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 ‘남태평양의 작은 유럽’…. 뉴칼레도니아를 지칭하는 여러 가지 표현들은 지극히 매혹적이다. 이 ‘달콤한 꼬임’에 빠져 이 먼 휴양지를 찾아온 여행자라면, 단순한 언어의 나열일 뿐인 수식어들을 능가하는 자연의 감동에 할 말을 잊을지도 모르니 주의하시길. 오롯이 여행지를 여행 그 자체만으로 만족하고 즐길 수 있는 섬, 뉴칼레도니아는 수많은 여행자들과 휴가객들이 찾아 헤매는 진정한 의미의 ‘파라다이스’일지도 모르겠다.
글·사진 오경연 기자
취재협조 에어칼린 한국사무소 www.aircalin.co.kr|뉴칼레도니아 남부관광청 www.nctps.com
아직은 낯선, 그래서 더욱 보석 같은 섬
“뉴칼레도니아? 거기가 어디에 있는 나라야?” 뉴칼레도니아를 간다고 하면, 주변에서 ‘아직까지는’ 일반적으로 보이는 반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호주, 뉴질랜드, 피지 등 인근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미 본국인 프랑스를 위시한 유럽에서는 ‘친근한’ 유럽풍의 분위기와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자연이 더해져 인기 휴양지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
프랑스령이라는 ‘신분’이외에도 뉴칼레도니아라는 지명부터가 유럽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호주, 뉴질랜드 등을 개척한 영국의 항해가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이 이곳을 처음 방문하여 ‘새로운(New)’, ‘스코틀랜드(Caledonia, 스코틀랜드의 옛 지명)’라고 이름을 붙였을 만큼, 당시 뉴칼레도니아의 모습은 스코틀랜드의 해안을 빼닮았단다. 뉴칼레도니아의 수도인 누메아는 ‘남태평양의 작은 니스’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프랑스 니스의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며, 게다가 ‘프랑스보다 더 프랑스적’이라고까지 불리우는 뉴칼레도니아 현지의 문화까지 더해지니 슬슬 뉴칼레도니아의 ‘정체성’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까지 한다.
뉴칼레도니아는 여전히 뉴칼레도니아다
하지만 이 같은 ‘유럽식’ 정서만이 뉴칼레도니아를 대변하는 전부는 아니다. 지극히 남태평양다운 섬의 풍광, 멜라네시안 계통 원주민 ‘카낙’의 독특한 문화 등이 어우러져서야 비로소 뉴칼레도니아다운 매력이 완성된다. 뉴칼레도니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바다와 인근에 점점이 흩어진 작은 섬들, 본섬 그랑 떼르에서 대표적인 관광지로 손꼽히는 남부지역 등을 순례하고 나면, 뉴칼레도니아의 ‘백미’를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어 본 셈이다.
바라만 보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뉴칼레도니아의 바다를 ‘제대로’ 즐기려면 역시 몸소 체험해 보는 것이 제격. 물론 특별한 일 없이 바닷가에 누워 휴식과 선탠을 하는 것만으로도 좋겠다. 늘 봄과도 같다는 온화한 기후 안에서, 뉴칼레도니아의 바다를 누리는 시간은 아쉽게도 빠르게만 흘러갔다.
필요한 건 오직‘휴식’뿐 Phare Amedee
크게는 본섬 그랑떼르, 우베아·마레·리포 등으로 구성된 로열티 군도 그리고 일데팡 등의 섬들로 구성된 뉴칼레도니아. 그중에서 국제공항이 위치한 ‘관문’, 수도 누메아에서 뉴칼레도니아 여행은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뉴칼레도니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근 섬으로 떠나는 여행의 시작점은 누메아의 대표적인 항구 ‘뽀르 모젤(Port Moselle)’. 첫 번째 목적지인 아메데 등대섬(Phare Amedee)으로 떠나는 장소 역시 뽀르 모젤이다.
뽀르 모젤의 외관은 마치 지중해의 여느 항구도시를 찾은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쪽빛 바다 위로 줄지어 정박한 하얀 보트, ‘여가’를 즐기러 온 여유로운 표정의 사람들, 휴양지의 바다에서나 만날 수 있는 세련된 풍경이다.
