀는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자주 대화했고, 그렇게 몇 년간 연락하며 지내다가 세계 일주를 할 때 일부러 스웨덴에 들렀다.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북유럽의 스웨덴에서 그 친구 덕에 많은 도움을 받고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볼리비아 투어를 하며 만난 브라질 청년 까를도 잊을 수 없다. 스페인어를 전혀 못하는 그녀를 위해 여행 내내 일일이 영어로 통역을 해준 고마운 친구다.  여행중에 볼리비아 내전을 만나 함께 고생을 해서 그런지 더욱 잊지 못할 친구가 됐다. 



“우리나라도 잘 모르는데 해외 여행만 하느냐고 핀잔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너무 많다’는 것이 저의 여행 모토예요. 한살이라도 젊을 때 세계 여러 나라들의 장단점을 내 눈과 마음으로 보고 느낀 다음 인생에 적용하고 싶어요. 평생 열심히 돈 벌어서 아파트 평수 늘려놓고 사회적 위치 얻은 다음 나이 들어서 여행을 간들 그땐 너무 늦지 않을까요?”



아직 미혼인 조은정씨는 남자 고르는 눈이 좀 특이(?)하다. 항공사 직원이라면 지위, 직급을 막론하고 무조건 오케이라는 것. 농담처럼 말하지만 그녀에게 ‘여행’이라는 공통 취미는 배우자를 선택하기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다. 지금껏 여행을 다니며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수많은 에피소드를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는 그녀는 인생 최고의 재산이라 자부하는 그 모든 경험들을 담아 언젠가 재미있고 신나는 여행 책을 내고 싶다고 한다.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은 명실상부한 ‘여행 전도사’를 꿈꾸는 그녀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 문장이다. 그것이 여행이든 사랑이든 성공이든 간절히 원하면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자신감. 그리고 그 문장을 자신의 삶에서 실현하기 위한 키워드가 바로 ‘여행’이라고 지금 이 순간도 그녀는 열심히 ‘전도’에 나서고 있다.





조은정이 말하는 해외여행 ‘BEST 3’ 퍼레이드



기내식이 가장 맛있는 항공사 BEST 3



1. 바리그 항공

브라질 대표 항공사로,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브라질의 고기와 커피를 기내식에서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비행기 안에서 먹은 고기 중에 그렇게 육질이 연하고 맛난 스테이크는 바리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브라질 커피 맛이야 말하나마나. 심지어 브라질은 고속버스에도 공짜 커피머신이 설치되어 있을 정도로 커피광의 나라다.



2. 에어뉴질랜드 항공

뉴질랜드는 우유와 치즈의 나라다. 특유의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우유와 치즈의 맛이 기내식에서도 재현된다. 후식으로 나온 천연 아이스크림은 또 어찌나 살살 녹던지! 비록 승무원 유니폼은 촌스러웠지만 기내식만큼은 잊을 수가 없다.



3. 대한항공 / 아시아나항공

장거리 노선을 타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맛봤을 그 유명한 음식! 바로 비빔밥이다. 한번은 옆 좌석에 일본인 아주머니들이 앉았는데 한글 메뉴판을 읽어드리며 오늘 기내식은 비빔밥이라고 알려줬더니, 일제히 환호성을 질러대며 기뻐했다. 비빔밥은 세계적인 인기 음식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해물자장 볶음밥, 돼지고기 김치볶음밥 등도 선보이는데 역시 한식을 비행기 안에서 먹고 나면 든든하고 속도 편하다.



스튜어디스 유니폼이 가장 예쁜 항공사 BEST 3



1. 에어타히티누이 항공

타히티항공의 기본 의상은 타히티 바다와 꼭 같은 연두색과 하늘색이다. 거기에 예쁜 꽃모양이 한 줄로 프린팅되어 있는데 나라의 특성을 정말 잘 살린 유니폼이란 생각이 든다. 남녀 승무원들은 모두 귀 뒤에 흰색 꽃을 포인트로 꽂고 있는데 의상과 매우 잘 어울린다.



