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고 춤추며 소리를 느껴라!
한국의 직장인들은 대부분 영어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중년의 직장인들은 영어 잘하는 후배를 볼 때마다 주눅들기 일쑤다. 하지만 뒤늦게 영어 공부를 하려니 머리는 안 돌아가고 마음만 갑갑해진다. EBS ‘잉글리시 카페’ 진행자이자 인기 영어강사인 문단열씨는 “영어는 즐거운 것”이라며 “신바람 나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체험으로 터득한 죽은 영어 재미있게 살려내는 비법.
필자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영어를 정복할 수 있는가’다. 결론부터 말하면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지 못한다. 왜냐? 이 질문은 처음부터 모순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는 정복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정복하려 한다고 해서 정복되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운전면허증 혹은 자격증을 따려는 심정으로 영어공부를 시작하면 대개가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다. 언어는 우리의 모든 행동과 사고 영역을 커버하는 인간 실존의 표상이기 때문에, 그 광대무변의 영역을 몇 개월 만에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작부터 이렇게 기죽이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영어학습은 대단한 것이니 너희들은 영어를 얕잡아볼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라는 것인가. 아니면 아예 가족들과 이별하고 출가해 계룡산 자락에 들어가서 입산 수도를 해야 영어가 정복된다고 말하려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정복하겠다는 의지를 버리라는 것이다.
영어는 언어이다. 언어는 생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언어는 정복하는 게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이다. 모국어와 대비해서 50% 정도의 영어 구사 능력을 가지려면 자신이 한국어에 노출되어 있는 시간의 50% 이상을 영어로 활동하고 숨쉬어야 한다. 이렇게 힘든 영어를 3개월, 아니 1년 공부한다고 해서 정복될 수 있겠는가. 내 대답은 절대 ‘NO’이다. 그럼 도대체 어쩌라는 말인가. 해답은 ‘같이 산다’는 말에 있다.
현실적으로 영어와 같이 살 수 없는 우리들에게 ‘영어와 같이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영어로 생활할 수 있는가. 여기서 잠깐 다른 얘기로 넘어가 보자.
우리는 이봉주 선수를 잘 알고 있다. 마라톤으로 세계 대회를 여러 번 휩쓴 이봉주 선수는 흔히 인내의 화신으로 불린다. 마라톤이라는 종목 자체가 표방하는 미덕이 바로 인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이봉주 선수가 과연 인내 하나로, 혹은 날렵하고 가벼운 몸과 거대한 심장만으로 40km가 넘는 구간을 완주할 수 있었을까. 또 그 어려운 선수생활을 10년 이상 지속할 수 있었을까. 아니다. 우리가 간과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는 체질적으로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고 어떻게 인내와 체격조건만으로 그 먼 거리를 뛸 수 있겠는가.
영어는 정복이 아닌 공생하는 것
영어는 마라톤이다. 이 영어 마라톤에서 체력, 체격, 인내 등은 필요조건에 불과하다. 이 영어 마라톤을 끝까지 뛰게 하는 힘은 애정이다. 소위 영어로 먹고산다는 유명강사에게 영어공부 성공비결을 물어보면 백발백중 나오는 말이 ‘좋아했다’다. 제쳐놓았던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하려면, 정말 원하는 영어 실력을 얻으려면 인내나 결심만 가지고는 안되고, 무엇보다도 영어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영어와 같이 살 수 있고 끝까지 뛸 수 있다. 그런데 ‘영어에 매력을 못 느끼는 걸 어떻게 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지금부터 영어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세 가지 방법과 두 가지의 팁을 제시한다.
1. Sound is a lot of fun(소리는 즐겁다)!
이름만 대면 아는 모 유명 야구 선수가 미국에 처음 갔을 때다. 투수인 이 선수를 지켜보던 코치의 평이 ‘컨츠로울 요r-모우션’이었다. 그래서 이 선수는 열심히 ‘모우션’을 연습했다. 그런데 코치가 와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What are you doing(지금 무엇을 하는 거요)?’ 하더란다. 그래서 ‘What are you talking about(당신이야말로 무슨 소릴 하시는 거요)?’이라고 했더니 코치가 ‘I said EMOTION not MOTION!’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코치가 한 말은 ‘Control your motion(모션을 조절하라)’이 아니라 ‘Control your emtion(감정을 조절하라)’이었던 것.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길까. 그가 알고 있던, 아니 우리 모두가 알고 있던 ‘감정’이란 뜻인 ‘emotion’의 발음이 처음부터 틀려 있었기 때문이다. 우린 이 단어의 발음을 ‘이모우션’으로 알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전적인 발음이다. 맨앞의 ‘이’ 발음이 강세를 받지 못해 엄청나게 약화된데다, 이 콩알만한 ‘이’마저 앞에서 넘어오는 발음에 쓸려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어떤 모음이든 강세를 받지 못했을 때는 턱없이 소리가 약해지는 현상에 대해 우리는 전혀 배우지 못했다. 그런 발음으로 우리는 영어를 들어본 적도, 말해본 적도 없다. 위의 일화가 재미있는가? 당연하다. 그건 소리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소리라는 매개체를 통해 영어를 들여다보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어려운 발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음을 제대로 발음해 보기 바란다.
