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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대륙별 ‘꼭 가봐야 할 투어

봄이나라 2008. 3. 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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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마추픽추 유적 트레킹
잃어버린 도시를 찾아서
고은초(2004년 세계일주 여행)

고3 중반까지만 해도 고고학자가 꿈이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처럼 유적을 찾아다니며 연구하는 걸 상상하곤 했다.잉카, 마야… 듣기만 해도 심장이 쿵쾅거리는 단어였다. 그 꿈을 이룬 곳이 바로 마추픽추다.

안데스 산맥 해발 2,280m에 자리한 마추픽추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쿠스코에서 기차를 타고 하루 코스로 마추픽추만 보고 오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3박 4일간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마추픽추를 향해 걸어가는 잉카 트레일이 있다.

두 번째 방법인 잉카 트레일은 3박 4일간 추위에서 자신을 보호할 옷과 비상 식량 등을 싼 배낭을 메고, 해발 3,000m가 넘어 산소가 희박한 안데스 산맥의 끊임없는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기에 자칫 생명까지도 걸어야 할 만큼 고되다. 실제로 나는 정상을 100m 앞에 두고 탈진과 고산 증세로 쓰러져 끊어질 듯 숨만 가쁘게 몰아쉬다 극적으로 산소 호흡기를 쓰고 구조되었다.

하지만 나는 잉카 트레일을 선택했던 것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3일 내내 견디기 힘든 고통 속에서 걸어갈 때도, 마추픽추와 처음 대면하는 순간에도 느꼈던 것은 동일한 감정이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경외감과 신비감. 그뿐 아니라 힘든 길을 함께하는 이들과의 동료애, 평생 보기 힘들 밤하늘의 아름다움, 심지어 온몸을 얼려버릴 듯한 추위마저도 기차로 몇 시간 만에 도착한 사람들은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단 한 걸음도 더 나갈 수 없다면 잠시 앉아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된다. 해발 3,000m의 안데스 자락을 따라 묵묵히 3일을 걸어가면 새벽안개 사이로 아련히 모습을 드러내는 마추픽추를 보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고진감래를 몸으로 느끼는 감격스러운 순간이다. 힘든 만큼 감동도 컸던 내 생애 최고의 여행이었다.

Travel Tips
동사하지 않으려면 두꺼운 슬리핑백, 점퍼, 알파카 털로 만든 모자 등을 꼭 챙겨야 한다. 체력이 떨어졌다면 약간의 돈으로 포터에게 짐을 맡기는 법도 있다.

탈진을 막으려면 간식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쿠스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에너지바다. 코카 잎을 약간 가져가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남미 볼리비아 우유니 투어
끝없는 소금밭 질주
강혜정(2005년 남미일주 여행)

소금으로 만들어진 사막을 아는가? 남미의 볼리비아에는 우유니라는 소금사막이 펼쳐진다. 1만2,000㎢의 거대한 소금사막 우유니는 서울 면적의 20배다. 시속 80km로 네 시간을 달리고 달려도 순백의 소금길이 끝없이 펼쳐지는 거대한 소금사막이다. 이곳을 처음 접한 것은 여행을 떠나기 전 책에서 본 한 장의 사진에서였다. 하얗게 펼쳐진 너른 소금밭 위로 파란 선인장이 얼굴을 내민 사진을 보면서 나는 머릿속으로 그곳을 달리고 있었다.

결국 나는 소금사막을 보러 볼리비아를 찾았다. 수도 라파스에서 버스로 오루오에 도착, 다시 기차를 타고 우유니까지 1박 2일이 소요된다. 도착해서 우유니 곳곳에 있는 여행사를 통해 투어를 알아보고, 적절한 코스를 선택했다. 대여섯 명 정도가 한 팀이 되어 2박 3일 동안 일정을 함께했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3박 4일도 가능하다.