‘Real’ Deep Blue Sea
소형 보트에 몸을 싣고 아메데 등대섬으로 출발했다. 뽀르 모젤이 곧 하나의 작고 하얀 점으로 멀어지고, 멀게만 보이던 바다 한가운데로 들어섰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수평선만 보이는 바다 가운데는 온통 푸른색 일색이다. 시시때때로 갖가지 색을 뽐낸다는 것이 뉴칼레도니아의 바다이지만, 수심이 깊은 망망대해 한가운데로 들어와 보니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불투명한 쪽빛 하나만이 유일한 바다색이다. 이에 질세라 하늘색도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마치 하늘과 땅이 뒤집힌 듯, 유독 새파란 빛을 발산한다.
자그마한 규모의 보트는 외관과는 다르게, 거친 역동성을 자랑한다. 속도를 낼 때마다 배가 흔들리는 충격이 고스란히 탑승객에게 전달된다. 들썩이는 엉덩이를 연신 의자에 부딪혀 가면서도 배에 탄 사람들은 마치 놀이기구를 탄 양, 흥겨운 표정이다. 보트를 운전하는 ‘선장’은 일과 함께 휴가를 겸하는 듯, 가족들을 동반했다. 한창 호기심 많을 때인 개구쟁이 소년은 아빠와 함께 조종석에 앉아 보트 운전을 배우기에 여념이 없고, 수줍음을 띤 부끄럼쟁이 소녀는 엄마 옆에서 떨어질 줄을 모른다. ‘그림 같은’ 예쁜 가족들의 모습에 호기심이 일어 말을 건네 보았지만, 밝은 미소와 함께 나오는 말은 프랑스어뿐. 영어로 물어 보면 프랑스어로 대답하고, 때로는 손짓 발짓이 더해진 ‘대화 아닌 대화’가 이어졌다.
This is Amedee
목적지인 아메데가 가물가물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다 위에 꽂힌 이쑤시개마냥 자그마했던 등대가 쑥쑥 부피를 키워 가며 눈에 가득 들어차고, 이윽고 해변에 못 미쳐서 보트가 정지하더니 조그마한 모터보트가 내려졌다. 워낙에 해변의 수심이 얕기 때문에 보트를 바짝 해변에 댈 수가 없단다. 모터보트는 부지런히 배와 해변 사이를 오가며 2~4명씩 소규모로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드디어 아메데 섬에 발을 디뎠다.
아메데 등대섬은 무려 1,600km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라군의 산호초에 둘러싸인 자그마한 무인도이다. 누메아에서 약 24km 정도 떨어져 있어 배를 타고 1시간 남짓의 시간이 소요된다. 아메데 섬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패키지와 자유여행의 개념이 혼합된 종일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한다고 보면 된다. 호텔 픽업 서비스에서부터 누메아-아메데를 오가는 왕복 선박, 섬에서의 각종 투어 프로그램 및 식사·공연 관람까지 포함되어 있어 편리할 뿐 아니라 프로그램 짬짬이 수영과 휴식도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환호·열기가 난무하는 Dance, Dance!
