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롱스테이

은퇴이민 열풍

봄이나라 2008. 3. 5. 20:07

“은퇴 후 외국에서 월 200만원으 로 꿈 같은 생활을…” 관심 폭발
설명회ㆍ현지답사에 구름 인파… 여행업계에서는 ‘은퇴상품’ 쏟아내
물가 싸고 자연환경 뛰어나며 왕래가 손쉬운 동남아가 주요 관심 대상

50대 중반의 정주철씨는 4개월 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이주했다. 중학교 1학년인 자녀를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어학연수도 할 겸 이주를 결심한 것이다.

그는 비록 이주한 지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편안하고 느린 성격이어서 한국에서 바쁜 생활 속에 찌든 마음을 트이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단지 내의 헬스장, 수영장을 무료로 이용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치며 여가도 즐기고 있다. 그는 “언어 문제가 있어 약간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한국에서보다는 한 단계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해외에서 노후를 보내겠다고 꿈꾸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국민소득이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면서 해외에서 생활하는 게 가능해진 것이 근본 요인이다. 게다가 국민연금이 시행된 이후 공무원을 중심으로 연금 생활자들이 늘어난 것도 주요 요인이다.


지난 9월 23~2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해외유학 어학연수박람회·해외이주 이민박람회는 북새통을 이루었다. 5만여명이 몰려들어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학생과 학부모가 유학, 어학연수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몰려든 것이다. 그런데 행사장에는 학생과 학부모만이 아니라 50~60대의 중·노년층도 있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은퇴이민 설명회 때문이었다. 이에 앞서 9월 20일에는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2006년 고령친화산업 및 효 박람회(Korea Senior Life Expo 2006)’가 열려 다양한 실버산업과 함께 은퇴이민 상품도 소개됐다.

은퇴이민을 원하는 사람이 늘자 여행업계에서도 은퇴이민 설명회를 열고 있다. 롯데관광은 매주 금요일 말레이시아 이주 설명회를 개최한다. 고객의 신청을 받아 개최하는 설명회에서 말레이시아의 현지 물가, 부동산 소유 및 관련 절차, 이주비자 등에 관해 정보를 제공해준다. 매주 진행되는 이 행사에 매번 10~20명의 고객이 참여하는 등 은퇴이민에 대한 관심이 높다. 롯데관광 관계자는 “매일 5~10통의 은퇴이민 관련 문의 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다. 11월 10일에는 대전에서 60~1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최근 신문, 잡지도 은퇴이민 기사를 늘리고 있다. TV도 은퇴이민 프로그램 방영을 늘리는 추세다. 은퇴이민 관련 책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생애재무설계’(21세기북스) ‘성공을 꿈꾸는 한국인이 사는 법’(청림출판)에서는 은퇴이민을 노후 생활전략의 한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딱 3년만 해외에서 살아보기’(들마루)에서는 은퇴, 레저형 해외생활로 은퇴이민을 소개하고 있다. 은퇴이민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여 은퇴이민의 가이드 형태로 ‘은퇴이민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성인당)도 출간됐다.


은퇴이민은 일본에서는 ‘연금이민’이라 불린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연금만으로도 생활할 수 있는 곳으로 이주하는 것이다. 일본 총무성의 2004년 조사에 따르면 연금 수입에 의존하는 부부의 월 평균 지출액은 25만7000엔(205만원)이며, 경제적으로 여유 있게 노후 생활을 하려면 월 37만9000엔(303만원)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40년간 국민연금을 넣어온 일본인 부부가 받는 연금은 월 평균 13만2000엔(105만원)에 불과하다.

연금에 대비해 높은 세금과 물가를 감당할 수 없어 물가가 낮으면서도 생활 여건이 비교적 괜찮은 곳으로 은퇴이민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한국인도 높은 물가와 세금을 피해 해외로 은퇴이민을 간다고 볼 수 있지만 선진국과는 달리 국민연금제도가 아직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공무원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애초에 목돈을 가지고 이주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은퇴이민자 사이에 주목받는 지역이 동남아다. 동남아는 PC방, 식당 등 이민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많다. 또 싼 물가 때문에 굳이 일을 하지 않더라도 연금으로 어느 정도 생활을 할 수 있다. 저렴한 인건비로 가사도우미를 두고 하숙집을 운영할 수도 있다. 또한 기후가 춥지 않으며 골프나 스킨스쿠버 등 여가를 즐길 만한 여건이 좋아 ‘귀족생활’을 꿈꾸는 사람들로부터 각광 받고 있다. 특히 동남아는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가족관계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는 우리나라 특성상 왕래가 쉬운 동남아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은퇴이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여행업계에서는 관련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개의 경우 답사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현지 실정을 파악하고 이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5월부터 동아닷컴, 조인스닷컴과 공동으로 해외체험답사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현지를 6~7일의 일정으로 답사한다.

비용은 150만~200만원 가량이다. 답사를 통해 은퇴이민 희망자들은 주택시설 및 병원시설을 방문하여 이민 후의 생활 여건을 살필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은퇴이민 관련 문의가 늘자 그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여 프로젝트를 고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주일 정도의 답사 기간은 짧아 체험을 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장기 체류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롯데관광은 올 7월 말레이시아 은퇴이민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말레이시아 이민답사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120만원 정도로 5일간 답사 및 현지 설명회를 가진다.

베트남 전문 여행사 코비투어는 한류열풍으로 인해 베트남인이 한국인을 좋아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베트남 은퇴이민 답사 상품을 내놓았다. 약 150만원으로 아파트 건설현장과 주변 위락시설을 둘러본다. 모두투어도 은퇴이민 관련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박영철 주간조선 차장대우 ycpark@chosun.com

*이 기사 작성에는 이성혁(연세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인턴기자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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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이민 Ⅱ] 필리핀에서 살아보니
[주간조선 2006-11-14 11:32]
“물가도 인건비도 이보다 더 싼 곳 없어”

◆ 바기오  박종원·허건수씨 부부

친구 사귀어 공동 생활하니 절약되고 외롭지 않아

낯선 이국 땅에 혼자 와서 정착하기는 힘들지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동료가 있으면 모든 일이 쉽게 풀립니다. 같이 여가를 보내고 의지하며 사니까 비용도 절약되고 외롭지가 않아요.”

박종원(63)씨는 필리핀 바기오에 정착한 정원영(62)·김순옥(61)씨 부부에 대한 얘기를 듣고 올해 초 부인 허건수(61)씨와 함께 무작정 정씨 부부를 찾아갔다. 정씨로부터 필리핀 정보를 얻고 함께 어울려보니 나이도 한 살 차이고 취미나 성격이 잘 맞았다.

“빈 방이 많은데 당분간 함께 사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자 정씨는 흔쾌히 동의했다. 월세 40만원, 운전기사 월급 14만원, 가정부 월급 6만원 등 모든 생활비는 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정씨로서도 생활비가 절반으로 줄고 여가를 함께 보낼 친구가 생겨 좋았다.

정씨는 필리핀에 대해 필리핀 사람보다 많은 정보를 꿰고 있었다. 바기오의 기후며 물가, 동포의 생활, 심지어 인근 산의 고도까지 줄줄 모르는 게 없었다. 박씨는 몇 년간 살아도 얻기 힘든 산지식을 정씨로부터 얻을 수 있었다.