He lives on the fifth street(그는 5번가에 산다).
‘버터 발음’과 별로 친하지 않다면 십중팔구 다음과 같이 발음할 것이다.
‘히 리브즈 온 더 피프쓰 스트리트’
일단 이 ‘민족적’ 발음을 좀 국제화하려면 다음과 같은 원칙을 환기해야 한다. 영어에서는 자음과 자음을 연이어 하는 발음을 가급적 피하고 싶어한다. 예컨대 우리말 발음으로야 ‘으’소리를 다 붙여 ‘피프쓰 스트리트’이지만 영어 스펠링을 보면 ‘fifth street’로 두꺼운 글자로 표시된 곳은 자음만 있다. 이곳을 목소리 한번 울리지 않고 처리해야 되는데, 이를 악물고 발음한다면 모르지만 일상생활의 대화에서 후루룩 발음하는 것은 아무리 원어민이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들도 발음을 생략하는 편법을 구사하는데, 원칙이 재미있다. 일단 ‘s는 깡패다’라고 생각하면 쉽다. s는 앞뒤로 오는 시시한 자음(여기서 시시하다는 것은 원어민이라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발음하기 힘든 자음들을 말한다. 예를 들면 [th] [f] 등이다)들은 가차없이 탈락시킬 수 있다. 그래서 ‘the fifth street’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발음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아래의 발음이 모두 가능하다.
(1) The fifth street : 모두 제대로 발음된 경우. (2) The fif-t-street : [th] 발음을 살짝 [t] 정도로 하고 넘어간 경우. (3) The fi-t-street : [f]마저 탈락된 경우. 말이 빠른 사람들에게 다반사로 볼 수 있다. ‘fit 스츠리잇’으로 발음한다.
결국 그들도 어려운 발음은 이렇게 편법으로 비켜간다. 중학교 시절 이 사이로 나온 혀를 보여주시면서 [th]발음은 꼭 혀를 내밀고 하는 것이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실 때 ‘참 신기하기도 하지. 미국인들은 이 어려운 발음을 항상 하고 산다니’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들도 이렇게 어려운 발음이 중복되어 나올 땐 어쩔 도리가 없다.
사실 소리는 즐거운 것이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때 소리를 낸다. 첫째, 외로우면 소리를 낸다. 이성을 유혹하는 소리들이 그것이다. 둘째, 기쁘거나 슬프면 소리를 낸다. 소리를 냄으로써 내면의 감정상태를 밖으로 표출하고 그러면서 기쁨을 배로 만들고 슬픔을 반감시킨다. 셋째, 아파도 소리를 낸다. 소리를 통해 통증을 경감시키려고 한다. 이처럼 소리를 만들어내는 현상은 즐거운 행위 또는 고통을 경감시키는 행위다. 소리는 좋은 것이다. 영어를 배울 때도 그렇다. 소리를 통해 공부하면 영어를 즐길 수 있다. 글자라는 상징체계는 일단 잊어버리자.
들리는 대로 말하라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소리로 하는 공부와 친해지는가? 여기엔 지켜야할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들리는 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강연회에 가서 ‘I should have done it(그렇게 했어야 했어)’이라고 써놓고 ‘아 슈러더닛’이라고 말한 후 따라하라고 말하면 하나같이 ‘아이슈드 해브 던 잇’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뱅쿄 시나케레바 나라나이’라고 말한 후 따라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모두 거짓말처럼 정확히 따라했다. 뒤의 말은 일어로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일어를 알아서 따라한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몰라서 제대로 따라할 수 있었다. 우리는 자라면서 배워온 잘못된 발음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올바른 발음을 들어도 따라하지 않고 심지어 거부하기도 한다. ‘죽은 영어를 살리는 새로운 여정’의 첫걸음은 소리를 즐기는 것이고 소리와 친해지는 첫 단계는 소리를 들리는 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앞 문장에서 ‘have’는 [어v]로 약화되고 다시 자음 [d]를 만나 [어v]의 [v]가 탈락한다. ‘should have’의 회화적 발음은 [슈러v] 혹은 [슈러]이다.
▲하루종일 중얼거림을 멈추지 말라.
