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라고 해서 푸른 지평선과 하얀 모래사장 같은 ‘평범한’ 풍경만을 상상한다면 피지에서는 그 고정관념을 버려도 좋다. 본섬인 비티 레부의 녹음 짙은 열대우림, 시끌벅적한 사람들이 있는 시장의 풍경과 도시 한복판의 세련된 휘황찬란함에까지 맞닥뜨리게 되면 자칫 “과연 여기가 ‘그’ 피지가 맞아?”라는 의구심마저 들지도 모르기 때문. 휴양지의 면모는 ‘기본’, 갖가지 다양한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선택’! 겪을수록 다채로운 모습으로 여행자를 맞이하는 아름다운 섬, 피지로 조금은 색다른 여행을 떠났다.
:: 난디 국제공항이 위치한 피지의 관문. 수바와 함께 피지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 중 하나.
:: 코럴 코스트 난디에서 메인 도로인 퀸즈 로드(Queens Road)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 퍼시픽 하버(Pacific Harbour) 지역을 위시한 비티 레부의 남부가 코랄코스트이다. 화산섬으로 검은 모래가 대부분인 본섬 타지역에 비해 비교적 모래빛깔이 밝아 휴양지로 즐겨찾는 지역.
:: 수바 코럴 코스트에서 동쪽에 위치한 피지의 수도. 대통령궁을 위시한 피지 대부분의 주요시설이 몰려 있는 행정·상업의 중심지이다.
비티 레부 너머의 푸른 바다와 섬들에만 시선을 빼앗긴다면, 본섬 구석구석을 촘촘히 메운 수많은 매력 포인트를 간과하게 될지도 모른다.
피지에서 가장 큰 섬인 비티 레부에는 ‘기대 이상으로’ 볼거리, 즐길거리 등속이 쏠쏠하다. 이제까지 실컷 남태평양의 바다를 즐겼다면, 슬슬 눈길을 돌려 피지의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는 ‘뭍’에서의 즐거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주목하시라.
ⓒ트래비
난(蘭)공원 ‘잠자는 거인의 정원’은 난디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20여 분 거리로, 비교적 가까운 위치인 덕택에 일반적으로 여행자들이 피지에서 제일 먼저 찾게 되는 관광지이다. 잠자는 거인의 정원이라는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이름의 어원은 바로 이 난 공원의 외양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 것. 저 멀리서 정원을 내려다보면 마치 거대한 거인이 가로누워 있는 듯하다고.
온통 녹색으로 물든 공간 안에서 알록달록 제각각 미(美)를 뽐내는 난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난에서부터 1그루에 80만원을 호가한다는 레드 팜트리, 춤추는 발레리나 등 색다른 외양과 이름의 희귀한 난들까지 무려 300여 종의 난들이 어우러져 있다. 난 뿐만 아니라 피지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식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 공원 안을 찬찬히 둘러보다 보면 마치 열대 숲 속에서 삼림욕하는 듯한 여유마저 느낄 수 있다. 타지역보다 공원 안이 약간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이는 여느 식물보다 다소 높은 수분함량을 필요로 하는 난의 습성에 맞추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기 시즌에 방문하면 더 많은 꽃들을 구경할 수 있다.
입장료 성인 기준 10피지달러. 679-672-2701
잠자는 거인의 정원에서 차로 불과 10~15분 거리에 위치한 ‘퍼스트 랜딩(First Landing)’. 이름 그대로 피지 원주민들 최초의 상륙지이다. 피지의 역사가 시작된 중요한 장소이지만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찾는다면 단지 고즈넉한 바닷가에 온 듯 외관은 소박하다. 퍼스트 랜딩 지역을 중심으로 리조트가 세워져 있으며, 리조트 내에는 퍼스트 랜딩임을 표시하는 기념비가 있다. 리조트와 이어진 해변에는 최초의 상륙지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 크루즈, 요트들이 줄을 지어 정박해 있어 항구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퍼스트 랜딩과 인접한 비세이세이(Viseisei) 역시 피지의 역사에 있어 중요한 한 획을 그은 장소. 비세이세이는 피지에서 최초로 영국령으로 선포된 마을이다(피지는 자발적으로 영국연방에 속해 있었으며, 독립국인 현재까지도 국기 내에 영국연방이라는 상징을 간직하고 있을 만큼 친영국적 성향이 강하다). 유서 깊은 마을의 특성 덕택인지 많은 비세이세이의 추장들이 피지의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으며, 현재 대통령 역시 비세이세이의 추장이다. 또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등 외국의 국빈들이 피지를 방문할 때마다 잊지 않고 찾는 단골 방문지이기도 하다. 관람료 3피지달러.
드디어 외곽을 벗어나 난디 시내로 진입했다. 피지에서도 손꼽히게 번화한 중심가답게, 외곽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하지만 어디에서나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는 피지인들의 걸음은, 시내라고 해도 예외 없이 느릿느릿해, 보는 사람마저도 여유롭다.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으려는 정부의 방침으로, 3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게 되어 있어서인지 눈이 탁 트이는 전경이 인상적이다. 영국연방 시절 피지에 유입된 인도인들이 피지 전체 인구의 40% 이상을 넘게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인도사원 등 인도의 문화색을 곳곳에서 느껴 볼 수 있다.
1. 인도인이 많은 피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인 커리재료
2. 양고나 뿌리를 저울에 다는 상인
3. 핸디크래프트 마켓
4. 카바 음료를 만드는 상인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시장만큼 그 지역 사람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공간이 있을까. 좌판에 늘어놓은 나물 한 바구니, 과일 무더기들 사이로 내비치는 이들의 표정은 자칫 생활에 찌든 듯하면서도 묘하게 활기차다. 낯선 이방인의 터무니없는 호기심조차 이를 훤히 드러내는 웃음과 서툰 몸짓, 발짓으로 충족시켜 주는 이곳은 피지의 생활상을 가장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장소, 시장이다. 시장으로의 여행은 피지인의 삶을 이해하는 또 다른 키워드라 할 수 있었다.
난디 마켓 난디 버스터미널 앞에 위치한 난디 최대규모의 상설시장. 피지인들의 주식인, 토란, 마 등속에서부터 인도 커리까지 피지요리의 기본 식재료들을 대부분 접할 수 있다. 또한 피지의 전통음료인 카바(양고나 가루를 물에 갠 즙) 음료를 약 1피지달러만 내면 시음해 볼 수도 있다. 파인애플, 바나나, 오렌지, 수박 등 과일은 가격도 저렴하므로 한번쯤 맛보기를.
나마카 마켓 난디 마켓보다는 소규모로, 매일 열리는 상설시장이다. 피지의 주식 식재료들과 과일들을 판매하며 내부로 들어가면 어시장(Fish Market)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약 15~35피지달러면 싱싱한 생선 한두름을 살 수 있다.
핸디크래프트 마켓 야자잎이나 나무로 만들어진 피지의 전통적인 기념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곳. 작은 장식품에서부터 가방, 옷과 같은 실용적 품목까지 다양해 선물을 사기에 좋다.
핸디크래프트 마켓 야자잎이나 나무로 만들어진 피지의 전통적인 기념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곳. 작은 장식품에서부터 가방, 옷같은 실용적 품목까지 다양해 선물을 사기에 좋다. 대부분 가게의 주인이 판매하는 제품들을 직접 만들기 때문에 제품 하나하나를 살 때마다 제작자로부터 직접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코럴 코스트 남쪽에 위치한 쿨라 에코파크. 피지 특유의 동식물들과 해양생물까지 한데 모은 동·식물원으로서 피지의 생태환경을 가장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보여주는 친환경적인 공간이다.
피지에서만 볼 수 있다는 띠이구아나, 피지 보아뱀을 입구에서부터 만날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왔다는 한 부부여행객, ‘겁도 없이’ 동물원 직원이 건네준 뱀을 몸에 친친 감더니 웃으면서 손을 내민다.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만져 보세요!”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슬쩍 만져 본 뱀의 살갗은 표현 그대로 ‘비단결 같다’. 이밖의 여러 전시관을 거치면서 앵무새, 박쥐 등 각종 열대생물들을 고루 관찰할 수 있다.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듯 무성한 나무들이 마치 숲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입장료 성인 기준 20피지달러(현지 사정에 따라 변동 가능). 신청시 파크 내를 안내하는 가이드 투어를 받을 수 있다. 679-6500-505/ www.fijiwild.com
피지 문화를 가장 빠르고, 정확히 접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곳. 굳이 정의하자면 우리나라의 ‘민속촌’과도 같은 아트 빌리지는 한 장소 안에서 피지의 전통공연과 부족체험, 공예품 제작과정 등등 다양한 문화체험이 가능한 공간이다.
아트 빌리지 내의 다양한 공연과 체험을 소화하려면 오전 11시부터 ‘일정’을 시작해 최소 반나절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피지에서도 벵가족만이 시연할 수 있다는, 뜨겁게 달구어진 돌 위를 걷는 ‘파이어 워킹(Fire Walking)’에서부터 일종의 부두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과 춤이 결합된 메케(Meke)공연 관람이 피지의 문화를 성큼 가까이 느껴지게 한다. 피지 전통마을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보트투어와 추장의 집을 방문하는 체험 등은 비록 아트 빌리지 내에서 재연된 상황이긴 하지만 전과정을 전통복장을 갖추어 입은 피지언들이 생생히 펼쳐 보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듯하고, 인상적이다.