몇 개월간 세를 살다가 집을 사기로 하고 보러 다닐 때는 삼성중공업 건설사업본부 이사로 사퇴한 박씨가 정씨에게 도움이 됐다. 두 사람은 같은 아파트의 아래 위층에 집을 샀다. 오래된 건물이었지만 내외장재와 건물 구조를 본 박씨는 “1990년에 대지진을 잘 견뎌냈으므로 오히려 검증된 집”이라며 바로 계약을 했다. 마닐라의 부자가 별장으로 쓰던 35평 집이 고급 가구와 식기까지 포함해서 7000만원이었다. 몇 달 뒤에 집 값은 1억원을 넘어섰다. 집을 각자 산 뒤에도 어차피 함께 다닐 일이 많았기 때문에 자동차와 운전기사는 공동으로 유지했다.

바기오에 완전히 정착한 박씨 부부는 대만족이다. 2001년에 직장을 나와 퇴직금과 건설회사 자문 수입으로 생활하며 몇 년간 동남아 일대로 여행 겸 답사를 다녔지만 바기오만한 곳이 없었다. 박씨는 “다른 나라는 영어가 통하지 않고 너무 더웠다”며 “말레이시아의 콘도미니엄을 계약하기 직전에 바기오에 와보고 기후와 물가 등 여러 조건이 좋아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바기오는 열대지방이지만 고산지대라 무덥지 않다. 때문에 대통령 별장을 비롯하여 필리핀 부자의 별장이 많고 환경이 쾌적하다. 무엇보다 680만원에 골프장 회원권을 사 저렴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박씨 부부는 거의 매일 골프를 즐기고 1주일에 3일은 1회 1만원으로 마사지를 받는다.

가끔은 바기오에서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산페르난도 해수욕장에 가서 물놀이를 하고 해질녘이면 들어오는 참치잡이 배에서 신선한 참치를 사 회를 즐긴다. 1시간당 4000원에 말을 타고 산책을 하는 여유도 있다. 승마는 처음이었지만 소년 마부가 고삐를 잡고 끌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았다.

식품은 고춧가루를 빼고는 한국에서 가져갈 게 없을 정도로 다양했다. 박씨는 “채소와 과일도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것이라 한국과 다를 바 없다”며 “곳곳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많아 한국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은퇴이민 Ⅱ] 말레이시아에서 살아보니
[주간조선 2006-11-14 11:32]

“날씨가 너무 좋아 관절염이 싹 나았어요”
해산물 풍부하고 값싸, 현지 주민들 착하지만 텃세 있어…
외로움 덜기 위해 노인정 만들기로

암팡  황의준ㆍ오희순씨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접해있는 셀랑고르주 암팡지역에는 ‘코리아타운’이 있다. 한국인은 이곳의 노스포인트, 노스사우스, 이스트사이드 콘도미니엄 등에서 주로 살고 있다. 그 중 노스포인트 콘도미니엄에 거주하는 황의준(73), 오희순(72)씨 부부를 만났다. 이 부부는 마이 세컨드 홈 비자를 받아 2003년 11월 이곳으로 이주했다.

두 사람에게 말레이시아에서 사는 장점을 묻자 먼저 날씨를 꼽았다. “기후가 너무 좋습니다. 여름은 은근하게 덥고 겨울은 따뜻하죠. 사업 걱정을 안 하고 쉬니까 제게는 낙원입니다. 우리 두 사람 모두 날씨 덕분에 관절염이 나았어요.”(황의준씨)

이들은 한인촌에 살기 때문에 한국 음식을 쉽게 먹을 수 있고 한국어로도 의사소통이 잘 된다고 한다. “해산물을 좋아하는데 이곳에는 풍부합니다. 네 명이 바닷가재를 실컷 먹어도 10만원이면 충분하죠. 대부분 면세품이라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쇼핑하기도 편리하고 가격도 저렴합니다.”(오희순씨)

두 사람에게 말레이시아에서 사는 단점을 묻자 먼저 외로움을 꼽았다. “한국 친구들이 그립기는 합니다. 물론 상당수가 세상을 떠나 몇 남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이곳에 오는 노인들이 점점 늘어 노인정을 만들려고 추진 중입니다. 우리 콘도미니엄 9층 부인도 알고 보니 황해도 고향친구더라고요.”(황의준씨)

또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착한 편이지만 텃세가 있고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이 종종 범죄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교통 사고가 나도 자기 나라 사람을 위해주는 텃세가 있습니다. 오토바이가 많아 나이 든 사람이 운전하기도 위험한 편이고요. 더운물은 잘 나오지만 단수, 절전이 한국보다 잦은 편입니다.”(오희순씨)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떻게 말레이시아를 은퇴 이민지로 선택한 것일까? “손녀 교육 때문에 이곳에 답사를 왔다가 눌러앉았습니다. 지금 손녀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ISKL(International School of Kuala Lumpur)에 다닙니다.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손녀를 스쿨버스 태워주고 아내와 운동을 합니다.”(황의준씨)

하루 일과는 단순하고 평화롭다. “운동을


마치고 남편과 커피와 빵으로 아침식사를 합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TV로 한국 방송을 보거나 인터넷으로 고스톱 게임을 합니다. 치매 예방하려고요. 손녀가 오후 3시에 학교에서 오면 함께 저녁식사를 하죠. 그리고 밤 11시 이후에 잠자리에 듭니다.”(오희순씨)

황씨 부부는 지금 살고 있는 노스포인트 콘도미니엄(방 3개, 욕실 2개 35평형대)을 2003년 34만링깃(약 9200만원)을 주고 사서 명의변경을 했고 3000만원을 들여 수리했다. “바닥 타일을 마루로 만들었고 벽은 현지 방식대로 페인트칠을 했습니다. 영주세(부동산 보유세)는 연 600링깃(16만원) 정도 나옵니다. 자동차는 말레이시아산 ‘라자’를 빌렸고 매월 30만원 정도를 냅니다. 면허증은 그냥 한국 면허증을 사용합니다. 차가 고장났을 때는 주인이 고쳐주죠.”(황의준씨)

에어컨, 냉장고, 김치냉장고 등은 한국에서 그대로 가지고 왔다. “변압기를 사용해서 쓰죠. 물은 정수기를 사용해서 마십니다. 아파트에 경비가 있어 치안 걱정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오희순씨)

이들 부부는 요즘 여가 선용으로 골프, 온천보다 여행을 즐긴다. “골프는 20년간 쳤고 비용도 적게 들지만 요즘엔 힘들어요. 날씨가 더워 온천 물에는 저녁에나 들어가야 하는데 밤에 돌아다니기가 어렵죠. 그래서 교회 효도관광을 잘 따라다니고 있습니다.”(황의준씨)

한국에서 자녀들이 오면 차를 몰고 해변가로 간다. “자녀들이 방학 때 손주들을 데리고 오죠. 1~2시간만 달리면 해변이 나와요. 또 카지노, 수영장 등이 있으면서 시원한 겐팅 하이랜드도 한 시간 안에 갈 수 있습니다.”(오희순씨)

황씨 부부는 비교적 건강한 편이라 외국 생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렌이글병원 등 종합병원에는 한국어 통역이 있습니다. 사업 때문에 술을 많이 마셨는데 간장약을 30년 정도 먹어서 그런지 아직까지 간이 깨끗해요.”(황의준씨)

황씨는 말레이시아에 오기 전까지 매연을 정화하는 공기필터 제조회사를 이끌었다. “20년간 한우물을 팠습니다. 철도청, 국방부, 현대, 기아, 대우 등에 납품을 했죠. 1970년대 초반에는 토목회사를 했는데 부도가 나서 1980년대 초반에 바꿨습니다.”