어떻게 하면 잘못 굳어져버린 발음을 고칠 수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해당 단어를 얼마나 잘못 발음해왔는지 계산한 다음 그 횟수 이상 새로 익힌 제대로 된 발음을 말하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생 ‘equipment(장비)’를 ‘이큄먼트’로 500번쯤 발음했다면 제대로 된 발음 ‘이쿠이잎먼트’로 1000번쯤 발음하면 간단히 교정된다. 이 단순 무식한 방식이 발음 교정에는 너무나 효과적이다.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들어라.
“얼마나 영어를 열심히 하면 영어로 꿈을 꿀 수 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요령은 간단하다. 한국어를 듣는 시간보다 영어를 듣는 시간이 한 시간이라도 많으면 영어로 꿈을 꾸게 된다. 의심이 간다면 오늘 당장 실천에 옮겨보길 바란다. 한국에서 어떻게 가능하냐고? 그것은 간단하다. 영어 테이프를 귀에 꽂고 다니며 친구들과의 잡담하는 대신 영어단어를 중얼거려보라. 이론이 아니다. 필자가 그렇게 공부했다.
2. Let your body move with the struc ture of English(문법구조는 몸으로 익혀라).
필자가 진행하는 프로인 EBS ‘잉글리시 카페’에서는 새로 나온 문장의 문형을 익힐 때 꼭 다음의 두 가지 원칙을 지킨다.
우선 문장의 구조를 간단히 설명한다. 이때 글자에 주목하게 하지 않고 단어 하나하나의 느낌을 손짓, 발짓으로 보여준다. 그 다음에는 문장을 반복한다. 꼭 리듬에 맞춰 강약고저 장단을 바꿔가며 반복한다.
많은 사람들이 필자의 강의를 본 후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다’는 말을 한다. 그들이 하는 행동 역시 그 문장을 익힐 때 썼던 바로 그 몸짓이다. 기억에 남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의 원초적인 즐거움 두 가지를 동시에 구현했기 때문이다. 영어를 소리내어 말하며 리듬에 맞추어 손짓, 발짓으로 표현했다. 쉽게 말해서 노래하며 춤춘 것이다. 노래하며 춤춘 것을 어떻게 잊겠는가.
예를 들어 ‘Don’t take it out on me(애꿎은 나한테 화내지 마)!’를 춤, 노래와 함께 즐겨보자. 리듬과 멜로디는 가수 송대관의 ‘쨍 하고 해 뜰 날’에 맞춰본다. 그리고 ‘take it out’ 즉 주머니에서 무엇인가 꺼내는 시늉을 해본다. 그 꺼내는 물건이 바로 당신의 감정 상태, 즉 분노다. ‘on me’ 하며 자신의 머리 위에 그걸 얹는 흉내를 내본다. 그러면 당신의 분노를 꺼내어 나에게 얹지 말라는 말이 된다. 즉 ‘한강에서 뺨 맞고 나에게 화풀이하지 말라’는 뜻이다. 자, ‘쨍 하고 해 뜰 날’의 멜로디에 맞춰 소리를 내면서 동작을 반복해보자. 그러면 아마 이 표현은 당신이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3. There’s got to be You all the time (언제나 대상을 상상하라).
앞에서 같은 방법으로 ‘Don’t take it out on me’를 열심히 익혔다고 하자. 그런데 마침 외국인인 사장님이 갑자기 내 자리에 오시더니 버럭 화를 내신다.
‘What makes you park the car that way all the time(도대체 왜 주차를 항상 저 따위로 하나, 자네)?’
머릿속에는 ‘사장님 차가 첨부터 삐딱하게 대어 있어서 그런 건데요. 저한테 화내실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Don’t take it out on me’가 입 끝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말이 튀어나오지 않는다. 말을 몰라서가 아니다. 다른 이유가 있다. ‘이 말을 사장님한테 써도 되나’ 하는 의문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표현만 열심히 외웠지, 어떤 사람에게 쓸 것인지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법도, 발음도 문제없는 내가 왜 외국인 앞에만 서면 말이 나오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풀어주는 마지막 열쇠를 발견하게 된다.
언어는 관계 속에 존재한다.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사람에겐 언어가 필요 없다. 관계란 대상을 상정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대상 없는 언어는 더 이상 언어가 아니다. 즉 대상을 상상하지 않고 연습한 표현은 절대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대상 상상 훈련이 되어 있는 경우 새로운 표현을 접하더라도 곧 그것을 응용할 수 있다. 언제나 대상을 상상하며 훈련하라.
지금까지 언급한 영어학습법을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언제나 말할 대상을 상상하면서(Situation) 손짓 발짓 동원해 몸을 움직이며 문법구조를 읽히며(Structure) 하루종일 중얼중얼 하고 다니라(Sound).
