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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함께 사는 사회를 꿈꾸는 '공정여행'이 뜬다!!

봄이나라 2009. 10. 12. 15:34
국제여행 인구 9억 명 시대를 맞아 이른바 ‘착한 여행’이 뜨고 있다.

‘공정여행’ 또는 ‘책임여행’이라고도 불리는 이 착한 여행은 여행에서 쓰는 돈이 그 지역과 공동체 사람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여행이다. 현재 아시아 지역이나 아프리카, 남미를 여행할 때 쓰는 돈 중 70~85%는 외국인 소유 호텔이나 관광 관련 회사들에 의해 해외로 빠져나가고 현지의 공동체에 돌아가는 것은 단지 1~2%뿐이다.

패키지여행인 경우 현지로 돌아가는 돈은 더욱 작고 미미해진다. 관광산업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3%를 차지하고 세계 노동의 8.7%를 고용하는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주목해야 할 수치다. 
여행의 경제적 혜택이 여행자, 여행산업, 정부, 주민들 간에 공평하게 공유되는 길을 안내하는 ‘공정무역 여행’도 이에 속한다. 생태여성주의학자 김정희씨는 “쿠바, 인도, 태국 등으로 떠나는 여행상품이 있는데 차, 커피, 초콜릿에 이르는 공정무역 생산물을 생산하는 각 나라의 공동체를 방문한다”며 “여행비 일부는 숙박지의 관개시설 구축이나 학교 등에 투자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여행을 키워드로 한 국내 최초의 예비 사회적 기업도 생겼다. 하자센터의 여행협동조합 ‘MAP’은 공정여행을 콘셉트로 생태, 지역문화, 윤리적 소비 등의 가치를 지향하며 여러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정여행을 디자인하고 있다.

투어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할 뿐만 아니라 공정여행을 지향하는 여행 전문가들도 양성한다. 총 6학기 과정인 여행학교 ‘로드스꼴라’는 여행하는 지역 문화와 사람에 대해 전문 지식을 갖고 네트워킹 하는 것을 목표로 외국어, 글쓰기, 사진, 영상 등을 배우고 있다. 최근에는 전북 진안 지역을 도보여행한 뒤 지도를 만들고 버려진 집과 마을회관을 청소년 문화센터로 리모델링 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7일부터는 전남 화순 천태초등학교와 필리핀인 어머니를 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비롯한 재학생 26명과 필리핀 산호세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그물망 ‘이매진피스’의 임영신, 이혜영씨는 최근 신간 ‘새로운 여행에 대한 즐거운 상상, 희망을 여행하라’(소나무)를 펴낼 준비를 마쳤다. 평화여행가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이들은 여행을 하면서 어딜 가나 같은 풍경을 발견하면서 질문을 갖게 됐다. ‘이토록 많은 여행자들이 발리, 보라카이, 몰디브 등으로 여행을 가지만 그 곳에서 만나는 현지 사람들은 왜 그토록 가난한 것일까. 그 어마어마한 돈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 시작한 것이 ‘공정여행’이었다.

이 책에는 필리핀 여성들과 웃고 노래하며 대안 생리대 만드는 법을 나누고, 쿠바 사람의 눈으로 문화를 보고 누리는 법을 배우고, 카스트와 성차별의 네팔 문화를 뚫고 여성들을 등산 가이드로 훈련시키는 가이드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리고 ‘공정한 여행이 가능한가’에 대해 저자들은 답한다.

여행은 ‘떠남’이 아니라 ‘만남’이라고. ‘어디로’가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이며, ‘소비’가 아니라 ‘관계’라고 말이다.

[Tip] 평화여행자 임영신, 이혜영씨가 전하는 공정여행 가이드

1. 지구를 돌보는 여행
-비행기 이용 줄이기, 일회용품 쓰지 않기, 물 낭비하지 않기. 여행자 한 사람은 여행하는 동안 매일 3.5㎏의 쓰레기를 만들고 하루 400L의 물을 사용한다. 우리의 안락한 쉼을 위해 파괴되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돌아보며 여행을 계획하자.

2. 다른 이의 인권을 존중하는 여행
-직원에게 적정한 근로조건을 지키는 숙소, 여행사 선택하기

3. 성매매를 하지 않는 여행
-아동 성매매, 섹스관광, 성매매 골프관광 등을 거부하기

4.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 음식점, 가이드, 교통시설 이용하기

5. 윤리적으로 소비하는 여행
-과도한 쇼핑하지 않기, 공정무역 제품 이용하기, 지나치게 깎지 않기

6. 친구가 되는 여행
-현지 인사말을 배우고 노래와 춤 배우기, 작은 선물 하기

7.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
-생활방식, 종교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기

8. 상대를 존중하며 약속을 지키는 여행
-사진을 찍을 땐 허락을 구하고, 약속한 것을 지키는 여행

9. 기부하는 여행
-적선이 아니라 나눔을 준비하자. 여행 경비 1%는 현지 단체에!

