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정보

CEO 위한 지상 최고의 휴양지 5

봄이나라 2008. 3. 5. 22:06
이국 정취가 그대 가슴 씻는다
이집트 샴엘셰이크·그리스 에피루스 등 여름 휴가지 특선
CEO 위한 지상 최고의 휴양지 5
틈틈이 바람을 불어넣지 않으면 일상은 썩는다. 마음보다 머리 쓸 일이 많은 CEO라면 더욱 그렇다. 팍팍한 일상에 한 줄기 청량한 바람을 넣어줄 세계 최고의 여행지 5곳을 한데 모았다. 많은 사람이 미처 알지 못하는 곳, 영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곳, 오롯이 마음을 누였다 올 수 있는 곳을 우선 조건으로 선택했다.

For luxury relaxation, 이집트 샴엘셰이크

사막의 땅, 시나이(Sinai) 반도 끝에 위치한 삼각형 모양의 리조트 타운, 샴엘셰이크(Sharm el Sheikh)는 철저하게 휴양과 휴식만을 위해 만들어진 인공 도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 국빈급 ‘스타’들에게 이곳은 스페인의 이비자 섬만큼이나 친숙하다.

샴엘셰이크는 본래 베두인들의 외딴 어촌 마을이었다. 샴엘셰이크가 개발된 것은 불과 몇 십 년 전의 일이다. 1980년대 초 유럽의 부유층을 겨냥해 이탈리아와 독일의 자본이 유입되면서 사막 위의 도시는 지상 최고의 휴양과 휴식이 있는 파라다이스로 변모했다. 그 풍광은 ‘극단적인 콘트라스트’로 집약된다.

샴엘셰이크를 기점으로 위쪽으로는 주변과 일대가 온통 바위산과 사막뿐이어서 인간과 인간들의 도시는 도저히 터를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거대한 황무지의 땅, 시나이 반도가, 아래쪽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깨끗하다는 홍해가 자리하고 있다. 비치 베드에 누워 보면, 한쪽으로는 이글거리는 붉은 사막이, 다른 한쪽으로는 짙푸른 빛깔의 홍해가 펼쳐진다.

여행정보

·항공편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집트 샴엘셰이크까지 가는 직항편은 없다. 카이로까지 간 후, 그곳에서 국내선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대한항공은 주 3회(월, 수, 금) 인천~카이로 구간을 운항한다. 두바이를 경유하는 노선이며 오후 11시30분 출발해 다음날 오전 8시20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카이로에서 샴엘셰이크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거리다.

·여행사 이집트 전문 여행사인 이집트투어(02 -783-5550)에서는 자유일정을 통해 샴엘셰이크를 즐기는 상품을 판매한다. 리조트 예약까지 대행하며 샴엘셰이크 인근의 여행지 또한 동선에 포함할 수 있다.
그토록 관능적인 풍경에 휴양을 위한 리조트들이 들어섰다. 1년 내내 한여름 같은 빛이 쏟아지고 카지노 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그곳에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그곳에서 세계 최고급 호텔과 리조트들은 경쟁한다.

하얏트·힐튼·소피텔·포시즌스·엘티아이·JW메리어트 등 이미 130여 개의 리조트 호텔이 둥지를 틀었고, 지금도 수십 개의 리조트가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리조트 도미나 코럴 베이(Domina Coral Bay)와 아라비아 반도에 걸쳐 있는 국가, 오만 왕의 개인 별장 역시 이곳에 있다.

휴양의 도시는 밤에 더욱 눈부시다. 샴의 번화가이자 유흥가인 나아마 베이(Naama Bay)는 수많은 바와 카페, 상점들로 불야성을 이루며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을 맞는다. 이탈리아·프랑스·중국·대만·일본·멕시코 등 없는 음식이 없으며 홍해의 신선한 시푸드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도 즐비하다.

샴엘셰이크에서의 휴식은 홍해와 더불어 기름지다. 투명도가 30m에 이를 만큼 깨끗한 바다에서는 150여 종에 이르는 산호초와 수천 종의 열대어가 산다.

