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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 - 경주 여행

봄이나라 2008. 3. 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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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행은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탑과 절 건축에 사용된 돌만 남아 있는 절터에서는 신라시대의 웅장한 사찰을 상상할 수 있고, 시내 곳곳에 자리한 고분과 남산에 자리한 불상을 보면 옛 신라인의 삶을 되새김질할 수 있다. 경주 여행의 매력은 바로 여행자의 상상력에 따라 여행의 맛이 달라진다는 것일 게다.
보문단지에서 기림사를 지나 문무대왕릉과 감포항을 잇는 코스는 경주 답사 여행 코스로도 좋고 감포에서 구룡포에 이르는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 아마도 서울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경주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 코스가 가장 적당할 듯싶다.

여행은 보문단지에서 시작한다. 보문단지에서 추령을 넘어 문무대왕릉에 닿는다. 그리고 해안도로를 따라 겨울 드라이브를 즐긴다. 첫 여행지는 기림사다. 원효대사의 손길이 묻어 있는 절이다. 기림사는 부처가 살아 있을 당시에 최초로 세워진 절인 ‘기원정사’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들머리는 대나무 숲이다. 세찬 겨울바람이 숲을 흔든다. 댓잎과 바람이 어울려 빚어내는 소리가 귀를 깨끗이 씻어주는 느낌이다. 곧 사천왕문이 나오고 사천왕문을 지나면 ‘진남루’다. ‘남방을 진압한다’는 의미의 진남루. 임진왜란 당시엔 승군 지휘소로 사용됐다. 화려한 단청과 조각이 없어 담백하고 강건한 느낌을 준다.

진남루를 지나면 ‘대적광전’이다. 배흘림기둥의 다심포식 단층 맞배지붕 건물. 웅장하다. 문은 꽃 창살로 단장했는데 색이 바랬다. 문살에 겨울 햇빛이 어룽대는 모습이 예쁘다. 대적광전 오른쪽에 커다란 보리수가 있다. 수령이 500년이 넘었다. 봄이 되면 꽃이 만개해 그 향기가 경내에 진동한다.

기림사에서 유명한 것은 ‘5종수’라 불리는 샘물이다. 물을 마시면 눈이 밝아진다는 명안수, 마실수록 마음이 편해진다는 화정수, 이 물로 차를 끓이면 최고의 차가 된다는 감로수, 물맛이 하도 좋아 까마귀가 쪼아 먹었다는 오탁수, 마시면 천하무적의 장군이 된다는 장군수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감로수와 화정수만 남아 있다.
기림사를 나와서 감은사지로 향한다. 완벽한 조형미를 갖추어 신라 탑의 전형으로 불린 감은사탑이 있는 곳이다. 우리 고미술사의 기틀을 마련한 우현 고유섭 선생이 ‘경주 기행의 일절’이라는 글에서 “신라에 가거든 문무왕의 유적을 찾으라. 구경거리의 경주로 쏘다니지 말고 문무왕의 정신을 길러보아라”라고 했던 그 탑이다.

감은사탑은 웅장하다. 높이는 13.4m. 지금까지 남아 있는 신라 탑뿐 아니라 삼층석탑 중에서도 가장 크다. 감은사지를 찾았을 때는 해 질 무렵. 하늘은 깨어질 듯 푸르렀고 감은사탑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거대한 실루엣으로 서 있다.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 완벽한 조형미는 보는 이를 감탄하게 만든다. 높이 3.9m의 쇠찰주에는 왜구를 향한 시퍼렇고 날카로운 전의가 서려 있다.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의 호언이 가슴으로 전해지는 듯하다. 학자 중에는 감은사지를 ‘경주 답사 여행의 클라이맥스’라고 강조하는 사람도 많다. 감은사는 문무왕이 세우기 시작했는데 완성은 아들 신문왕이 이루었다. 문무왕의 위업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신문왕이 감은사라 이름 붙였다. 감은사탑은 동탑과 서탑, 두 기가 있다. 현재 서탑은 보수 중이다.

문무왕은 신라의 위대한 왕이다. 아버지 대의 백제 정벌(660년)에 이어 고구려 정벌(668년)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후 당나라 군대를 기벌포(금강 하구)에서 격파하고 삼국통일을 완성했다. 대업을 마친 문무왕은 이렇게 유언했다.
“이때까지 우리 강토는 삼국으로 나뉘어 싸움이 그칠 날 없었다. 이제 삼국이 하나로 통합돼 한나라가 되었으니 민생은 안정되고 백성은 평화롭게 살게 됐다. 그러나 동해로 침입하여 재물을 노략질하는 왜구가 걱정이다. 내가 죽은 뒤에는 용이 되어 불법을 받들고 나라의 평화를 지킬 터이니 나의 유해를 동해에 장사 지내라. 화려한 능묘는 공연한 재물의 낭비이며 인력을 수고롭게 할 뿐 아니라 죽은 혼은 구할 수 없는 것이다.”(<삼국사기>)

감은사지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문무대왕릉(대왕암)은 죽어서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고 한 문무왕의 납골이 뿌려진 곳이다. 문무왕은 왜구의 침입에서 나라를 지키겠다며 바다에 묻혔다. 감은사 동탑과 서탑 사이에는 금당이 있던 자리가 있다. 주춧돌이 또렷이 남아 옛 신라의 번성을 증언한다. 금당 아래를 파서 감은사지 앞을 이르는 대종천과 이었는데, 죽어서 용이 되고자 했던 문무왕이 동해에서 대종천을 따라 감은사까지 오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곳엔 용왕이나 문무왕께 치성을 드리는 무속인이 매일 찾아온다. 아침 일출도 장관이다. 전국 각지에서 일출을 촬영하기 위해 사진작가가 몰려든다. 거센 파도를 뚫고 문무대왕릉 위로 불쑥 솟아오르는 커다란 햇덩이는 보는 이에게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감포 쪽에는 이견대가 있다. 이견대란 ‘용을 본 곳’이라는 뜻. 이곳에서 신문왕은 만파식적을 얻었다. 세상의 파도를 없애고 평안을 얻게 해주는 피리다. 용이 된 문무왕이 건네준 보물이다. 감은사지에선 해마다 가을이면 만파식적제를 지낸다.
이견대에서 감포항을 지나 구룡포에 닿는 31번 국도는 겨울 바다의 낭만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다. 대본, 나정, 전촌 해수욕장 등 크고 작은 해수욕장을 지난다. 이 길은 포항 구룡포까지 이어진다. 기림사와 감은사지, 문무대왕릉 답사를 마친 후 동해를 끼고 멋지게 드라이브한 다음 감포항에서 회 한 접시 먹으면 금상첨화다.