이것이 필자가 항상 주장하는 ‘3S 학습법’이다. 이렇게 해도 외국인 앞에서 뻔히 알고 있는 영어 표현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필자가 사기꾼이거나 학생이 제대로 학습하지 않은 것이다.
선정적인 예문이 기억에 오래 남아
엄숙하고 심각한 영화를 볼 때와 포복절도하는 코미디 영화를 볼 때 어느 쪽이 더 즐거운가. 영어공부도 비슷하다. 영어문장의 뜻이 웃음을 터뜨릴 정도로 재미있을 때, 문장 내용이 지금 내 상황에 딱 맞아떨어질 때 훨씬 재미있고 잘 외워진다. 영어공부를 재미있게 하는 지름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부터 좀더 영어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두 가지 팁을 소개한다.
1. negative하고 sexual한 표현을 활용해라.
초등학교 학생 500명에게 ‘영어로 가장 말하고 싶은 표현은 무엇인가?’를 물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1위 : 난 걔를 좋아해. 2위 : 똥 마려. 3위 : 숙제하기 싫어.
이 설문결과에 재미있는 자습을 위한 해답이 있다. 흔히 아이들은 천사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들도 우리와 같이 흥분하고 어른들처럼 선정적인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맑고 밝고 좋은 것만을 주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생각이 우리의 교육을 재미없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현실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부정적인(negative) 것과 성적인(sexual) 것을 우리의 영어공부 소재로 끌고 와야 한다. 그것들은 재미도 있지만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부정적이고 성적인 표현들이 우리의 현실을 대변한다.
‘I like to do my homework(나는 숙제하는 것을 좋아해요)’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차라리 ‘I hate to study English(영어공부 정말 싫어)’가 현실을 대변한다. 이런 표현이 영어공부가 정말 싫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재미를 붙여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negative’한 문장이 훨씬 와 닿기 때문이다.
지각동사 목적보어를 설명하는 우리 교과서 예문 중에 ‘I saw him running on the street(나는 그가 거리에서 달리는 것을 보았다)’이라는 게 있다. 하지만 도대체 그게 어쨌단 말인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을 예문은 ‘I saw him kissing my girl friend(나는 그놈이 내 애인에게 뽀뽀하는 것을 보았다)’쯤 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negative 활용이고 이것이 sexual을 이용하는 것이다. 어떤가. 모범적인 예문 표현보다 훨씬 재미있지 않은가.
2. Personalize, Personalize, Personalize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경우로 연습하라)!
필자는 대학 시절 20여 명의 서클 후배들과 함께 영어 스터디를 한 적이 있다. 그때 목표는 두 달 동안 문장 3000개를 외우는 것이었다. 그 결과 10명이 3000개의 문장을 줄줄 외울 수 있게 됐는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10명 중 단 2명만이 실질적으로 회화능력이 향상됐고 나머지 8명은 막상 말하기에 들어가자 전혀 실력이 늘지 않았던 것이다. 그 차이는 무엇인가. 성과가 있었던 두 명의 노트를 꼼꼼히 살피던 나는 그들이 문장들을 그냥 외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에 맞게 수정해서 외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실 그 당시 나 자신도 좋은 표현을 봤을 때 언제나 나의 상황에 맞추는 ‘personalize’ 작업을 무의식중에 하고 있던 터였다.
예를 들어 다른 학생들은 모두 ‘My dad advised me against being a teacher(우리 아빠는 내가 선생 되는 것을 반대하셨어)’라는 문장을 그대로 외웠다. 이런 경우 실제 상황에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유는 당연하다. 그 학생의 아버지는 그가 선생 되는 것을 반대한 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 실력이 향상된 학생의 경우 ‘My mom advised me against being a singer(우리 엄마는 내가 가수 되는 것을 반대하셨다)’로 바꿔 외웠다. 즉 자신의 경험에 비춰 영어공부를 한 것이다. 개인화된 문장을 외우는 것과 그냥 주어지는 문장을 외우는 것의 효율 차이는 내 자식을 돌보는 것과 남의 아이를 돌보는 것만큼의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영어를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꼭 버려야 할 영어에 대한 고정관념, 꼭 알아야 할 말이 나오는 원리, 그리고 효율을 위한 두 가지 팁에 대해 이야기했다. 짧은 글이지만 영어로 고생하는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文 壇 悅
● 1964년 서울 출생
● 연세대 신학과 졸업
● (주)펀글리시 대표이사
● EBS ‘잉글리시 카페’, SBS ‘헬로우 퀴즈짱’ 진행
● 저서 : ‘말 못하는 영어는 가짜 영어다’ ‘Try Again! 중학교 교과서로 다시 시작하는 영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