2박 3일 사막 투어에는 사파리 외에 다양한 투어가 곁들여진다. 첫 출발은 우유니 시내에서 지프를 타고 사막을 향해 달린다. 가이드가 소금사막의 전설을 들려준다. 옛날에 엄마 산과 아기 산이 있었는데 아기 산이 죽자 슬픔에 빠진 엄마 산의 젖이 흐르고 흘러 그 하얀 젖이 소금사막이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다.

애절한 사막 위를 한 시간 정도 달리다 보면 사막 가운데에 선인장으로 가득 찬 ‘어부의 섬(Isla del Pescador)’이 있다. 사람 키의 두 배가 넘는 거대한 선인장 마을이다. 이렇게 하루를 소금사막에서 보내며 어린 왕자가 떨어진 사막이 이런 몽환적인 곳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날 이어지는 투어는 자연으로 간다. 플라밍고가 푸드덕거리는 푸른 호수, 라구나 콜로라다(Laguna Colorada)의 붉은 호수, 거대한 나무가 화석이 된 듯한 스톤트리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누리고 해맞이와 함께 해발 4,870m의 유황온천에서 투어를 시작한다.

천국인지 지옥인지 모를 뿌연 안개 속에 여기저기서 유황천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경관은 자연의 신비 그 자체. 유황온천을 구경하고 한두 시간 달려서 라구나 블랑카 온천탕에 도착하면 자연 그대로의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온천욕을 하는 동안 가이드 부부가 식사를 준비하고 밥상에 둘러앉아 즐겁게 식사를 나눈다.
해발 4,800m에서 받는 식탁은 그야말로 경이롭고 멋진 밥상이 아닐 수 없다.

Travel Tips
우유니는 남미 그 어느 지역보다 아침저녁의 기온차가 크다. 한겨울용 두꺼운 옷을 반드시 싸가야 한다. 대낮엔 햇볕이 뜨거우니 모자와 선글라스, 선크림 또한 필수다.

 

 


아르헨티나 멘도사 보데가 투어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는 와인
김병주(2003년 세계일주 여행)

아르헨티나 멘도사에서 보데가 투어(와인 투어)를 경험한 적이 있다. 지금도 쇠고기 바비큐(asado)에 와인을 곁들여 마시던 생각을 하면 절로 군침이 돈다.

아르헨티나의 멘도사는 북서쪽 안데스 산맥을 끼고 있는 아담한 도시다. 이곳을 대표하는 것으로 축구와 탱고, 넓은 팜파스의 풀을 뜯는 소 그리고 와인을 들 수 있다.

멘도사 여행 당시 숙소는 버스터미널 근처 바세 게스트하우스였다. 이곳에서는 보데가 투어뿐 아니라 아콩카구아 등정 투어, 시 외곽 투어 등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평소 주당으로 통하는 나는 망설임 없이 와인의 생성 과정을 볼 수 있는 보데가 투어를 신청했다.

보통 미니 버스나 승합차를 이용하는데 여러 게스트하우스에서 모객하여 투어를 시작했다. 아침 8시에 출발해서 대여섯 군데의 와인 공장에 들렀다. 일행은 아르헨티나인 두 명과 칠레인 두 명, 미국인 한 명, 네덜란드인 두 명에 나를 더한 총 여덟 명이었다. 멘도사를 출발한 지 1시간 30분 정도 지나자 널찍한 포도밭이 펼쳐졌다. 한국의 포도보다 작았지만 매우 달고 맛있다.

농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는 방금 딴 트럭 안에 가득한 포도가 통째로 공장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와인 제조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래서 직접 라벨을 붙이고 코르크로 병 입구를 막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공장을 의미하는 보데가(bodega)라는 말과 달리 찍어내는 것이 아니다. 시대별로 진열된 와인을 맛보면서 직접 구매도 할 수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조그마한 마을이 있을 뿐 드넓은 들판은 온통 포도밭이었다.

Travel Tips
멘도사의 게스트하우스 정보나 지도는 역 내 안내소에서 얻을 수 있다. 보데가 투어는 모든 게스트하우스에서 신청 가능하며 참가비는 10~20달러 정도다. 6인실의 도미토리 숙박비는 약 6달러다.

