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의 태양은 뜨거웠고, 까띠끌란 선착장에는 이미 수많은 여행자로 북적이고 있었다. 양쪽 옆으로 날개를 단 벙커(Banker)는 보라카이로 가려는 사람들을 쉴 새 없이 태워 나르고 있었다. 보라카이까지는 배로 15분 거리. 날씬한 벙커는 속력을 내며 빠르게 섬으로 다가갔다. 바다를 들여다보다가 울렁증이 일어날 뻔 했다. 수면에 부딪혀 부서진 햇볕은 바다를 말캉거리는 젤라틴처럼 보이게 했다. 그 반짝임에 눈이 부셨고, 속이 울렁거렸다. 여기가 바로 그 천국이로군, 배에서 내린 후 주위를 둘러보았다. 더 이상 낯선 이방인을 겁내지 않는 아이들이 바다 속에서 춤추고 있다. 키 큰 코코넛나무와 희고 고운 모래는 여느 동남아 휴양지의 그것보다 더 선명하고 생생한 컬러로 눈에 들어왔다. 양쪽이 뭉툭하고 가운데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