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얘기

행복지수 102위인 우리나라

봄이나라 2008. 3. 15. 23:00
얼마전에 인간극장에서 나왔던 바누아투 편을 보고 참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더군요...
 
우리 어린 아이들은 학원에 과외에 병들어가고, 어른들은 어떻게든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성공하는 양, 하루하루 뭔가 쫓기듯이 살고 있는 요즘 '행복지수'가 과연 무엇인지 가슴이 답답하네요....
 
업친데 덥친격으로 사기꾼이 대통령이 되는 사태와 지난 5년간 노무현을 죽으라 까대던 조중동 찌라시들은 살판난양 2MB 핥아주기에 여념이 없고, 거기에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불도저로 다 파헤쳐서 말도안되는 운하를 만들겠다고 하고, 교육시장 자율화다, 전과목 영어로 수업이다 난리 부르스를 춰대고, 우리나라 1등 기업이라는 데는, 차명계좌에 비자금에 그림 사재기에 그걸 가리려는 속보이는 거짓말들.....
더군다나 서해를 시커먼 기름으로 어민들과 우리의 바다를 죽음으로 몰아넣고서도 진정한 사과도 보상도 없이 법대로 하자는 저 뻔뻔함...
 
정말 우리 다음 세대 어린아이들에게 바르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해 줄 말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올해 들어 담배까지 끊어서 신경도 날카로와져 있고, 조그만 일에도 속에서 분노가 울컥울컥 솟는 제 자신을 보고 있자니,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이제 마음을 비우고 조용히 준비를 해나가야 겠습니다.
 
기다려라 2012년!!!
 
참고로 아래부터는 퍼온글입니다.
 
 
한반의 학급이 178명이라면, 중간이라도 할려면 89등 정도는 해야합니다. 그런데 102등을 했다고 하면 '참 성적이 나쁘구나 하겠죠.' 뒤에 남아있는 76명의 학생들을 보면.. 그래도 좀 안도감이 들까요?

다름아닌 '행복한 지구 지수(HPI,Happy Planet Index)' 라는 수치에 대한 국가별 성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은 178개 나라에서 102위를 했는데요. 참 저조한 성적이네요.


여기서 등장한 '행복한 지구 지수'는 기존의 말하던 '행복지수'와는 조금 산정방식이 다릅니다. 언론에서는 그냥 행복지수라고 통일해서 말하던데.. 정확히 구분하면, 행복지수는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과 인생상담사 코언(Cohen)이 만들었는데, 이때 사용한 항목은 개인적 특성P(personal), 생존 조건E(existence), 고차원 특성H(higher order)를 통해서 계산한 수치구요. 여기서 개인적 특성은 생존 조건보다 중요하고, 생존 조건은 고차원 특성보다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반면 이번에 발표된 '행복한 지구 지수' 영국의
신경제학재단(NEF)이라는 곳에서 발표한 수치입니다. 여기서 수치를 산출하기 위해서 사용한 항목은 삶의 만족도(Life Sat.), 평균 수명(Life Exp.), 환경적인 요건(EF/에너지 소비, 생존에 필요한 면적)을 계산해서 나온 수치이죠. 무엇보다도 환경적인 요건, 즉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가를 포함하는 수치입니다. 수명과 삶의 질이 높다고 하더라도, 자원 파괴가 심하거나 자원을 효율적 사용하는 정도가 낮다면 수치는 당연히 떨어지게 됩니다.

아시아의 순위 비교


'행복한 지구 지수'에서 한국은 102위입니다. 살짝 더 절망스러운 것은 아시아 국가 24개국중에 21등입니다. 거의 낙제 점수네요. 한국은 평균수명(Life Exp. / 최고 82)에서는 다소 괜찮은 점수인 77세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두 부분은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삶의 만족도(Life Sat. / 최고 8.2)에선 5.8점을 기록했네요. 다른 수치와는 달리 낮을 수록 좋은 환경적인 요건(EF / 최저 0.5)에서는 3.4입니다.

아시아의 다른 국가중에 만만한 일본은 전체순위는 95위, 아시아에서 보면 우리보다 두 계단 높은 19위입니다. 일본의 경우 삶의 만족도(6.2), 평균 수명(82)로 성적이 좋은 편인데, 환경적인 요건(4.3)탓에 성적이 낮게 나왔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1위는 사실 이름도 들어본적이 없는 '바누아투'라는 나라인데요, 오세아니아군도 정확히 남서태평양 솔로몬제도와 뉴질랜드 사이에 있다고 하는 이 나라는 영국-프랑스의 식민지로 있다가 1980년에야 독립한 20만명의 인구를 가진 조그마한 나라입니다. 가장 큰 변수가 된 부분은 환경적인 변수(EF)인데요, 바누아투는 삶의 만족도(7.4), 평균 수명 (68.6)이지만, EF는 1.1로 낮아서 좋은 성적이 나왔습니다. 물론 삶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죠.


개별적인 수치에서의 순위를 살펴보면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곳은 3.0을 받은 아프리카의 부룬디입니다. 가장 높은 곳은 스위스로 8.2점이군요. '평균 수명'에서 최저점은 아프리카의 스와질란드인데요. 놀랍게도 32.5세입니다. 21세기에 평균이 32.5세라는 놀라운 수치는 이 나라 인구가 107만명 정도인데, 그중 40%가 에이즈에 감염되어 있다고 합니다. 진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군요. 가장 수명이 높은 곳은 일본으로 82세입니다. 환경적인 요건이 가장 좋은 곳은 서인도제도의 아이티(0.5)이고, 가장 나쁜 곳은 UAE(9.9)입니다. 재밌는 사실은 다음으로 높은 두 나라가 있는데, 수치가 9.5입니다. 한 곳은 중동아시아
의 카타르라는 곳이고, 다른 한 곳은 미국입니다. ^^!!