2. 싱가포르 항공

두말할 것이 없지 않은가? 주변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이 항공사를 꼽는다. 싱가폴 전통 의상을 모티브로 해서 롱 스커트에 슬리퍼를 신고, 허벅지까지 보일락말락하는 환상의 앞트임에 허리 라인이 강조되어 이보다 더 섹시할 수 없는 멋진 의상이다.



3. 아시아나항공

회색이 이렇게 세련되고 깔끔해 보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해준 우리의 국적기 아시아나.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한 항공사라 익숙해서 그런지 아시아나의 질리지 않는 단아한 유니폼이 참 좋다.



신혼여행지로 강추하는 여행지 BEST 3

1. 타히티

한국에선 직항도 없고, 가는 길도 멀고, 현지에서 또다시 국내선 경비행기와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1위로 꼽을 수밖에 없는 건 부서진 산호 가루들로 가득해서 정말 새하얗고 맑은 바닷속을 사랑하는 사람과 직접 체험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2. 몰디브

요즘 우리나라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 곳!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아하는 곳이어서 두 번이나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환상의 바다는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이곳 또한 가는 길이 멀다는 단점이 있지만 중간 기착지(싱가포르)에서 쉬면서 또다른 여행을 할 수도 있고, 밤하늘의 수많은 별과 별똥별을 보며 미래를 설계하는 것도 무척 낭만적일 것이다.



3. 프랑스

유럽의 나라들 중 어디가 가장 좋았냐고 하면, 그건 내겐 너무나 힘든 질문이다. 얼핏 보면 비슷비슷한 듯 보이지만 나라마다 개성이 너무나 다르므로. 특히 신혼여행지로 손꼽고 싶은 나라를 고르라면 프랑스를 들겠다. 거리에서 묻어 나오는 ‘낭만 덩어리’들이 파리를 뒤덮고 있는데다 앙시, 에즈 등 다른 지역들 역시 그림처럼 예쁜 곳이 많다. 샹송이 흘러나오는 거리에서 우아하게 와인을 나눠 마시며 프랑스를 느껴보는 것도 꽤 운치 있는 신혼여행이 될 듯.



‘먹자 관광’ 가고 싶은 나라 BEST 3

1. 브라질

최고급 고기와 커피를 최저가로 즐길 수 있는 미식가들의 나라 브라질. 현지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잠시나마 이민까지도 심각히 고려해봤던 나라라나 뭐라나. 그렇지만 한국과 거리가 너무 멀어서 포기.



2. 태국

처음 태국에 갔을 땐 동남아 특유의 향 때문에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해 물로 배를 채우고 돌아왔으나,  번째 간 태국 여행에서는 그 향이 나지 않으면서도 너무나 맛있는 각종 해산물 요리(새우, 게, 랍스타 등)와 쏭땀(어린 파파야에 태국 고유의 양념으로 무친 샐러드 + 김치쯤 되는 현지 서민 음식)의 맛에 빠져 너무너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3. 스위스

치즈를 솥에 끓여 녹인 후, 각종 야채나 고기를 꼬챙이에 찍어 먹는 ‘퐁듀’를 너무 좋아해서 일단 스위스는 처음부터 합격점인데다가 각종 초콜릿, 빵 등이 정말 맛있기 때문에 여행하기편한 나라다. 다만 물가가 비싸다는 것만 빼곤.



야경이 예쁜 나라 BEST 3

1. 미국 뉴욕

내가 여행가 본 곳 중 최고의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뉴욕이다. 두 번이나 다녀왔음에도 여전히 다시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비행기가 뉴욕 공항에 도착할 때쯤 저 멀리서 보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비롯한 맨해튼의 야경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마구 설렌다. 맨해튼의 야경은 허드슨 강 건너의 뉴저지에서 보는 것도 멋지지만 브루클린 브릿지를 건넌 프롬나이츠가 압권이다.



