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2003.10.7 경기도 박물관엘 다녀왔어요

봄이나라 2008. 3. 5. 11:53

살다보니 사는 곳이 서울이 아니라서 아쉬울 때도 있지만, 사는 곳이 서울이 아니라서 좋을 때도 있다.
말 나온 김에 한번 읖어볼까.
먼저 사는 곳이 서울이 아니라서 아쉬운 점.
1.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같이 초대형 서점에 자주 갈 수 없다는 점.(누가 들으면 책광인줄 오해할라... 사실은 그저 유준일 데리고 자주 들락날락 하고 싶어서이지 다른 이유는 없는데.)
2. 울 남편 회식이나 술약속 끝난 후 어김 없이 2,3만원의 택시비를 지불하고 집에 와야 할 때.
3. 서울 곳곳에 숨어 있는 소문난 맛집을 갈 수 없을 때-울 남편은 주차걱정, 교통체증 걱정 땜에 서울에 차 가지고 가는 걸 싫어하지.
4. 평일 퇴근 후에 친구들이랑 약속 잡기가 부담스러울때-게다가 난 회사가 수원인지라...
5. 평일 퇴근 후에 쇼핑하기 힘들때-예전에 삼성동에 있을 땐 현대백화점 가는게 취미였는데... 덕분에 지출은 줄일 수 있지만...
6. 대중 교통이 조금 아쉽지...
7. 서울의 활기찬 모습을 자주 즐길 수 없어서.

그럼 다음으로 사는 곳이 서울이 아니라, 정확히 말해 분당이라 좋은 점.
1. 에버랜드 가기가 서울보단 훨씬 용이해서 - 얼마전까지 삼성카드로 에버랜드 무료입장이 될 때는 정말 자주 다녔는데...
2. 우리집 앞으로는 중앙공원이 옆으로는 이쁜 소공원이 뒤로는 아담한 뒷산이 있어서 - 이 뒷산은 여기 이사온지 2년만에 지난 일요일 첨으로 가봤다지...
3. 세종 키즈북 서점이 가까이에 있어서.
4. 여행을 떠나기가 아무래도 서울보단 편리해서.
5. 서울보다 공기가 좋아서.
6. 퇴근할 때 서울보단 시간이 덜 걸려서.
7. 삼X직원한테 10% 할일되는 삼X플라자가 가까이 있어서.
8. 한국에서 제일 싼(내 생각) 장남감 가게가 가까와서.

더 있을 거 같은데 일단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다. 그러고보니 분당이라서 좋은 점이 더 많은 것 같네.
암, 그렇지, 우리 동네 좋은 동네고 말고.

지난 연휴 첫날에, 우린 제부도로 갯벌 체험을 가보자 맘먹었더랜다. 하지만 맘먹은 때가 이미 연휴 당일 아침이었던지라 부랴부랴 준비해서 집을 나섰더니 벌써 9시가 넘었다. 차에 타자마자 교통 방송 라디오를 들으니 벌써 고속도로와 국도 곳곳에 차량이 몰리고 있다고...
무리다 싶었다. 썰물때을 잘 맞춰 가도 몇시간 즐길수 있을까 말까인데 벌써 막힌다고 하니 언제 도착할지 기약이 없어뵌다. 또 바람도 쌀쌀하여 바닷가로 가면 더 추을 것 같아 긴급하게 작전을 수정하였다.
남편의 제안으로 그냥 한국민속촌 조금 못미쳐 있는 경기도 박물관에나 가자고. (이런 작전이 바로 서울이 아닌 분당에 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아까웠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걸 준비해서 집을 나섰건만 모두 허사가 된 것이...
베란다와 욕실의 슬리퍼, 남편 안신는 여름 샌달, 유준이 미피 모래 놀이 세트, 페트병에 물도 넣고, 구멍난 양말 3켤레, 빨래감을 뒤져 반바지 도로 꺼내고... 무척 아쉬웠다.
그래도 이번주 주말에 안면도에 갈 예정이므로 그걸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우연히 가게된 경기도 박물관은 생각보다 Very good!! 이었다.
사람도 많지 않고, 깨끗한 잔디랑 아담한 폭포, 아기자기 잘 전시된 박물관 실내 등등 정말 좋았다. 다만 같이 갔던 세승이네가 갑자기 컨디션 난조를 보인 세승이 때문에 급히 돌아가는 바람에 조금 아쉬었다.
요새 같은 시원한 가을 날씨에 한 2~3 시간 유유자적하며 놀다오기 딱 좋은 거 같다.

지금에서야 하는 이야기인데, 주말마다 항상 유준이와 나를 위해 어디를 가면 좋을까 늘 생각해주는 남편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곳이 가까운 곳이건 먼 곳이건 간에 사실 나 맘속으로 늘 감사해한다. 넘나 가정적인 울 남편 덕에 울 유준이가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아이로 자라고 있는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
오빠 고마워.
내가 늘 툴툴거려도 진심으로는 오빠한테 늘 감동하고 있어. 유준일 위해 우리 가정을 위해 오빠 시간을 많이 할애해 주어서 얼마나 고맙고 사랑스러운지 몰라.
이런 내 맘 글이 아니라, 따뜻한 말, 상냥한 얼굴로 표현하도록 노력할께.

오늘도 사업구상을 위해 머리 조아리고 있을 오빨 생각하니 안쓰럽다.
넘 부담 갖지 말고, 정 없으면 다시 회사 가면 되잖아.(이게 더 좋은걸 같으니 어쩔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