보데가 투어
http://campo-base.com.ar
게스트하우스
www.turismo.mendoza.gov.ar

 

태국 스쿠버다이빙 여행
Amazing Thailand, Amazing Under the Sea
김소영(2005년 아시아 여행)

태국은 지갑이 가벼운 여행자의 천국이다. 하루에 우리 돈 3,000원짜리 방에서 잘 수 있며,  1,000원 한 장이면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매력 있는 것은 한국에서의 반값 정도면 따뜻하고 깨끗한 바다 속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태국에서 다이빙 포인트로 꼽을 수 있는 곳은 푸껫과 코타오다. 푸껫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부산처럼 태국에서 방꼭 다음으로 발달한 도시다. 세계 5대 다이빙 포인트로 꼽히는 시밀란 군도까지 포함하고 있어 동남아 다이빙의 성지이기도 하다.

처음 다이빙을 했던 안다만 해의 깊고 푸른 바다 속은 우주 여행 같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고요했고, 눈앞에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꽃처럼 피어난 산호와 미녀의 긴 머리처럼 유혹하는 수생식물과 알록달록한 색으로 무장한 물고기.

빛이 닿지 않는 바다 속의 물고기들은 총천연색으로 반짝이는 보석이었다. 게다가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도도함. 나비를 쫓듯이 물고기를 따라가다 보면 물 위로 올라갈 시간이 되곤 했다. 그렇게 배 위로 올라오면 지상의 것들은 허무해 보였다.

더 깊은 물 속으로 내려갈 수 있는 라이선스를 따기 위해 찾은 곳은 골프 만의 코타오. 거북섬이라는 뜻의 코타오는 다이버를 위한 섬이다. 선착장 입구부터 다이버 숍이 늘어서 있고, 섬 주변이 온통 다이빙 포인트다. 다른 유흥 시설은 없는 조용한 섬에 세계 각국의 다이버들이 1년 내내 몰려든다.

코타오는 다이빙을 하러 먼 바다로 나갈 필요가 없어서 하루에 다섯 번이나 배가 뜬다. 몸 상태만 허락한다면 다른 곳보다 더 많이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셈. 특히 밤에 즐기는 나이트 다이빙이 일품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바다 속은 꼭 콜라 속을 헤엄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어둠 속에서 푸른빛으로 발광하는 플랑크톤은 톡 쏘는 기포, 다이빙을 끝내고 올라오면서 제일 먼저 보게 되는 별이 가득한 밤하늘은 달콤한 거품이다.

라이선스를 따기 위해서는 보통 3박 4일이 소요되며, 가격은 약 27만원(9,500바트) 정도다. 교재비와 장비 사용료가 포함된 가격이며, 펀 다이빙을 더 즐기고 싶다면 약간의 비용을 추가하면 된다.

Travel Tips
방꼭을 중심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파타야에서 다이빙을 즐길 수 있으며 방법은 현지 다이브 숍을 찾아가 신청하거나, 방꼭에 있는 한인 여행사에 신청하면 된다. 푸껫과 코타오에서 가장 인지도 있는 다이브 숍은 다이브 아시아(
www.diveasia.com)와 부다뷰(http://ocean-sounds.net)다.

하지만 푸껫에는 한인 다이브 숍이 10개 정도 있으며, 코타오에는 서너 곳의 숍에서 한인 강사를 두고 있으니 활용하는 것도 좋다. 태국 여행 정보 사이트인 태사랑(
www.thailove.net)에서 태국에 있는 한인 다이브 숍에 대해 알아보면 된다.

 

아프리카 오버랜딩 투어
트럭 위에서 우리는 가족이 된다
채지영(2004년 세계일주 여행)

끊임없이 바뀌고 새로움이 샘솟는 놀라움의 땅, 아프리카. 아프리카에서 추천할 만한 프로그램은 트럭을 타고 대륙을 가로지르는 오버랜딩 투어다.