관람료 모든 프로그램을 관람 가능한 종일 관람권이 55피지달러이며 점심식사가 포함된 스페셜 가격은 75피지달러 성인 2명, 아동 2명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패밀리 가격은 137피지달러이다. 일요일 휴관. 345-0065/ www.artsvillage.com
본섬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자그마한 섬 야누다(Yanuca Island)에 자리잡은 샹그릴라 리조트는 코럴코스트 지역 내에서도 손꼽히는 휴양리조트로 특히 신혼부부와 가족여행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섬 전체적으로 하나의 리조트가 위치한 아일랜드 리조트(Island Resort)의 개념이어서인지 보다 넓고, 여유로운 휴식이 가능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바다는 샹그릴라 리조트 숙박의 ‘하이라이트’. 투명한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 야자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전경은 샹그릴라 리조트의 트레이드 마크다. 마치 본섬 너머 저 멀리 휴양섬으로 찾아온 듯하다. 전용비치에서 카약, 스노클링, 윈드서핑, 낚시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마음껏 즐기고, 때로는 야자수 그늘의 해먹에 드러누워 오수를 즐겨도 좋고 책을 읽으며 해변에서의 휴식을 만끽해도 좋다.
야누다섬 북쪽 상단에 위치한 시사이드 채플은 매일 3~4쌍의 커플이 결혼식을 올릴 만큼 인기 만점. 파란 바다 위에 세워진 하얀 건물이 보기만 해도 감탄을 자아낸다. 직접 바다를 체험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다를 조망하면서 즐기는 다양한 스포츠 활동도 샹그릴라의 매력이다. 특히 9홀을 갖추고 있는 샹그릴라 리조트의 골프코스는 탁 트인 필드에서 부담없이 플레이하기에 그만이다.
객실 건물 외부는 부레 스타일과 현대적인 건물 스타일 등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으며, 객실 내부 역시 인테리어는 피지의 전통적인 부레 양식을 차용했지만 시설만큼은 현대적이다. 방 타입은 크게 라군뷰, 오션뷰로 구분된다.
객실 요금은 500~600피지달러 선(시즌에 따라 변동 있음). 679-652-0155/ www.shangri-la.com
워윅 피지 리조트는 독립된 아일랜드에 떨어져 있는 샹그릴라 리조트에 비해 현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세련된 건물 외부와 객실 안도 그렇지만, 스파센터나 야외 스포츠시설 등 전반적인 시설에서 모던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상반되게 리조트가 인접한 자연풍경은 전형적인 휴양지 모습 그대로다. 옅은 회색의 모래해변 너머로 비치는 푸른 바다, 리조트 앞 바다 위에 동그마니 떠 있는 자그마한 섬은 풍경을 조망하며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무엇보다도 워윅 리조트를 빛나게 하는 매력 포인트는 아름다운 야경이다. 색색가지 조명이 밤바다를 비추며 만들어내는 밤의 리조트는 낮과는 또 다른 ‘요염함’을 드러낸다.
방 타입은 건물과 방 위치, 조건에 따라 크게 마운틴뷰, 오션뷰, 워윅 클럽, 스위트 등으로 구분된다. 객실 요금은 412~861피지달러선. 679-653-0555/ www.warwickhotels.com
Fiji Tip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피지 타임’이라는 표현이 있다. 남태평양 특유의 느긋함과 여유로움이 몸에 담뿍 밴 피지사람들은, 매사에 서두르는 법이 없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약속에 늦을 때도 있고, 예정된 시간에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불편해하거나 화를 내기보다는, 웃으면서 피지 현지의 정서에 마음을 맞추어 보자. 피지에 왔으니 피지 법을 한번쯤 따라 보는 것도 어떤가.
또한 피지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하는 요소들 중 하나는 단연 ‘사람들’이다. 멜라네시안 계통의 피지인들은 피부가 가무잡잡하고, 몸집이 큰 편이다. 다소 거칠어 보일 수도 있는 외양이지만, 피지에서 며칠만 지내 보면 그들의 순박한 정(情)에 물들어 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관광객을 많이도 접할 법하련만, 여행객을 발견하면 일단 하얀 이를 드러내며 ‘불라(Bula, ‘안녕’이라는 뜻의 피지어)!’를 외치는 사람들. 또한 카메라를 손에 쥐고 다니면 자연스럽게 손을 흔들면서 포즈를 취해 주는 ‘준비된 모델’들이기도 하다.
Welcome to Fiji, Your Dreaming Island
이상적인 휴식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피지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시라. 투명할 정도로 파랗게 반짝이는 바다를 눈앞에 두고, 발가락 사이를 부드럽게 간질이는 고운 모래가 있는 백사장에서 누리는 한나절의 피크닉은 도심에서의 바쁜 일상을 한순간에 잊어버리게 할 만큼 매혹적이다. 혹은 빽빽할 정도로 나무들이 우거진 원시림에서 체험하는 트레킹은 어떨까. 전통적인 피지 스타일로 세워진 리조트에서 맛있는 요리를 먹고, 스파를 받아 보는 것도 좋겠다.
글 오경연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모델 강수희 취재협조 피지정부관광청 www.fijime.com
Part 1
Islands of Fiji
Yasawas 야사와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섬
피지에는 정확히 333개의 섬이 있다. 피지의 관문인 난디 국제공항이 있는, 본섬 비티 레부를 제외하고서도 332개의 섬이 있는 셈이니 과연 어느 섬을 찾아야 ‘제대로’ 피지를 즐길 수 있을 것인지, 다소 난감해질 법도 하다.
그중 야사와는 비티 레부에서 불과 35km 정도, 경비행기로 30~40분 남짓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여서 처음으로 피지를 찾는 이에게 추천할 만한 섬 중 하나다. 야사와섬을 필두로 마치 체인처럼 16개의 섬이 줄줄이 늘어서 있어 ‘야사와 군도’라고 총칭하지만, 여행자들이 주로 찾게 되는 섬은 메인인 야사와다.
무엇보다 섬의 경관이 빼어나다. 쪽빛 바다와 새파란 하늘의 경계선상에 자리잡은, 진녹색의 섬은 에메랄드를 연상케 한다. 스노클링 또는 피크닉을 즐기기에 적합한 투명한 바닷물과 백사장은 사람들이 피지에서 막연히 기대하는 ‘전형적인 휴양지’에 대한 환상을 충족시켜 주고도 남음직하다.
1 블루 라군 동굴 내부. 멀리 보이는 동굴 안 웅덩이는 다이빙 포인트로 유명하다 2 야사와에서 반드시 해보아야 할 비치 피크닉. 리조트에서 간단한 음식, 음료 등을 제공한다 3 투명한 바닷물과 하얀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블루 라군 동굴 주변은 해양스포츠 포인트다 4 블루 라군 동굴투어, 비치 피크닉을 갈 때에는 보트를 타고 이동한다
Recommended Trip
영화 속 주인공이 되다
Blue Lagoon Cave
‘천국의 섬’ 야사와에서 반드시 놓쳐서는 안 될 한 가지가 바로 ‘블루 라군 동굴투어’. 블루 라군 동굴은 섹시스타 브룩 쉴즈의 청순미가 절정에 달했던 영화 ,<블루 라군>의 메인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블루 라군은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동굴 안은 다이빙, 수영 포인트이며 인근 해변에서는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블루 라군 동굴은 피지 현지민들 사이에서는 ‘신이 사는 동굴’이라고 해서, 오늘날까지 경외시하고 있기 때문에 동굴 내에서는 비디오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또한 동굴과 주변의 자연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인근 리조트에서도 돌아가며 날짜를 정해 지정 요일에만 방문할 수 있도록 ‘규정’이 엄격히 정해져 있다.
각기 다른 해변의 매력 Beach Picnic
야사와의 또 다른 명물은 10여 개에 달하는 아름다운 해변이다. 모래가 너무 곱기 때문에, 머리카락 속에 한번 들어가면 8개월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모래가 빠진다는 ‘8 Months Beach’, 이름 그대로 천국과도 같은 풍경을 선사하는 ‘Paradise Beach’ 등 명소들이 많으므로, 적어도 한 군데 이상은 들러 볼 것을 추천한다. 간단한 점심 도시락을 싸들고 가서 피크닉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고, 짬짬이 수영·스노클링을 하는 것이 야사와의 해변을 제대로 즐기는 ‘정석’이다.
How To Go 블루 라군 동굴투어, 해변 피크닉은 사람들이 주로 숙박하는 리조트와 떨어져 있으므로 같은 섬 내에 있더라도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인근 리조트에서 각각의 프로그램을 대부분 운영하고 있으므로 리조트에 문의하면 된다.