10. 행동하는 여행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행. 여행 중 동물뿐 아니라 소수 부족, 어린이, 여성 등이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고통 받는 현장을 발견하면 작은 용기를 내어 행동해보자.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기고 블로그를 통해 알려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nina@womennews.co.kr)


현지인과 관계의 소통 위한 신개념 여행
 
"여행은 소비가 아닌 관계의 소통이죠"

1300만명이 해외로 떠나고,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관광이 일반화 되는 요즈음 함께 사는 사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신개념의 여행이 있다. 현지인들과의 교류하며 현지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 환경과 문화를 지키며 존중하는 '공정여행'이다.

공정여행은 외국의 '책임여행'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조금 달라진 개념. 미국과 유럽의 책임여행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여행을 의미한다면 공정여행은 관계의 소통에 무게를 둔다.

영국의 리스판서블트레블닷컴과 슬로트래블, 미국의 글로벌익스체인지 등은 대표적인 책임여행 전문 여행사로 윤리적 여행과 생태여행 상품 등을 판매한다. 한국에는 2006년 설립된 이매진피스가 공정여행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매진피스 측은 "공정여행은 현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지 않고 환경을 공존한다는 책임감과 민감함을 가지고 여행하는 것"이라며 "각자가 여행하는 과정에서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양수기자
 
■ tip 공정여행 가이드라인

1. 지역을 살리기 위한 여행
2. 현지 원주민에게 문화 소개 받기
3. 함께 일하고 체험하는 여행
4. 현지인과 친구 되기
5. 관광지가 아닌 현지인의 실생활을 찾아보기
6. 현지인과 문화 나누기
7.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여행
8.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우월감을 갖지 않기
9. 여행 전 현지 문화와 생태에 대해 공부하기
10. 과도한 쇼핑을 삼가고, 공정무역 상품 구입하기



국제민주연대의 공정여행 10계명

1. 공정여행에서는 현지인을 만날 때 열린 마음으로 항상 웃는 행동을 권장합니다. 여행자와 현지인의 간극을 가장 크게 줄여줄 수 있습니다.

2. 공정여행에서는 겸손한 마음가짐과 조심스런 행동을 권장합니다. 우리의 기준으로 판단하여 미개하다거나 불결하다거나 종교적 차이 등으로 인하여 무례를 범하지 않는 여행문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3. 공정여행에서는 보디랭귀지를 적극 권장합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고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 통역에만 의지하려 하지 마십시오.

4. 공정여행에서는 100% 현지식의 식사를 합니다. 여러 한국 관광객들이 외국 여행에서 (특히 패키지 여행에서) 선호하는 한국식의 식사를 제공하는 음식점은 거의 100% 외지의 자본이 들어온 경우입니다. 공정여행에서는 원래부터 음식 장사를 하고 있었던 현지 사람들(최대한 소수민족들)의 음식점을 찾을 것입니다.

5. 차를 오래 탄다고 불평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윈난의 경우 윈난성 내의 항공교통이 잘 발달돼 있어 현지의 여행지들 사이를 이동할 때 항공을 이용하면 매우 짧은 시간에 편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정여행에서는 어마어마한 화석연료 소비의 대상인 항공 이동을 자제합니다.

6. 공정여행에서는 군것질을 적극 권장합니다. 보이는 대로 군것질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7. 공정여행에서는 시시때때로 쇼핑을 많이 하길 권장합니다. 현지인들의 경제에 가장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대형 쇼핑센터를 들르는 시간은 전혀 없습니다. 곳곳에서 현지 소수민족들의 역사와 숨결이 담긴 민속공예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8. 공정여행에서는 팁문화를 권장합니다. 숙소와 식당, 운수회사, 여행지 등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팁문화는 권장하고 싶습니다.

9. 최대한 1회용 세면도구의 사용을 줄이고자 세면도구는 꼭 준비해가시라고 권합니다.

10. 내복 등 충분한 속옷을 준비해가십시오. 윈난의 소수민족 지역은 큰 규모의 호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스팀난방이 되지 않으며, 그 정도 기온에 적응해서 사는 것이 그들의 일상입니다.

11. 가이드가 없습니다. 여행기획자와 통역자가 함께하지만 이들 역시 공정여행 참가자들과 함께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로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