아프리카는 남쪽에서 북쪽까지 7,000k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대륙이다. 게다가 도로나 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다른 대륙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행하기가 만만치 않다. 이런 아프리카 대륙의 특성을 고려해 트럭을 타고 ‘오버랜딩(overlanding)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여행법이다. 외국인 친구들과 가족이 되어 아프리카를 같이 여행하는 남다른 맛도 가지고 있다.

오버랜딩 투어는 아프리카 전역을 커버할 정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데,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나미비아와 보츠와나, 짐바브웨, 잠비아, 말라위, 탄자니아를 거쳐 케냐의 나이로비까지 가는 42일간의 프로그램이다. 그중 케이프타운에서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까지만 가거나, 루트 중간에 빠져나올 수도 있다.

먼지를 내며 트럭을 타고 아프리카 초원을 질주하다 보면, 아프리카의 숨결이 만져지는 것 같다. 트럭을 타고 달리다가 잔디가 있으면 텐트를 치고, 뜨거운 아프리카의 태양에 온몸을 그을리며, 때로는 샤워도 할 수 없는 곳에서 며칠씩 지내기도 한다.

이처럼 오버랜딩 투어는 아프리카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권 젊은이들과 진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 영어를 사용하지만 유럽에서 오는 열린 마음의 여행자들이 많기 때문에 영어에 자신이 없다고 해도 겁먹을 필요는 없다. 연령대는 대학생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

트럭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트럭 하나에 15명 내외가 함께 여행을 하며 운전사 한 명, 가이드 겸 요리사 한 명이 동행한다. 가끔 독일어 통역자나 인턴 사원이 함께 가기도 한다.

Travel Tips
오버랜딩 가격은 42일 일정에 약 220만원(1800유로). 숙박과 식사, 교통비, 국립공원 입장료를 포함한 것으로 비자 비용과 개별 액티비티 비용은 별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대부분의 회사가 몰려 있다.
www.nomadtours.co.zawww.acacia-africa.com에서 자세한 루트와 일정을 알아볼 수 있다.

 

 


뉴욕의 공연·전시 투어
세계의 문화 트렌드를 한눈에
조은정(2003년 세계일주 여행)

전 세계 여러 인종과 문화가 마구 뒤섞여 언밸런스한 듯하면서도 기가 막히게 균형을 이루는 곳을 손꼽으라고 한다면 난 주저 없이 뉴욕을 꼽을 것이다. 여러 인종이 한데 섞인 조화는 마치 거대하고 웅장한 오케스트라를 보는 듯한 느낌이 다. 여러 문화가 섞인 덕분에 다양한 문화 체험도 할 수 있어 즐거운 곳이기도 하다. 특히 ‘미술관 투어’나 ‘뮤지컬 투어’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만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다.

뉴욕에는 ‘뮤지엄 마일(Museum Mile)’이라는 거리가 있다. 맨해튼의 센트럴파크 동쪽 5번가를 기준으로 80번가에서 104번가까지를 일컫는데, 이 거리에는 뉴욕 최고의 미술관인 메트로폴리탄을 비롯해 변기통 미술관으로 유명한 구겐하임, 뉴욕현대미술관(MOMA), 뉴욕시립미술관 등 총 아홉 개의 미술관이 있고 그 외 여러 박물관이 있어서 지친 여행자에겐 안성맞춤이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지 않고 한 곳에만 머물러도 충분히 보고 즐길 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매년 6월 둘째 주에는 이곳에서 ‘뮤지엄 마일’이라는 축제가 열린다. 해마다 최소 5만 명 이상이 이 축제를 찾는데 행사의 주 목적은 뮤지엄 마일의 홍보다. 행사 시작 세 시간 동안 모든 뮤지엄이 무료로 개방되는데 많은 사람이 아이들과 여러 가지 퍼포먼스에 참가하곤 한다. 공짜로 뉴욕의 미술 세계를 탐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뉴욕을 찾았다면 브로드웨이 공연 관람을 빼놓을 수 없다. 브로드웨이는 미국 뉴욕 주 뉴욕 시의 애비뉴와 맨해튼 남쪽 중앙에 있는 길로, ‘극장과 뮤지컬의 거리’로도 불린다. 42번가에 최초로 세워진 빅토리아극장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40여 개의 극장이 있어서 말 그대로 뮤지컬 거리가 되었다.