1 야사와 리조트 객실 내부 2 리조트에 도착하면 직원들이 환영의 목걸이를 걸어 준다 3 야사와 리조트를 떠나며 갖는‘Farewell Time’4 야사와에서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노을 5 경비행기 위에서 내려다본 야사와섬 인근의 바다 풍경 6 바다 위에 착륙하는‘시플레인’
Resort
My Vintage Memory
Yasawa Island Resort & Spa
천국에 가까운 리조트가 있다면, 단연 이곳을 꼽겠다. 야사와섬의 한가운데 자리잡은 야사와 아일랜드 리조트. 리조트 바로 코앞에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얀 모래밭, 짙게 우거진 야자수, 크리스털 블루빛의 바다가 펼쳐지니 리조트에 머무는 시간 자체가 휴식이자 피크닉인 셈이다.
피지의 전통적인 가옥, 부레(Bure) 스타일로 지어진 야사와 리조트. 부레 한 채가 객실 하나인 야사와 리조트의 객실 수는 달랑 18채뿐. 패밀리 부레, 허니문 부레, 부레 스위트, 딜럭스 부레 등 남녀노소 타입별로 다양하게 골라 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부레 내부 역시 전통 피지언 스타일로 꾸며져 로컬 분위기를 십분 살렸다. 더운 열대 기후를 식히기 위해 높다랗게 세워진 지붕, 피지 전통 직물인 타파(Tapa)로 꾸며진 벽과 천장, 시원스럽게 탁 트인 객실 내부는 세련되게 꾸며진 피지의 여염집을 연상케 한다.
또한 야사와 리조트에서 반드시 해보아야 할 것이 바로 ‘노을 감상’이다. 한낮을 뜨겁게 달구던 해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질 무렵, 불타는 주홍빛이 인근 바다와 섬을 물들이는 장관은 야사와 리조트에서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다.
야사와 리조트를 떠나는 시간, 직원들이 총출동해 떠나는 이를 환송하며 이별노래를 부르고 끝까지 손을 흔든다. 야사와는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감동의 연속’이다.
가격 US$890~1,800(세금 별도. 숙박 중 전일 식사 및 프라이비트 다이닝, 비치 피크닉, 무알콜 음료 및 물, 무동력 스포츠 포함) 문의 +679 6722 266 www.yasawa.com
야사와, 어떻게 갈까?
난디에서 야사와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데나라우 항구에서 매일 출발하는 크루즈를 타고 이동하거나, 혹은 난디 공항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야사와로 들어갈 수 있다. 그중 단연 추천할 만한 방법은 역시 경비행기를 타는 것. ‘경비행기 투어’라는 말처럼 이동하는 자체가 또다른 여행법이다. 크리스털처럼 빛나는 바다와 산호초, 섬이 한데 어우러진 장관은 낮게 나는 경비행기 위에서 직접 내려다볼 때, 그 감동이 배가되기 때문이다. 10명 내외의 단체일 경우, 운항시간 외에도 ‘전용기’처럼 별도로 비행기를 세내어 이용할 수도 있는데, 특히 바다 위에 착륙하는 ‘Seaplane’은 경비행기 중에서도 타는 재미가 각별하다. 리조트 바로 앞바다에서 비행기가 오직 나만을 위해 뜨니, 마치 셀러브리티가 된 양 즐거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Air Fiji _ www.airfiji.com.fj
Pacific Sun _ www.pacificsun.com.fj
Air Pacific _ www.airpacific.com
Pacific Island Seaplanes _ www.fijiseaplanes.com
Enjoy
YASAWA!
1_ kayak
피지의 대부분 리조트에서는 무동력 해양스포츠가 무료이다. 특별한 기술 없이, 앞바다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카약은 개중에서도 인기 있는 해양스포츠 중 하나이다. 몸의 균형을 잘 맞추어 노를 번갈아 젓는 것이 배가 뒤집히지 않는 포인트!
2_ spa
피지 최초의 워터프론트 스파(Waterfront Spa) 스타일을 선보였다는 바라비 스파(Baravi Spa)는 리조트와 인접한 야사와 리조트의 단독 스파 부레에서 체험할 수 있다. 달콤한 열대 꽃향기 속에서 전통 피지언 스타일의 스파를 받는 호사를 누려 보시길.
가격 바디마사지 60분 F$110(스파 종류, 시간에 따라 다름)
3_ crab race
‘게 경주(Crab Race)’? 다소 생소하게 들릴 법한 이 게임은 피지 리조트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접할 수 있는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라게를 가져다 각자 하나씩 ‘찜’해 두고, 그 게들을 경쟁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람들이 각자 소액의 돈을 걸기도 하고, 혹은 리조트에서 상품을 걸고 경주를 진행할 때도 있다. 엉금엉금 기어가는 소라게를 사람들이 빙 둘러싸고 응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4_ hammock
피지에서 반드시 누려야 할 ‘이유 있는’ 사치. 바로 해먹에 누워 오수를 즐기는 것이다. 리조트의 야자나무 곳곳에 매달려 있는 해먹은 비단 잠이 오지 않더라도 한번쯤 몸을 던지고픈 충동을 느끼게 할 만큼 매력적이다. 적어도 한번쯤은, 해먹에 누워 석양을 바라보는 로맨틱 만점의 여유를 자신에게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
5, 6_ food│음식
야사와에서는 매일, 매끼니 식사 메뉴가 바뀐다. 주재료도 다양하다. 신선한 해산물, 채소, 고기 등 다양한 식재료가 아낌없이 쓰인다. ‘평범한’ 오믈렛에 랍스터 살을 아낌없이 발라넣은 ‘랍스터 오믈렛’처럼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요리들은 맛 또한 뛰어나니 눈과 입이 동시에 즐겁다. 또한 매일 저녁 만찬시간에는 리조트 직원들이 테이블을 돌며 즉석 라이브 공연을 펼치는 깜짝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어 식사 이상의 감동을 전한다.
1 바누아 레부는‘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물 속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바다풍경 2 마로로야 폭포 전경 3 사부사부 벼룩시장에는 인근 주민들이 직접 만든 물건들을 판매하므로 피지 전통 기념품을 사기에 좋다 4 피지 전통 직물, 타파 5 마로로야 폭포로 가는 길에는 열대우림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어‘에코 투어’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Part 2
Islands of Fiji
Vanua Levu 바누아 레부
해양스포츠의‘파라다이스’
이제, 고개를 조금 더 올려 저 멀리 북쪽을 바라보자. 피지어로 ‘큰 땅’이라는 의미인 ‘바누아 레부’는 피지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좀더 아래쪽에 자리잡은 ‘타베우니’와 한데 묶어 ‘북섬(Northern Islands)’으로 통칭하여 부르기도 한다. 바누아 레부로 가는 경비행기 안에서 바라본 바다색은 좀더 짙은 빛이다. 한 치 아래를 내다볼 수 없는, 검푸르기까지 한 바다. 사방이 온통 푸른 바다 상공을 유유히 날던 비행기는 어느덧 ‘북섬의 관문’ 사부사부 공항에 살며시 날개를 내린다. 대형트럭보다 조금 더 큰, 자그마한 경비행기들이 드문드문 세워져 있는 공항은 주차장을 연상케 할 만큼 자그마한 규모로, 소박한 여행의 감칠맛을 더한다.
경관이 빼어나기로 손꼽히는 사부사부 베이와 맞닿은 사부사부는 의외로 큰 규모로 조성된 타운이다. 메인 아일랜드인 비티 레부가 부럽지 않을 만큼 각종 편의시설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동시에 피지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자연경관 역시 빠지지 않는다. 해안 도로를 끼고 달리다 보면 아름다운 해변 전경이 한눈에 들여다보인다. 바다 빛깔만큼이나 조금 더 짙어진, 진녹색을 띠는 열대우림의 향연 역시 이채롭다. 그래서인지 사부사부, 바누아 레부 지역은 종종 ‘진정한 피지’, ‘숨겨진 낙원’ 등의 애칭으로 불린다.
Recommended Trip
에코 투어의 정수 Maroroya Falls & Caves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잘 보존된 열대우림을 자랑하는 바누아 레부에서는 ‘에코 투어’ 프로그램이 잘 발달되어 있다. 열대우림 트레킹과 폭포감상,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여행으로 사부사부의 나카왕가 마을(Nakawaga Village) 인근에 자리잡은 ‘마로로야 폭포’ 투어를 해볼 만하다. 야트막한 능선을 따라 약 30여 분간 천천히 열대우림 트레킹을 하다 보면, 우르릉대는 소리가 점차 가까워지며 거대한 폭포가 서서히 위용을 드러낸다. 몇 십미터 아래로 가파르게 떨어지는 물줄기 아래로는 자연 풀이 형성되어 있어 수영 포인트로도 사랑받고 있다.
