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정보

알뜰한 당신, ‘서바스’ 통하라!

봄이나라 2008. 3. 5. 14:25
현지 숙식 공짜로 해결하는 세계 여행 프로그램… 간편한 여행 즐기고 싶다면 패키지 상품 이용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세계일주도 형편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있다. 쉽고 편하게 여행하고 싶다면 패키지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세계 항공사 공동체인 스타얼라이언스(staralliance.co.kr)는 15개 회원 항공사간 연계상품을 기획해 숙식과 관광을 포함한 한달짜리 세계일주 패키지 여행상품을 판다.

세계일주 상품은 여행 일정에 따라 3가지가 있고, 요금은 1000만~1500만원이다. 제1상품은 북·남미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제2상품은 유럽·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그리고 제3상품은 이집트와 미국 동·서부, 하와이 중심으로 여행 일정이 짜였다.

 △ “세계일주를 형편과 취향에 따라 준비하세요.” 세계일주 크루즈 여행은 경비가 1억원 안팎 든다.(GAMMA)

스타얼라이언스에는 숙식과 관광을 빼고 항공편만을 연계한 세계일주 여행상품도 있다. 이동거리와 좌석등급별로 9가지가 있는데,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할 경우 값은 코스별로 290만원대에서 최고 390만원선이다(문의 02-2127-8296).

3~4개월 동안 카리브해와 오세아니아, 동남아, 지중해, 대서양을 항해하는 세계일주 크루즈 여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경비가 1억원 안팎이 들어 평범한 사람은 엄두를 내기 힘들 정도이다.

가족이나 친구끼리 세계일주를 하려면 저마다 처한 상황과 동기와 다르기 때문에 인터넷의 정보와 다녀온 사람들의 경험담을 참고해 여행 일정을 독자적으로 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각국의 1만4천 가구를 내 집처럼 이용

세계일주를 하고 싶은데 돈이 없는 사람들은 ‘서바스’와 해외에서 일을 하면서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한결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만약 여러분이 서바스 회원이라면 세계 회원으로부터 2박3일 동안의 숙박과 식사를 무료로 제공받고 관광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서바스’는 에스페란토어로 평화란 뜻이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바스(servas.or.kr)는 전 세계 130개 나라에 지부가 있고, 각국의 1만4천 가구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한국에도 200여 가구가 서바스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서바스는 ‘여행을 통해 국제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유엔 산하 유네스코에 가입된 단체다.

△ 지난해 8월 이스라엘을 서바스로 한달 동안 여행한 김종수 · 우영옥씨 부부가 이스라엘 가정에서 머물고 있다.

 부부 교사인 김종수(59·부산 자동차고)씨와 우영옥(52·부산 다선초등학교)씨는 지난해 7월 서바스를 이용해 한달 동안 이스라엘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모두 12곳의 서바스 가정을 방문해 2박3일씩 머물었다.

김씨는 떠나기 3개월 전부터 이스라엘 서바스 회원 명부에 등재된 380여 가정에 지역별로 두 가정씩, 예루살렘에는 며칠 더 머물 계획이어서 세 가정을 선택해서 이메일을 보냈다. 서바스 회원은 외국인으로부터 숙박을 요청받더라도 사정이 있으면 거절할 수 있다.

각국 지부 서바스 회원 명부에는 이름, 나이, 성별, 할 수 있는 언어, 직업, 몇 사람을 재울 수 있는지 등이 실려 있다. 김씨는 이 명부를 이용해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다양한 직업의 이스라엘 서바스 회원들에게 숙박 요청을 했다. 김씨처럼 2배수로 숙박을 요청한 이스라엘 가정으로부터 100% 숙박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면, 방문하지 못할 가정에는 계획이 변경됐음을 정중하게 알려야 한다.

김종수씨는 “한달 동안 이스라엘에 있으면서 부부가 50만원가량 썼다. 50만원은 이스라엘에서 이동할 때의 차비, 박물관 입장료, 숙식을 제공한 서바스 회원에게 준 선물 값이었다. 일반 여행사의 상품에 비하면 거의 공짜 여행이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서바스로 해외여행을 해온 김씨는 주변에 이를 적극 권하고 있다. 서바스는 2차대전 뒤 다른 인종과 민족에 대한 편견의 벽을 없애기 위해 시작됐다. 명승지를 스쳐가며 단순히 보지 않고 외국인의 삶과 문화를 알고 싶다면 서바스가 제격이다.

김씨는 젊은이들에게 서바스 활동을 적극 권유한다. “18살 이상이면 서바스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니, 비용 부담 없이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젊은 시절에 공짜 여행을 즐기고 나이 들어 숙박을 제공할 여건이 되면 외국 여행자들을 맞이하면 된다.”

김씨는 서바스 회원 명부에 ‘Y’로 표시된 가정은 ‘자녀교환 숙박 서바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른 나라 자녀들을 받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자녀들을 다른 나라의 서바스 가정에 보내 그곳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문화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실제 다른 나라의 서바스 가정에 몇달이나 몇년을 머문 사례도 있다. 그는 “조기 영어교육 열풍으로 수백만원을 들여 자녀를 어학연수 보내는 부모가 많은데,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경제적인 부담 없이 자녀를 외국으로 보내 국제적인 안목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50만원으로 이스라엘 한달 여행하기도

유네스코에서 일하는 박혜준(32)씨는 1995년 이후 5년 동안 외국에서 여름을 보냈다. 1996년과 97년 유럽에서, 98년 여름은 런던에서, 99년 여름은 미국, 2000년 여름은 중국에서 보냈다.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가 몇년간 외국 생활을 했으니 부잣집 딸인 줄 오해를 하기도 한다.

△ 박혜준씨는 99년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캠프 카운슬러’ 프로그램 가운데 장애인 캠프에 참가했다.

그는 “현지에서 일을 해 번 돈으로 지내면서 여행을 다녔다. 돈은 거의 안 들고 넒은 세계를 다니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 20대 젊은이들이 자신의 처지와 영어 능력, 관심에 적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곳곳에 나가서 많이 보고, 배우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대 초반과 중반의 젊은이라면 해외 일자리 프로그램을 활용해 큰 돈 없이도 세계여행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