거리 중앙에는 당일 예매가 취소된 티켓을 저렴하게 파는 티켓박스가 눈에 띄는데 이곳에서 뮤지컬 티켓을 구매하면 당일 티켓에 한해 50달러 정도면 유명한 뮤지컬을 한 편 볼 수 있다. 뮤지컬을 보고 나오면 너무나 화려해서 아찔하기조차 한 브로드웨이의 밤거리를 걸으며 황홀한 뉴욕을 감상할 수도 있다.

비록 받기 힘든 미국 비자와 비싼 비행기 티켓이란 애로 사항이 도사린 뉴욕이긴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 뉴욕의 문화 체험 여행은 중독성이 강하다. 그래서 또다시 뉴욕 여행을 계획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처럼.

Travel Tips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워낙 규모가 큰 곳이니 최소 2회 이상 가자! 뉴욕에서 첫 번째로 손꼽히는 거대한 미술관 메트로폴리탄의 입장료는 기부금제이므로 작은 동전 하나만 내고도 입장이 가능하다.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더 싸게 갈 수 있다. 뮤지엄 내의 선물 매장은 예쁘고 특이한 디자이너의 작품이 많아 선물 구입처로도 꽤 훌륭하다.

 


스페인 건축 기행
독특한 아름다움을 찾아서
전영주(2005년 유럽 여행)

바르셀로나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당신이 약간이라도 건축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예술 감수성을 지닌 사람이라면 바르셀로나는 지독한 환상의 도시일 것이다. 바로 가우디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안토니오 가우디(Antonio Gaudi, 1852~1926년)는 스페인 남부 카탈루냐 지방에서 태어난 건축가다. 그는 직선으로 대표되는 건축 양식에서 탈피해 곡선으로 가득한 건물을 만들었다. 가우디는 자신의 후원자였던 구엘 백작을 위해 바르셀로나 곳곳에 10여 개의 건물을 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역작인 성 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완성하기 위해 온 힘을 쏟다 전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성 가족 성당은 1882년 3월 19일에 공사를 시작해 현재까지도 계속 건축 중이고, 교회 전체가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

성 가족 성당의 첨탑 전망대로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끝이 보이지 않는 달팽이 모양의 좁은 계단을 직접 올라가야 한다. 어두컴컴하고 좁은 계단을 한참 올라가면 꼭대기에 바르셀로나 시내가 훤히 보이는 전망대과 시원한 바람이 기다린다. 물론 엘리베이터를 타고 3분 만에 올라갔어도 같은 모습이 보였겠지만 바람이 그렇게 시원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 위대한 건축물을 단 몇 시간 동안 보는 것은 가우디에 대한 예의가 아니리라 생각되어 급기야 여행 일정을 변경했다. 내 눈과 내 가슴에 오롯이 가우디를 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후 매일 아침, 시대를 초월한 영광의 성전에 경외를 표하는 것으로 바르셀로나에서 나의 하루는 시작되었다.

가우디의 작품에 더 많은 궁금증이 생긴 나는 가우디의 유명한 건물 카사 밀라, 카사 바틀로가 있는(이 두 건물은 198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그라시아 거리를 찾아갔다. 넓게 뚫린 도로와 주변에 가득한 이국적인 가게들에 매혹되어 어느새 나는 가우디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뼈 형상의 기둥과 푸른 타일 조각으로 만들어진 건물을 만났다. 그러곤 내가 바로 카사 바틀로 앞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카사 바틀로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가우디의 그 아름다움에 반해 일주일 동안 바르셀로나에 머물면서 다섯 번이나 그라시아 거리를 걸었다. 그리고 그의 건축물 카사 밀라와 카사 바틀로를 바라보았다. 특히 카사 바틀로는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시간과 빛의 양의 따라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카멜레온 같았다. 놀라운 자연 경관 앞에서 넋을 잃고 앉아 바라본 적은 있었지만 인간이 만든 건축물에 매혹된 적은, 고백하건대 이때가 처음이었다.

