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2008년 8월 3일 속리산 여름휴가 2일차 - 사내리 야영장, 법주사

봄이나라 2008. 8. 8. 09:04
밤새 자는데 비는 계속 쏟아진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다행히 비는 그쳐있다. 오늘 대망의 야영을 어디서 할까 고민하다가, 진원이와 창신이는 그냥 숙소앞의 폐교 운동장에 텐트를 치자고 한다.

숙소앞에는 조그마한 폐교가 있는데, 이미 여러 팀들이 텐트를 치고 있는 상황이었고, 아침이 되니 몇팀이 빠져나가 우리가 칠수 있는 공간은 나왔다.

여기에 텐트를 치자면 화장실과 식수가 문제였는데, 우리가 묵은 갈론 주막 주인 할머니에게 돈좀 드릴테니 공동화장실과 물좀 쓰자고 하자 처음에는 된다고 하더니, 힘들겠다고 한다.

어제밤에도 짜증으로 일관하던 할머니....할 수 없이 우리의 목적지는 사내리 야영장으로 향했으니....나중에는 이 할머니가 너무 고맙게 느껴졌다...그냥 거기 폐교에 텐트를 쳤다면 오늘 우리가 지낸 이곳 사내리 야영장을 못 와봤을거 아닌가....

갈은계곡에서 사내리 야영장 까지는 대략 50여킬로. 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 걸린거 같다.

사내리 야영장은 속리산 법주사 지구에 있는 야영장으로 야영장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야영장 바로 옆까지 차로 들어갔다가 짐을 내려놓고 다시 밖의 주차장으로 나가게 끔 해줘서 어제 우려했던 쌩 노가다 없이 짐을 쉽게 옮길 수 있었다.

야영장 입장료는 성수기여서 텐트당 5500원이고, 주차료는 1일 4000원이다.

여기 사내리 야영장은 데크시설은 없고 그냥 빈 자리에 텐트를 치면 되고 , 공동 화장실과 개수대가 있다.

주변을 한번 둘러본 뒤 화장실과 개수대가 가까운 괜찮은 자리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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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이네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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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이네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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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텐트

텐트 본체는 원터치라 그냥 쉽게 쳐지는 데 반해서, 그 위에 치는 후라이는 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이것도 익숙해 지면 금방 칠 수 있을거 같다.

텐트를 다 치고나니 벌써 점심때다....자...점심 먹기 모드 돌입....점심 메뉴는 라면 사리 왕창 넣은 송탄 부대찌개...

점심이 준비되는 동안 아이들은 텐트안에서 신이나서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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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야영의 또하나의 히트작...에어메트....우려했던거 보다 바닥의 찬기운을 많이 막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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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효랑 연수는 시도때도 없이 그림을 그려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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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다됐다....아이들 먼저 정신없이 먹어대고....

배터지게 점심을 먹고나니, 졸음이 살살 온다....다행히 오늘 날씨는 비가 올거 같지는 않아서, 텐트에서 자기에 안성마춤이다. 각자 텐트에 슬며시 들어가 낮잠을 자는데, 나무그늘이어서 그런지 엄청 시원하다.

아빠들이 자는 동안 근처에 기마대가 와서 아이들을 태워주고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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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말도 타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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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도 먹여주고...

한숨 자고나니 몸이 다시 개운해 졌다.

자, 그럼 또다시 물놀이를 하러 고고~!!

여기 사내리 야영장 앞에는 여름 철에 물을 가둬 놓고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해놨는데, 야영객뿐 아니라, 당일치기로 놀러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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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물놀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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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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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장으로 출발~~


여기 물놀이장은 전체적으로 깊은 곳도 어른 허벅지까지 밖에 안되서, 아이들이 놀기에는 안성마춤이지만, 어른들이 놀기에는 별루다....여기서 어른들은 아이들 시중만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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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만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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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들어가요~~

한참을 놀더니 유준이가 추워한다. 유준이 먼저 데리고 텐트로 와서 좀 놀고 있으니, 다른 아이들도 같이 복귀했다. 텐트에서 놀다가 바로 근처에 있는 법주사 구경을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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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옆에는 맨발로 걸을 수 있게 만들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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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가는길은 생태 체험 길로 만들어 놓은 코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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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입구에서...1학년 유준이, 5살 연수, 3학년 은재, 6살 상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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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도 먹고...   유준이는 뒤에 해우소를 보고 소키우는 곳이냐고 한다...

법주사를 올라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하는데, 어른이 3000원 청소년이 1000원을 내야한다. 뭐가 이리 비싸냐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안에 들어가서는 볼만한 것들이 많았다.

법주사는 신라시대때 창건된 절로 1500년이 넘은 절이고, 웬만한거는 다 국보며 보물이다. 그리고, 대개의 큰 절들은 산속 깊숙히 있는 반면에, 법주사는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 들어 가면 산을 병풍처럼 두른 넓은 평지에 자리를 잡고 있어 보기만해도 명당 자리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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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금동 불상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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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팔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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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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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바위에는 부처님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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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를 둘러보고나니 허기가 진다. 텐트있는 곳으로 돌아와 또다시 먹을 준비~~!!!!!

오늘의 저녁메뉴는 돼지고기 목살과 소시지 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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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랑 주세요...배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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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기만해도 군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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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먹어대는 아이들...


저녁을 먹고 날이 어두워지자 분위기 죽인다....

아이들을 재우고 어른들끼리 계곡물 소리 들으며 술한잔 기울이는 맛이란....쌓였던 스트레스는 안녕이다...

저녁이 되니 으실으실 춥기까지 한다.  야영 갈때는 여름이라도 침낭이 있으면 좋고, 이불도 챙겨가고 긴팔 옷도 챙겨가야 밤에 오들오들 떨지 않게 된다.

술잔이 돌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결국에는 아이들 교육문제로 엄마들과 아빠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는데, 초등학교때 부터 학원에 과외에 내몰리는 우리 아이들만 생각하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전 국민이 사교육에 사기를 당하는 대한민국...엄마들 의견은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거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12시가 넘었다. 대충 마무리를 하고 텐트에 들어가 누웠는데....

내가 초등학교 다닐때 텐트에서 자보고 몇년만이냐....새벽에는 꽤 추웠지만, 그나마 에어매트 덕분에 우리텐트는 그나마 잘만 했다.

내일은 다시 쌍곡구곡으로 숙소를 잡아놔서 추위는 걱정 안해도 될 듯 싶다...

찌는 듯한 폭염에 정말 말그대로 피서 제대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