감포항은 문무대왕릉에서 40km 정도 떨어진 꽤 큰 항구다. 감포 어시장에는 오징어와 멸치, 말린 생선, 미역, 김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포구 한쪽에서는 과메기와 오징어가 해풍에 말라간다. 방파제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눈이 아릴 정도로 하얀 등대가 서 있다. 방파제에는 바다낚시에 세월 가는 줄 모르는 강태공이 잔뜩 몰려 있다.

기림사에서 감은사지와 문무대왕릉, 감포항에 이르는 길. 아직도 또렷한 신라 천 년의 무늬와 겨울 바다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코스다.

Information
경부고속도로 경주 IC에서 계속 직진, 4번 국도를 타고 감포 쪽으로 달린다. 추령터널을 통과해 14번 국도와 만나는 안동리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기림사 가는 길. 이정표가 잘 돼 있어 찾기가 수월하다. 감은사지는 기림사에서 나와 안동리 사거리에서 좌회전. 어일리 사거리 못 미쳐 감은사지 표지판이 보인다. 문무대왕릉은 감은사지에서 바다 쪽으로 조금 더 달리면 된다. 31번 국도에서 우회전하면 문무대왕릉, 좌회전하면 이견대가 나온다.
기림사 주차료 1500원, 입장료 2500원
감은사지 주차료·입장료 없음
대왕암 주차료 2000원, 입장료 없음

 
황오동으로 방향을 잡는다. 해장국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해장국 거리’ 뒷동네로, 답사에 흥미가 있는 이에게는 대릉원 옆 동네로, 영화광에게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생활의 발견>의 무대였던 동네로 인식되는 곳. 미로 같은 골목길이 있고 삐딱하게 선 전신주와 정리되지 않은 전깃줄이 하늘을 덮고 있는 마을. 대나무가 서 있는, ‘쭛쭛 보살’ 같은 간판을 내 건 점집이 흔하게 눈에 띄는 그곳. 누군가는 이런 황오동을 두고 ‘순진한 한국 정서가 묻어 있는 곳’이라고 했다. 박물관이나 첨성대, 불국사를 뒤로하고 황오동을 먼저 찾아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3~4년 안에 이 마을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기 때문에 그 모습이 곧 사라진다. 옛날 ‘부자 동네’로 꼽혔던 황오동은 그동안 경주 중심에 있으면서도 문화재보호지역으로 묶여 개발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더니 끝내 지금의 자리까지 내주게 된 것이다. 옛것은 하나 둘 새로 태어나고, 그에 밀려 현재의 것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천년만년 보존될 문화재보다 앞으로 영영 볼 수 없을지 모를 ‘현실’이라 마음이 급하다.
 
 
황오동은 전과 달라졌다. 이미 마을을 떠난 사람이 많은 탓에 빈집이 눈에 띄게 늘었다. 헐린 집터는 썰렁한 공터로 남았다. 공터는 잡초와 푸성귀, 흙더미 차지다. 몇 개의 전신주가 서로를 바라보며 서 있다. 공터는 어린 시절 뛰어놀던 놀이터를 닮았다. 보잘것없지만 잃어버린 정감이 되살아난다. 대릉원 옆, 쪽샘이 있는 ‘쪽샘길’ 안쪽의 골목길은 대부분 헐렸지만 팔우정 삼거리 쪽의 ‘황오고분길’이라 불리는 골목은 아직도 남아 있다. 키 작은 담과 낡은 가옥이 골목을 따라 서 있다. 전선은 여전히 정신없이 하늘을 뒤덮었다. 대부분 옮겨갔지만 간간이 ‘보살집’도 눈에 띈다. <생활의 발견>에서 주인공 경수는 부산행 기차를 타고 가다 옆자리에 앉은 선영을 따라 경주에 내린다. 그리고 그녀를 따라 이곳까지 오게 된다. 춘천에서 만난 명숙이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제 자신이 선영에게 매달린다.

“우리집 뽀돌이가 그 영화에 나왔다카이. 까만 개 생각나니꺼? 영화 찍었던 집은 벌써 헐렸니더. 보살집도 없어졌다카이.” 이필자 씨(56)를 만난 것은 마을 들머리에서였다.

“여만큼 좋은 동네도 없었제. 대문도 안 걸어놓고 다닐 만큼 인심도 좋았니더. 이제 남은 사람들이 별로 없다카이. 저가 우리집인데, 내년에는 나도 없을 끼라예. 20년 넘게 살았는데 우짜겠노. 시에서 공원 만든다는데. 새 동네 가믄 심심할 꺼 같아 그게 탈인기라. 바람이 찬데 우리집에 가서 커피 한 잔 하고 가소.”

영화 속 낯익은 풍경은 사라졌어도 몸 좀 녹이고 가라며 이방인을 잡아끄는 인심은 여전히 남았다. 황오동은 오후 늦게 찾으면 좋다. 오후의 한가로움과 동네 분위기가 어우러져 서정적이기 때문이다. 곧 없어져 버릴 풍경이라 소중하게 다가온다. 팔우정 삼거리 쪽으로 나오면 ‘대구막창’이 있다. <생활의 발견>의 주인공 경수가 선영을 기다리던 첫날 혼자 술을 마신 집이다. 허름한 그곳에서 소주잔을 비우면 잊고 지내던 누군가가 절로 떠오른다.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설 누군가 때문에 삶이 지탱되나 보다. 그리움을 안고 대릉원 돌담길을 걷는다. 대구막창에서 대각선으로 마주 보이는 길이다. 대릉원에는 천마총, 황남대총, 미추왕릉 등 신라 김씨 왕족의 권위를 상징하는 23기의 웅장한 고분이 있다.
대릉원 산책도 좋지만 돌담길을 걷는 기분도 이에 못지않다. 대릉원 돌담길에는 봄이면 벚꽃이 만발한다. 연인과 걷다가 꽃잎을 맞으면 이별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연인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석양, 겨울이라 꽃은 피지 않았지만 돌담과 평행하게 이어진 벚나무의 운치가 한기를 녹인다.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죽은 자’는 누워 있고 ‘산 자’는 길을 걷는다. 계속 걸어가면 소담한 고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노동·노서동 고분군이다. 모두 21기의 고분이 있는데 특히 노서동 고분군의 금관총은 신라 금관이 처음 발견된 곳이다. 은은한 불빛을 받은 고분은 마치 여인의 젖가슴을 닮았다. 겨울인데도 매끈한 곡선은 탄력을 전혀 잃지 않았다. 겨울 바람에 언 손을 갖다 대면 금세 녹을 것 같다. 고분을 움켜쥐려 하지만 당연히 역부족이다.