How To Go 인근 리조트에서 폭포 투어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리조트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피지 전통 기념품 사세요 Flea Market
사부사부의 메인 거리에서는 한창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요트, 크루즈 범선 등이 자주 찾는 사부사부 항구에 요트 경기가 열리는 특수에 맞춰, 부정기적으로 열리는 야외 오픈마켓이다. 인근 주민들이 길거리 곳곳에 좌판을 벌여 직접 짠 타파(Tapa), 조개목걸이, 피지 전통의상인 술루(Sulu), ‘사부사부’라는 로고가 새겨진 프린트 등을 죽 늘어놓고 판매하고 있어 아이쇼핑만으로도 흥미롭다. “전부 메이드 인 피지 상품이에요!” 푸근한 웃음을 짓는 가판대의 아주머니는, 장사를 하는 건지 공연을 하는 건지 헷갈릴 만큼 유쾌한 목소리로 노래하듯 춤을 추며 호객 행위를 즐기는 모습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흥정도 쉽게 붙일 수 있으므로 피지의 전통 기념품 및 공예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기에 좋다.
When 요트 경기가 있을 때만 장이 선다. 보통 1달에 1, 2회, 주말에만 열리며 오픈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이다.
1 저녁마다 장 미쉘 쿠스토 리조트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2 각 부레들은 저마다 멀찍이 떨어져 있어, 개인적인 공간을 보장한다 3 장 미쉘 쿠스토 객실의 최상위층인 '빌라'. 톰 크루즈가 묵었을 만큼 호화로운 시설이 인상적이다 4 전통 부레 안의 현대적인 침구들이 믹스 매치를 이룬다
Resort
Welcome Home!
Jean-Michel Cousteau Fiji Island Resort
차에서 내리자마자, 꽃처럼 환한 미소의 피지인들이 둘러싼다. “Bula(피지어로 ‘안녕’의 의미)!” “Welcome Home!” 신나는 노래와 떠들썩한 환영인사 속에서 웰컴 드링크로 나오는 시원한 열대과일 주스를 마시고 나니, 정말 내 집에 온 듯 편안해진다.
장 미쉘 쿠스토 리조트는 두 가지로 유명하다. 다이빙, 그리고 고급스럽기로 유명한 리조트 부대시설이 그것. ‘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북섬에 위치하거니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도 출연한 바 있는 유명 다이버, 장 미쉘 쿠스토가 자신의 이름을 딴 리조트를 이곳 사부사부에 세운 이유 역시 세계적인 수준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다이빙 포인트 때문임은 굳이 주지할 필요가 없을 만큼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장 미쉘 쿠스토에서는 여타 리조트에 비해 스쿠버 다이빙 관련 프로그램이 더욱 체계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는 편.
장 미쉘 쿠스토의 또다른 콘셉트는 ‘럭셔리’. 사부사부에서도 장 미쉘 쿠스토에서 묵는다고 하면 “오~그 리조트?”하고 한번 더 쳐다볼 정도이다. 톰 크루즈, 로버트 레드포드 등 유명 할리우드 스타 및 페럴리 형제와 같은 세계적인 감독까지 두루 찾는 ‘별들의 명소’이다. 세계적인 여행잡지<꽁 나스트 트래블러>에서 ‘세계 최고의 리조트’로 꼽힌 경력이 있을 만큼 검증된 시설을 자랑한다. 25채의 단독 부레는 100% 피지에서 나는 나무를 재료로 지어졌으며, 내부 가구 역시 전부 피지산 나무로 만들었다고. 전통적인 부레 가옥 안에 침구, 장식 등은 모던한 감각으로 꾸며 ‘의외성’을 더한 점이 신선하다.
가격 US$ 669~2,400(세금 별도, 룸 카테고리, 투숙인원에 따라 변동 가능. 숙박 중 전일 식사, 비치 피크닉, 무알콜 음료 및 물, 무동력 스포츠, 호텔-사부사부 공항 왕복 교통편 포함) 문의 +61 (03) 9815 0379
바누아 레부, 어떻게 갈까?
바누아 레부는 피지의 관문인 난디에서도 제법 먼 거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경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경비행기는 탑승시 짐무게는 물론, 기내에 들고 타는 짐을 들고 몸무게를 재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으므로 참고하시길. 비행 시간은 난디에서 약 1시간 남짓 걸리며 그 밖에도 수바, 타베우니 등에서도 비행기를 탈 수 있다. 바누아 레부에는 사부사부, 람바사 등 2개의 공항이 있다. 이 밖에도 수바에서 사부사부까지 운항하는 페리도 있다.
Air Fiji _ www.airfiji.com.fj
Pacific Sun _ www.pacificsun.com.fj
Air Pacific _ www.airpacific.com
Pacific Island Seaplanes _ www.fijiseaplanes.com
Beachcomber Shipping _ www.beachcomberfiji.com
Blight Water Shipping _ www.blightwatershipping.com.fj
Enjoy
SAVUSAVU!
1, 5, 7_ water sports
바누아 레부섬은 피지 내에서도 내로라하는 ‘해양스포츠의 천국’이다. 간판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는 스쿠버 다이빙은 물론, 낚시·스노클링·제트보트·서핑 등…. 할 것은 너무 많은데 시간이 모자라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 비용이 들지 않는 무동력 스포츠와 달리 낚시, 다이빙 등은 추가비용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그를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2, 3_ shopping
바누아 레부에서 반드시 쇼핑해야 할 필수품목은 바로 ‘진주’! 사부사부에도 진주 농장이 있으며, 이곳에 거점을 둔 ‘제이 헌터 펄(J. Hunter Pearls Fiji)’진주회사가 유명하다. 아름답게 세공된 상급 진주에서부터 약간은 울퉁불퉁한 못난이 진주까지 다양한 종류의 진주를 볼 수 있으며, 목걸이, 귀걸이, 팔찌, 반지 등을 북섬에서 직접 가공하여 판매한다. 이 밖에도 거북 등껍질, 조개 껍질 등으로 만든 독특한 제품들도 접할 수 있다.
4_ fijian hospitality
바다, 자연만큼이나 매력적인 피지 사람들은 때묻지 않은 소박함과 친절함으로 삭막한 도시인들을 ‘무장해제’시켜 버리기 일쑤.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외국인에게 스스럼없이 먼저 인사를 건네고, 자기네들이 먹는 음식 한 조각도 나눠 먹으려는 따스함은 피지여행에서 잊을 수 없는 즐거움이자 추억이다.
6, 8, 9_ food
앞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신선한 해산물, 섬 안에서 유기농 작법으로 직접 재배한 건강한 야채와 과일. 재료 하나에서부터 남다른 장 미쉘 쿠스토의 요리가 맛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1 마탕이 섬 2 타베우니의 간판 명소, 날짜변경선 표지판 3 100% 자연 그대로, 와이타발라 워터슬라이드 4 마탕이 섬의 호스슈 베이는 열대우림과도 인접해 있어 색다른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5 타베우니섬 전경
Part 3
Islands of Fiji
Taveuni 타베우니·Matangi 마탕이
‘피지의 정원’으로 떠나다
바누아 레부와 함께 ‘북섬’ 지역으로 분류되는 타베우니는 비티 레부, 바누아 레부에 이어 피지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다. 바누아 레부에서 불과 9km 떨어져 있는 만큼, 타베우니의 주변 자연 경관은 바누아 레부와 크게 다를 바 없이 흡사한 편이다. 굳이 꼽자면 ‘자연의 순수함’이 타베우니섬의 최대 강점. 우선 타베우니 역시 바누아 레부와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다이브 포인트를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타베우니는 피지 현지에서 ‘피지의 정원’이라는 별칭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그만큼 문명의 때가 덜 묻은 열대자연의 아름다움이 빼어나다. 국립자연공원 탐방, 새 관찰 등의 에코 투어리즘 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져 있어, 친환경적 입장에서 열대 자연을 둘러보는 특별한 기회를 만끽할 수 있다.
타베우니섬 주변의 다른 섬으로도 여행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럭셔리한 리조트를 보유한 까메아, 마탕이 두 개의 섬이 좀더 개인적이고 은밀한 휴가를 원하는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것. 까메아에는 ‘까메아 비치 리조트 & 스파’가, 마탕이에는 ‘마탕이 프라이비트 아일랜드 리조트’가 각각 유명하다.
Recommended Trip
‘천연 워터슬라이드’를 만끽 Waitavala Waterslide
피지의 여느 지역과 비교해도 단연 자연 친화적인 타베우니 사람들, 용하게도 이런 장소까지 발견해냈다. 겉보기로는 여느 산 속의 계곡과 다를 바 없지만, 절묘하게 꺾어져 흘러내리는 계곡물 속의 편편한 바위 위로 천연 워터슬라이딩을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 와이타발라 워터슬라이드.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이라 서늘할 정도로 시원하기 때문에, 관광객은 물론 인근 원주민들도 더위를 피해 즐겨 찾는다고.
How To Go 와이타발라 워터슬라이드 역시 직접 찾아가기 힘들 뿐더러 산 중턱에 위치해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으므로 택시기사의 도움을 받는 편이 용이하다. 마테이 공항에서 와이타발라 워터슬라이드까지 왕복 기준으로, 약 F$50 정도면 다녀올 수 있다.