[은퇴이민 Ⅱ] 피지에서 살아보니
[주간조선 2006-11-14 11:32]

“공교육 잘돼 있어 자녀 교육 쉽게 해결”

◆ 수바  백종범ㆍ윤갑순씨 부부

골프 즐기고 영어과외 받아도 월 150만원이면 충분… 홈스테이 부업

“피지는 은퇴이민과 함께 아이들 조기교육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곳입니다.” 2003년 여름 가족과 함께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로 이민 온 윤갑순(51)씨는 피지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노후와 함께 아이의 대학 문제를 만족스럽게 해결했기 때문이다.

윤씨와 남편 백종범(52)씨는 일찍부터 노후를 외국에서 보낼 생각을 했다. 남편이 에콰도르에서 직장 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 외국이 낯설지 않았다. 백씨는 IMF 당시 대기업 건설회사를 그만두고 개인택시 영업을 했고, 윤씨는 인천의 자택에서 ‘어린이 집’을 운영했다. 노후를 보다 풍족하고 여유있게 살 수 있다면 외국이라고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윤씨는 마땅한 이민지를 물색하다 피지에 눈길이 머물렀다. 조건이 까다롭거나 돈이 많이 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피지는 만 45세 이상의 경우 현지 은행에 14만피지달러(약 8260만원, 1피지달러=약 590원)만 예치하면 3년 거주비자를 준다. 윤씨는 “이주공사를 통해 4박5일간 현지 답사를 한 후 바로 이민을 결정했다”며 “인천의 아파트는 9000만원에 전세를 주고 왔다”고 말했다.

윤씨 부부가 선뜻 이민을 올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막내 아들의 학교 문제 해결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영국 식민지였던 피지는 영어가 공용어이고 공교육이 발달돼 있어 새로운 조기유학지로 각광받고 있다. 윤씨 부부도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던 막내 아들을 현지 공립고등학교로 전학시켰고, 피지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막내 아들은 올해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치대에 입학했다. 윤씨는 “피지는 괜찮은 공립고등학교라도 연간 학비가 700피지달러(41만여원)에 불과하다”며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면 한국보다 물가가 전반적으로 싸 150만원이면 한 달 생활비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윤씨 부부는 수도 수바 중심가에서 약 20분 거리에 있는 라이플 레인지라는 주택가의 방 5개짜리 2층 주택을 월세


1500피지달러(약 88만5000원)에 임차해 살고 있다. 2층 집을 통째로 임차한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 될 부업을 하기 위해서다. 윤씨 부부는 피지에 조기유학 온 학생들을 알음알음 소개받아 홈스테이 부업을 하고 있다. 고등학생 5명을 보살피고 있는데 홈스테이 부업이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무료할 수 있는 은퇴이민 생활에 활력을 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백종범씨는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는 게  일”이라며 “아이들을 챙기다 보면 심심할 틈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백씨는 한국에서는 부담스러운 골프도 마음껏 즐기고 있다.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연회비가 20여만원에 불과한 퍼플릭 골프장이 있어 거의 매일 골프를 치러 간다. 윤씨는 “시내에서 1시간 거리에 훌륭한 리조트들이 있어 주말에는 숙박료 일부만 내고 수영장 시설 등을 당일치기로 즐기다 돌아온다”고 말했다.     


◆ 퍼시픽 하버  박지호씨

빌라 지어 팔고 세놓으며… 안정적 수입 확보

피지에 온 지 3년째 된 박지호(55)씨 역시 처음부터 은퇴이민지를 물색하다 피지에 정착한 경우. 대기업 간부를 지낸 박씨는 50세가 되고 둘째 딸이 대학에 입학하자 은퇴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전원생활을 꿈꿨던 박씨는 한국의 여러 곳을 뒤졌지만 적지를 찾지 못했다. 마음에 드는 땅은 너무 값이 비쌌다. 결국 박씨는 해외로 눈길을 돌렸고 “자연환경이 좋고 부동산 취득이 까다롭지 않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피지를 이민지로 선택했다.

박씨는 피지에 온 후 호주, 뉴질랜드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퍼시픽 하버(Pacific Harbour)에 땅을 구입해 집을 지었다. 퍼시픽 하버는 수도 수바에서 자동차로 50분 정도 떨어진 고급 주택 단지. 박씨는 이곳에 2100만원을 주고 260여평 한 필지를 구입한 후 방 5개짜리 2층 주택을 지었다. 벽돌 외벽에 마호가니 나무로 내부를 마감하고 수영장까지 만들었다. 건축비는 1억원 정도. 한국에서의 절반 가격으로 자신이 꿈꾸던 고급 전원주택을 마련한 것이다.

박씨는 당초 이

집에서 살 생각이었지만 집값이 오르면서 계획을 바꿨다. 현지에서 노후 생활비까지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입원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씨는 호주 사람에게 자신이 들인 돈의 두 배 정도를 받고 집을 팔고, 수도 수바의 요지에 300평짜리 땅을 구입했다.

현재 박씨는 이 땅에 57평형 5가구가 들어설 빌라를 짓고 있다. 1층 전체는 자신이 살 집으로 짓고, 2ㆍ3 층에는 2가구씩 모두 4가구를 들여 월세를 놓을 생각이다. 수영장도 만들고, 한국 가전제품과 가구까지 빌트인으로 갖춘 현지 최고급 빌라를 지을 계획이다. 땅값 10만피지달러(약 5900만원)와 건축비 65만피지달러(약 3억8350만원)로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는 셈이지만 최근 피지 주택 임대료가 올라 충분히 채산성이 있다는 계산을 했다.

한 채당 2800피지달러(약 165만원)에서 최고 3500피지달러(약 206만원)까지 월세를 받을 수 있어 한 달에 최고 1000만원 수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박씨는 “집을 한번 지어본 경험을 살려 매일 집 짓는 현장에 나와 현지 인부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며 “현지 생활비가 한국의 3분의 2에서 절반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집 한 채로 여유 있고 풍족한 노후를 보낼 기반을 마련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피지에 이민온 지 만 37년이 되는 전정묵 피지한인상공인협회장은 “피지는 한국의 중산층이 퇴직금 정도를 갖고 올 수 있는 최적의 은퇴이민지”라고 강조했다. “피지는 한 달에 150만~200만원의 생활비로 주택 임대료와 골프, 식모, 자가용 유지 등이 가능합니다.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될 만큼 물이 좋고 기후도 남태평양에서 최고입니다.
사모아나 솔로몬제도 등 인근 섬나라는 바람에 소금기가 있고 무덥지만 이곳의 바람은 쾌적하고 기온도 아침저녁으론 선선합니다. 실제 고혈압이나 당뇨 등 성인병을 앓던 노인들이 이곳에서 1~2년간 요양하고 건강이 훨씬 좋아져 돌아간 분들이 많습니다.”