2.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럽의 도시 중 야경이 가장 멋진 곳을 꼽으라면 사람들은 대부분 체코의 프라하를 말한다. 밤이 되면 프라하 성이 예쁜 불빛을 하나씩 켜가면서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때문. 많은 유럽 배낭여행자들이 체코까지만 가고 헝가리에 들르지 않는데 난 헝가리를 꼽고 싶다. 물가가 저렴한데다 음식도 맛나고 저렴한 한국 민박집도 있어 여행하기 편하다. 더구나 환상의 야경을 볼 수 있으므로!



3. 홍콩

이곳의 야경이야 많은 사람들이 체험했으리라 믿는다. 개인적으론 친척이 살고 있어서 꽤 자주 가본 나라. 친근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갈 때마다 세상 최고의 야경이라고 느낀다.



여행 중에 가장 많이 쓰는 영어문장 BEST 3



1. Where are you from?

여행을 오는 사람들은 일단 마음이 오픈되어 있다. 일상을 벗어났기 때문에. 그래서 쉽게 친구도 되고, 좋은 추억도 많이 얻는데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다 보니 나 역시 각 나라의 문화나 특징 등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어디서든 만나는 사람에게 제일 먼저 자연스럽게 건네는 말이 바로 이것. 그래야 쉽게 공통점을 찾아 대화가 풀리니까.



2. How much is it?

언제 어디서나 가장 중요한 돈. 특히 남의 나라 가서 쓰고 오는 건데 절대 헛돈을 쓸 수 없기에 늘 기본적으로 체크해야 할 것이 바로 이 문장이다. 물론, 난 여행 영어 중 가장 중요한 것도 숫자라고 확신한다. 17, 70을 거꾸로 알아듣거나 하는 등의 실수로 본의 아니게 여행경비를 잘못 계산하는 경우도 꽤 많다.



3. That’s no problem!

나는 여행만 가면 세상 모든 용기와 도전 정신은 다 갖는 특이한 정신의 소유자다. 여행을 하다가 가끔씩은 위험하거나 무리다 싶어도 원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세계 일주중에 발가락에 상처가 심해 절뚝거리며 한 달 반을 걸었는데, 이를 악물고 발가락에 붕대를 3중으로 감싸고 바닷속 투어를 하기도 했다. 한국에 돌아와 병원에 가니 의사들이 왜 이제 왔냐며 혀를 내두를 정도. 아~ 무식하고도 용감한 나의 ‘That’s no problem’ 정신이여!



가장 인상적이었던 박물관·미술관 BEST 3

1.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미술관은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을 제일 처음 깨뜨려준 곳. 그 규모부터 일단 한숨이 나올 정도다. 이집트, 중세, 미국, 유럽의 각종 미술품과 조각은 물론이고 분관인 클러이스터까지 모두 구경하려면 족히 며칠은 투자해야 하지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 그리고 미술관 내의 쇼핑센터도 꼭 들를 것. 예쁘고 고급스러운 물건들이 너무 많아 세계 유명 공항의 면세점에서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기념품 숍이 들어서 있을 정도다.



2. 독일 뮌헨 과학박물관

과학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게 아니라 즐겁고 신기한 세계란 걸 일깨워준 곳이다. 이곳에선 과학에 대한 각종 사실들을 눈으로 보고 끝내는 게 아니라 내 손으로 직접 확인하고 테스트해볼 수 있어 흥미진진하다. 예상보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알찬 곳.



3.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고흐 미술관

고흐가 태어나 처음 그림을 그린 시기부터 자살할 때까지 그의 작품들을 연도별로 전시해놓았다. 고흐의 삶이 그대로 숨쉬고 있는 곳이라고 할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미술관 분위기도 좋다.





글 / 박연정 기자  사진 / 강예지·조은정
레이디경향 2005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