어제와 오늘을 넘나들다 180° Meridian Line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던 당시, 타베우니섬은 ‘2000년 새해를 맞이하는 명소’로서 유명세를 치른 경험이 있다. 전 세계에 단 4군데밖에 없다는, 땅 위로 날짜변경선이 지나는 타베우니섬에는 이를 기념하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어제’와 ‘오늘’을 가른다. ‘시간’을 ‘공간’화시킨 장소의 독특성 때문인지, 타베우니를 찾는 여행객이라면 반드시 한번쯤은 들러 보는 곳이다. 여기서 사담 하나! 시간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실제로는 날짜변경선이 직선이 아닌 지그재그 모양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꼼꼼이 사실을 따져 보자면 지구상에 날짜변경선이 지나는 땅은 ‘없다’.
How To Go 여행자가 타베우니에서 각각의 여행 명소를 직접 찾아가기란 여의치 않다. 보통 택시기사와 흥정하여 차를 대절하여 가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소규모 인원이라도 왕복 ‘전용’ 교통편 제공 및 택시기사가 길안내 및 간단한 장소의 유래 및 설명까지 곁들여 주므로 일석이조. 마테이 공항에서 날짜변경선까지 왕복 기준으로, 약 F$40 정도를 지불하면 다녀올 수 있다.
둘만의 달콤한 시간
Matangi Horseshoe Bay Picnic
피지는 가히 ‘커플 천국’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둘만의 은밀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무궁무진하게 갖추고 있다. 독특한 모양으로 잘 알려진 마탕이섬의 ‘호스슈 베이’도 커플의, 커플에 의한, 커플을 위한 마탕이 리조트 전용 프라이빗 비치이다. 만에 도착한 뒤 보트에서 내리면 무전기를 주고 단둘만을 남겨두고 떠난 후, 나중에 데리러 오므로 그 시간 동안 오롯이 커플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셈이다. <죽기 전에 꼭 보아야 할 1,000곳>에 소개될 만큼 빼어난 자연경관이 백미. 사람의 손때가 전혀 묻지 않은 해변, 바다와 인접하여 독특한 열대나무들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는 열대우림에서의 산책도 권한다. 참고로, 피지에서 말발굽은 행운의 상징이라고.
How To Go 마탕이 리조트에서 피크닉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만 왕복 보트, 점심 도시락을 제공하며 숙박객은 무료이다.
Resort
All Private, Pure Island
Matangi Private Island Resort
‘피지에서 가장 로맨틱한 리조트’라는 수식이 어색하지 않은 마탕이 프라이빗 아일랜드 리조트. 호주 출신의 리조트 오너 딸이 하나하나 디테일을 지정, 꼼꼼히 설계해 지었다는 마탕이 리조트는 북섬에서도 손꼽히는 럭셔리한 시설과 섬세한 서비스로 이름나 있다. 리조트 직원들은 투숙객이 마탕이 리조트에 짐을 내려놓는 순간부터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프라이빗 서비스를 제공해 감동을 자아내며, 풀의 바로 앞에 위치한 주방 겸 로비에는 쿠키, 물, 케이크, 해산물 튀김 등 시시때때로 다양한 군것질거리들이 제공되어, 입이 심심할 틈이 없다.
피지의 여느 럭셔리 리조트와 마찬가지로, 부레 하나당 객실 하나인 마탕이는 개중에서도 독특하게 나무 위에 지어진 ‘트리 하우스’로 유명하다. ‘친환경적’ 콘셉트에 철저히 맞추어, 나무 위에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뭇가지 하나 다치지 않도록 절묘하게 건축된 건물 내·외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 외에도 비치프론트 부레, 오션뷰 부레, 투 베드룸 부레 등은 하나같이 전통적인 피지언 스타일로 지어져 친환경 & 로컬 콘셉트를 십분 살렸다.
가족, 친구, 모두에게도 ‘친절한’ 마탕이 리조트이지만 그중에서도 마탕이 리조트에서 가장 행복할 사람들을 꼽자면 단연 커플이다. 섬에서의 결혼식, 사랑의 맹세, 허니문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고 커플들을 위한 다양한 로맨틱 이벤트를 선사한다.
가격 US$610~1,050(세금 별도, 숙박 중 전일 식사, 무알콜 음료 및 물, 호스슈베이 비치 피크닉, 카약, 세일링, 부시 바이크, 양고나 세레모니, 메케 공연 관람, 빌리지 투어 포함) 문의 +679 8 880 274 www.matangiisland.com
1 마탕이 리조트의 ‘웰컴 드링크’는 코코넛이다 2 바다와 인접한 풀은 밤이 되면 로맨틱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3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마탕이 리조트 객실 내부 4 마탕이의 독특한‘트리 하우스’
타베우니·마탕이, 어떻게 갈까?
비티 레부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들어간다. 난디, 수바에서 타베우니섬의 관문, 마테이 공항까지 비행기를 운항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바누아 레부의 사부사부 공항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비행 시간은 비티 레부를 기준으로 약 1시간~1시간30분이 소요된다. 또한 수바, 코로, 부다, 사부사부 항구에서 타베우니까지 페리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여행자의 경우 비행기를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Air Fiji _ www.airfiji.com.fj
Pacific Sun _ www.pacificsun.com.fj
Air Pacific _ www.airpacif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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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Matangi!
1_ fiji water
“피지 물 마시고 V라인 되세요!” 우리나라에서는 ‘명품 물’다운 높은 가격으로 인해 쉽게 마실 수 없었던 피지 워터. ‘원산지’인 피지에서는 표현 그대로 ‘물처럼’ 마시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비티 레부에서 길어 올린 지하 암반수, 피지워터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성분 등 건강에 좋은 성분 수십여 가지가 들어 있다니 어찌 아니 탐날쏘냐~. 참고로 타베우니는 화산섬이어서 화장실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조차 지하수라는 사실! 피지에서 며칠 묵다 보면 피부결이 보들보들, 부드러워진다.
2_ coconut
“Bula!” 까만 얼굴에 하얀 이를 드러내고, 예의 익숙한 인사말을 건네는 피지 아저씨. 익숙한 솜씨로 야자열매를 쓱쓱 까더니, 하얀 과육을 순식간에 도려내어 맛보라고 건넨다. 피지에는 ‘야자나무 같은 사람이 되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야자는 나무에서부터 열매까지 일상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특히나 피지 주민들이 간식으로 즐겨먹는 야자열매의 속은 꼭꼭 씹으면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지는 것이 별미. 또한 야자잎으로 만든 공예품 역시 탐나는 기념품 중 하나이다. 모자, 가방, 돗자리, 심지어 의자까지! 야자잎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이 무궁무진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잎을 엮어 쉽게 만드는 것 같지만, 피지사람들 중에서도 ‘기술’이 있는 사람만이 만들 수 있을 만큼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나.
3, 4, 5_ make
전통적인 피지 댄스공연인 ‘메케’는 피지에 있는 동안 적어도 꼭 한 번은 보아야 한다. 오래 전부터 피지 원주민들 사이에서 내려오는 공연인 ‘메케’는 전사들과 여인들의 춤, 특유의 전통악기와 노래, 리듬을 타는 박수소리가 한데 어우러지며 피지색(色)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공연들 중 하나이다. 피지의 전통 부락을 방문하거나, 리조트의 공연 프로그램 등을 통해 메케를 만날 수 있다.
6, 7, 8_ food
럭셔리한 시설, 친절한 서비스만큼이나 마탕이 리조트에서 잊지 못할 것이 있으니 바로 마탕이의 요리들이다. 해산물은 당연히 인근 바다에서 직접 공수한 것이며, 이밖에도 야채, 닭 등도 직접 키워 요리 재료로 삼는다. 그만큼 최상의 신선함이 보장되며, 맛 역시 두말이 필요 없을 만큼 뛰어나다.
stay & shop in fiji
유쾌, 상쾌, 통쾌 Fiji Life!
피지가 지니고 있는 여행지로서의 미덕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휴양지의 ‘기본 사양’이라 할 수 있는 푸른 바다와 백사장은 물론,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멜라네시안 원주민의 전통 생활방식과 문화, 여자들의 가슴을 콩닥거리게 하는 독특한 쇼핑 아이템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숙박 이상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호텔·리조트…. 피지 여행에 앞서, 여행자가 지녀야 할 덕목은 간단하다. 열린 마음으로, 피지의 다채로운 매력들을 만끽할 것!
글 오경연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모델 피지홍보대사 강수희
취재협조 피지정부관광청 www.fijime.com
Vol. 1 Feel Your Fiji
Nadi 난디
피지, 도시의 옷을 입다
피지 여행은 피지에서 가장 큰 비티 레부섬에 위치한 난디 국제공항에서 출발한다. 여행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지역의 특성상,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아우터 아일랜드, 마마누다 군도(Mamanuca Group)로 가는 관문이라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난디’는 이래저래 여행자들에게 가장 친숙하게 느껴지는 지명이다.
피지의 행정상 수도는 수바(Suva)이지만, 피지에서 내로라하는 번화한 도시를 꼽자면 역시 난디이다. 번화한 다운타운 거리,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인도사원, 현재까지 부족 문화를 고스란히 지켜 내려오는 빌리지는 ‘피지=휴양지’라는 선입견이 무색해질 만큼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 준다.