뽀르 모젤에서 다소 늦게 출발한 탓에, 섬에 도착한 시간은 ‘일반적’인 투어 일정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미 섬은 점심시간에 맞추어 열리는, 바비큐 뷔페를 먹으며 감상하는 원주민 전통공연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전사 복장의 원주민이 위험한 묘기를 시원시원한 동작으로 선보이는 ‘불쇼’에서는 감탄사가 연신 터져나온다. 이어서 나긋나긋한 몸매의 댄서들이 식탁에 앉은 관광객을 이끌어내어 즉석에서 댄스 강습을 펼쳤다. 다소 과감한 듯한 동작이 이어지자 춤을 배우던 관광객은 오히려 ‘적극적인’ 모습으로 돌변, 관람객은 물론 춤을 가르치던 댄서마저 당황케 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연신 휘파람을 불어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Enjoy Amedee's joys
다양한 바비큐와 해산물 요리, 프랑스 와인까지 곁들인 ‘만찬’을 즐기고 나서 다시 바다로 나섰다. 이번에는 글래스 바텀 보트 탑승이다. 보트 밑바닥을 투명 유리로 만들어 바닷속이 훤히 보이게끔 만들어 놓아 다양한 산호군과 총천연색의 열대어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게끔 만들어 놓았다. 한창 바닷속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자니 딱딱한 바게뜨 빵이 탑승객에게 나누어진다. 물고기 먹이로 던져 주란다. 빵을 잘게 뜯어서 바다 위로 뿌리니 순식간에 물고기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보트가 정박한 사이에 바다로 들어가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
다시 섬으로 돌아와 이번에는 ‘뭍 탐험’에 나섰다. 아메데섬의 ‘간판’인 등대는 마침 공사 중이어서 아쉽게도 올라가 볼 수 없었지만, 코코넛 열매 까기 체험, 바다뱀을 몸에 감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타임 등이 이어져 눈이 심심할 새가 없다. 역시나 빼놓을 수 없는 ‘바다 체험’을 위해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에 들어가니, 수경 너머로 휘황찬란한 바다풍경이 눈이 부시도록 투명하게 펼쳐진다. 해양생물들은 또 어찌나 쉽게 눈에 띄는지, 발목까지 찰랑대는 얕은 바닷물에서도 자그마한 고기떼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현지 여행사인 ‘메리 디(Mary D)’에서 아메데 섬 데이투어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보통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그 사이의 시간에 출발과 도착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여유롭게 휴식을 겸하고 싶다면 이른 시간부터 움직이는 것을 추천. 일반적으로는 ‘메리 디 돌핀’이라는 소형 페리를 이용해 섬으로 이동하며, 정규 운항시간 외에는 소형 보트를 탈수도 있다. 섬 안에서의 체험 프로그램은 크게 글래스 바텀 보트 탑승, 보초(barrier reef) 감상, 전통공연 관람 및 비비큐 뷔페 점심, 코코넛 나무타기 등이 있으며 도착시간 및 기타 사정에 의해 변경 가능하다. 가격 문의 및 예약은 홈페이지(www.amedee.ws)나 전화(687-26-3131)로 할 수 있다. |
일데팡, 뭐가 그렇게 대단해? Isle des Pins
뉴칼레도니아를 ‘좀 안다’고 자처하는 전문가들로부터 공통적으로, 무수히 들어 온 지역이 바로 ‘일데팡(Isle des Pins)’이다. 어디를 가나 화보 속 한 장면을 연출하는 듯 아름다운 풍경의 뉴칼레도니아에서 왜, 하필 일데팡을 줄곧 꼬집어 ‘꼭 방문해야 할 명소’로 추천하는지 내심 궁금하던 차였다. 때맞춰 찾게 된 일데팡은 이같은 ‘의혹’을 불식시키고도 남을 만큼 매혹적이다. 휴양지가 일반적으로 갖추고 있음직한 요소 중에서도 고르고 고른 정수만을 담은 듯, 유독 새하얗게 빛나는 백사장과 투명하리만치 반짝이는 맑은 바다. 직접 두눈으로 확인한 일데팡은 왜 ‘최고’로 손꼽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단번에 풀어 주었다.
하늘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일데팡을 가기 위해서는 경비행기를 타야 한다. 누메아의 국내선 공항인 마젱따(Magenta)에서, 공연 티켓처럼 생긴 비행기 표를 받아들고 국내선 에어칼레도니(Air Caledonie)에 몸을 실었다. 자그마한 비행기 몸체가 부르르 떨리는 듯하더니 둥실 하늘로 몸이 떠오른다. 낮게 웅웅대는 소리를 내는 프로펠러 날개와 흰 구름 사이로 짙푸른 색의 바다가 얼핏 보이더니이내 그 위로 점점이 흩어진 작은 섬들과 연한 에메랄드빛의 바다가 잇달아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한다. 경비행기라 높게 날지 않기 때문에 바다를 감상하기에는 그만이다. 잠시 눈을 들어 비행기 안을 둘러보니 탑승객 전원이 창가에 몸을 붙이고 바깥 경치를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남태평양에서 만나는 소나무
불과 30분이 채 되지 않아 일데팡에 도착했다. 프랑스어로 ‘소나무 섬’이라는 의미인 일데팡에서는 이름 그대로 여기저기에서 침엽수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나무야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 라고 가볍게 넘겨 버릴 수도 있겠지만 ‘상식적으로’ 소나무는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에서 자랄 수 있는 식물이 아니다. 소나무의 뾰족한 잎 자체가 추위에 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진화한 모양으로, 적어도 사계절이 있거나 추운 북반구에서나 접할 수 있는 것. 물론 일데팡의 소나무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하는 자그마한 크기의 종이 아니라, 마치 하늘을 받치고 선 듯 수십 미터는 족히 넘는 거대한 크기의 나무가 대다수이다. 야자수와 소나무가 사이좋게 한데 어울려 자라는 모습이란, 뉴칼레도니아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발견이 아닐 수 없겠다.