<생활의 발견>에서 경수는 자신을 붙잡아 두려 했던 명숙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기차를 탄다. 그리고 선영을 만나 경주에서 그녀에게 집착한다. 명숙이나 경수의 집착, 그것은 아마도 고분을 보듬고 싶은 충동과 비슷할 게다.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 그리고 꼭꼭 숨겨둔 충동이 바로 ‘생활’이다. 까발려졌을 때 머쓱해하면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상 말이다. 그들은 섹스에 집착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 충실했을 뿐이다. 느티나무, 왕버드나무가 울창한 계림이 고분을 보듬고 있다. 조명은 계림에도 켜져 있다. 계림은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가 태어난 곳으로 전해진다. 그가 태어날 때 흰 닭이 그 사실을 알렸다고 해서 계림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봉긋한 젖가슴을 품은 숲에게 질투를 느낀다.
첨성대도 고분을 바라보고 서 있다. 밤이 되면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다. 과학 기능보다 아름다움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상단으로 올라가면서 부드럽게 휘어지는 곡선은 고분의 그것 못지않다. 불빛 속의 첨성대는 낮보다 온순한 모습이다. 노동·노서동 고분군 일대는 해질 무렵부터 밤 11시까지 조명을 밝힌다. 낮보다 아름다운 경주의 밤을 볼 수 있다. 곡선미에 취한다. 정신은 혼미해지지만 몸은 아직 멀쩡하다.

이제 몸을 망가뜨릴 차례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앞으로 향한다. 일명 ‘동경대 앞’이라 불리는 성건동 일대. 경주에서 가장 늦게까지 붉을 밝히는 곳이다. 서너 개의 골목을 따라 술집과 노래방 등 유흥 시설이 밀집해 있다. 경주역 앞 번화가가 밤 10시면 깜깜해지는 반면 이곳은 새벽 5시까지 네온사인이 환하다. ‘라이언 킹’과 ‘야피’는 이 일대에서 물 좋기로 소문난 술집이다. ‘라이언 킹’은 레스토랑 겸 호프 집, ‘야피’는 세계 맥주 전문점 겸 위스키바. 방학인데다 겨울이라 관광객도 적은 요즘에는 밤 10시가 넘어야 북적댄다. 혹시 영화 속의 경수도 이곳을 거쳐 가지 않았을까.

경수와 밤을 같이 보내고 어느 정도 사랑을 느끼면서도 남편과의 관계, 지금까지의 생활을 시원하게 깨뜨릴 용기가 없었던 선영. 사랑은 사랑이고, 현실은 현실인 것일까. 어쩌면 이곳에서 수많은 ‘선영’을 만날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수많은 ‘경수’가 이미 이곳에 앉아 기회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고 알코올 기운이 퍼지면서 직업과 연애와 우정, 모두 쌍방향으로 통하기가 힘들다는 일상의 면면을 깨닫게 되겠지만 말이다. 경주의 밤이 깊어간다. 산 자는 살기 위해 생활에 열심이다.

야간 조명이 아름다운 곳
노동·노서동 고분, 첨성대, 계림, 안압지가 있다. 대릉원 돌담길에는 관광 안내 게시판이 곳곳에 설치돼 있고 야간에 불이 들어온다. 하지만 화려하지는 않다. 안압지는 신라의 궁궐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연못. 좁은 연못을 넓은 바다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어느 곳에서도 연못 전체를 조망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조명 시간은 해 질 무렵부터 밤 11시까지다.

첨성대 관리사무소 054-772-5213, 대릉원 관리사무소 054-772-6317, 안압지 관리사무소 054-772-4041 노동·노서동 고분 무료, 계림 100~300원(주차료 2000~ 3000원, 대릉원 주차장 이용), 첨성대 100~300원(주차료 2000~3000원, 대릉원 주차장 이용), 대릉원 600~1500원(주차료 2000~3000원), 안압지 400~1000원(주차료 1000~3000원)

이곳도 빼놓지 말자!
국립경주박물관
경주 관광을 시작하기 전에 들르는 것이 좋다. 시대 순으로 전시된  3000여 점의 유물을 보면서 관광 코스를 설계해야 효과 있기 때문. 또 전시 유물 중 대다수는 다른 박물관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국립경주박물관 054-772-5193 200~400원(매주 목·금·토 18:00~21:00, 매월 첫째 일요일 무료)

황룡사터와 분황사
황룡사는 사찰 경내만 2만 평에 달하는 신라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사찰. 지금은 터만 남았다. 광활한 대지 위에 박힌 초석들이 옛 영화를 보여준다. 분황사는 원효대사와 자장율사가 거쳐간 사찰. 안산암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은 모전석탑과 탑 하단부의 금강역사상, 우물인 석정 등이 볼거리다.
●분황사 종무소 054-742-9922 600~1000원

 
정통 이탈리아 요리와 편안한 휴식이 있는 곳
경주 힐튼
호텔 투숙을 원한다면 보문단지가 제격이다. 그중 경주 힐튼은 보문단지에서도 손꼽히는 특급 호텔이다. 딜럭스룸, 스위트룸, 온돌룸 등 총 324개의 객실을 보유한 이곳에는 2002년 월드컵 당시 독일과 네덜란드 선수단이 투숙하기도 했다. 보문호수와 인접하고 토함산도 바라보인다. 수영장, 헬스장 등의 부대시설과 양식당 ‘다빈치’, 뷔페 식당 ‘레이크사이드’, 스카이 라운지바 ‘스타즈’ 등 일곱 개의 식당과 바를 갖추었다.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하지만 ‘스마트 윈터 패키지’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힐튼을 즐길 수 있다. 딜럭스룸과 뷔페 식당 ‘레이크사이드’ 조식(2인), 헬스장 무료 이용, 사우나 25%, 수영장 50%, 스카이 라운지 ‘스타즈’ 20% 할인 등의 혜택이 패키지에 포함된다. 가격은 11만5,000~14만5,000원. 판매 기간은 2월 28일까지다.