대륙별로 본 GDP소득과 HPI지수의 상관관계

  
위 수치는 각 지역별로 GDP를 산출하고, GDP가 행복한 지구 지수(HPI)에 어떤 영향이 되는가를 보여주는 부분인데요. 가로는 GDP로 오른쪽으로 갈수록 소득이 높고, 세로는 HPI로 위로 갈수록 행복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HPI의 지수가 높은 곳이 많이 분포된 왼쪽 윗부분의 GDP는 5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행복은 소득의 순서는 아닌걸까요?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조사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하위권은 아프리카 대륙에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평균 수명입니다. 에이즈 감염율이 높은 이유로 대부분 평균 수명이 40세를 전후하는 정도로 머물러 있더군요. 한 대륙, 한 국가의 문제라기 보다는 인류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전세계적인 대처를 해야 하는 대목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다국적 제약회사들도, 가난한 아프리카에서만은 특허권을 유지해서 돈 벌 생각말고, 적극적인 대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반적인 행복지수와 달리 이번에 발표된 행복한 지구 지수는 우리가 자원을 얼마만큼 잘 활용하고 있으며, 또 거기에 따라 어느정도의 삶의 질을 가지고, 얼마만큼 오래 살고 있는가하는 문제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102위라는 성적은 다소 문제가 있어보이는군요.
 
 
 
 
ⓒ 김효석
2006년 영국 신경제재단에서 조사한 행복지수에서 낯선 이름의 나라가 1위를 차지했다. 뉴질랜드 옆에 위치한 섬나라 '바누아투'가 그 주인공이다.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다, 가난하다고 해서 삶의 만족도를 느끼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은 우리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천할 수 없는 교과서 같은 이야기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덜 가지고, 소박하게 사는 삶을 이해하기에는 나는 너무 속물이다. 하지만 바누아투에서 3주를 보내고 난 뒤, 행복이 소득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들과 함께 웃고 있노라면, 욕심도 불안도 큰 문제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이렇게 평화롭게 살아도 될 것 같고, 한국에 두고온 내 직업과 아끼던 물건들도 먼지처럼 느껴진다.

앞으로 가져야 할 것, 이루어야 할 것에 대해 애태우는 것보다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고 얼마나 더 웃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게 더 낫다는 사실을! 바누아투 사람들은 웃으며 알려주는 것 같다.

ⓒ 김효석
24시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활화산이 있는 타나섬의 원주민들. 이제 22살의 아가씨들은 학교에서 영어를 배워 관광객들에게 마을을 안내하고 있다.

두 여성은 학교에서 영어를 배워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하고, 그 돈으로 마을 사람들을 돕는단다. 돈을 버는 사람이 고기와 비누 같은 것을 사서 마을 사람들과 나눠서, 친척 아이들의 교육을 돕는 것이다.

ⓒ 김효석
ⓒ 김효석
세계 어디에 가나 어린이들은 천진난만하고 아름답다. 학교에 갈 수 있는 아이들은 아침 7시부터 일어나 코코넛과 얌을 먹으며 학교에 간다. 점심때는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축구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다시 학교로 와 공부를 하고 친구들과 공놀이를 하거나 돼지를 치면서 저녁을 맞이한다.

큰 도시를 제외하고는 아이들은 대부분 텔레비전도 컴퓨터 게임도 없이 종일 잔디를 뛰어다니거나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보낸다. 높은 하늘과 넓은 바다에서 자란 아이들이라 그런지 누구에게나 말을 걸고, 자신있게 인사를 한다.

ⓒ 김효석
ⓒ 김효석
바누아투는 뉴질랜드와 호주, 일본에는 잘 알려진 관광지다. 우리에게는 낯선 나라이지만, 타히티와 피지에 지겨워진 호주인들이 많이 찾는 색다른 관광지인 것.

관광객들이 뽑는 바누아투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사람들의 친절한 인사와 미소였다. 어느 나라에서 왔든 지나가는 모든 사람은 스쳐만 가도 인사를 한다. "헬로우~" 한 손을 들고, 미소까지 머금은 인사는 결코 돈을 바라는 가난한 관광지의 웃음이 아니었다.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져 우리 역시 습관처럼 인사를 하게 되었다. 지나가는 모든 사람이 이웃이고 친구일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바누아투다!

ⓒ 김효석
ⓒ 김효석
바누아투 최북단, 뱅크지역의 모타라바섬 근교의 무인도에서 노는 두 아이, 그리고 우리의 여행을 안내한 청년 바니와 그의 친척들이 마을 어귀에서 5년 만의 해후를 풀었다.

바누아투가 행복지수 1위의 국가로 뽑힐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이들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이었을 것이다. 행복지수를 계산하는 공식 중 중요한 부분이 바로 '삶의 만족도'이다. 자기 삶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 답할 때, 이들의 평소 긍정적 사고방식이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늘 웃음을 달고 다니고, 무표정한 우리에게 먼저 웃으며 다가오는 바누아투 사람들! 걱정과 불안보다 현재를 즐기고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이들이 순박한 미소가 곧 세계 1위의 행복을 말해주는 가장 명백한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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