폭신폭신, 구름 위를 거닐다
백사장이 예쁜 해변에서는 으레 얇은 슬리퍼조차 저 멀리 벗어던지고 맨발로 해변을 걷는 버릇이 있는 기자에게, 일데팡은 단연 ‘최고’로 손꼽아도 부족함이 없을 듯. 밀가루를 연상시키는 상상 이상의 부드러운 감촉을 선사하는 모래는 맨살을 간질이며 산책하는 ‘맛’을 더해 준다. 하얀 모래에 폭 빠져 한없이 발끝만 바라보다 문득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예의 파랗고 투명한 바다와 초록빛 숲이 고요히 에워싸고 있다.
‘같은 듯 다른’ 3색의 해변
어디에서나 그림 같은 전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일데팡에서도 그중 아름다운 해변을 볼 수 있는‘명당’이 존재한다. 4km에 가까운 긴 백사장을 보유한 쿠도 비치(Kuto Beach)는 인접한 바다에 요트가 많이 떠 있어 전형적인 휴양지 느낌을 물씬 풍긴다. 분위기도 번잡하지 않고 조용한 편이어서 바닷가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 해변에서 멀지 않은 바다에 우뚝 솟은 바위가 인상적인 카누메라 베이(Kanumera Bay)는 유독 빽빽한 소나무군이 에워싼 자연환경에 바닷물이 유독 맑고 깨끗해 카누 등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띈다. 큰 암석들이 바닷물을 자연스럽게 가둔 모양을 띠고 있어 ‘천연 수영장’이라고도 명명된 오로 베이(Oro Bay)는 일데팡 방문객은 적어도 한번쯤 찾아야 한다는 ‘핫 스폿’으로 손꼽힌다. 르메르디앙에서 수풀 속으로 약 20여 분간을 걸어서 도착할 수 있는 오로 베이. 물 위에서도 육안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갖가지 해양생물들을 찾아 스노클링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일데팡의 자연을 닮은 리조트들
자연 친화적인 동시에 가급적이면 사람의 손길을 최대한 배제한다는 뉴칼레도니아의 방침을 고스란히 반영해서일까, 일데팡에 자리잡은 호텔·리조트들은 하나같이 소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모습들이다. 쿠도 비치와 인접한 쿠뷔니 호텔은 마치 시골의 별장을 방문한 듯 아담한 방갈로의 외관과 실내가 친근하다. 카누메라 베이와 바로 맞닿은 우레 롯지는 비교적 현대적으로 꾸며져 있으며,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찾기에 적당할 듯. 일데팡에서 최고로 럭셔리한 시설을 자랑하는 르메르디앙은 바다로 연결된 스위트룸 등 로맨틱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기 때문에 연인과 함께 방문하면 좋을 듯하다.
에어칼레도니에서 운항하는 누메아-일데팡 구간 비행기는 매일 2~3회, 성수기인 10월~1월 사이에는 매일 4회 운항한다. 요금은 편도 기준48.23유로~59.20유로이다(세금 별도). 국내선의 경우 지정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창가와 같이 원하는 자리에 앉고 싶다면 탑승 전 미리 줄을 서는 게 좋다. www.air-caledonie.nc |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하루 이틀이라 했던가. 뉴칼레도니아 바다의 매력을 충분히 음미했다면, 이제 ‘푸른색 일색’에서 눈을 돌려 내륙으로 들어가 보자. 현지인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또한 휴양지에서 사는 사람들은 정작 어떻게 휴가를 즐기는지…. 온화한 기후만큼이나 따뜻한 그들의 생활상을 눈에 담았다.