세계에서 몰려든 다이버 및 휴양객들과 수중 탐사대는 그 아름다움에 매혹돼 중독처럼 이곳을 찾는다. 그들은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낚시를 하고, 베두인족의 공연을 보고, 산책을 하고, 낮잠을 자고,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낸다. 극단적인 아름다움을 원하는 CEO에게 샴엘셰이크는 카이로보다 훌륭한 여행지가 될 수 있다.


For food, 그리스 에피루스

짐작하건대 90% 이상 독자들이 에피루스 (Epirus)가 어디인지 모르리라. 명확히 하자면, 이곳이 아시아에 소개된 적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에피루스로 가는 길은 거대한 산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여정이다. 올리브나무 경작지와 걸프해를 지나 자동차는 숲의 심장으로 미끄러진다.

아테네에서 7시간. 에피루스의 초입에 들어서면서부터 좌우 사방이 온통 울창한 숲으로 펼쳐진다. 창문을 열고 담뱃불을 붙이면 “아, 담배 맛 죽인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계령쯤(하지만 그 몸집은 수백 배 더 큰)에 비유할 수 있을 에피루스의 얼굴은, 가끔 TV에 등장하는, 불가리아 일대의 높고 깊숙한 마을과 닮았다. 해발 800m의 높은 고지대, 산 안개 자욱이 피어오르는 풍경 너머로 돌로 지은 집 수십 여 채가 있는, 마을들이 띄엄띄엄 놓여 있다.

40여 개 마을 중 가장 말간 얼굴을 하고 있는 곳은 자고리(Zagori)다. ‘오지’라는 언어를 붙여도 좋을 만큼 깊숙한 곳에 위치한 마을은 그 흔한 아스팔트 바닥 하나 갖추고 있지 않다. 집과 집을 잇는 길마저 모두 돌로 깔려 있어 여행자들은 가방을 어깨에 지거나 품에 안고 호텔로 이동해야 한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수령 800년이 넘는 버짐나무가 유성처럼 박혀 있다. 버짐나무의 한쪽 그늘과 벗하며 세워진 자그마한 레스토랑에서는 그리스 전통 악기인 부주키의 선율이 새어 나온다.

여행정보

·항공편 인천국제공항과 아테네국제공항을 잇는 직항 편이 우리나라에는 없다. 가장 효율적인 항공편은 KLM, 네덜란드 항공(02-2011-5532)을 타고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까지 간 다음 거기서 아테네로 들어가는 것이다. 인천발 암스테르담행은 하루 한 차례 매일 운항하며, 암스테르담에서 아테네로 들어가는 항공편은 수시로 편성돼 있다.

·여행사 에피루스 지역은 자력으로 여행하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곳이다. 지역 자체가 워낙 방대한 데다 크고 작은 마을이 산자락 사이사이에 ‘콕’ 박혀 있기 때문이다. 에피루스 현지 랜드사인 로빈슨 여행사를 통하면 에피루스 곳곳을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단, 영어 구사가 어느 정도 가능해야 투어가 원활해질 수 있다.

문의 (30)26530 71517, www.robinson.gr, activities@robinson.gr
여행객 무리래야 열 명이 넘지 않는 소규모인 경우가 대부분. 유럽에서조차 비밀의 땅이라 불리는 이곳에 탱크처럼 위압적인 전세 버스를 탄 단체 관광객은 존재하지 않는다.

에피루스와 자고리에 관한 역사는 수천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오른다. 이곳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것은 10세기 전후. 강수량은 풍부하지만 고산준봉이 많고 농경지가 적은 이곳에서 사람들은 이동 목축을 생업으로 삼았다. 문명의 바람이 채 당도하기 어려운 험준한 지형 탓에 이 지역은 오랫동안 고립되었는데 14~15세기께에는 로마 제국과 비잔틴 제국, 오스만투르크의 지배를 차례로 받았다.

에피루스에 묵는 최고의 즐거움은 음식에 있다. 지천에 포도나무와 블랙베리, 호두나무, 허브, 과실이 널려 있으므로 자연을 먹고 자란 식자재로 만든 음식은 훌륭할 수밖에 없다. 실제, 그곳의 호텔들은 신선함과 싱싱함으로 무장한, 순도 100%의 식단을 선보인다.

