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

2003년 11월 14일 유준이의 중국 여행기 둘째날

봄이나라 2008. 3. 5. 12:04
■ 소주 한산사- 호구탑- 실크공장- 점심- 졸정원- 다기공장- 항주이동(3시간)- 저녁(거지닭)- 황룡호텔

오늘은 소주 관광하는 날이다..소주는 도시 전체가 운하로 되어 있어 동양의 베네치아로 불리우는 곳이다.

7시에 일어나서 호텔 식당에 갔더니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은 이미 식사를 하고 계신다..호텔 아침은 부페 형식인데, 음식이 증말 많다...서양쪽은 아침이 빵 부시래기나 고작해야 계란 오믈렛, 햄 정도 인데, 여기는 역시나 음식의 나라 답게 아침 부페도 우리나라 점심부페의 수준이다...유준이랑 함께 마구 먹은후 우리는 오늘의 소주 관광 일정을 시작했다.

8시 30분에 버스가 출발해서 우리는 먼저 한산사로 향했다.. 한산사는 서기 502년에 건립된 고찰로 15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뭉태기로 향이 피어오르는 모습호구탑 후문의 지붕 모양절 안으로 들어가니 우리나라와 차이가 눈에 띈다.. 일단 절의 지붕 모양이 우리나라 처럼 부드럽게 올라간 것이 아니라, 촐싹맞게 홱 꼬부라져 높이 올라간 것이 인상적이다.. 여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그런 모양을 하고 있다. 또 향을 피우는데 우리나라 처럼 두세개를 피우는게 아니라 거의 뭉태기로 피워서 무슨 불난것 처럼 연기가 마구 피어난다..사람들 손에 향을 들고 합장할때도 뭉태기 향을 들고 한다... 한산사에서 사천왕을 본 유준군은 괴물이라면서 무서워 한다.. 밥안먹고 떼쓰는 아이는 저런 괴물들이 잡아간다 그러니깐 떼 안쓴단다..

시검석을 만져보는 유준군..정말 칼로 자른듯이 갈라져 있는 바위호구탑 앞의 유준군한산사를 둘러보고 우리는 중국의 피사의 사탑이라 불리우는 호구탑으로 향했다. 호구탑은 오나라왕 합려의 무덤으로 장례를 지낸지 3일째 되는 날 백호가 나타나 무덤위에 꿇어 앉았다는 전설에서 유래해 호구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호구탑까지는 약간의 오르막길을 올라 가야 하는데 가는 도중에 감천이라는 우물(지성이면 감천)도 볼 수 있고, 오왕 합려가 명검을 테스트 했다는 시검석등을 볼 수 있다. 호구탑은 961년 완성된 탑으로 높이 47.7m 7층의 8각 탑인데, 중국의 탑들은 우리나라의 탑과는 달리 내부로도 올라갈 수 가 있고, 어떤것은 마치 정자같이 생긴것들도 있다. 이 호구탑은 동쪽으로 3.49도가 기울어져 있어 중국판 피사의 사탑이라고 일컬어지며, 무너질까봐 안으로는 못올라 간다.

패션쇼 모습누에고치에서 실을 빼는 모습호구탑을 보고 나서 우리는 실크공장으로 향했다. 패키지 여행의 단점은 여러 쇼핑 센타를 방문하는 것인데, 이번 여행에도 실크공장 외에 다기공장, 녹차농원, 진주공장등을 방문한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별로 필요 없어 보여도, 또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면 되겠다...실크 공장에서는 우선 들어가니 패션쇼를 보여준다...늘씬한 미녀들이 실크로 된 옷 을 입고 약 10여 분간 패션쇼를 한다...음악이 나오자 역시 유준이는 앞에서 들썩들썩 춤을 춘다. 패션쇼를 보고 나면 실크 생산 과정을 보여주는데, 누에고치에서 명주실 뽑는 거랑 솜을 만든 과정은 정말 신기했다..그리고 고치에서는 우리가 늘 먹던 번데기가 정말 나온다...공장안에서도 구수한 번데기 냄새가 난다. 와이프하고 어머니는 역시나 설명을 마구 들으신후 명주 이불이랑 스카프등을 사신다..와이프는 몇주 전부터 스카프 하나를 사고 싶다구 그러더니 역시나 여기서 신나서 자기꺼랑 동서꺼랑 사댄다...역시 여자들이란....음음...