다양한 스위트룸은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온돌 스위트를 비롯해 모던한 메이플 스위트, 로맨틱한 분위기의 레지던셜 스위트, 주방 시설을 갖춘 가든 스위트, 유럽풍 디자인이 돋보이는 에스페로 스위트 등이 있다.

최근 눈에 띄는 점은 이탈리아 출신의 요리사 파올로 A. 리가즈 씨가 총주방장으로 부임한 것. 이탈리아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도 솜씨를 인정받은 18년 경력의 베테랑 요리사다. “인근에서 유일한 곳인 만큼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이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다. 우아한 분위기의 양식당 ‘다빈치’에서는 그의 이탈리아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버섯크림수프, 파르메산치즈의 리조토, 레몬 그라파 셔벗 등의 전채요리가 포함된 송아지 스테이크가 대표 요리다. 뷔페 식당 ‘레이크사이드’와 스카이라운지 ‘스타즈’에서는 보문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호텔은 보문호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날씨가 따뜻한 날에는 산책하기에도 좋다.

● 경주 힐튼 054-740-1234 www.kyongjuhilton.co.kr

보문관광단지 호텔 &리조트 윈터 패키지

호텔현대 경주 윈터패키지
스탠더드룸 1박, 조식 뷔페, 수영장, 온천사우나  50% 할인(2인), 델리 20%할인, 경주월드자유이용권,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제공 등 054-779-7200 3월 19일까지 10만9000 ~15만9000원

코오롱호텔 윈터 패키지
스탠더드룸 1박, 조식(2인), 무료 사우나 등 054-740-5111 3월 31일까지 9만6000~12만6000원

콩코드호텔 윈터 베이케이션 패키지
딜럭스룸 1박, 조식(2인) 등 054-740-6204 1월 31일까지 7만9500원(토요일 2만원 추가)

경주교육문화회관 윈터 패키지
객실 1박, 조식(2인), 온천 이용권 054-740-8100 2월 28일까지 9만9500원(주말과 공휴일 전면부 2만원, 후면부 1만원, 비회원 3만원 추가)

경주 한화리조트 HOT & COOL 패키지
객실 1박, 사우나(2인) 054-745-8060 2월 28일까지(인터넷 사이버 회원 가입자에 한해 일요일~목요일까지 예약 가능, 가입 무료) 9만4000원

실속 있는 숙박지에서 알찬 하룻밤
북군동 펜션타운


호텔이나 콘도가 부담스럽다면 펜션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경주시내에서 보문관광단지로 향하는 길목에 북군동이 있다. ‘음식촌’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마을 뒤쪽(보문단지 한화리조트 아래쪽)으로 최근 1~2년 사이 펜션이 많이 들어섰다. 저렴한 가격에 실속 있는 하룻밤을 원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영화 <신라의 달밤>에서 ‘조폭’의 아지트로, 이성재와 차승원이 조폭과 마지막 결투를 벌였던 곳도 북군동에 있다. 영화 제목에서 이름을 딴 ‘신라의 달밤’ 펜션이다. 숙소가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기념이 될 만하다. 마을 초입의 ‘아테네’는 가족 콘도형 펜션으로 가족끼리 단란한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하다. 눈에 띄는 펜션은 ‘휴 하우스’. 실내와 외관이 깨끗하다. 황토방으로 꾸민 ‘황토방민박’도 특색 있다. 가격은 4인 기준 6만~8만원.

신라의 달밤 펜션 054-777-0643 아테네 펜션 054-745-0025 휴 하우스  016-536-4364 포시즌  054-771-7234 옛살라비  054-746-8374 예림펜션  054-771-9049 풍경펜션  054-743-8825 풀하우스  054-746-9705 황토방민박  054-745-1008
호텔 뺨치는 모텔
이카루스

모텔은 경주 시외버스터미널 뒤편에 밀집해 있다. 그중 최근 문을 연 이카루스모텔은 호텔 못지않은 시설을 자랑한다. 침대방(더블룸, 싱글룸), 온돌방 등을 갖췄고 객실마다 인터넷과 DVD 시설이 있다. 특히 싱글 침대 두 개가 놓인 더블룸은 동성의 두 사람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샤워실과 화장실이 분리돼 있다. 샤워실에는 사우나 시설도 돼 있다.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이라 교통이 편리해 관광지로 이동하기도 편하다. 단, 가격이 다른 모텔보다 조금 비싼 것이 흠. 하지만 호텔이나 고급 펜션보다 싸고 시설도 괜찮아 이용해볼 만하다.
●054-777-3311 5만원(더블룸 2인 기준) 시외버스터미널 뒤

안 가면 후회할 맛집

삼포쌉밥

경주 최초의 쌈밥집. 30년의 역사가 있다. 주인이 직접 기르는 신선한 쌈채소와 13가지 반찬이 나온다. 된장찌개와 파전, 꽁치조림, 돼지고기볶음 등도 나온다. 음식점 곳곳에 있는 골동품과 수석, 화분, 우표, 토기 등 진귀한 물건도 눈을 즐겁게 한다. 메뉴는 쌈밥 한 가지다. 054-749-5776 7000원(1인) 가능 대릉원 주변

숙영식당
찰보리밥으로 유명하다. 밥을 지을 때 찹쌀을 같이 넣어 짓기 때문에 푸석한 맛이 아니라 입에 착 달라붙는 감칠맛이 난다. 도라지, 미나리, 고사리 등 일곱 가지 나물도 함께 나오는데, 밥에 이 나물을 넣고 양념장과 참기름을 듬뿍 넣은 후 쓱쓱 비벼 먹는다. 꽁치구이, 된장찌개, 달걀말이 등 반찬 열다섯 가지가 나온다. 054-772-3369 찰보리밥 5000원 가능 대릉원 입구