그리스 음식에 많이 들어가는 오레가노와 민트는 이슬 머금은 숲속에서 채취한 것이니 맛이 달 수밖에 없고, 이곳저곳에 축복처럼 널려 있는 호두와 무화과, 복숭아와 밤으로 만든 잼은 설탕과 꿀의 지원 없이도 고소하다.

산양의 젖으로 만든 페타 치즈 역시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해발 800~1500m 사이를 걸어 다니는 ‘운동량 많은’ 산양에게서 짜 낸 우유로 만든 치즈이니 그 맛이 도심의 그것과 같을 리 없다. 닭·돼지·소·양 요리 또한 최고급 갈빗살처럼 보드라운데 이 역시 축복받은 에피루스의 자연과 무관하지 않다. 그곳으로 가는 CEO라면 누구라도, 몸이 살아나는 것 같은 깊은 충만감을 느낄 것이다.


For exotic staying 두바이 알 마하 리조트

어느새 두바이가 촌스러운 여행지가 돼 버렸다. 워낙 많은 사업가와 여행자가 두바이 이야기를 하는 탓이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전에 그곳을 다녀온 CEO라도 두바이는 여전히 가볼 만한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곳이 바로 두바이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매체에서 두바이의 창조 경영을 앞다퉈 소개했으니 여기에서는 두바이 최고의 리조트를 소개한다. 물론 7성급 호텔로 유명한 버즈 알 아랍이 아니다. 사실 두바이는 버즈 알 아랍만을 위한 땅이 아니다. 여기 소개하는 리조트는 사막의 한가운데 심장처럼 놓여 있는 알 마하 리조트( Al maha Resort)다.

리조트로 가는 길은 사막의 중심으로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막의 귀퉁이로 나 있는 아스팔트 도로, 뜨거운 모래 바람에 밀려 온 유령 같은 모래 알갱이가 나풀거리며 흩어진다. 황량한 땅 위로는 게으른 걸음을 걷는 낙타와 도마뱀이 보인다.

그렇게 10여 분을 달리면 드디어 리조트 입구에 도착한다. 제주도의 돌담 같기도 하고, 로마시대의 성문 같기도 한 리조트의 정문. 신원을 확인한 후 다시 10여 분을 달리면 비로소 황량한 사막의 땅에 낮은 키로 띄엄띄엄 자리하고 있는 알 마하 리조트가 보인다.

여행정보

·항공편 아랍에미리트항공(02-779-6988)은 인천~두바이를 잇는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대한항공(1588-2001)은 주 3일(월, 수, 금) 인천~두바이 노선을 운항한다. 오후 11시30분에 출발해 다음날 오전 4시10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여행사 두바이 현지 여행사인 아라비안 어드벤처에서는 사륜 구동을 타고 사막을 질주한 후, 사막 한가운데 설치된 파티장에서 야외 파티까지 제공하는 상품을 판매한다. 호텔 예약과 픽업 역시 논의할 수 있다. 문의 (971)4-303-4888. 알 마하 리조트에 직접 숙박을 문의해도 된다.

문의 (971)4-303-4222, www.al-maha.com
나중에 지도를 보고 안 것이지만, 리조트는 사막의 심장 한가운데에 화살처럼 박혀 있다. 인근 주변을 통틀어 인공 건축물은 리조트가 유일하다. 리조트 내부는 아라비안 칼과 장총, 도끼, 페르시안 양탄자, 놋쟁반, 놋그릇 등으로 아라비아 전통 빛깔과 문양을 표현한다.

제작된 지 100년이 넘는 앤티크 가구와 물품이 3000가지가 넘는다. 자산으로 환산하면 수백억원을 호가한다. 객실은 별 여섯 개짜리 럭셔리 호텔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수공예 가구와 앤티크, 각종 예술품으로 격조 있게 데코레이션 된 공간은 아랍 토후국의 왕실을 닮았다.

모든 객실은 프라이빗 풀장을 갖는다. 태양으로 적당히 달아오른 풀장 너머로는 끝도 없는 사막이 펼쳐진다. 풀장의 파란 빛깔은 리조트의 모든 시설과 사막을 통틀어 명징한 이미지를 갖는 유일한 컬러다. 사막에 여정을 푼 관광객들은 사륜 구동을 타고 파도처럼 높고 낮은 사막의 구릉을 넘는 어드벤처 드라이브와 아랍의 오랜 전통인 매 훈련을 즐긴다.

