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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의 모든 것] 버스비보다 싼 비행기값???

봄이나라 2008. 3. 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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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항공권 가격-노선 비교 사이트'스카이 스캐너'에서 검색한 저가항공 가격 중 가장 싼 요금을 뽑은 것이다. 6월 4일에 7월 15일 항공권을 예약했을 때 기준으로 날짜에 따라 가격은 변할 수 있다. 세금 포함 가격이며 단위는 '원'. / 그래픽 유재일 기자
    • ::: '음료수 한 잔'도 돈내고 먹는다

      저가항공 탑승권에는 '좌석 번호'가 없다. 심지어 탑승권이 없고, 카드 영수증 크기의 얇은 종이 한 장을 주는 곳도 있다. 버스처럼 먼저 타는 사람이 좌석 '임자'기 때문에 저가 항공 게이트 앞에서는 양복을 차려 입은 '신사'가 탑승이 시작되는 순간 달려가는 재미있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좌석 전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일부 항공사가 제공하는 '빠른 체크인' '좌석 지정' 등의 서비스를 이용해봄 직 하다. 이지젯과 에어아시아는 비행기 탑승 우선권이 있는 '빠른 체크인' 서비스를 각각 7.5유로(9500원), 6.5달러(6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저가항공은 기내식이나 음료를 제공하지 않는다. 꼭 원하면 사먹을 수밖에 없다. 음료수 하나에 약 5000원 선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다.


      ::: 무거운 짐이나 취소·변경='추가 비용'

      기본만 내고 탔으니 기본만 기대하자. 이지젯의 경우 한 사람당 '20㎏ 이하 가방 한 개'까지만 짐을 무료로 부칠 수 있다. 가방이 여러 개면 하나당 7.5유로(9500원)를 추가로 내야 하는데 이것도 인터넷으로 미리 지불할 경우고 현장에서 지불하려면 15유로(1만9000원)로 가격이 뛴다.

      스키, 골프채 세트, 자전거 등을 부치려면 개당 22.5유로(2만8000원·이지젯 기준)를 더 내야 하므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예약 취소나 변경도 마찬가지다.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수수료가 항공료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 대부분 환불을 포기한다.


      ::: 하나만 틀려도 돈이 샌다, 꼼꼼하게!

      예약할 때 입력한 모든 정보를 변경하려면 꽤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한다.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가 '이름(first name)'과 '성(last name)'을 바꿔 쓰는 경우다. 여권의 이름과 동일하지 않을 경우 라이언에어, 이지젯 등은 티켓 가격과 맞먹는 약 30유로(약 3만7000원)의 벌금을 매긴다.


      ::: 미리미리 준비할수록 싸게 난다

      출발일에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급등한다. 로마에서 파리로 가는 이지젯을 3월 18일에 예약했다면 17.99유로(2만3000원)였지만, 3월 19일 기준으로는 27.99유로(3만5000원)로 10유로(1만2000원)가 뛰었다. 되도록 빨리 여행 계획을 잡아야 저가항공의 '싼 맛'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 노선 정보 종합한 사이트 참고

      '스카이스캐너(www.skyscanner.net)'는 출발·도착 도시를 적어놓고 날짜를 지정하면 운항 항공사별 가격 정보까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가격 비교하기 제격이다.

      '위치버짓(
      www.whichbudget.com)'은 가장 많은 도시와 항공편을 담고 있지만, 가격을 위해서는 각 항공사 사이트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단점. 저가항공 고수들은 '스카이스캐너'로 최저가를 검색한 후 '위치버짓'으로 들어가 빠진 항공사를 다시 한번 살피는 철저함을 발휘한다. 유럽만 여행할 계획이라면 '플라이LC(www.flylc.com)'도 유용하다.


      ::: '게릴라성' 요금제에 대처하는 결단력 필요

      저가항공 예약은 마치 주식투자 같다. 싸다고 생각해서 예약했더니 다음날 가격이 더 내려가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머뭇머뭇 하다간 출발 날짜가 임박해져 꽤 비싼 가격을 지불할 가능성이 크다.

      전체 여행 예산에 맞춰 '이 정도면 싸다'고 생각하는 항공권 가격을 정해두자. 보다 싸게 예약한 후에는 같은 노선 가격을 검색하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저가항공 사이트의 '뉴스레터' 서비스에 가입해두면 할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 수수료도 적지 않아요

      인터넷 결제시 신용카드 수수료가 만만치 않게 나가는 것도 유의할 것. 일반 신용카드는 약 7.5유로(9400원), 직불카드(debit card)는 약 1.5유로(1900원) 정도의 수수료가 나간다. 유럽서 발행하는 비자 직불카드인 'VISA electron'은 수수료가 없는데, 간혹 한국서 발행한 비자 카드로도 결제되는 경우가 있다.


      ::: 도움말주신 분(가나다순)

      - 김봉환(동남아배낭여행 카페 http://cafe.naver.com/bngtour 운영자)
      - 김세정(프리랜서 교사)
      - 신수경(
      http://blog.naver.com/gameover375)
      - 신수정(
      http://blog.naver.com/joeybang)
      - 이나래(대학생)
      - 최윤아(교사)

    • ▲ 상단의 유럽 확대 이미지

    • ::: 저가항공 왜 이렇게 저렴할까

      저가항공 노선은 매년 약 17%씩 늘어나고 있다. 유럽에서 50개, 아시아 34개, 미국도 13개의 저가항공사가 운항 중이고, 최근에는 대한항공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걸 보니 궁금해진다. 그들은 어떻게 비용을 줄이나.

