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얘기

우리가 삼성에 딴지를 걸어야 하는 이유...

봄이나라 2009. 6. 12. 15:52

이건희옹께서 그 귀한 아드님한테 경영권을 승계해 주려고 비자금을 조성하고 애버랜드 전환사채를 편법으로 증여하다가 기소되었었죠.
그리고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법원의 무죄 판결로 면죄부를 얻으셨습니다.

이 정부의 낯두꺼운 짓거리는 이미 이골이 날 정도지만 사실 더 서글픈 건 주위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주변에 보면 그런 분들이 계시죠.

왜 잘나가는 대기업의 발목을 잡느냐,
대기업이 잘돼야 나라 경제가 사는 것 아니냐, 
회장을 고소하면 기업이 어떻게 정상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겠냐,
회장이 자기 회사를 자식한테 물려주는 게 뭐가 문제냐...

그런 분들의 논리가 결국 경제만 살릴 수 있다면 사기꾼 대통령을 뽑아도 된다는 상황까지 만든 것이긴 합니다만 그분들이 간과하는 게 있습니다.
대기업의 '발목을 잡는 일'이 과연 경기를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돈이 안되는 일이냐는 겁니다.

이건희옹이 조성한 비자금이 겉으로 드러난 것만 해도 조 단위입니다.
'조'라는 단위가 잘 와닿지 않으시겠지만 만약 그 돈을 불법으로 조성하지 않았다면 일반인들이 삼성 TV나 냉장고를 살 때 수십만 원씩 더 싸게 살 수 있는 금액입니다.
한마디로 기업의 투명성이 곧 소비자에겐 '돈'이 된다는 겁니다.
(물론 이것도 소비자에게 적당한 이윤을 받고 물건을 판매하는 양심적인 기업일 때의 이야깁니다만....-.-)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의 소득대비 물가는 전세계 최고수준입니다.
우리보다 일 인당 국민소득이 두 배 수준인 미국이나 일본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승용차와 전자제품의 가격이 한국내 가격보다 수십 %씩 저렴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고요.

왜 자국 국민들을 등쳐먹는 대기업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는 게 '돈'이 안되는 일입니까?
왜 선진국들에선 정치가나 기업가의 가장 큰 덕목을 '정직과 신용, 투명성'이라고 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선진국 국민들이라고 돈을 싫어해서 정치가나 기업가의 정직함을 미덕으로 삼는 게 아닙니다.
사회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정직하고 투명해야 그것이 국민들에게 더 많은 이득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오랜 역사를 통해 배웠기 때문이죠.

사회가 투명하면 그것이 바로 돈이 됩니다.
기업들이 불법으로 가격을 담합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더 싼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정부가 건설회사 먹여살리겠다고 쓸데없이 4대강 살리기(라고 쓰고 대운하라고 읽습니다) 같은 뻘짓을 하지 않으면 국민이 부담해야할 수십조 원의 세금이 절감됩니다.

돈 얘기를 좀 더 해볼까요?

4대강 살리기 예산이 22조 원입니다.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 명으로 잡았을 때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가정당 176만원 정도씩을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22조 원입니다.

거기다 서울 중랑천을 개발하는 데에 2020년까지 따로 18조 원을 쏟아붓는답니다.
서울시 인구가 대략 천만 명 정도니까 일인 당 180만원씩 세금으로 내는 겁니다.
4인 가정 기준으론 72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거죠.

물론 국토개발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수질이 악화되거나 홍수 피해가 나는 하천은  세금을 모아서라도 반드시 정비를 해야 하겠죠.

그런데 혹시 중랑천 가보셨습니까?
지금도 충분히 잘 정비된 하천입니다.
중랑천 양옆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그리고 잘 조성된 경관.....
여기다 18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또 쏟아부을 이유를 전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중랑천 수질이요?
중랑천변 곳곳에서 낚시꾼들이 물고기를 잡고 있고 여러 종류의 오리와 백할미새, 왜가리가  중랑천의 물고기를 잡아 먹으면서 생태계를 이뤄나가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위로 소돗물이 흐르며 쥐새끼만 득실거리는 청계천과 대비되게 말입니다.
지리산 청정계곡의 수질을 목표로 삼는 것만 아니라면 중랑천은 지금 상태에서 조금씩만 보완해 나가면 될 겁니다.
18조 원씩이나 쏟아부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죠.

18조 원을 들여서 중랑천이 개발되면 주변 땅값은 오르게 될테고 그 개발의 이득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은 점점 더 외곽으로 쫓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똑같이 수백만 원씩 세금을 내고 그 열매는 소수의 사람들만 따먹게 된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정부에 딴지를 걸고 기업체에 딴지를 걸어야 한다는 겁니다.
내 돈을 빼앗아 자기들의 배를 불리는 사람들을 눈앞에서 보면서 '그래, 당신들이 살아야 나라가 잘되지'라고 할 사람이 있을까요?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집단입니다.
우리나라 기업 풍토에선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온갖 편법과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있죠.

그래서 딴지를 걸어야 하는 겁니다.
기업의 불법 행위를 강력히 규제하고 법대로 처리해야 기업이 부당한 이득을 올리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기업체의 부당한 이득이란 것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몫을 기업체가 훔쳐간 것입니다.
자신의 돈을 빼앗기면서도 '그래, 대기업이 잘돼야 나라 경제가 살지'라고 말할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데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선 최저임금 시급 4천원도 비싸다고, 그 임금을 깎아야 기업들이 산다고 말합니다.

시급 4천원이면 9시부터 6시까지 종일 일해야 3만 6천원 버는 겁니다.
일요일만 쉬고 토요일날도 평일처럼 똑같이 근무해야 한 달에 고작 90만원 벌 수 있는 돈이죠.
부부가 맞벌이를 해도 그 돈으론 아이 낳아 기르면서 교육 못시킵니다.
평생 가난이 대물림되는 거죠.

그런데 기업가들은 그 최저 임금마저 깎자고 합니다.
그래야 기업이 산다고 말합니다.

기업이 하는 일 딴지거는 사람들을 향해 딴지거는 분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최저임금 시급 4천원도 비싸다고, 그 임금을 깎아야 기업들이 산다고 법규정을 바꿔달라는 기업가를 반대하면 빨갱이인가요?

강남에 아파트 몇 채씩 가지고 있고 여기저기 땅투기해 놓으신 분들이 기업가의 발목을 잡지말라는 말을 하면 이해라도 하겠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월급쟁이, 자영업자,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참 서글픈 일입니다.

그렇게 돈, 돈 하면서 정작 돈이 되는 일엔 반대하는 어리석은 분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네요.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기업의 경영에 딴지걸자는 게 아닙니다.
다만 기업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선 엄정한 처벌이 있어야 결국 여러분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돈'이 돌아온다는 겁니다.


출 처 : DP 푸른하늘 님.


제발 국민이 깨어있어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희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투표에서는 제발 기권하시지 마시고 투표좀 제대로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