단감농원 할매집
삼릉 앞에는 칼국숫집이 10여 곳 모여 있다. 단감농원 할매집은 삼릉에 있는 여러 칼국숫집 중에서도 원조 격. 멸치와 보리새우, 다시마, 대파, 들깻가루 등을 넣고 푹 고아낸 국물에 우리밀과 콩가루로 반죽한 국수를 넣어 걸쭉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굵은 파를 넣고 지져낸 파전도 맛있다. 054-745-4761 칼국수 4000원, 파전 5000원 삼릉 입구

팔우정 해장국
팔우정 삼거리에는 대여섯 개의 해장국집이 모여 해장국 거리를 이룬다. 팔우정 해장국이 원조 집으로 20년 전통을 가지고 있다. 묵을 넣은 콩나물해장국은 담백하면서도 시원하다. 24시간 연중 무휴로 운영된다. 054-742-6515 묵해장국 4000원 가능 팔우정 삼거리

황남빵
팥소가 듬뿍 들어간 빵으로 65년의 역사를 가진 경주의 명물. 황남동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황남빵이란 이름이 붙었다. 반죽과 팥소가 3 대 7의 비율로 섞인 것이 특징. 054-749-700 20개 포장 1만원 팔우정 삼거리 대릉원 뒤쪽
 
 
1. 숙소 예약 여행의 기본은 숙소부터 구하는 것. 주중에는 방 잡기가 수월한 편이지만 주말에는 여의치 않다. 예약을 하고 가는 게 편하다. 경주에는 숙박 시설이 많다. 특급 호텔만 10개, 대형 콘도가 5개다. 모텔과 여관도 많다. 경주문화관광정보 홈페이지 www.gyeongju.go.kr/ctour
2. 가는 길과 교통편 경부고속도를 이용해 경주 IC로 빠지면 된다. 4시간 30분 소요. 영동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도 된다. 대중교통은 서울역과 청량리에서 기차가 하루 7회 떠난다. 서울과 경주를 연결하는 고속버스가 하루 27회,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경주역 054-743-4114, 경주고속버스터미널 054-741-4000, 경주시관광안내소 054-772-9289

3. 추천 일정 경주에 도착했다면 황룡사지부터 들른다. 해 질 무렵이 아름답다. 황룡사지를 천천히 돌아본다. 무려 3만여 평의 거대한 터 곳곳에 놓인 주춧돌과 맷돌 등이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왕국의 흥망성쇠를 속삭인다. 황룡사지 맞은편은 분황사. 경주국립박물관도 지척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황룡사지를 보기 전에 먼저 짬을 내 돌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황룡사지를 본 후 저녁에는 대릉원과 첨성대, 안압지 등 경주시내를 구경한다. 밤이면 대릉원과 첨성대 주위에 조명이 들어온다.

다음 날 일찍 남산으로 간다. 남산은 신라 불교 문화의 집합체. 절터가 130여 곳, 석불이 100여 체, 폐탑이 무려 71기다. 하루 만에 돌아본다는 것은 어림도 없다. 꼼꼼히 보려면 한 달은 잡아야 한다. 배리삼체석불~삼릉~용장골 코스(5시간 소요), 부처골~남산산성 포석정 코스(5시간 소요) 등이 ‘맛’이라도 볼 수 있는 코스다.

남산 등산 후에는 불국사와 토함산 일대의 불교 유적을 잠시 돌아본 후 문무대왕 수중릉으로 가 바다를 본다. 옛날에는 추령재를 넘어갔지만 새 도로가 뚫려 편해졌다. 이제 옛길이 된 추령재는 비교적 한산하다. 고개 끝에는 백년찻집(054-773-3450)이란 전통 찻집이 있다. 찻집에 들어가면 아담한 돌다리도 놓여 있고 예쁜 다기도 구경할 수 있다.

감포에서는 기림사, 감은사지, 대왕암 등을 돌아본다. 갈매기가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도 장관이다. 31번 국도를 따라 북상하며 해안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

4. 오는 길 경주시내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도 좋고 포항까지 드라이브를 즐긴 후 포항-김천 간 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또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도 된다.
겨울 경주 여행은 대중교통과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겨울 시즌은 비교적 한적해 렌터카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금호렌트카 1588-1230 아반떼 7만500원(24시간), SM5 7만9500원(24시간) 경주역 앞 www.kumhorent.com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20~30% 할인받을 수 있다.
주제별 경주 여행 코스
▲가족 여행 코스
대릉원~첨성대~반월성~안압지~국립경주박물관~경주민속공예촌~불국사~석굴암 (하루 코스)

▲남산 불교 답사 코스
배리삼체석불~삼릉~석불좌상~마애관음보살상~선각육존불~선각여래좌상~마애여래좌상~상사바위~금오산 정상~용장사지 탑~삼륜대좌불~용장마을 (4시간 코스)

▲왕릉과 폐사지 코스
무열왕릉~대릉원~김유신 묘~노서·노동 고분군~박물관~괘릉~방형분~성덕왕릉~신문왕릉~사천왕사지~선덕여왕릉~분황사~황룡사지 (하루 코스)

▲감포권
기림사~감은사지~이견대~문무왕릉 (4시간 코스)

[경북] 자동차로 돌아보는 경주 남산 ① 서남산권

 

오릉~나정·양산재~남간사지 당간지주~창림사지 삼층석탑~포석정~삼릉·경애왕릉

서남산은 경주 시내 오릉에서 언양으로 가는 국도 쪽에 있는 남산을 말한다. 신라 건국에서 멸망까지의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코스다. 박혁거세가 태어난 나정, 진한 여섯 촌장의 시조를 모신 양산재, 신라의 첫 궁궐터인 창림사터, 경애왕이 술놀이를 하다 견훤에게 살해된 포석정 등이 서남산 자락에 있다.

나정·양산재

나정은 박혁거세가 태어난 곳으로 신라의 천 년 역사는 이곳에서 시작된다. BC 69년 6부의 촌장이 군주를 선출하기 위해 모였는데 나정 근처에서 이상한 빛이 나고 있었다. 가보니 그 빛 속에 큰 알이 있었고 흰 말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이 알에서 사내아이가 나왔는데 이 아이가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다. 현재 나정은 복원 공사 중이어서 볼 수 없다. 나정에서 아스팔트길을 따라 200m쯤 올라가면 양산재. 6부 촌장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다.