삶의 향기가 ‘물씬’ 나는 도시 Numea
누메아는 뉴칼레도니아의 수도이자 국제공항이 위치한 도시이다. 바다와도 인접한 항구도시로, 푸른 바다에 정박한 흰 요트와 도시 전경이 어우러져 감각적인 색깔의 세련된 전경을 연출한다. 인근 섬 주변을 부지런히 오고가는 보트와 윈드서핑, 카이트 서핑 등 즐기는 사람들 등으로 누메아 항구와 안세비타 해변은 늘 활기가 넘친다.
“없는 것 빼고 다 있어요” Local Market of Numea
누메아 시내 투어의 시작은 현지 사람들의 모습을 가장 생생히 엿볼 수 있는 시장에서 출발한다. 상품은 채소, 과일과 같은 농산물이 주를 이룬다. 주 방문객도 인근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사람 혹은 주부들로, 현지인들이 실제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찾는 경우가 대다수. 그래서인지 공식 휴일인 매달 셋째 주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오전 5시부터 11시30분까지만 열리는, 실수요의 편의시간에 눈높이를 맞춘 ‘아침형 시장’이다.
청과물상을 연상시키는 메인 광장을 통과하면 뒤편으로는 간단한 요깃거리를 파는 음식점과 관광객을 겨냥한 듯한 액세서리, 기념품 등을 진열해 놓은 점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코코넛 나무로 만든 주걱과 포크, 누메아의 모래를 반죽해 핸드메이드로 만들었다는 조각상, 전통 인형 등 토속적인 느낌의 기념품들이 눈에 띈다.
오! 놀라운 수중 세상 Aquarium des Lagons
누메아 아쿠아리움은 뉴칼레도니아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해양생물군을 가장 손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는 ‘바로미터’. 최근 리뉴얼을 마쳐 더욱 산뜻한 모습이다. 현지의 어린 학생들도 견학이나 현장학습으로 즐겨 찾아, 선생님의 손을 잡은 아이들 무리의 모습을 아쿠아리움 곳곳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뽀글뽀글 공기방울이 솟아오르는 산호 속에서 색색의 띠를 두른 열대어들이 수족관 안을 마치 내 집인 양 활보하고 다닌다. 담수어, 망그로브 등 테마별로 나뉜 전시관 사이로 해양생물들을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터치탱크,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리우는 앵무조개까지 골고루 체험·감상할 수 있다.
※ 오픈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월요일 휴관, 금요일은 오후 9시까지 개관). 가격은 성인 1,000퍼시픽프랑, 어린이 500퍼시픽프랑이다. www.aquarium.nc
누메아 속으로 Numea Viewpoint & Downtown
누메아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뷰 포인트’로 향했다. 과연 푸른 바다와 도시의 모습이 어우러진 시내 모습이 손에 잡힐 듯 또렷이 내려다보인다. 이어서 찾은 곳은 전망대에서 바라보았던 시내 중심가에 자리잡은 꼬꼬띠에 광장(La Place des Cocotiers). 끼리끼리 잔디밭에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벤치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에게서, 남태평양 특유의 여유로움이 물씬 느껴진다.
카낙 원주민과의 만남 Tjibaou Cultural Center
치바우 문화센터는 건물에서부터 ‘포스’를 내뿜는다. 28m 높이로 우뚝 선 독특한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렌쪼 피아노가 설계, 그 자체만으로도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워낙에 낯선 문화를 처음 접하니만큼 일정 내내 해설사가 동반하는 ‘가이드 투어’를 추천한다. 뉴칼레도니아 원주민들의 역사, 신화와 문화 전반에 걸친 자세한 해설은 물론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 때문에 ‘이해하며’ 관람을 즐길 수 있다. 가장 흥미로운 순서는 뉴칼레도니아의 원주민인 카낙(Kanak) 족의 전통복장을 한 이들을 오솔길을 따라가며 최초의 인간(Tea Kanake, first man)에 대한 신화를 풀어가는 공연을 감상하는 것. 중간중간에 펼쳐지는 퍼포먼스가 흥미를 돋운다. 이밖에도 본섬 남부·북부 및 로열티 군도를 위시한 각 지역별 추장의 집을 재현한 마와카 빌리지(Mwakaa Villages) 등은 꼭 들러볼 만하다.