Local Market
피지 사람들의 ‘삶의 터전
’Nadi Market
피지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가장 생생하게,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은 단연 시장이다. 직접 재배하고 거뒀음직한 농산물 등속을 시장바닥 혹은 좌판에 진열해 놓고 나앉은 상인들의 모습에서는, 장사로 생계를 잇는 자 특유의 찌든 표정보다는 마치 동네 마실을 나온 듯한 느긋함 그리고 여유로움마저 느껴져 피지인들의 습성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다.
난디 시장에는 없는 것이 없다. 얼핏 보기에는 흔하디 흔한 여느 시장들과 다를 바 없지만,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피지다운’ 광경을 속속 발견할 수 있다. 피지인들이 밥처럼 주식으로 삼는 달로와 카사바, 참을 수 없을 만큼 톡 쏘는 알싸함이 매력인 피지의 로컬 고추, 속살이 주황빛을 띠는 라임, 가지, 호박, 감자, 생강 등등 피지 특유의 식재료들에서부터 낯이 익은 채소들까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하나같이 밭에서 갓 뽑아온 양, 검은 흙을 채 털어내지 않은 모습에서 직접 맛보지 않더라도 그 싱싱함을 짐작케 한다.
삼시세끼를 사먹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에게 있어서 날것 그대로를 판매하는 식재료는 그림의 떡일지 모르지만, 장터는 단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여염집의 식탁을 상상할 수 있는 이채로운 볼거리 중 하나이다. 또한 피지 사람들이 물처럼 자주 마시는 전통음료인 ‘카바(양고나 뿌리 가루를 물에 갠 것. 피지 전통부락에서 외부 손님을 환영할 때 행하는 카바 의식으로 유명하다)’ 가루를 그램 단위로 포장하여 판매하는 모습 역시 로컬 시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색다른 풍경이다. 바깥 노점 외에도, 대형 천막을 친 시장 내부로 들어가 보면 금방이라도 펄떡펄떡 뛰어오를 것만 같은 생선 및 다양한 해산물 가판이 있으며, 한구석에서는 삶은 달로, 카바 음료와 같은 피지의 ‘로컬 주전부리’도 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여행자들에게 반가운 것은 비타민 C가 뚝뚝 묻어나올 것만 같은 열대과일의 행렬이다. 바나나, 파인애플, 구아바 등 농후한 과일향이 후각을 자극한다. 사람 머리통만한 큼직한 파인애플이 한 개에 F$3, 구아바 하나는 F$1에 불과하니 현지 물가를 감안하고서도 참 헐한 가격대이다. 덜 익은 상태에서 따내어 억지로 익혀 먹는 우리나라에서와 달리, 샛노랗게 익은 후에야 나무에서 따먹는 자연 그대로의 열대과일에 영양소가 더 풍부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는 사실. 열대 과일은 피지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맛보아야 하는 ‘필수 코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치 난디 시내 버스정류장 근처 오픈 오전 7시~오후 5시
1 열대기후에서 자라서 주황빛을 띠는 라임 2 우리나라의 토란과 같은 식물‘달로’는 피지인의 주식으로 시장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3 먹음직스러운 열대과일들
남태평양의 십자로, 피지
피지가 위치한 남태평양 인근에는 뉴칼레도니아, 프렌치 폴리네시아(타히티), 파퓨아 뉴기니 등 다른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개중에서도 피지는 지리상의 이점과 교통의 요지라는 이유 덕분에 ‘남태평양의 십자로’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져 있다. 또한 난디 국제공항은 여타 국가의 공항들과 비교해도 가장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공항으로 손꼽힌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슈퍼마켓
피지에서 제일 번화한 도시답게 난디 시내 곳곳에서는 여느 지역들과 달리 대형 슈퍼마켓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슈퍼마켓 내부는 우리나라의 여느 대형마트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본격적인 커리 재료라던가 대규모로 판매하는 설탕 등 피지 현지의 특성을 십분 반영하는 코너를 접할 수 있어 이채롭다. 특히 여행 중간에 심심한 입을 달래줄 과자, 음료수 등의 식료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므로 한번쯤 가볼 만하다. 또한 현지법에 따라 맥주, 럼과 같은 주류는 슈퍼마켓 내에서도 별도로 떨어져 있는 주류 전문코너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Hotel
공항과 가까운 위치 ‘매력’
Tanoa International Hotel
‘타노아 호텔’, 이름에서부터 피지스러움이 물씬 느껴진다. 피지 부족에서 외부인을 환영할 때 거행하는 카바 의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도구 중 하나인 ‘타노아’ 볼은 ‘환영’과 ‘환대’의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비티 레부에만 6개, 그 밖에도 뉴질랜드 남·북섬에 각각 1개씩, 통틀어서 8개의 호텔을 거느린 피지의 로컬 호텔 체인이다.
개중 타노아 인터내셔널 호텔은 난디 공항에 인접해 있어 피지에 갓 도착하거나 혹은 피지를 막 떠나려는 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호텔 중 하나이다. 공항 인근에 위치한 호텔 중 단연 빼어난 시설, 그리고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가 타노아가 주목받는 이유이다. ‘인터내셔널 호텔’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정원을 연상케 하는 호텔 구석구석과 건물의 건축 양식은 타노아 호텔의 현지색(色)을 단연 돋보이게 한다. 객실 내부는 ‘호텔답게’ 심플한 편이지만, 피지 전통 문양인 타파(Tapa)가 장식으로 걸려 있어 퓨전 느낌을 살렸다.
피지의 여느 호텔과 다를 바 없이 타노아에서도 카바 의식, 메케 등의 전통 프로그램 을 선보이고 있으므로 놓치지 말자. 로비 오른편에 자리잡은 뷔페식당은 간단한 샐러드부터 스파게티, 스테이크 요리까지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골라 먹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위치 난디 공항 터미널에서 차로 3분 거리 주소 Votualevu Road, Namaka, Nadi P.O Box 9203, Nadi Airport 가격 F$250~500(세금 포함) 문의 +679 672 0277 www.tanoahotels.com
1 타노아 인터내셔널의 스탠더드 객실 2 피지의 전통을 엿볼 수 있는 호텔의 카바 프로그램. 카바 음료를 시음해 볼 수 있다 3 호텔 뷔페 4 타노아 인터내셔널 풀장
100% ‘메이드 인 피지’ 쇼핑의 바로미터
빌리지 핸디크래프트 마켓
‘앗, 호텔 안에 노점상이?’ 피지의 호텔, 리조트 안에서 종종 낯선 풍경을 접할 때가 있다. ‘잡상인 금지’가 당연시되는 호텔이나 리조트 공간 내에, 버젓이 좌판을 벌여 놓고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 이는 자연 보호만큼이나 지역경제의 유지·발전을 중요시하는 피지 사람들의 선량한 마음에서 출발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피지의 대형 호텔 체인이나 럭셔리 리조트들이 들어선 자리 인근에는 예전부터 살아온 피지 부족 사람들의 ‘빌리지(마을)’가 어김없이 있게 마련. 빌리지 사람들의 ‘생활의 터전’에 호텔, 리조트가 들어선 데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인근 주민들이 직접 만드는 수공예 기념품 혹은 장신구, 가방, 타파천 등의 물건들을 호텔 내부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호텔에 따라서 접하게 되는 이같은 ‘빌리지 핸디크래프트 마켓’에서는 피지언들이 직접 만든 100% 피지 제품을, 흥정만 잘하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므로 한번쯤 눈여겨보시길.
Vol. 2 Feel Your Fiji
Denarau Island 데나라우섬
본섬에서 ‘잘 먹고 잘 노는’ 방법
다리가 세워져 있어 본섬 비티 레부에서 육로로 이동 가능한 데나라우 섬. 이 자그마한 지역은 난디 공항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피지의 ‘관문’이라 할 만하다. 마마누다 군도, 야사와 군도(Yasawas) 등, 여행자들이 피지에서 가장 많이 찾는 비티 레부 주변 섬으로 떠나는 크루즈, 요트 등의 모항이 데나라우 항구이다. 또한 난디 공항에서 차로 20분, 난디 시내까지는 불과 10여 분 안팎이면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한 접근성이 데나라우 섬의 장점이기도 하다.
그중 ‘데나라우 섬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데나라우 항구는 쉐라톤, 래디슨, 힐튼, 래디슨, 소피텔, 웨스틴 등, 세계적인 특급 호텔체인들이 몰려 있는 ‘요지’로 유명하다. 본섬에서 보다 럭셔리한 휴양을 원하는 해외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만큼, ‘격이 다른’ 레스토랑의 숫자 역시 30여 개에 달해 미식의 즐거움까지 덤으로 제공한다. 또한 ‘데나라우 GC’를 위시해, 피지에서도 손꼽히는 시설의 골프장들이 골퍼들을 유혹한다.