▒ Infomation
●오릉 사거리에서 35번 국도를 따라 200m쯤 가면 S-오일 주유소가 나온다. 여기에서 좌회전해 300m 더 가면 나정 ●양산재에 주차장이 있다. 입장료 없음
서남산은 경주 시내 오릉에서 언양으로 가는 국도 쪽에 있는 남산을 말한다. 신라 건국에서 멸망까지의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코스다. 박혁거세가 태어난 나정, 진한 여섯 촌장의 시 조를 모신 양산재, 신라의 첫 궁궐터인 창림사터, 경애왕이 술놀이를 하다 백제 견훤에게 살해된 포석정 등이 서남산 자락에 있다.


오릉

박혁거세왕과 제2대 남해왕, 제3대 유리왕, 제5대 파사왕 등 신라 초기의 네 박씨 임금과 시조비인 알영 왕비를 모신 능이다. 동편에 시조왕의 위패를 모시는 숭덕전이 있으며 그 뒤에 알영부인이 탄생한 곳이라고 전하는 알영정 터가 보존되어 있다. 소나무 숲이 울창해 경주시민의 나들이 장소로 인기 있다.

▒ Infomation
●경주 IC에서 보문단지 방향으로 2km 정도 직진 후 좌회전하면 오릉 안내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릉에 주차장이 있다. 주차료 1000원, 입장료 500원


남간사지 당간지주

양산재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마을이 있고 마을 앞쪽에 넓은 논이 있다. 논 가운데 높은 당간지주가 외롭게 서 있는데 이것이 남간사지 당간지주다. 당간지주는 절에 행사가 있을 때 깃발을 세우는 받침. 남간사지 당간지주는 남산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당간지주이기도 하다. 꼭대기에 당간을 고정하기 위한 십자형의 간구가 있는 것이 특이하다.

▒ Infomation
●양산재에서 시멘트로 포장된 마을길을 따라 200m쯤 가면 오른쪽에 넓은 논밭이 보인다. 당간지주는 논밭 가운데 서 있다. ●양산재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입장료 없음


창림사지

남산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탑을 볼 수 있는 곳. 하지만 절터를 알려주는 표지판이나 안내판이 전혀 없어 찾기가 쉽지 않다. 지금이야 잡목만 무성하고 절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재만이 뒹굴고 있지만, 이곳은 박혁거세가 왕궁을 세웠던 곳이다. 수풀을 헤치고 100m 정도 걷다 보면 커다란 석탑이 등장한다. 이것이 창림사지 삼층석탑으로 상층 기단에 새겨진 팔부신중이 아름답다. 탑 아래 소나무 숲 속에는 쌍귀부가 있다. 통통한 앞발이 귀엽다.

▒ Infomation
●남간사지에서 농로를 따라 500m 정도 가면 '산불조심'이라고 쓰인 움막이 있다. 이 움막에서 좌회전해 300m쯤 더 가면 산자락이 나타난다. 창림사지는 이 산자락에 있다. ●양산재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입장료 없음


포석정

신라 천 년의 역사가 막을 내리게 된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소나무가 많이 심겨 있으며 작은 공원처럼 꾸며졌다. 신라의 왕들이 포석정의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워놓고 연회를 즐겼던 곳. 〈삼국유사〉에 "헌강왕대의 태평스러운 시절에 왕이 포석정에 들러 좌우와 함께 술잔을 나누며 흥에 겨워 춤추고 즐겼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곳 포석정에서 55대 경애왕이 후백제 견훤의 침략을 받아 죽음을 당한다.

▒ Infomation
●나정에서 큰길(35번 국도)로 나와 S-오일 주유소에서 좌회전해 1km를 가면 포석정이다. ●넓은 주차장이 있다. 주차료 1000원, 입장료 500원


삼릉·경애왕릉

삼릉은 동서로 세 왕릉이 나란히 있어 붙여진 이름. 서쪽부터 각각 신라 제8대 아달라왕, 제53대 신덕왕, 제54대 경명왕 등 박씨 3왕의 능이라고 전한다. 삼릉 주변에는 기기묘묘하게 구부러져 자라는 소나무가 넓은 숲을 이룬다. 아침이면 신비로운 안개가 온 숲을 뒤덮어 사진 작가들이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즐겨 찾는다. 삼릉에서 약 100m떨어진 곳에 경애왕의 능리가 전하는 무덤이 있는데, 능의 둘레가 신라 왕릉 중에 가장 작다. 선덕 왕릉이나 괘릉처럼 거대한 왕릉에 비해서 빈약하단 느낌이 들 정도다. 이 능 앞에 서면 권력도 영화도 한순간의 꿈인 것을 느낄 수가 있다.

▒ Infomation
● 포석정에서 35번 국도를 따라 1km 가면 된다. ● 삼릉 앞 서남산주차장에 주차해야 한다. 주차료 2000원, 입장료 없음

 

 

[경북] 자동차로 돌아보는 경주 남산 ② 동남산권

부처골 감실여래좌상~탑골 부처바위 마애조상군~보리사 석조여래좌상~정강왕릉·헌강왕릉~서출지·남산동 삼층쌍탑


화랑교육원과 통일전이 있는 동남산 자락은 부처골, 미륵골, 탑골 등 튼실한 세 골짜기가 자리한 곳. 남산에서 가장 멋있고 자비롭고 온화한 부처들을 큰 힘 들이지 않고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데이트를 즐기기 좋은 연못인 서출지와 산책하기에 알맞은 울창한 숲길도 있다. 찾는 사람도 비교적 적어 한적한 분위기에서 남산 답사를 즐길 수 있다.

부처골 감실여래좌상

현재 남산에 남아 있는 불상 중 가장 나이가 많다. 6세기 말에서 7세기 초에 만들어진 걸작. 바위에 감실을 파고 그 안에 부처를 새겼다. 마치 부처가 돌로 된 집 속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소곳한 얼굴, 명상을 하듯 살며시 감은 눈, 소담한 두 뺨은 보는 이를 절로 미소 짓게 한다. 모습이 자비롭고 친근해 '아줌마 부처'로도 불린다.