※ 가이드 투어는 오전 9시30분~오후 2시30분까지 진행된다. 입장료 포함 가이드 투어비는 성인 1,500퍼시픽프랑, 어린이 500퍼시픽프랑. www.adck.nc
ⓒ트래비
뉴칼레도니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색으로 막연히 ‘파랑’만을 떠올리던 편견이 깨어진 것은 남부투어를 마치고 나서부터이다. 차에서 내리면서부터 보이는 땅의 색깔은 확연히 눈에 들어올 만큼 선명한 빨강이다.
뉴칼레도니아는 캐나다, 러시아에 이은 세계 3대 니켈 생산국 중 하나. 뉴칼레도니아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일등공신’인 니켈을 추출하는 공장은, 그러나 정부의 정책에 따라 최대한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 적도록 친환경으로 운영된다고. 남부 투어를 하려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법한 긴 이동시간과, 포장되지 않아 울퉁불퉁한 돌길을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붉은 색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침엽수가 섞인 열대우림을 지나는 여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또다른 여행인 듯, 묘한 감정마저 불러일으킨다.
ⓒ트래비
호수에서 카약과 캠핑을 즐기다 Netcha
뉴칼레도니아에서 체험할 수 있는 액티비티로 으레 해양스포츠만을 생각했던 기자에게 ‘넷샤(Netcha)’ 방문은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우림으로 둘러싸인 지역 내에 숨듯이 자리잡은 강은 물놀이를 하거나, 하이킹·트레킹을 체험하기에 최적의 장소. 야외이지만 탈의실·캠핑장·워터스포츠 대여장 등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데다 붐비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어서 현지 사람들도 휴일에 캠핑을 하러 자주 찾는다는 명소이다.
푸른 바다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짙은 녹색을 띤 강 위로 카약을 띄운다. 잔잔한 물결 위로 얕게 노를 저어가는 중간중간마다 가이드가 귀띔해 주는, 뉴칼레도니아에서만 나고 자란다는 ‘레트로필륨 마이너(Reprophyllum minor)’ 등과 같은 진귀한 식물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강 주위를 한 바퀴를 돌고 나서는 자그마한 ‘선착장’에 드러누워 오수를 즐기는 것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추천할 만하다.
독특한 식물들과의 만남 Reserve de la Madeleine
지질학상으로 보자면 뉴칼레도니아는 약 3억년 동안 대륙과 고립되어 있어 그만의 독특한 생물군을 발전시켜 왔다. 토종식물만 무려 2,500종에 달하기 때문에, 뉴칼레도니아산(産)의 ‘진귀한 식물’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마들렌 국립공원(Reserve de la Madeleine)’은 이 같은 식물군들이 자연스레, 다양히 포진되어 있어 ‘자연학습’의 장으로 손꼽히는 장소. 11월에만 핀다는, 뉴칼레도니아에서만 볼 수 있는 야생난의 꽃을 위시해 독특한 모양의 침엽수, 선태식물까지 고루 발견할 수 있다. 마들렌 국립공원 안쪽에 숨듯이 자리한, 자그마한 규모의 마들렌 폭포는 탁 트인 전경으로 ‘포토샷’으로 사랑받는 장소이기도 하다.
ⓒ트래비
남부의 전경을 한눈에 Yate Viewpoint
‘야떼 뷰포인트(Yate Viewpoint)’는 약 70%가 열대우림으로 덮여 있다는 뉴칼레도니아 본섬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전망대이다. 붉은 토양을 거의 가릴 만큼 빽빽이 뒤덮인 나무들 너머로 야떼호수와 블루리버파크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현지 가족여행객이 ‘즐겨 찾는’ 소풍장소 Cascade Wadiana
순간 우리나라의 여느 산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한국적인 곡선미’를 뽐내는, 약 6m 높이의 아담한 규모의 ‘와댜나 폭포(Cascade Wadiana)’에서 떨어지는 물이 적당한 깊이의 웅덩이를 만들어 어른들은 낚시를, 아이들은 수영을 하기에 적합해 현지의 가족들이 짧게 한나절 소풍장소로 선호한다는 ‘숨은’명소이다.
출처 :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
뭐가 그렇게 특별할까 싶었다. 기우였다. 천국보다 낯선 시간을 만나고 왔다. 그곳은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뉴칼레도니아다.