[은퇴이민 Ⅱ] 네팔에서 살아보니
[주간조선 2006-11-14 11:32]

“산과 자연 좋아하면 더없이 살기 좋아”
패밀리 리조트, 학교, 식당을 운영하며 생활… 네팔 어린이에게 동요도 보급

◆카트만두 김창옥ㆍ염원자씨 부부

6년 전 교사 퇴직 후에 와 사시사철 꽃과 생활, 건강 좋아지고 젊어져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사업을 하는 사위를 거들어주면서 살고 있는 김창옥(67)·염원자(65)씨 부부는 ‘네팔 은퇴이민 1호 한국인’에 해당한다. 네팔 거주 교민은 200명 가량 되지만 김씨 부부처럼 한국에서 정년퇴직하고 와서 노후를 네팔에서 보내는 커플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전북 군산이 고향인 김씨는 초등학교 교사로 38년간 재직한 뒤 2000년 3월 정년퇴직했다. 연금은 매달 230만원 가량 나온다. 정든 교단을 떠난 뒤 그는 한동안 집에서 쉬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그는 네팔에 있는 사위 김이근씨한테 “자네 있는 곳에 가겠네”라고 말하고 네팔로 건너갔다. “한국에서 우리 나이는 갈 곳도 없고 할 일도 마땅찮아요. 노인정 가기는 싫었고.”


네팔 생활 6년째. 김창옥씨는 이제 네팔 사람이 다 됐다. 네팔 말도 꽤 능숙하다. “사위회사 네팔인 직원에게 네팔 말을 물어봐서 벽에 단어 차트를 만들어서 외웠습니다.” 말이 웬만큼 되니 생활도 즐겁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자연환경. “네팔은 혹한과 혹서가 없어요. 1년 내내 사시사철 푸르고 꽃도 볼 수 있고 항시 제철 과일이 있어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의 하루 일과는 느긋하다. 늦어도 새벽 5시에는 기상해 집 주변에서 1시간 동안 걷기운동을 한다. 오전 9시 넘어서 네팔 직원들이 오면 함께 청소도 한다. 네팔 와서는 책도 많이 읽는다. 1주일에 한 권 이상 읽는다는 그는 한국 사람과 책을 자주 바꿔 읽는다.

그에게 네팔은 살기 좋은 나라임에 틀림없다. “네팔에서는 자연을 즐기고 생활을 즐기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한국에 있을 때보다 건강이 훨씬 좋아졌다”며 “네팔 오기를 잘 했다”고 말했다. “재작년 5월에 한국 갔다가 8개월 있다가 다시 돌아왔어요.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노인 다 됐더라고요.”

그는 60대지만 인터넷도 할 줄 아는 ‘젊은 오빠’다. “한국 뉴스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어서 그런지 멀리 외국에 와 있다는 느낌이 안 듭니다.” 요즘 그는 한국에서 네팔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 “처음 올 때만 해도 네팔이 생소한 나라였어요. 주위에서 왜 그런 데 가느냐며 만류했어요. 지금은 네팔이 많이 알려졌습니다. 요즘은 네팔에 관광이나 등산하러 다녀가는 사람 중에 사는 방법을 묻는 사람도 적지 않아요.”


◆카트만두 류배상ㆍ김지나씨 부부

여행사·민박집 운영·벌꿀 채취하며 수입 올려…자녀는 인도로 학교 보내

카트만두에서 여행사와 민박집을 운영하는 류배상(41)씨는 부인 김지나(36)씨와 함께 네팔에서 살고 있다. 자식 두 명은 인도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류씨는 “아이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서 2년 전부터 인도로 보냈다”고 말했다. 애들한테만 매달 학비 30만원과 용돈 40만원 등 70만원이 들어간다.

동국대 84학번인 류배상씨는 한국에서 동양화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네팔로 왔다. 산을 좋아하던 그가 네팔에 반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다행히 부인도 자연을 좋아해 네팔에서 생활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네팔은 부부가 모두 산과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더없이 좋은 곳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권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말했다.

류씨는 여행사와 민박집을 운영하기 때문에 일반 가정집보다 생활비가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한 달 생활비가 230만원 정도 듭니다.” 월세가 4만4000루피(약 60만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집세는 2년 계약이 지나면 보통 10% 오르는데 지금 월세도 지난해 10월부터 오른 가격이다. 네팔인 직원을 6명 쓰는데 이들 인건비가 월 2만루피(약 27만원)다. 류씨는 평소에는 여행사와 민박을 하고 5월 하순에서 6월 중순까지는 히말라야 석청(벌꿀)을 채취해서 판다. 히말라야 석청은 1㎏에 50만원 하는 고가품이다.

포카라에서 부인 김경심(37)씨와 함께 서울뚝배기 식당을 운영하는 최진석(37)씨는 1991년부터 네팔에서 살고 있다. 그는 “네팔의 고산이 보이는 청정도시 포카라의 생활이 무척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포카라는 수도 카트만두보다 집값이 싸서 2만~3만루피(약 27만~40만원)면 좋은 집을 빌려 살 수 있다. 그는 “여기를 다녀가는 한국인 여행객들이 포카라에서 살고 싶다고 한다”며 자랑했다.

카트만두·포카라(네팔)=박영철 주간조선 차장대우 yc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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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이민 Ⅱ] 태국에서 살아보니
[주간조선 2006-11-14 11:32]

“돈을 적게 쓰고도 황제 같은 대접 받아”

시라차  이종천·신선향씨 부부

손녀와 함께 골프 연습, 큰 병원에는 통역사 있어

이종천(69)·신선향(68)씨 부부는 태국 방콕에서 파타야 방면으로 1시간30분 거리의 항구 도시 시라차에 산다. 이곳은 국제 무역항으로 외국계 업체 직원 등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해변을 따라 20여개의 골프장이 들어서 있어 골프와 해양 레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씨의 고향은 대전으로 올해 초 태국으로 이주했다.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소규모 사업을 하다가 은퇴했다. 장남이 태국에 거주하며 골프 학교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일찍부터 이 나라를 은퇴지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씨는 6년 전부터 겨울철 2~3개월을 태국에서 보냈다고 한다.
“태국 생활은 무엇보다 경제적 부담이 적어서 좋습니다. 단점이라면 한국보다 덥다는 것인데 한국의 한여름보다는 오히려 나아요. 습도가 낮기 때문에 불쾌감이 훨씬 덜합니다.”

이씨의 집은 골프장 안에 있다. 골프장 안에 지어진 30평 저층 콘도(한국의 아파트에 해당)를 임차해 생활한다. 월세는 70만원 정도. 조만간 인근 주택 단지에 새로 지은 2층 단독 주택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40여평 단독주택의 가격은 약 8000만원. 태국에서 외국인은 콘도만 구입할 수 있지만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 명의로 단독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에 있을 때는 돈을 아끼기 위해 원룸에서 생활했는데 월세만 70만원 가까이 지불했다.