Shopping Complex
‘쇼핑’과 ‘음식’,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Port Denarau Shopping Centre
바다와 바로 맞닿은 데나라우 항구 선착장은 최근에 ‘포트 데나라우 쇼핑센터’를 새롭게 조성, 여행자는 물론 쇼핑족들의 발길까지 끌어당기고 있다. 1만 평방미터의 부지 위에 ㄷ자로 조성된 2층짜리 복합 건물에는 의류 브랜드, 쇼핑몰, 슈퍼마켓 등의 다양한 상점들이 골고루 입점해 있다. 바다에는 크루즈, 요트 선박들이 정박해 있으며 바다를 끼고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느긋이 해변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또한 분수가 설치되어 있는 중앙 광장에서는 매주 수, 금, 토요일 저녁 6시30분부터 ‘폴리네시안 댄스쇼’ 공연이 무료로 열린다.
세계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 바 체인인 ‘하드락 카페’, 피지의 로컬 피자체인 ‘마마스 피자’ 등 유명 레스토랑들도 두루 입점해 있다. 또한 ‘아드레날린’과 같은 현지 여행사 사무실도 있어, 데이투어 및 액티비티 이용정보를 얻을 수 있다. 쇼핑 콤플렉스 초입에는 여행자들을 위한 ‘인포메이션 센터’도 있어 지도, 여행상품 브로슈어 등을 구할 수 있으므로 꼭 들러 보자.
가는 방법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데나라우 항구까지 이동하면 편리하다. 택시 비용은 F$30 정도 문의 www.portdenarau.com.fj
1 슈퍼마켓‘엑스프레스 마트’2 인포메이션 센터 3 데나라우 항구 쇼핑센터 전경. 중앙 광장에서 폴리네시안 댄스쇼가 열린다
Hotel
바다를 통째로 옮겨놓은 5성급 리조트
Radisson Resort Fiji Denarau Island
2007년 7월 오픈한 래디슨 리조트는 데나라우 섬에 자리잡은 특급 브랜드 체인 중에서 가장 최근에 문을 연 ‘따끈따끈’한 비치프론트 리조트이다. 그만큼 리조트 전반적으로 새롭고, 세련된 인상이 강해 특히 커플이나 어린아이를 동반한 젊은 가족층에게 추천할 만하다. 또한 하루라도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 ‘비즈니스족’에게도 래디슨은 현명한 선택일 듯. 래디슨 호텔 내에서는 무선 인터넷을 최대 3일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편리하고 현대적인 시설, 전통적인 피지 스타일의 디자인을 동시에 고려한 건물이 인상적이다. 스위트 베드룸, 스위트 라군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객실 내부는 의외로 모던함을 강조했다. 욕실용품 역시 ‘퓨어 피지’, ‘아시라’ 등의 고급 제품을 비치해 럭셔리함을 강조했다.
래디슨에서 가장 인상 깊은 시설은 레스토랑 그리고 야외 풀이다. 바닷가와 바로 접한 ‘노틸러스(Nautilus)’는 피지에서 가장 바다와 가까운, 그래서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로맨틱한 레스토랑으로 이름나 있다. 또한 발목까지 찰랑대는 물 속에서 로맨틱한 디너를 즐기는 ‘Lomani Wai-In The Water’는 3코스 정찬으로 제공되는 프라이빗 디너 서비스로, 래디슨 호텔 레스토랑의 아이콘으로 급부상중인 ‘핫 아이템’. 가격은 1인당 F$85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의 퀄리티를 보장하므로 낭만적인 둘만의 저녁을 꿈꾸는 커플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하다.
래디슨 리조트 내에는 5개의 풀장이 있다. ‘남태평양 최대 규모의 라군 스위밍 풀’이라니 그 규모를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인공 풀장이지만 바다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하얀 모래를 공수, 풀장에 깔아 두어 마치 바닷가에 물놀이를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성인만이 입장할 수 있는 전용 풀을 따로 보유하고 있어,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픈 ‘어른’들에게는 더욱 반갑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전용 워터슬라이드도 있으며, 수상배구대도 마련해 두고 있어 웬만한 워터테마파크가 부럽지 않을 듯. 또한 래디슨 앞바다는 ‘해양스포츠의 천국’이기도 하다. 리조트 코앞에서 스노클링, 카약, 패러글라이딩, 제트보트 등을 즐기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위치 데나라우 항구에 위치 가격 호텔에 문의 문의 +679 675 6677 www.radisson.com/fiji
4 래디슨 풀장 안의 수상배구대 5 래디슨 호텔 객실 내부 6 밤이 되면 래디슨 호텔의 풀장은 조명이 켜져 로맨틱함을 더한다
Hotel Restaurant
스테이크‘일품’
Steak House Bar & Grill
웨스틴(Westin Denarau Island Resort & Spa) 내에 위치한 ‘스테이크 하우스’는 인근에서도 스테이크 맛이 빼어나기로 명성이 자자해, 관광객은 물론이고 현지 사람들도 즐겨 찾는 ‘맛집’으로 손꼽힌다. 이름 그대로 스테이크, 그리고 해산물 요리를 메인으로 취급한다. 레스토랑이 바다와 인접한 비치프론트 사이드에 있어 경관이 빼어난 것 역시 장점이다. 이에 더해 전통적인 부레 양식으로 건축된 빌라 안에서 맛보는 스테이크는 그 맛이 더욱 각별할 듯.
위치 데나라우 항구 웨스틴 호텔 1층 오픈 오전 11시~ 밤 10시30분 문의 +679 675 0818 www.westin.com/denarauresort
Hotel
럭셔리한 객실의 즐거움
Fiji Beach Resort & Spa by Hilton
‘힐튼 피지’는 기존에 있던 ‘피지 비치 리조트’를 힐튼 체인에서 추후 인수하여 운영하는 리조트이다. 그래서인지 ‘전형적인’ 힐튼 호텔과 비교했을 때, 단연 피지 현지의 로컬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독특함이 매력이다. 2009년 3월 현재 메인 로비가 한창 공사 중이며, 2년 안에는 공사를 완료하고 한층 럭셔리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공사 중이긴 하지만 다른 시설을 이용하는 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힐튼 피지 리조트의 매력으로는 단연 화려하면서도 아늑한 객실 내부 그리고 포토제닉한 동시에 전망이 빼어난 풀을 꼽을 수 있다. 전 ‘객실(Villa)’이 바다를 조망하는 오션뷰 프론트 스타일로, 발코니에서 걸어서 채 1분도 되지 않는 거리에 해변이 있다. 각 빌라 건물들은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어 프라이버시를 보장해 주며 각 객실 사이를 오가는 길도 마치 정원처럼 쾌적하게 정돈되어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방 개수에 따라 스튜디오에서부터 1 베드룸에서 5 베드룸까지의 객실 타입으로 다양하게 나뉘어 가족 혹은 친구들끼리 함께 묵기에 알맞다. 주방에는 에스프레소 머신까지 갖추어져 있으며 바다와 하늘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발코니에는 바비큐 그릴이 있어 오붓한 식사를 즐기기에 좋다.
힐튼에는 총 7개의 풀이 있는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깊이가 그다지 깊지 않고 풀장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풀과 풀 사이를 오가며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다. 또한 풀장 바로 옆에 탐스러운 야자나무들이 줄지어 심어져 있어, 이 야자수들이 물가에 비치는 모습이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이 밖에도 1.5km에 달하는 힐튼 피지 리조트의 프라이빗 비치는 수영, 스쿠버 다이빙, 워터스키, 패러세일링 등을 즐기는 해양스포츠 포인트이다.
위치 데나라우 항구에 위치 가격 호텔에 문의 문의 +679 675 6800 www.fijibeachresortbyhilton.com
1 포토제닉한 풍광이 일품인 힐튼 풀장 2, 3 힐튼 리조트 객실 내부 4 쉐라톤 리조트의‘플라잉 피시’레스토랑 5 편안한 휴식공간이 매력인 쉐라톤의 풀장 6 아침 식사와 저녁 뷔페를 맛볼 수 있는‘피스트’레스토랑
Hotel & Restaurant
데나라우‘신상’리조트
Sheraton Resort & Flying Fish Restaurant
모던의 절정을 달리는, 세련된 로비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쉐라톤의 매력에 빠져든다. 2008년 10월 호텔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재오픈, 비슷비슷한 특급 호텔들과 비교할 때 가장 최신의 시설을 자랑한다. 풀장 내에서도 수영복을 입고 풀 안에서 독서를 하거나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그중에서 쉐라톤(Sheraton Denarau Villas) 내에 위치한 ‘플라잉 피시’는 이름 그대로 펄떡펄떡 튀어오를 것만 같은, 싱싱한 해산물을 주재료로 삼는 컨템포러리 퀴진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 바닥에 모래를 깔아, 마치 해변에 테이블을 놓고 식사를 하는 듯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피지에 와서 한 번쯤은 맛있는 해산물 요리를 먹고 싶은 이에게, 주저 없이 추천한다. 같은 쉐라톤 내에 위치한, 플라잉 피시 바로 옆의 칵테일바 ‘키메(Chime)’는 저녁이면 로맨틱한 만남의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위치 데나라우 항구 쉐라톤 호텔 1층 오픈 오전 11시~오후 10시 문의 +679 675 0777
www.sheraton.com/denarauvillas
Driving Denarau Island 불라 버스
데나라우 섬을 가장 합리적으로 여행하는 방법은? 정답은 단연 ‘불라 버스’이다. 사방이 뻥 뚫린 오픈 버스 위에, 부레를 연상시키는 초가지붕을 얹은 독특한 모양새의 불라 버스는 데나라우 섬의 명물로 자리잡은 지 오래인 ‘똑똑한’ 교통수단이다. 지붕 안쪽은 타파천으로 장식, 로컬 분위기를 십분 살려 타는 재미를 쏠쏠히 더해 준다.
