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

한국의 전통주를 찾아서

봄이나라 2010. 11. 2. 12:03

[가 볼만한 곳]한국의 전통주를 찾아서

금수강산 대한민국은 금실로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우니 산 좋고 물 좋은 곳이 참으로 많다. 물 좋은 곳에서는 당연히 차(茶)가 맛나고 술(酒)이 달다.

 


금수강산 대한민국은 금실로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우니 산 좋고 물 좋은 곳이 참으로 많다.
물 좋은 곳에서는 당연히 차(茶)가 맛나고 술(酒)이 달다. 한국관광공사는 ‘물맛 따라,
술맛 따라, 한국의 전통주를 찾아서’라는 테마를 정하고, 11월의 가 볼만한 곳으로 송국주
(경북 경주), 지평막걸리(경기 양평), 호산춘(경북 문경), 덕산막걸리(충북 진천), 진도 홍주
(전남 진도) 등 다섯 곳을 꼽았다                    
                                          
editor 박지영


             
 

경북 경주시 송국주

270년을 이어온 양동청주의 맛


송국주는 양동청주라 불리며 270년 동안 그 맛을 이어온 양동마을의 전통주다. 말 그대로 소나무와 국화를 이용해 빚는 술이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선비의 곧은 절개와 장수를 의미하는
솔잎과 국화잎을 이용해 빚는 술이다.
송국주는 풍류를 아는 선비들이 즐기던 선비들의 술이었다. 송국주가 270년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맛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 물맛을 들 수 있다. 술맛은 물맛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술맛을 논함에 있어 물맛은 빼놓을
수 없다.

   그러니 송국주 역시 그 맛의 비밀은 물에서    찾는 게 순서다.
   송국주는 물 맛 좋기로 소문난 양동마을의
   지하수를 이용해 술을 빚는다.
   하지만 지하수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별도의 술물을 만들어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화잎, 감초, 조청이 들어가는 술물은
   가마솥에서 2시간 정도 푹 끓여낸 뒤 상온
   에서 20시간 이상 천천히 식혀 사용하는데,
   술물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은
   국화잎의 좋은 성분이 충분히 우러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참고로 송국주의 고향 양동마을은 600여년
   동안 씨족마을의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간직한
   채 자자손손 대를 이어 살고 있는 이곳은
   마을자체가 중요민속자료 제189호로 지정돼
   있을 뿐 아니라, 지난 2010년 7월 31일에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경기도 양평군 지평막걸리

3대째 가업으로 막걸리맛 이어간다


양평군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고장이다. 물 맑은 고장이니 맛이 좋은 막걸리 양조장이 없을 리 없다. 지평막걸리를 생산해내는 지평주조는 지금의 자리에서 1925년부터 술을 만들고 있다. 창업 당시의 주인은 고 이종환 씨였다. 그 뒤 김교십 씨(104세)가 인수했고 아들 김동교 씨(64세)를 거쳐 지금은 손자 김기환 씨(29세)가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막걸리 제조가 3대째 가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양조장은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건물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막걸리를 생산해내는데 가장 중요한 균을 배양하는 종국실, 술이 익어가는 숙성실, 그리고 지평주조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실 등이 있다.지평막걸리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먼저 증미실에서 술밥 만들기가 이뤄진다. 막걸리 재료를 물과 함께 반죽하고 증기로 쪄서 냉각시킨다. 다음은 종국실 순서가 기다린다. 냉각시킨 재료의 30퍼센트를 수작업으로 오동나무에 넣어 종균을 배양한다. 그 옆에는 보쌈실이 있다. 이곳 역시 종국균 배양을 위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다음 사입실로 넘어간다.
종균 배양한 재료에 물을 넣고 희석시킨 후
나머지 재료 70퍼센트를 넣고 전통 항아리에서
발효시킨다. 마지막 과정은 재성실에서 진행된다. 발효된 막걸리를 걸러내어 전문 유통업체로
보내진다. 지평막걸리를 한 잔 걸치고 가볼 곳도
많다. 용문사나 사나사 등 전통적인 문화유적지뿐만 아니라 황순원문학관, 바탕골예술관, 갤러리
와 등도 여행객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레일바이크나 추억의 간이역인 구둔역 등도
양평의 자랑거리이다.