이씨는 중고 도요타 지프를 손수 운전한다. 매일 손녀 딸(10)을 등·하교시키고 골프장을 다니기 때문에 주행 거리가 많은 편이다. 보험료는 연간 70만원, 기름값은 한 달에 21만원 정도 든다. 아직까지 수리는 한 적이 없다. 약 1만5000원을 주고 엔진 오일만 교환했다. 태국의 휘발유값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처음 세차장에 갔는데 직원 3명이 달라 붙어 아주 즐겁게 일하더군요. 세차비가 5000원이었는데 구석의 남은 물기까지 말끔히 닦아주는 정성에 너무 감동했어요. 그래서 음료수를 한 병씩 사줬지요. 태국 생활은 돈을 적게 쓰고도 황제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이씨 부부는 매주 2번씩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는다. 2시간 동안 전신 마사지를 받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약 5000원이다.

이씨는 요즘 골프 치는 재미에 푹 빠졌다. “골프장은 일주일에 2~3번 정도 나갑니다. 아침에 손녀를 등교시켜준 뒤 운동 삼아 하는데 40만~50만원짜리 회원권을 구입하면 3년간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골프를 칠 수 있어요. 손녀가 하교하면 함께 골프 연습장에 가서 연습을 합니다.” 이씨는 “인근에 사는 한국 노인이 만든 골프 모임도 있는데 손녀를 가르치는 일이 더 재미있어 모임에 잘 안 나간다”며 “손녀를 제 2의 박세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인 신씨는 “말벗이 없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신씨는 얼마 전까지 태국인 가정부를 고용했는데 지금은 직접 가사일을 한다. 가정부의 월급은 약 15만원으로 쌌지만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답답했다. 신씨는 기후가 바뀐 탓에 몸살이 나 병원 신세를 여러 번 졌다. 집에서 20~30분 거리에 있는 대학병원을 주로 이용했다.

병원비도 저렴하고 의사들의 실력도 좋은 편이어서 애용한다. 태국의 큰 병원은 외국인 환자를 위해 통역을 두는 곳이 많은데 한국인 통역도 있다. 신씨 부부는 “연고가 없는 사람은 언어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태국어가 그리 어렵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차츰 적응한다”고 말했다.

 
[은퇴이민 Ⅱ] 호주에서 살아보니
[주간조선 2006-11-14 11:32]

“기후 좋고 교육·의료환경 뛰어나”

◆ 골드코스트  유성종ㆍ권경희씨 부부

“잃었던 건강을 되찾아” 집뒤에서 바다낚시 즐겨

골드코스트에서 최고 주거지로 꼽히는 베노아 워터스(Benowa waters). 유성종(71)씨는 1992년부터 줄곧 이곳에 살고 있다. 부인 권경희(70)씨는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바닷가에 면한 뒷마당에서 잡은 머드 크랩(mud crab)탕을 내놓는다. 유씨는 뒷마당에서 통발을 던져 게를 잡고 낚시로 바닷고기를 잡는다. 가장 많이 잡히는 어종은 도미, 민어, 넓적머리메기 등. 한국에선 상상도 하기 어려운 생활이다.

유씨는 금융인 출신. 외환은행 광화문지점장을 지낸 직후인 1992년 골드코스트로 이민을 결행했다. “건강이 나빠 위를 잘라냈고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스트레스로 약을 먹어야만 겨우 잠을 잘 수가 있었는데 의사는 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권했어요. 1989년 마침 멜버른에 유학 중인 장남을 만나러 호주를 처음 방문했는데 골드코스트의 따뜻한 날씨에 반해 이민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유씨 부부는 투자이민 자금은 서울 목동의 아파트를 팔고 여기에 퇴직금을 보태 만들었다. 그때 나이 57세. 유씨는 투자이민 직후 3년간 무역업을 했다. 팬텀 골프공과 골프백을 수입해 판매했다. 부부는 2002년부터 호주정부로부터 연금을 받고 있다. 연금은 월 1600호주달러(약 115만원). 권경희씨는 “집과


자동차가 있다면 사실 생활비는 거의 들 게 없다”고 말한다.

연금대상자는 자동차등록세를 20% 할인 받고 각종 정부운영 시설을 이용할 때는 20% 할인혜택을 받는다. 주택 가격이나 자동차 가격에 관계 없이 연금대상자에게는 균일한 혜택이 주어진다. 부부가 사는 집은 방이 다섯 개. 1995년 54만호주달러 주고 매입한 것이 현재는 110만호주달러가 되었다. 부부는 장남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부부는 이민생활에서 흔히 나타나는 향수병을 모른다고 했다. 한국 소식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방송 때문이다. 3개 공중파 방송과 YTN을 집에서 시청한다. 유씨는 “이민 온 이후 감기 한번 안 걸렸고 파상풍 주사를 딱 한 번 맞았을 뿐”이라면서 “좋아진 건강을 생각하면 이민을 정말 잘 선택했다”고 말한다.


◆ 멜버른  김동업ㆍ강진희씨 부부

“호텔 수준의 병원 음식과  친절한 의료진에 감동받아”

김동업(74)씨는 1989년 기업체 임원을 그만두고 이민을 결심했다. 김씨는 캐나다와 호주를 놓고 고민하던 중 이주공사 직원들과 함께 멜버른 현장답사를 하면서 호주로 결정했다. 멜버른이 4계절이 뚜렷해 한국과 기후가 비슷하고 교육도시라는 점이 마음이 들었다.

김씨는 개성이 고향이다. 6ㆍ25가 터진 직후 3개월간 의용군 소집을 피해 도망 다니다 혼자 월남했다. 김씨는 “혼자서 6ㆍ25도 겪었기 때문에 이민으로 환경이 바뀌는

것에 대해선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1989년 3억원을 투자했다. 김씨는 이민온 직후 피지에 신발공장을 세워 운영했다. 그러나 재미를 보지 못했다. 1994년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던 중 병이 생겨 수술을 받게 되었다. 김씨는 병원에서 입원을 해보고 역이민 생각을 접었다.

“독방에 있었는데 간호원이 들어와 수시로 체크를 했고 집도한 의사팀에서 완벽하게 설명을 해줬다. 병원 음식은 호텔 수준이었고 메뉴를 선택할 수 있었다. 간병인이 필요 없을 만큼 모든 게 완벽했고 친절해서 감동을 받았다. 여기서 인생을 마무리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민 생활 17년째. 김씨 부부는 멜버른 교외의 타운하우스에서 산다. 김씨 부부가 매월 받는 연금은 1700호주달러. 부부의 가장 즐거움은 골프. 부부는 일주일에 2~3회 골프를 즐긴다. 동네 골프클럽에 1인당 연회비 670호주달러를 내고 회원으로 등록했다.
김씨는 아들 가족이 같은 동네에 산다. 김씨 부부의 한 달 생활비는 2000호주달러. 여기에는 전기ㆍ수도료, 전화비, 식료품비 외에 손주들에게 주는 용돈, 골프 클럽 친구들과의 점심값이 포함되어 있다.