치바우 문화센터
파리의 퐁피두 센터를 만든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해 더 화제를 모았다. 도심에서 10km 떨어
진 티나 만에 위치하는데, 멀리서 보면 아로카야 나무처럼 보이는 치바우의 외관이 감동적이다. 원주민이 살던 시대의 삶의 방식을 재현하는 공연과 전통 집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아메데 섬
원데이투어 누메아에서 보트로 40분 거리에 있는 무인도로 원데이 투어 프로그램이 잘되어 있다. 일광욕과 스노클링을 즐기기 좋고, 배의 바닥이 유리로 된 글라스보텀보트 등을 타볼 만하다. 섬의 한가운데에는 나폴레옹 3세 때 지은 150년 된 하얀 등대가 서 있는데, 247개의 계단을 이용해 꼭대기에 오르면 남태평양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원데이투어 매주 수 ∙ 금 ∙ 토 ∙ 일요일(주 4회) 오전 9시 모젤 항에서 출발 •비용 성인 11950XFP(약 16만원), 12세 이하 6300XFP(약 8만원). 등대 관람 비용(150XFP, 2000원)과 스노클링 장비 렌털비(1000XFP, 약 1만3000원)는 별도.
요트타기
선착장마다 빽빽하게 정박해 있는 요트는 뉴칼레도니아의 또 다른 볼거리. 하지만 보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만족이 안 된다. 그래서 우리도 요트를 한 척 빌렸다. 뉴칼레도니아의 로컬 맥주인 ‘NO.1’도 마시고, 요트 앞부분 그물에 누워 돛에 가린 하늘도 바라봤다. 갑자기 몰아친 파도에 짠물을 들이켜도 즐겁기만 한 시간,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본 노을도 잊을 수 없다.
•요트 대여비 100,000XFP(약 130만원) / 선셋크루즈 55,000 XFP(약 70만원, 2인 기준)
HOW TO GO
뉴칼레도니아 국적기인 에어칼린www.aircalin.co.kr이 주 2회(화 ∙ 일 오전 10시 15분 출발) 통투타Tontouta 국제공항으로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9시간 30분.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WEATHER
연평균 23도의 쾌적한 날씨를 자랑한다. 계절은 한국과 반대로 이제 여름이 시작된다. 9~12월이 건기로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7~8월은 15~25도로 낮에는 바다에 들어가도 무리가 없을 정도지만 아침과 저
녁에는 가죽 재킷을 입어야 할 만큼 꽤 춥다.
EXCHANGE
패시픽프랑을 쓴다. 1패시픽프랑은 약 13.5원이다. 1유로는 119.92패시픽프랑으로 고정 환율. 환전수수료가 비싸므로 돈을 많이 환전해 가기보다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낫다. 또 환전소에서 환전할 경우 10%의 수수료를 떼므로 호텔에서 환전(5%)하는 것이 유리하다.
■BEST WESTERN PREMIER
LA PROMENADE
누메아의 유명한 앙스바타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레지던스형 호텔. 세 동의 건물이 나선형의 형태로 지어졌고, 거실과 키친이 갖추어져 있어 음식을 해먹을 수도 있다. 1층에 복합 쇼핑센터가 들어서 있으며, 방마다 무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ADDRESS 109Promenade Roger Laroque-Anse Vata BP8142 98807 Noumea TEL +687-24-46-00 WEB www.lapromenade.nc
WHERE TO EAT
■LE LOOF
앙스바타 해변에서 바다로 나와 있는 수상 방갈로 레스토랑. 다녀본 레스토랑 중 가장 고급스럽고 수준급의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프랑스 요리가 전문이다.
ADDRESS 134, prom. Roger Laroque -Anse Vata, Nouméa TEL +687-25-07-00
SPECIAL EVENT
뉴칼레도니아로 가는 항공료와 호텔 숙박료 등을 최대 5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가 실시 중이다. 300만원에 가까운 여행 경비를 200~250만원으로 줄여서 여행할 수 있는 기회다. 오는 12월 6
일까지 진행되며, 공항과 호텔 간 이동시 호텔의 교통 수단을 이용할 경우에도 50% 할인된다. 이 행사는 돌아오는 날을 기준으로 진행되며 최근 발간한 뉴칼레도니아 가이드북도 무료로 나눠준다. 뉴칼레도니아관광청 TEL 02-732-4150 WEB www.new-caledonia.co.kr
출 처 : 마이프라이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