어드벤처 드라이브를 마치고 리조트로 돌아오는 길. 지열이 한풀 꺾인 대지 위로 수많은 영양이 지난다. 이름 모를 새도 각자의 몸짓으로 비상한다. 에코 투어란 진정, 이런 것이다.


For opera, 이탈리아 베로나

베로나는 베네치아, 파도바, 비첸자 등을 포함하는 ‘부촌’ 베네토 주에서도 가장 살기 좋고, 부유한 동네로 꼽힌다. 한국의 많은 여행자가 로마와 피렌체, 나폴리를 찾느라 습관처럼 건너뛰지만 정작 이탈리아인들은 살기 좋은 도시라며 동경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들의 동경과 그리움 뒤에는 음악이 있다.

‘베로나에서는 음악을 잊지 말라’는 베로나 시민들의 주문은 사실 베로나를 여행하는 이라면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공식’과도 같다. 그리고 그 공식을 푸는 열쇠는 로마의 콜로세움보다 40년가량 먼저 건축된 거대한 원형 경기장이다.

아득한 과거, 2만 명에 가까운 관중을 대상으로 한 살벌한 검투 시합이 벌어졌던 곳에서 이제 세상에서 하나뿐인 ‘야외 오페라’가 열리니 오페라를 사랑하는 매니어들은 ‘베로나로, 베로나로~’ 진군하듯 밀려온다. 그리고 그 힘으로 베로나는 베네토 지방을 통틀어 가장 잘사는 도시가 되었다.

베로나 오페라 축제는 이미 많은 사람의 마음을 두드렸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오페라하우스에서의 모든 공연은 오후 9시에 시작된다. 유명 작품인 경우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하는데 오페라하우스는 입장하는 모든 관중에게 촛불을 들게 한다.

여행정보

·항공편 인천~베로나를 잇는 직항편은 없다. 대한항공(1588-2001)이나 알이탈리아 항공(02-560-7003)을 통해 로마까지 간 다음 알이탈리아 항공을 이용, 베로나로 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대한항공과 알이탈리아 항공은 코드셰어를 통해 주 3일(수, 금, 일) 인천~로마 직항편을 운항한다. 로마에서 베로나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10분 소요된다.

·여행사 베로나 현지에 자유 여행 일정을 짜주는 여행사들이 적지 않지만 베로나 전문 가이드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명쾌한 설명과 친절함으로 이미 많은 한국 팀을 가이드하고 있는 마누엘라 우버(Manuela Uber)를 추천한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되면 하늘에서는 별이 빛나고 원형 경기장 안에서는 2만여 개의 촛불이 어둠을 밝힌다. 공연은 이탈리아가 낳고 세계가 사랑한 베르디와 푸치니의 작품, 이를테면 ‘아이다’ ‘토스카’ 등의 ‘초호화 리스트’로 구성된다.

현존하는 원형 경기장 중 세 번째로 규모가 크며, 그 보존 상태가 가장 양호한 고대 건축물에서 감상하는 한밤의 오페라는 한 번 경험하면 두 번 다시 잊을 수 없을 만큼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원형 경기장이 빚어내는 소리의 감동은 국내 최초의 클래식 전문 매장인 ‘풍월당’의 대표이자 저서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으로도 유명한 박종호 대표의 글로 대신한다.

“오후 9시쯤 유럽의 여름 해가 늦게 기울기 시작하면, 낮 동안 그렇게 뜨거웠던 아레나의 거대한 석회암이 식기 시작한다. 그러면 그 큰 아레나는 하나의 거대한 돌 항아리 같은 기능을 하게 되는데, 석회암의 좋은 공명은 멋진 음향을 제공하게 된다. 이윽고 하늘이 어두워지면 스탠드에 앉은 2만여 관중들이 든 촛불과 함께 120명이 넘는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서곡으로 화려하고도 낭만적인 밤의 축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For ryokan, 일본 와카야마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와카야마의 얼굴은 수수하다. 자칫 너무도 고요한 분위기가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현란한 눈요깃거리 없는 차분한 모습은 그들의 일상과 속살을 거울처럼 청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일본 최남단 지역에 있는 와카야마 최고의 관광 상품은 단연코 온천이다. 일본에서 온천으로 유명하지 않은 지역이 없지만, 벳푸, 아오미 등과 함께 일본 3대 온천 중 하나로 꼽히는 와카야마의 온천은 확실한 자신만의 색깔을 입고 있다.