◆ 애들레이드  선주성ㆍ박우향씨 부부

1년 내내 꽃이 피어…“사람도 자연 닮아 선해져”

선주성(55)ㆍ박우향(51)씨는 시드니로 이민지를 결정한 뒤 잠깐 애들레이드에 들렀다가

아예 이민지를 바꿔버린 경우다. 선주성씨는 자녀를 영어문화권에서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1980년대 중반 미국영주권을 받아놓은 상태였다. 선씨는 호남석유화학에서 17년을 근무했고 1994년 호주로 이민을 왔다. 미국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가 호주로 선회한 것은 부인이 미국을 드나들면서 이민성 측으로부터 받은 불쾌감 때문이었다.

부부는 애들레이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단독주택에 산다. 선씨는 이민컨설팅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박씨는 건강식품판매회사를 경영한다. 아들은 브리즈번에서 의대를 다니고 있고 딸은 애들레이드 음대에서 음악치료를 전공했다.

애들레이드에서는 1년 내내 꽃이 핀다. 선씨 부부는 자연이 주는 풍부한 혜택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선씨 부부는 독실한 그리스도인. 선씨는 교회 장로, 박씨는 권사로 활동을 한다. 선씨는 “주말 교회활동에 생활비를 많이 쓰고 있다”고 말한다.

선씨는 “여기 살면 사람이 자연을 닮아가기 때문에 절대 악해질 수가 없다”고 말한다. 박우향씨는 “사람 대접을 받는 것 같고 살았던 나라에 온 것처럼 편하다”고 말한다. 선주성씨는 “여기서는 정직하고 부지런하면 누구나 잘살 수 있다”면서 “영어가 되면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은퇴이민 Ⅱ] 뉴질랜드에서 살아보니
[주간조선 2006-11-14 11:32]

“집에서 채소 재배… 한 달 150만원이면 살만해”
“집 있으면 생활비 외에 특별히 돈 쓸일 없어”… “아옹다옹 안 해도 돼 만족”

모린스빌 고영복·임연옥씨 부부

고영복(51)·임연옥(47)씨 부부가 사는 모린스빌(Morrinsville)은 오클랜드에서 차로 약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인구 1만5000명 정도의 소규모 도시다. 특히 한국인 가정은 고씨 부부를 포함해 세 가족밖에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한국 사람 많은 곳에 모여 사는 데 비해 고씨 부부는 정반대의 도시를 거처로 삼았다.

“처음엔 이곳보다 한국인이 많은 곳에 살았습니다. 한국 사람이 몰려 살다 보니 말도 많아지고 아옹다옹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게 싫어서 한국을 떠나왔는데 여기까지 와서 그러고 싶지 않아 이곳으로 왔습니다. 지금 생활에 아주 만족합니다.”

고영복씨 부부는 2000년 5월 영주권을 취득해 뉴질랜드로 이민을 왔다. 2002년 이민법 개정으로 영주권 취득이 어려워지기 전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사실상 막혀 있는 기술이민(당시 일반이민)을 통해 영주권을 얻을 수 있었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국내에서 해군 대령으로 예편한 고씨는 “전역하기 전부터 이민을 염두에 두고 꼼꼼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배를 타면서 세계 여러 곳을 다녀봤습니다. 생활비, 치안, 딸 아이 교육문제 등을 다 따져보니까 뉴질랜드만한 데가 없더라고요.”

대부분 이민 관련 수속은 에이전트를 통하지만 고씨는 자신이 직접 모든 서류를 준비했다. “당시엔 국내에 뉴질랜드 영사관이 없어서 홍콩에 있던 영사관에 연락해서 정보를 얻고 1년 동안 영어 공부해서 시험을 쳤습니다.”


영어점수를 취득하면 증빙서류를 갖춰 영사관에 보내 심사를 받는다. 문제가 없으면 우선 임시로 2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영주권을 여권에 부착해 보내준다. 2년간 별 탈 없이 현지에서 생활하면 곧 영구 영주권으로 전환해 준다.

고영복씨는 “여기선 집만 갖고 있으면 돈 들어갈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사는 집은 36만뉴질랜드달러(약 2억3000만원, 1뉴질랜드달러=630원)를 주고 2003년 구입했다. “집을 살 때 고려한 게 딱 세 가지였어요. 화로(火爐)가 있을 것, 부엌이 넓을 것, 뒤뜰이 넓을 것. 뉴질랜드 집들은 대부분 부엌이 넓지 않아서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갖춘 집을 찾기 쉽지 않은데 이 집이 제격이었어요.” 부인 임연옥씨의 말이다.

고씨 부부는 “매달 생활비는 128만~16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식료품 값이 싸기 때문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비로 한 달에 44만~63만원 정도만 쓰면 매끼 풍성하게 식탁을 차릴 수 있단다. 10㎏들이 쌀값이 9500원 정도, 최고급 안심스테이크 고기가 1㎏당 1만2600원 정도다. 소고기 수출을 주력산업으로 하는 나라인 만큼 소고기값이 특히 싸다. 임씨는 “소갈비 1짝을 사는 데 3만원 정도면 되고, 이 나라 사람들이 잘 안 먹는 곰국을 끓여먹는 데 쓸 다리 같은 부위는 1000~2000원이면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던 중 식사 시간이 됐다. 남편 고씨가 스테이크를 굽는다. 손바닥 크기의 소고기 스테이크를 6점이나 불판에 올렸다. 고기를 뒤집으며 고씨가 말했다. “이거 다 해봐야 돈 만원도 안 합니다.” 부인 임씨는 자신이 뒤뜰에서 키웠다는 상추를 한 움큼 꺼내왔다. “여기 사는 한국 사람들은 웬만한 채소는 다 집에서 재배해요. 저희도 겨울인 7~8월 정도만 빼면 1년 내내 뒤뜰에서 고추, 상추, 무, 배추 다 키워 먹고 있어요.” 된장국을 내오던 임씨가 “고추장, 된장 같은 웬만한 한국 양념은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며 “한국에서보다 더 한국식으로 먹고 산다”고 말했다.


그 외 생활비로는 전기세가 비교적 비싼 편이어서 월 9만4500원 정도, 보험료(자동차, 화재, 가구)로 6만3000원, 한 달 자동차 기름값 13만~19만원이다. 기름값을 제외한 1년 자동차 유지비(세금 포함)는 32만원 수준이다. 전화는 시내 전화만 쓸 경우 한 달에 3만1500원만 내면 된다.

그 외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집 근처 골프장의 1년 회원권이 26만원으로, 그린피는 따로 없다. 가끔 볼링장에 가면 게임당 4400원 정도, 1주일에 한 번씩 들른다는 인근 테아로하(Te-aroha) 지역의 소다온천은 1인당 7600원이다.

고씨는 “여름엔 근처 와이카토(Waikato)강 상류로 장어, 송어를 잡으러 간다”며 “이곳 사람들이 장어를 먹지 않다 보니 물 반, 고기 반이 돼서 한창 때는 두어 시간만 그물을 들고 나가면 100마리씩도 잡았다”고 말했다.

고영복씨 부부는 뉴질랜드 생활에서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로 “주변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꼽았다. “한국에선 주위 사람을 의식해서 꼭 필요한 게 아니어도 돈을 쓰는 일이 많잖아요. 경조사비, 유행에 맞춘 옷값, 그 밖에도 불필요한 쇼핑하고…. 여기선 꼭 필요한 것만 사다 보니 도무지 돈 나갈 일이 없어요.”