▒ Infomation
●나정에서 오릉초등학교와 상서장을 지나면 음지마을과 양지마을이 나온다. 현재 공사 중인 비포장길을 따라가면 월정사 팻말이 보인다. 감실여래좌상은 월정사 입구에서 400m 정도 가면 만날 수 있다. ●월정사 앞 조그만 공터에 주차할 수 있다. 주차료·입장료 없음


탑골 부처바위 마애조상군

옥룡암이라는 작은 암자 뒤편에 있다. 커다란 바위에 사방으로 돌아가면서 부처의 세계를 새겨놓았다.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바위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처, 연꽃, 스님, 비천상, 사자상 등 아름다운 조각이 새겨진 것을 알 수 있다. 무려 40점에 달하는 형상이 새겨져 있어 놀랍다. 바위 남쪽에는 삼층석탑 1기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 Infomation
●부처골 감실여래좌상에서 산림환경연구소 방면으로 500m 가면 오른쪽으로 '옥룡암'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부처바위는 옥룡암 뒤편에 있다. ●옥룡암주차장에 승용차 6~7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터가 있다. 주차료·입장료 없음


보리사 석조여래좌상

이 석불좌상은 현재 경주 남산에 있는 석불 가운데 가장 완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전체 높이 4.36m, 불상 높이 2.44m의 대작이다. 8각의 대좌위에 앉아 있으며 별도로 마련된 광배는 화불과 보상화, 당초무늬로 장식되어 있다. 반듯한 이마와 오뚝한 코, 단아한 입매는 통일신라 예술의 전형을 보여준다. 석불좌상 앞에 서면 옛 서라벌의 중심지였던 배반평야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특히 광배 뒷면에는 약사여래상을 가는 선으로 조각했는데 이러한 형식은 그 예가 드물다.

▒ Infomation
●화랑교 못 미쳐 우회전하면 보리사로 가는 조그마한 안내판이 나온다. 보리사 바로 앞까지 승용차로 갈 수 있다. ●보리사 앞에 주차장이 있다. 주차료·입장료 없음


서출지ㆍ남산동 삼층쌍탑

통일전 주차장 왼편에 있다. 연못 한쪽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이요당'이라는 정자가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긴다. 21대 소지왕이 이 못에서 나온 노인의 편지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는 전설이 있다. 서출지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7~8월. 연못가에 심긴 백일홍이 한창 꽃을 피우고 연못에는 연꽃이 만발한다. 서출지에서 오른쪽으로 300m 정도 가면 남산동 삼층쌍탑. 동탑과 서탑의 양식이 다른 것이 특이하다.

▒ Infomation
●서출지는 통일전으로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 주차장 왼쪽에 있다. 남산동 삼층쌍탑은 통일전에서 칠불암 가는 길로 300m 가량 가면 된다. ●통일전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다. 남산동 삼층쌍탑 앞에도 주차할 수 있는 공터가 있다. 통일전 주차장 주차료 1000원, 입장료 없음


정강왕릉ㆍ헌강왕릉

헌강왕은 신라 최전성기의 왕. 이때 서라벌의 모든 집은 기와집이고 밥은 숯으로 짓고 거리에는 노래 소리로 가득했다고 한다. 정강왕은 재위 1년 만에 병으로 죽음을 맞았으며 별다른 치적은 없다. 이 두 왕릉을 모두 볼 필요는 없지만 한 곳 정도는 꼭 들러보길 권한다. 온갖 형상으로 비틀어지며 자라는 소나무 숲 사이로 난 작은 오솔길이 아름답다. 기분 좋은 산책을 보장한다.

▒ Infomation
●화랑교육원 지나 통일전 200m 정도 못 미쳐 왕릉으로 들어가는 좁은 입구가 있다. ●주차장은 따로 없다. 통일전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입장료 없음

 

[경주&안동] 3박 4일 전통 체험

 

경주 ‘미호산방’ 펜션은?
경주와 안동을 다 둘러보고 펜션도 즐기는 이색적인 코스. 3박4일 동안 볼거리, 먹을거리 걱정이 없을 정도다. 호젓한 산길을 따라 들어가면 산속의 고요함과 쾌적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미호산방 펜션이 나온다. 확장 공사를 하고 있는 허브 밭에서는 신선한 무공해 채소와 향긋한 허브를 만날 수 있고, 주인 윤은주 씨가 직접 손으로 풀을 끓여 만든 황토 귀틀집도 볼 수 있다. 집이 별채로 되어 있어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식사를 해결하고 싶다면 예약할 때 함께 주문하면 된다.
안동 ‘수애당’은?
수애 류진걸이 세운 개인 사택을 화장실과 부엌 정도만 개조해서 후손인 류효진 씨와 그 안주인이 함께 민박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임하호를 마주한 운치 있는 자리에 예스러움이 한껏 묻어나는 외관이 고풍스런 느낌을 준다. 전통 고택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살아 있는 한옥이라 아침에 맑고 상쾌하게 잠에서 깰 수 있다.

첫째 날
경주로 출발 - 경주시내(대릉원, 계림, 안압지, 국립경주박물관) 둘러보기 - 추천 맛집 ‘구로쌈밥, 황남빵’- 미호산방에서 1박(경주시내와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어 조금 일찍 출발해야 한다)

안압지
신라의 궁궐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신라 최대의 인공 못. 넓은 평지에 3개의 전각이 있고 3개의 건물을 지나 연못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40분. 못 주변 어느 곳에서 바라보더라도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없어 연못이 한없이 길게 이어진 듯 느껴진다.