Travel Tips
바르셀로나는 대중교통 시스템이 발달한 도시다. 메트로(지하철)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가우디의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다.

1, 성 가족 성당(Temple Expiatorio De La Sagrada Familia) : 메트로 5호선인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역에서 하차.
2, 구엘 공원(Parque Guell) : 메트로 발카르카(Vallcarca) 역에서 하차.
3, 카사 바틀로(Casa Batllo) : 메트로 파세이그 데 그라시아(Passeig de Gracia) 역에서 하차.
4, 카사 밀라(Casa Mila) : 메트로 파세이그 데 그라시아(Passeig de Gracia) 역에서 하차.
5, 구엘 저택(Palau Guell) : 메트로 3호선 리세우(Liceu) 역에서 하차.

 

 


프랑스 예술가 탐방
고흐의 마지막 흔적을 따라서
신지혜(2005년 유럽 여행)

오르세미술관에서 화집으로만 보던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실제 맞닥뜨린 나는 적잖이 놀랐다. 색이 아닌 붓 터치의 질감으로 그림을 그린 고흐. 감동을 선사해준 그가 마지막 숨을 내뱉은 그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파리 북역에서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 sur Oise), 페인트가 드문드문 벗겨진 역사는 평범한 시골 마을의 그것과 다름없었다. 이곳에는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의 무덤이 있고, 그가 화폭에 담은 오베르 교회와 닥터 가셰의 집, 그가 머물던 하숙집 그리고 까마귀 나는 밀밭이 그 시절과 변함없는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고흐는 역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청사 앞에 위치한 라부라는 사람의 집에 하숙을 했다. 지금은 ‘메종 드 반 고흐’라는 이름으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구석의 좁다란 계단을 통해  3층 다락으로 올라가면 고흐가 숨을 거둔 방이 나온다.

작은 나무 문 안쪽으로 매트리스도 없이 뼈대만 앙상한 침대 하나와 비스듬한 지붕 그리고 벽에는 “나도 언젠가 내 전시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쓰인 고흐의 편지가 붙어 있다. 사진에 담기에도 초라한 작은 방이었다. 다만 그가 기대었을 벽, 열고 닫았을 문과 바라보았을 창밖 하늘 풍경이 방문객을 끝없이 과거로 끌고 갈 뿐이다.

하숙집을 나와 그가 자살하기 한 달 전에 그린 ‘까마귀 나는 밀밭’을 찾아가는 길 언덕 위에 서 있는 오베르 교회와 마주쳤다. 교회 앞에는 고흐가 그린 그림이 안내판처럼 붙어 있다. 그림으로 보았을 때는 다소 왜곡된 형태라고 생각했던 교회의 실제 모습은 그림과 쏙 빼닮았다.

주황색으로 표현된 지붕 뒤로 인디고와 코발트로 짙게 칠해진 하늘색에서 절망에 빠진 그의 심정을 느낄 수 있다.밀밭 오른쪽에 위치한 공동묘지에서 고흐의 묘지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찾아가는 행위에는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감흥이 존재한다. 고흐의 흔적을 더듬고 파리로 돌아오는  내내 그림 안에 주저 없이 자신을 드러냈던 슬픈 화가의 눈빛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Travel Tips
파리 북역이나 생 라자르 역에서 퐁투아즈행 열차를 타고 퐁투아즈에서 오베르행으로 갈아타면 된다. 걸리는 총 시간은 약 45분. 메종 드 반 고흐의 입장료는 성인이 5유로, 학생은 3유로이며 주변 지역은 모두 도보로 가능하다. 몽마르트르 언덕의 르 콩쉴라는 고흐와 피카소, 모네 등이 자주 들렀던 카페로 지금도 유명한 화가들이 자주 찾으니 한번 들러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