      ● 인건비를 줄여라=저가항공사가 비용절감을 위해 가장 크게 손을 댄 영역은 인건비 운항경비(기내식, 베개나 칫솔 등 서비스 물품 등) 여행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다. '저가 항공사의 성공스토리(함대영 저·가가원)'에 따르면 저가 항공사는 '여행사를 통한 예약·기내식·지정좌석제'을 없앤 '3무(無)' 정책으로 이 부분 지출이 '제로(0)'다. 일반항공사의 경우, 이 세 부분에만 티켓 값의 21%를 지출한다. 부단한 원가 절감의 노력으로 일반항공의 운항 원가를 100으로 봤을 때, 저가 항공사는 70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의 가격경쟁력이 생긴 것이다.

      ● 쉬지 않고 날아다닌다= 유럽 내 일반 항공사의 하루 운항 횟수는 3~4회. 그러나 유럽 저가항공사는 1~2시간 정도의 노선을 하루 6~9회씩 운행, 하루 12~13시간 정도의 비행 시간을 유지한다. 운항 횟수를 늘리기 위해 공항 대기시간은 30분 내외로 획기적으로 줄였다. 지상에 있는 동안은 승무원까지 기내 청소를 한다. 비행기에서 샌드위치는 팔아도 과자는 잘 안 파는 이유가 '부스러기'를 청소하는데 드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지정 좌석 없음' 정책으로 자리 찾는 시간도 없앴다.

      ● 비행기 기종은 통일한다=대부분의 저가항공사는 항공기 모델도 하나만 이용한다. 아일랜드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는 보잉 737기만 200여대 갖고 있다. 같은 기종이니 한 엔지니어가 여러 대를 한꺼번에 관리하고, 예비 항공기 부품도 최소한만 구입한다.

      ● 마일리지는 없다=기내식은 물론 물 한잔을 마셔도 돈을 내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마일리지 제도도 없다. 마일리지 관리비용이 '짐'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저가항공사들에게 '우수고객'은 마일리지 적립자가 아니라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자유여행자들이다.

      이런 여러 요소들로 '파격적 저가'의 티켓값을 제안하는 저가항공사의 좌석 점유율은 평균 80%가 넘는다. 일반 항공사는 60%대 수준이다.

    • ▲ 상단의 동남아 확대 이미지

     

    • '이제 누구나 날 수 있습니다(Now Everyone Can Fly)'라는 말레이시아 저가항공 '에어아시아'의 표어마냥 나날이 늘어나는 저렴한 노선들 덕분에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넓어지고 빨라지고 있다.

      여행 패턴도 달라졌다. '런던(영국)-브뤼셀(벨기에)-암스테르담(네덜란드)-뮌헨(독일)…'으로 이어지던 '정통 유럽여행 30일' 코스는 흐트러졌다. 기찻길에만 의지해 도시들 사이를 동선에 따라 '공식'처럼 옮겨 다닐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거리가 멀어 배낭여행에서 쉽게 엄두를 내지 못했던 터키 이스탄불이나 그리스 산토리니 등 비(非)서유럽 도시들도 저가항공 덕분에 서유럽의 여느 지역만큼 가까워졌다.

      12시간 넘게 걸리는 야간 열차를 타고, 등으로 전달되는 철길의 흔들림 탓에 잠을 설쳐가며 국경을 넘던 '배낭족'들은 이제 느긋하게 비행기를 타고 체코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을 통통 튀듯 날아다닌다.

      2004~2006년 세 차례 한 달 넘는 배낭여행을 다녀온 후 올해 7월 배낭여행을 떠날 여동생의 일정을 직접 짜주고 있는 김세정(26)씨도 저가 항공을 적극 권한다.

      런던에서 7월 23일 프라하로 가는 길은 영국 저가항공 '톰슨플라이'에 맡겼다. 특별 할인행사 덕분에 항공료는 0.01파운드(1850원). 세금 22.50파운드가 붙어 22.51파운드(약 4만2000원)만 결제했다.

      8월 10일 로마에서 파리로 가는 영국 저가항공 '이지젯'은 27.99유로에 세금 13유로가 더해져 총 40.99유로(약 5만1000원)다. 이탈리아 국적기 알이탈리아로 같은 구간을 이동하려면 1064달러(약 99만원)가 든다. 김씨는 "저가 항공을 이용하면 동선에 구애 받지 않고 꼭 보고 싶은 도시만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틈새 시장' 정도로만 여겨졌던 저가항공은 이제 항공 업계의 부진을 타개할 확실한 '화두'가 되고 있다. 영국의 비행정보 분석업체인 '오피셜 에어라인 가이드(Official Airline Guide)'에 따르면 2002년 9월부터 지난해 9월 사이 저가항공 운항 편수는 16만9000편(한 달 기준)에서 32만3000편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좌석 수 기준으로는 무려 4600만 석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전세계 항공기 좌석의 18%를 차지한다. 비교적 후발 주자인 아시아 지역 저가항공의 한 달간 운항 편수는 지난해 10월 약 5만 편에 달해 전년 같은 시기보다 70%(약 2만1000편)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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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저가항공을 빼먹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