경북 문경시 호산춘

신선이 즐기는 곡차


금수강산 대한민국은 금실로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우니 산 좋고 물 좋은 곳이 참으로 많다. 물 좋은 곳에서는 당연히 차(茶)가 맛나고 술(酒)이 달다. 날아가는 새도 쉬어간다는 문경새재와 고모산성, 진남교반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되는 문경에 맛난 술이 없다면 그것이 더 이상할 터, 500년을 이어온 장수황씨(長水黃氏) 집안의 가양주 문경 호산춘(湖山春·경북무형문화재 18호)은 문경의 자랑이며 경주 교동의 법주, 서천 한산의 소곡주와 더불어 한국 3대 명주로 불린다. 최고급 술에는 술 주(酒)자 대신 봄 춘(春)자를 쓰는데 호산춘은 국내 전승되는 전통주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춘주다. 호산춘은 멥쌀 하나에 찹쌀이 둘 들어가는 비율로 빚으며 쌀이 한 되 들어가면 술도 한 되밖에 나오지 않는 고급술이다.그 이외에 들어가는 것은 솔잎이 전부라고 봐도 된다. 가끔 마음이 동하면 계절에 따라 꽃 한 줌 넣고, 때로 약초 한 줌 넣곤 하는데 술 향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만 넣는다.
 이렇게 흥취와 풍류를 더해 빚는 호산춘은 100일간 정성을 쏟아야 제 맛이 난다.
 발효과정에 솔잎이 첨가되기에 담황색을 띠며 손에 묻으면 끈적거릴 정도로 진하고 주도는 18%이다. 첨가되는 솔잎은 향과 약리작용이 뛰어나며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호산춘은 먹고 싶다고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술이 아니다.


호산춘은 아무도 못 꺾는 ‘황 씨 고집’에 의해 지켜온 장수황씨 가문의 자존심이다. 장수 황 씨 가양주인 호산춘의 전수자이며 명망 높은 서예가이기도 한 심경 황규욱 선생은 맘이 내켜야 술을 빚는다. 많이 나오면 많이 나오는 대로, 적게 나오면 적게 나오는 대로 빚고 제대로 술맛이 나오지 않으면 미련 없이 술독을 엎어버린다. 선비들이 과거보러 가던 문경새재길과 고즈넉한 김룡사 일주문 길, 가슴속까지 짜릿한 공중질주 짚 라인까지 문경의 매력은 끝이 없다.

 

    




충북 진천군 덕산막걸리

80년 양조장의 연륜으로 빚다


백두산에서 벌목해온 목재로 건물을 세운 덕산양조장은 양조장으로는 유일하게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다. 단층건물이지만 3층 높이의 규모로 일본식과 서양식 트러스트 구조를 합쳐놓았다. 서쪽에 냇가가 흐르고 동쪽에 산이 자리해 바람 방향에 맞춰 건물 위치를 잡고 높은 지붕에 통풍 굴뚝까지 세웠다. 발효실은 단열을 위해 이중벽을 설치했고, 천정은 왕겨를 깔아 발효를 도왔으며, 고희를 훌쩍 넘은 옹기 안에는 술이 부글부글 익고 있다.

 

양조장 옆은 저온저장고 겸 시음장이 서
있는데 술항아리와 오크통을 붙여 놓은
모양이 특이하다. 막걸리는 지하 150m
암반수를 이용해 진천햅쌀로 빚어서
빛깔이 곱고 부드러워 목에 잘 넘어간다.
감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저온살균하기
때문에 생막걸리의 풍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 좋은 재료, 연륜이 묻어
있는 양조장 그리고 3대째 내려오는
장인정신이야말로 맛의 비결이다.


     시음장 옆에는 술병을 옆으로 뉘여 놓은 건물 
     인 ‘향주가’라는 건물이 딸려 있는데 ‘술향기가
     있는 집’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파전,
     두부 등 술안주를 내놓을 예정이다.  
     사전에 예약하면 양조장 견학과 막걸리 시음까지
     할 수 있다. (043-536-3567)


 



 

전남 진도군 홍주

붉은 눈물 방울방울 모아 술을 빚다


조선시대, 한반도 남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진도는 조정과 뜻이 다른 굵직굵직한 선비들이 유배 보내지는 곳이었다. 그들은 진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학문은 물론, 왕도에서 누리던 수준 높은 문화를 전한 것. 그래서인지 진도에서는 만나는 사람마다 시인이고, 만나는 사람마다 노래 한자락 장구 한가락은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술이 빠졌을 리 없다.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주 ‘홍주’가 있었으니 말이다. 발효된 밑술을 소줏고리로 증류해 당뇨, 비만,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는 지초를 더하면 고운 붉은 색을 띄는 홍주가 되는 것. 홍주의 알코올 함유량은 40%. 세계의 이름난 술들과 같다. 진도가 세계적인 술 ‘홍주’를 꿈꾸는 이유이다. 이를 위해 홍주를 연구하고, 진도군수품질인증제도 및 첨단기술을 도입해 알코올과 지초 함량의 표준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진도에는 볼거리가 많다. 용장산성(사적 제126호)은 고려시대, 몽고군에게 항쟁하던 배중손장군의 삼별초군이 그들의 근거지로 삼았던 곳이다.

그 위로 능선을 따라 산성의 성곽이 이어진다. 용장사 약사전에 모셔진 석불좌상(시도 유형문화재 제17호)도 살펴 볼 것. 하미마을에 자리한 남진미술관은 장전 하남호 선생이 지은 사립미술관이다. 이곳에 장전선생의 평생의 수집품이 전시되어 있다.


 



출 처 : 한국관광공사 청사초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