 
 
[은퇴이민 Ⅱ] 인도네시아에서 살아보니
[주간조선 2006-11-14 11:32]

“평화롭게 사는 게 뭔지 새삼 느껴요”
일주일에 한두 번 골프, 월 8만원으로 운전기사 고용… 식수 해결이 조금 불편

◆ 리뽀 찌까랑 이동연·백신영씨 부부

5개월 생활에 만족, 주거 단지 쾌적해…화산, 온천 여행 즐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부근엔 외국인이 주로 모여사는 쾌적한 주거 단지 지역들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끌라빠 가딩, 리뽀 카라와치, 리뽀 찌까랑, 끄만 쁘라따마 같은 곳들이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로 이민 온 이동연(57)·백신영(57)씨 부부는 이 중 리뽀 찌까랑(Lippo Cikarang)의 타만 피카딜리 지역에 보금자리를 얻었다.

이씨와 부인이 인도네시아에서 지난 6월부터 살기 시작한 것은 외동딸 화연(26)씨 때문이다. 한국에서 인도네시아어를 전공한 화연씨는 인도네시아로 유학왔고 현재 이곳의 한국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딸과 함께 살고픈 마음이야 컸지만 이씨 부부는 선뜻 이곳으로 올 엄두를 못 냈다. 언어나 기후, 모두 낯설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한 달 정도, 예행 연습을 해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처음 인도네시아 땅을 밟은 게 2005년 8월경이다.

한 달 뒤 이씨 부부는 “충분히 잘 살 수 있을 만한 곳”이란 결론을 내렸다. “기후가 한국과 많이 다르지만 괜찮겠더라고요. 아침저녁으로 시원하고 낮에만 후텁지근하더군요. 에어컨 시설만 잘 돼 있으면 걱정없겠다 싶었어요.”(이동연씨)

부산에 있는 집은 처분하지 않은 채 이삿짐을 꾸려 인도네시아로 왔다. 현지에서 취업한 딸이 초청하는 형식으로 일단 두 달짜리 비자를 받아 왔다. 6개월까지 비자 유효 기간을 연장한 뒤 이후엔 싱가포르 같은 외국에 다녀오는 식으로 비자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선 회사 법인 자격이 아닐 경우 외국인에겐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 자카르타 도심에서 차로 30~40분 떨어져 있는 이씨의 집은 2층짜리 빌라형 주택으로 층당 평수는 30평 안팎이다. 한 달 임차료는 350만루피아(약 35만원)로, 1년치를 한꺼번에 지불했다.

인도네시아에선 운전기사와 가사도우미를 두고 사는 게 일상적인 모습이다. 이씨 부부는 지인을 통해 소개 받은 현지인 운전기사에게 한 달에 80만루피아(약 8만원)를 주고 있다. 가사도우미는 아직 구하지 못했다. 백씨는 “5년 넘게 같이 살면서


가족이나 다름없어진 가정부가 어느날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들었다”며 “더운 날씨에 청소하기 힘들어 가정부를 구해야겠는데 아직 사람을 소개 받지 못해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낯선 나라에서 생활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언어 소통이다. 상점에 가서 손짓 발짓을 해가면서 물건을 살 순 있지만 딸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외항 선원으로 오랫동안 일해온 경험 때문인지 김씨가 낯선 곳에서 의사소통하는 데에 별 어려움을 못 느낀다는 점이다. 그는 벌써 집 근처 쇼핑몰에 가서 간단한 흥정까지 할 줄 안다.

인근에 한인 식당과 한인 슈퍼마켓이 많아서 먹는 걱정은 없다. 이씨 부부를 따라 집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쇼핑몰 지역에 가보았다. 아시아마트, 무궁화마트, 미장원, 이발관, 가라오케, 찜질방 등 없는 게 없었다. 이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골프를 치러 다닌다. 평일에 나가면 그린피 등 한 번에 우리돈으로 2만~2만5000원 정도 든다.

물론 한국에 비해 불편한 것들도 없지 않다. “여기에선 물 마시는 걸 다들 조심하라고 합니다. 과일이나 야채는 수돗물로 씻었더라도 마지막에 생수로 한 번 더 헹궈줘야 해요.”(백신영씨) 이곳에서 사먹는 냉동 돼지고기가 고향인 부산만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국가라서 공식적으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거든요.”(백신영씨)

이씨 부부는 이곳에 와서 평화롭게 산다는 게 무엇인지를 새삼 깨달았단다. “여기까지 와서 번화가에서 복닥거리며 살긴 싫더라고요. 저녁마다 밖으로 나가 자전거를 타거나 산보를 합니다. 개구리가 옆에서 뛰어다니는 걸 보면 순간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요.” (백신영씨)

이들은 벌써 반둥 부근 화산 지대의 온천 등 인근 관광지로 여행도 다녀왔다. 야외 유황 온천에서 이틀간 쉬었고 파인애플을 사서 칼로 마음껏 썰어먹었다. ‘

천 개의 섬’이라고 불리는 플라우 스리브 등 유명 관광지에도 곧 가볼 계획이라고 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옷이며 가방이며 ‘메이드 인 코리아’ 상품의 인기가 높다”며 “TV 프로그램도 인기라 한류를 실감한다”고 했다.

[은퇴이민 Ⅲ] 일본 사례
[주간조선 2006-11-14 11:32]
“연금만으론 힘들어”… 일본 노인들, 물가 싼 동남아 국가로
일부 부유한 노인은 세금 피하려고 미국·유럽 등 선진국으로 빠져나가

일본인의 평균 수명은 83세다. 세계 최장수국이다. 절제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으로 1947년 50세에서 비약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샐러리맨 생활을 마쳐야 할 정년(停年)은 예나 지금이나 60세다. 정년 후 23년이나 인생이 더 남은 것이다.

예전에 문제는 ‘뭘 하면서 살아야 하나’에 국한됐다. 인생의 의미에 관한 질문이다. 나라가 돈이 많아 노인에게 연금, 의료혜택을 풍부하게 제공할 때 얘기다. 하지만 15년 불황을 겪고 나라 빚 850조엔을 짊어진 일본은 더 이상 풍부한 혜택을 제공할 수 없다. 그래서 이제 일본 노인은 “뭘 먹고 살아야 하나”라는 생존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다.

기자가 이용하는 도쿄 가야바초 지하철역 옆 편의점에 언제부턴가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1명 늘었다. 머리가 하얀 노인이다. 아직 수습을 못 벗어나 카운터에서 계산은 못하고 편의점 청소를 도맡아 한다. 청소를 하다가 손님 물건 고르는 것을 조금이라도 방해했다 싶으면 허리를 굽혀 “미안합니다”를 반복한다. 그 모습을 보면 일본도 살기 힘든 나라가 됐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

기자가 가끔 들르는 도쿄 간다의 고기덮밥집 ‘요시노야’에서도 서빙을 하는 ‘아르바이트’가 노인이다. 빠른 동작,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 같은 절도(節度)가 젊은 종업원에 뒤지지 않는다. 지하철역 근방 가야바초 ‘요시노야’ 종업원 중 1명이 피부색이 검은 외국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 일본 노인의 처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정규직으로 흡수되는 젊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일터를 빠르게 채워나가는 것이, 정년이 지난 노인이다.