졸정원에서점심을 먹은 후, 우리는 중국 4대 정원의 하나인 졸정원으로 향했다. 졸정원은 명나라때인 1512년 어사였던 왕헌신이 만든것으로 골때리는 건 16년간 건설해서 정작 주인은 3년밖에 못살았다 한다...졸정원에 들어가니 이건 정원이 아니라 무슨 유원지 같다.. 여러 연못에 누각에 한 개인의 정원이 이따만하다는게 실감이 안난다...연못 주인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이렇게 큰 정원을 지을려구 노가다한 일반 백성은 증말 고생이 심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졸정원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낸후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다기 공장으로 향했다..가는 버스 중간에 유준이는 잠들고, 나도 졸리고 귀찮아서 내리지 않았는데, 역시나 와이프와 어머니는 다기 세트를 하나씩 사서 들어 오신다..집에와서 풀러보니 내가봐도 좀 후진듯해서 이걸 뭐하러 샀냐구 그랬더니, 그냥 쇼핑을 좀 해야 가이드도 기분좋구 한다면서 그래서 샀데나??? 내가 따라 들어 갔으면 안샀을껄하는 후회가 든다...앞으로 얼마나 이 다기 세트로 녹차를 먹을 수 있는지 두고 봐야 할일이다...

이제 우리는 다음 일정을 위해 항주로 이동한다. 항주 까지는 버스로 약 3시간이 걸리는데, 중국은 땅덩어리가 넓어서 인지, 버스로 3~4시간은 그냥 옆집 놀러 가는 정도랜다..

하기야 상해에서 북경까지 20시간 정도 걸린다니 보통 중국에서는 20시간이 넘어야 장거리 여행이라고 친단다...

오늘 돌아본 소주는 동양의 베니스라고는 하나 일종의 공업도시로서 많은 공장들이 있고 공사도 여기 저기서 진행이 되어서 인지, 거리 전체가 좀 뿌옇고, 먼지가 많은 느낌이었다.

거지닭 요리항주에 도착한 우리는 저녁으로 거지닭을 먹었는데, 거지닭이라는 이름은 옛날에 거지가 닭한마리를 훔쳐서 어떻게 요리를 할 수 가 없으니깐 그냥 진흙을 발라서 불에 구웠더니 맛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가 되서 거지닭이라는 별명이 붙었단다...

오늘은 저녁일정이 좀 일찍 끝나 호텔에 도착하니 7시 밖에 안되었다...어제는 거의 10시가 되서 들어왔는데...


황룡호텔 객실에서오늘 묶을 호텔은 황룡호텔로서, 이번 일정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호텔일듯 싶다...일인당 399000원 받아서 비행기 값에 이런 호텔값에, 밥값에, 교통비에 관광지 입장료에 도대체 여행사가 얼마나 남길지 의문이 간다....

나와 아버지는 호텔에 짐을 풀고 근처에 큰 마트가 있다그래서 가봤는데, 증말 엄청 컷다...우리로 치면 이마트나 까르푸 같은 곳이었는데, 규모도 규모지만 마트 안은 사람이 바글바글...증말 대단하다...

우리나라랑 비교도 할겸해서 이것 저것 살펴봤는데, 어제 남경로 에서도 그랬지만 전자제품은 우리랑 거의 가격이 비슷하거나 비쌌다...다만 싼것은 먹는게 좀 싼거 같고...DVD 타이틀이 싸다길래 둘러 봤는데, 여기는 타이틀 종류가 몇개 안되었다...눈에 양동근이 주연한 퍽치기 형사물인 와일드카드가 보였다...마침 안본것이라 들고 보니 가격이 15원, 우리나라 돈으로 2500원 정도다...증말 싸네....나중에 집에와서 보니 화질도 괜찮고, 볼만했다.

몇가지 제품을 사고나서 호텔로 돌아오니 자고 있을 줄 알았던 유준이는 할머니 방 우리방을 신나서 왔다갔다 돌아다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