대릉원
경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고분군. 작은 언덕처럼 솟아 있는 23기의 고분 중 천마도가 발굴된 천마총,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적을 보인다는 미추왕릉, 낙타 등처럼 쌍분을 이룬 황남대총 등이 볼 만하다. 대릉원은 고분의 형태가 뚜렷한 낮보다 밤에 훨씬 운치 있다. 해질녘 곱게 단장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고분의 부드러운 능선 뒤로 붉은 노을이 잔잔하게 깔리는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감은사 삼층석탑
국보 제112호로 동서로 마주보고 있는 삼층탑. 통일신라 초기 작품으로 기단부와 탑신부 등 각 부분이 한 개의 통 돌이 아니라 수십 개에 이르는 부분 석재로 조립되었다. 석탑의 전체 높이는 13m로 우리나라 삼층석탑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문무대왕 수중릉
양북면 봉길리 해변에서 약 200m 떨어진 바다에 있는 신라 제30대 문무왕의 수중릉으로 사적 제158호이며 대왕암으로도 불린다. 문무왕은 백제와 고구려를 평정하고 당나라의 세력을 몰아내어 삼국통일을 이룩한 왕.



구로쌈밥
대릉원 정문 주변에 쭉 늘어선 쌈밥집 중 원조로 통하는 집. 메뉴는 쌈밥 한 가지. 상추, 신선초, 골담피 같은 생쌈과 함께 양배춧잎, 다시마, 호박잎 같은 숙쌈이 상에 오른다. 된장 쌈장 이외에 멸치젓 쌈장도 올라 입맛을 돋우고 결들여 나오는 비지찌개와 된장찌개도 별미.
●가격 쌈밥 7천원 위치 대릉원 정문 옆 ●문의 054-749-0600


황남빵
경주 토박이였던 고 최영화 옹이 1939년부터 만들어온 팥빵. 황남동에서 처음 만들어 팔아서 ‘황남빵’이라 부른다고. 얇은 빵 껍질 속에 터질 듯 가득 들어찬 팥소가 말랑말랑하고 달지 않으면서 담백한 것이 매력.
●가격 1만~2만원 ●문의 054-749-7000

둘째 날
아침 일찍 주변 산책 - 감포로 출발 - 감은사지·문무대왕 수중릉 감상 - 불국사·보문단지 등 감상 - 추천 맛집 ‘요석궁, 무진장’ - 영천·안동 거쳐 - 수애당에서 1박 넷째 날

보문관광단지
명활산 옛 성터 밑에 자리잡고 있는 종합관광단지. 경주 시가지에서 동쪽으로 약 6.5km 떨어져 있다. 50여 만 평의 보문호를 중심으로 총 323만 평의 대지에 수많은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다. 자전거와 오리유람선을 타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도산서원
퇴계가 도산서당을 짓고 유생을 교육하며 학문을 쌓던 곳을 1574년 전교당과 동·서재 등을 덧붙여 서원으로 승격했다. 서원으로 걸어가는 길이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전교당 현판에 쓰인 ‘도산서원’이란 글자는 당대의 명필 한석봉이 쓴 것이다. 한겨울에 찾아도 울창한 소나무 숲이 투명하게 맑은 안동호와 잘 어우러져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답다.

셋째 날
임하댐, 안동댐 드라이브 - 추천 맛집 "양반밥상의 간고등어 정식, 안동민속음식점의 헛제사밥" - 도산서원, 봉정사 - 수애당에서 다시 1박

도산서원
퇴계가 도산서당을 짓고 유생을 교육하며 학문을 쌓던 곳을 1574년 전교당과 동·서재 등을 덧붙여 서원으로 승격했다. 서원으로 걸어가는 길이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전교당 현판에 쓰인 ‘도산서원’이란 글자는 당대의 명필 한석봉이 쓴 것이다. 한겨울에 찾아도 울창한 소나무 숲이 투명하게 맑은 안동호와 잘 어우러져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답다.

봉정사
마치 봉황이 내려앉은 듯한 가람 배치라 하여 ‘봉정사’로 불리는 절. 현존하는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밝혀진 극락전은 섬세한 생김새, 고운 빛깔이 단연 으뜸이다. 아기자기한 일본 스타일의 정원이 독특하다.

하회마을
풍산류씨의 집성촌으로 200채가 넘는 기와집과 초가집 가운데 양진당, 충효당, 북촌댁 등은 꼭 들러봐야 할 고택들. 전깃줄 하나도 눈에 띄지 않게 땅에 묻고 돌담을 고스란히 남겨둔 정성에 예스러운 느낌이 한층 묻어난다. 마을 입구에는 하회동 탈박물관이 있다.
하회마을 입장료 1천6백원
하회마을 관리소 054-854-3667

넷째 날
정리 - 추천 맛집 ‘안동 시내 유진찜닭(054-854-6019)’ - 하회마을·병산서원 구경 - 귀가


병산서원
서원으로 향하는 길이나 서원이 자리잡은자리, 그리고 서원 건물 자체까지 감탄의 연속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마루인 ‘만대루’에 올라 굽이치는 강과 아름다운 병산의 조화를 감상하면 그 아름다움에서 헤어나기 힘들다. 풍산류씨의 교육기관인 풍악서당을 병산으로 옮겨 지은 것으로 지금도 서애 류성룡의 제사를 지내고 있다.

유진찜닭
안동찜닭의 원조집. 찜닭 골목을 이루는 이곳에서도 그 맛이 단연 돋보이는 집이다. 푸짐한 양도 기분 좋지만 비결을 알 수 없는 쫄깃한 면발이 특히 맛있다. 불고기 양념처럼 달콤한 간장 양념이 매콤하게 잘 배어서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가격 찜닭 1만5천원 ●문의 054-854-6019

양반밥상
안동의 명물 간고등어 전문점. 소금을 흩뿌린 고등어를 하루 정도 숙성시키는 것이 비결이다. 이렇게 완성된 간고등어의 구이와 조림을 동시에 맛볼 수 있으면서 안동 특유의 다양한 밑반찬을 푸짐하게 차려내어 특히 인기.
●가격 안동간고등어 구이·조림·찜 각각 6천원, 양반밥상 1만원, 쌈밥 8천원 ●문의 054-822-0133

travel tip

경주 미호산방
요금 패밀리룸(어른 2인, 어린이 2인 기준) 8만원(성수기 7월 1일~8월 31일)
가는 길 경주시외버스터미널이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모화 방면 버스를 타고 모화역에서 내려 전화하면 펜션에서 직접 픽업하러 나온다.

안동 수애당
요금 숙박 2만5천~3만원
위치 동서울터미널 - 안동시외버스터미널 - 영덕, 주왕산 방면 직행버스 승차 - 임동에서 하차 - 약 2km 도보
문의 054-822-6661 www.suaed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