불라 버스는 데나라우의 주요 리조트를 도는 순환셔틀로, 다른 호텔 레스토랑을 가거나 데나라우 항구 쇼핑센터를 편리하게 오갈 수 있다. 15분 간격의 잦은 배차시간 역시, 여행자가 이용하기에 편리할 듯. 1일권을 구매하면 횟수에 상관없이 하루 종일 승·하차가 가능하다.
가격 1일권 F$4(성인 동반시 12세 이하 어린이 무료) 운행 코스(순환) 윈햄-래디슨-쉐라톤 피지 리조트-쉐라톤 빌라-웨스틴-소피텔-힐튼-포트 데나라우 쇼핑 센터-골프 테라스 아파트먼트-데나라우 골프 & 라켓 클럽 운행 시간 오전 7시~밤 11시30분
"당분간 피지로 신혼여행 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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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신혼여행지 피지가 결국 세상과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 듯하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해안과 낙천적 국민들의 밝은 미소로 대표되는 이미지와는 반대로 20여 년 간 쿠데타 내홍을 겪어온 피지에 4월 9일자로 헌정이 파기되고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다.
그러나 이런 피지의 상황은 피지의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에 거의 타전되지 못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이후, 피지에서 사상최악의 언론탄압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언론은 제 기능을 멈추었고, 피지가 세상과 통할 수 있는 인터넷도 강력한 통제대상이 되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된 피지... 언론기능 '정지'
피지의 이런 상황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인구 85만 명인 피지는 지난 20여 년간 인구의 54.5%를 차지하고 있는 원주민계와 인구의 38.2%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계의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인해 4차례의 쿠데타를 겪어왔다. (관련기사 : 신혼여행지 피지의 오랜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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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지난 2006년 12월, 4번째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프랭크 바이니마라마 인도계 군부정권에 의해 주도됐다. 지난 4월 9일, 피지 고등법원이 "2006년 쿠데타는 불법이었다, 쿠데타로 집권한 현 정부는 자격이 없으므로 신속하게 총선을 치러 새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
3년 동안 집권한 자신들의 정통성이 부정되자, 바이니마라마 총리는 대법원에 상고하는 대신 절친한 친구인 조세파 일로일로 대통령을 조종해 헌정을 파기하도록 만들었다.
재판에 관여한 판사들을 해임하고 사법부를 해산하는 동시에 향후 5년 동안 현 정부가 과도정부를 이끌도록 한 것이다. 이어 바이니마라마는 군 사령관과 과도정부 총리직을 계속 맡으면서 30일 동안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는 언론검열은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장 큰 이유다.
뉴스들은 군 정보당국의 검열을 통과하지 못하면 보도될 수 없다. 때문에 신문은 공백상태로 발행되고, TV 정기뉴스도 취소되기 일쑤다.
"체포당할 각오로 기사 써야"...정통성 없는 정권의 언론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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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바이니마라마 과도정부 총리가 15일, 뉴질랜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은 그가 언론에 대해 갖고 있는 불신을 그대로 보여준다.
"언론의 자유는 골칫덩어리일 뿐이다. 현재 피지의 정치적 혼란도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에서 비롯됐다. 정부와 미디어가 2006년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협력했다면 지금쯤 피지는 훨씬 발전했을 것이다. 다른 나라가 피지를 위해서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뉴질랜드 저널리스트가 피지를 방문해서 현장을 리포트하면 어떻겠냐?) 그럴 필요 없다. 나한테 물어보면 내가 대답해주겠다."
이런 상황에서 피지의 국내외 언론인들은 군부독재당국에 체포당할 각오로 기사를 쓰던가, 아니면 아예 손을 놓고 지내는 형국이다. 이미 호주 저널리스트 한 명과 뉴질랜드 저널리스트 두 명이 언론검열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강제추방됐다.
호주국영 abc방송 숀 도니 태평양지역 특파원도 4월 9일에 발생한 '피지 헌정중단 사태'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피지 정보당국과 이민당국에 의해 강제추방됐다.
숀 도니 특파원은 해외 특파원으로만 30년 이상 활동해온 베테랑 저널리스트다. 특히 그는 취재현장을 종행무진으로 뛰면서 수십 건의 심층보도를 기록하여 1998년에 '발로 뛰는 기자 상'을 수상한 바 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피지 정국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 그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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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정권의 언론탄압 보도했다는 게 내 추방 사유"
- 어떤 이유로 추방된 건가?
"나는 평소와 다름없는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다. 그런데 호주로 리포트한 것을 트집 잡아서 군정보당국자가 나에게 강제추방을 통보했다. 그나마 나는 외국인 기자이기 때문에 추방으로 끝났지만, 피지 국내 언론인들은 체포되어서 고초를 당하는 걸로 알고 있다."
- 추방당했던 날의 상황은.
"13일 아침 9시쯤이었을 것이다. 내가 호주 abc-TV로 전파송출을 위해서 활용하는 피지 1TV에서 피지 저널리스트와 커피를 마시던 중에 군정보당국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그런 다음에 5시간쯤 억류됐다가 공항으로 에스코트 되어 추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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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는 않았다. 내가 호텔에 가서 짐을 챙기는 것도 허용했다. 다만 그들이 자진해서 출국하면 좋겠다고 말해서 거절했다. '나는 언론인 정식비자를 가졌고 사실과 다른 루머를 보도한 적도 없기 때문에 계속 남아서 일하고 싶다, 내 직업은 뉴스를 전하는 일이다'고 답변했다."
- 구체적인 추방사유는 무엇인가.
"12일자 <피지 타임스>가 언론검열에서 통과하지 못한 기사를 공백지면으로 내보낸 걸 abc-TV 뉴스에 자세하게 보도했다. 무려 7페이지가 공백지면이었고 시사만평도 삭제됐다. 신문뿐만 아니라 TV가 검열당하는 모습도 보도했다. 그게 전부 피지 군사정부의 언론검열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 그게 전부인가?
"리포트의 끝부분에 '피지미디어협회' 데릴 타트 회장 인터뷰를 포함시켰다. 그런데 그가 '피지 군사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관속에 집어넣고 마지막 못을 박아버렸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요체다, 결국 피지의 민주주의를 죽인 것이다'는 내용의 심한 독설을 퍼부었다."
"한국인 허니문 여행객들도 각별한 주의 필요하다"
- 추방당한 기자가 또 있나?
"뉴질랜드 저널리스트와 카메라맨이 함께 억류됐다가 따로따로 추방됐다. 내가 억류되기 직전에 <피지 타임스> 기자가 나를 인터뷰했지만 보도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억류된 동안에 피지 3TV 카메라맨이 몰래 우리를 찍는 것 같았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그가 체포됐다고 한다."
- 왜 피지 군사정부가 당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나?
"특파원의 임무는 해당국가에서 일어나는 관심사항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것이다. 나는 피지의 모든 것을 보도하고 싶었고, 그렇게 했다. 그런데 그들이 해외리포터들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
- 그러나 피지 국민들도 인터넷을 통해서 외신을 읽지 않겠는가.
"그럴 가능성이 아주 낮다. 주요 외신사이트는 물론이고 '페이스 북' 같은 사이트도 샷다운 된 상태다. 블로깅도 불가능하다. 현재 언론검열의 총책을 맡은 군정보국 소속 니우미 르웨니 소령은 신문사 편집국과 방송국 뉴스룸에 군인과 경찰을 파견할 정도로 주도면밀한 인물이다."
▲ 피지의 위치
ⓒ 오마이뉴스
- 결국 피지의 민주주의는 끝장났다고 보는 건가.
"그렇다. 언론의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강제로 통제하는 국가는 민주주의를 논할 자격도 없다. 피지 국민들이 저항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없다. 성품이 지나치게 순한 탓인데 군사정부가 그걸 악용하고 있다."
- 피지는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다. 호주 정부는 피지로 가는 관광객들에게 최고 수준의 주의를 요구했는데 실제 어느정도 위험한 건가?
"특히 한국인 허니문 여행객이 아주 많은 걸 목격했다. 그러나 당분간은 조심해야 한다. 피지 경제가 워낙 어려운데다 관광객도 급격히 줄고 있어서, 여행사에서 파격적인 가격으로 여행객을 모집할 것이다. 그러나 안전이 최우선 아니겠는가. 피지는 여행객의 천국이니까 나중에 많이 갔으면 좋겠다."
당분간은 조심해야 할거 같습니다....하기야 뭐 우리나라도 지금 비슷한 상황이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