때로는 ‘거대한 평화’처럼 자리 잡은 태평양을 바로 눈앞에 두고 온천욕을 즐길 수 있고, 때로는 사극에서나 등장하는 자그맣고 동그란 나무통 안에서 졸졸 흐르는 계곡 물을 친구 삼을 수도 있으며, 때로는 집채만한 동굴 안의 탕 속에서 후끈한 땀을 뺄 수도 있다. 계곡 전체가 온천인 곳도 있다.

수십~수백 명의 관광객들은 그 물줄기를 따라 텐트를 치고 온천을 즐긴다. 동굴 안에서, 산 속에서, 바다 옆에서 즐기는 온천은 ‘온천의 왕국’ 일본에서조차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값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다양하고 감격스러운 온천의 풍광도 곳곳에 드넓게 펼쳐진 바다가 없었다면 그 빛을 잃었을 것이다.

‘그’ 바다는 태평양이다. 와카야마의 마을 어디를 가더라도 태평양은 사이 좋은 친구처럼 늘 함께한다. 때로는 노천탕의 풍경이 되고, 때로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되며, 때로는 고베나 오사카로 요트를 타고 떠나는 나들이 길이 된다.

여행정보

·항공편 대한항공(1588-2001), 아시아나항공(1588-8000), JAL항공(02-757-1711)은 인천~오사카 직항 편을 매일 운항한다. 편한 시간대로 예약하면 된다. 오사카 공항에서 와카야마 현까지는 리무진 버스 혹은 JR을 통해 쉽게 도착할 수 있다.

·여행사 현대드림투어(02-3449-5255)에서는 자유 일정으로 와카야마를 둘러볼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한다. 호텔까지가 포함된 상품으로, 상담을 하며 온천 호텔을 추천, 결정할 수 있다. 하어전(0739-79-0007)으로 직접 연락을 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객실은 전통 일본식형이 14실, 침대가 있는 미국형이 3실이다. 가격은 평일이 15만~18만원이며, VIP룸은 25만원 정도다(성수기는 가격이 상향 조정될 수 있다) .

문의 (39)338-7014530
와카야마 전체를 통틀어 수많은 온천 지구와 료칸이 있는데 여기 추천하는 곳은 류진온천 지구의 하어전(下御殿)이다. ‘아랫마을 궁전’이란 뜻의 이곳은 비밀스럽고 은밀하다. 깊은 산중에 위치한 까닭에 흐르는 물소리가 아니면 시간의 흐름을 자각하지 못할 정도다. 이끼 무성한 돌담, 돌담 아래도 식재된 각종 묘목들, 살찐 잉어 노니는 돌 연못 등 인테리어도 훌륭하다.

류진온천 지구가 ‘화장(火葬)을 하고 있는 일본에서조차 ‘매장’이 허락된, 몇 안 되는 신성한 지역임을 알면 그곳에 위치한 하어전의 분위기가 어떤 것일지 짐작이 간다. 마치 정지된 시간 속에 안개처럼 서 있는 거리와 온천장들의 풍경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왔던 ‘신 (神)들의 온천 마을’과 놀라울 만큼 흡사하다.

하어전은 실내에도 많은 공과 성을 들인 듯하다. 숙박 예정자들의 이름을 붓글씨로 화선지에 정성스럽게 써 나무로 만든 게시판에 붙여 놓았고, 수백 년도 더 돼 보이는 앤티크 가구와 장식품이 복도와 방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온천수 또한 대도시의 대규모 시설의 그것과는 원천적으로 구분된다. 무색, 무향의 투명함을 자랑하는데, 이곳에서 온천을 하면 피부가 매끈해진다고 해 전통적으로 일본의 3대 미인탕 중 하나로 명성이 높다.
글=정성갑월간도베 기자 / 사진=김종현민희기김유철 (a53119@desig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