일본 노인은 노후에 주로 저금과 연금에 의지해 생활한다. 물론 현역 시절 죽을 때까지 쓸 수 있는 풍부한 저금을 한 사람은 현역 시절보다 노후에 훨씬 풍요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연금만으로 생활해야 하는 사람 상당수는 늙어서도 일을 하든가, 물가가 싼 나라에서 살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은퇴 후 해외 거주가 행복한 선택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음은 올해 초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에 소개된 사례다.

‘말레이시아 페낭섬. 39층 맨션에서 마쓰나가 지아키(63)씨가 독신 생활을 시작한 것은 1년 전. “할 수 있다면 계속 이곳에서 살고 싶어요. 골프도 시작했어요.” 다니던 회사에서 58세에 정리해고, 예전에 남편과 사별, 정리해고 후 3년 반 동안 홈 헬퍼(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는 장애·노인 등을 돌보기 위해 파견되는 가정 봉사원)를 했지만 손목이 부러지는 사고로 포기, 연금은 월 13만엔….’

물가가 많이 내렸다고 하지만 월 13만엔(약 104만원)으로 일본에서 생활하기는 힘들다. 한국에서도 생활하기 힘든 금액이다. 이런 마쓰나가씨에게 노후의 편안한 보금자리를 제공해준 나라는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일본에서보다 2배 풍요롭게 생활할 수 있다”는 선전 문구로 일본 정년 퇴직자들을 불러들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마쓰나가씨. 4인 가족이 생활할 수 있는 3LDK(방 3개, 거실, 부엌)를 구했다. 임대료는 월 4만8000엔(38만여원). 일본에서 1LDK를 구하기도 힘든 금액이다. 주로 밖에서 사먹는 식비는 월 2만엔(약 16만원). 10만엔(약 80만원) 정도면 한 달을 지낼 수 있다.

말년에 보금자리를 태국으로 선택한 71세 회사원 출신 노인은 연금이 월 10만엔 수준이었다. 구청에서 소개받은 ‘노인 홈’은 2인1실. 밤에는 외출도 할 수 없다. 고민 끝에 일본 생활을 단념하고 태국행. 현재 집세는 월 2만1000엔(16만여원)이라고 한다.

이런 형태의 이민을 일본에선 ‘연금 이민’이라고 한다. 행복한 이민이 아니다. 연금을 가지곤 일본에서 살기 힘들어 일본보다 물가가 싼 동남아시아를 선택하는 이민을 말한다.

 

[은퇴이민 Ⅳ] 계획에서 출발까지
[주간조선 2006-11-14 11:32]

떠나기 한 달 전까지 준비 끝내는게 바람직

1차 사전계획 이민 국가·목적·거주지역·기간·비용·주거시설·동행자를 결정
2차 본격 준비 대사관이나 관광청 통해 정보 입수, 이민자 홈페이지 수시 접속, 언어 익히기
3차 출발 전 체크 여권·비자·항공권·국제운전면허증·카드 확보하고 건강 점검

막상 은퇴이민을 결심하면 챙겨야 할 게 한둘이 아니다. 챙길 게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을 정도다. 아직 한국에는 은퇴이민에 대한 충분한 자료도 빈약한 실정이다. 자칫 우왕좌왕하면서 돈과 시간만 들이고 제대로 하기는 어렵기 마련이다.

은퇴이민을 생각할 때 우선 계획을 짜는 게 중요하다. 현지로 떠나기 전에 다음 여섯 가지 요소를 결정해야 한다.

①목적       ②거주 지역
③거주 기간  ④거주 비용
⑤주거 시설  ⑥동행자

이 중 어느 항목을 우선할 것인지 1위부터 6위까지 순위를 정해두면 진행하기 쉽다.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으로 나에게 중요한 게 어느 사항인지, 어느 항목에 어느 정도의 비중을 두고 계획을 작성할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은퇴이민을 결심한 경우에도 살고 싶은 나라가 확고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어느 경우든 자료는 필요하기 마련이다.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서 입수하는 게 좋다. 웬만한 나라는 서울에 대사관을 두고 있으므로 일단 대사관 등 공관을 이용해 자료를 수집한다. 대사관보다 더 좋은 곳으로 관광청이나 은퇴청이 있다. 해외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이 급증하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서울에 관광청이나 은퇴청의 서울사무소나 대행기관을 두고 있다. 이런 곳에서는 대사관에서보다 훨씬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대는 인터넷시대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정보를 손쉽게 수집할 수 있다. 현지 거주자의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것의 장점은 공식적인 인쇄물과는 달리 솔직하다는 점이다. 또 모르는 게 있으면 질의응답이 가능한 것도 좋은 점. 인터넷 사용에 자신이 없다면 자녀나 집안 조카 등 젊은이들에게 부탁해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다만 인터넷으로 수집한 정보는 예전 정보와 다를 수 있으므로 맹신은 금물이다. 반드시 해당 국가 공관이나 관광청 등에 문의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현지 언어를 배우자. 내가 지금 ‘해외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즉시 학원에 등록해서 살고 싶은 나라의 언어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현지어 숙달은 은퇴이민 생활을 즐겁게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영어도 필요하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동남아는 영어가 공용어이거나 잘 통하는 곳이 많다. 한국보다 국민소득이 낮은 나라로 은퇴이민을 가면 그 나라의 상류층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대부분의 나라에서 상류층은 영어에 능통하다는 점을 감안하자.

요즘은 서울의 외국 관광청이나 국내 여행사들이 은퇴투어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은퇴이민은 인생 후반부 삶의 형태를 좌우하는 중대사라는 점에서 사전답사는 필수다. 은퇴투어 프로그램의 내용을 따져보고 도움이 된다 싶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외국에 나가서 사전답사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은퇴투어 참가자들과는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유대를 다져놓는 게 좋다.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가능하면 해외 거주가 본격적으로 결정된 이후가 좋다. 다시 말해 영주권을 받으려는 사람은 영주권을 받은 후, 일자리를 찾고 나서 해외에서 살려는 사람은 일자리를 찾고 나서, 어떻게든 가보자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는 날을 정한 후에 그만두는 것이 좋다. 또 이주 후 한동안은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마지막 보너스’는 매우 중요하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격언이 있다. 한국에서는 술을 마신 후의 실언과 주사에 너그럽지만 과음이 허용되지 않는 나라가 많으므로 추태를 빚을 일은 삼가야 한다. 나라에 따라서는 종교상의 이유 등으로 알코올 판매를 금하는 곳도 있다. 또 금연 공간에 엄격한 제약을 가하는 나라도 있다. 레스토랑 등 공공장소에서는 담배를 삼가도록 주의하자. 꽁초를 버리면 엄벌하는 나라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또 종교적인 금기는 더 유의해야 한다. 민소매나 반바지 차림으로 교회나 사원, 모스크 등의 종교시설에 출입하는 것은 피하고, 들어가면 사적인 말은 삼가고 정숙하게 있어야 한다.

머리를 건드리는 것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문화도 있어 귀여운 아이라고 해서 머리를 쓰다듬으면 실례가 되는 경우도 있다. 사진을 찍고 싶을 때도 보호자의 허락을 받고 찍자. 상대방이 어른인 경우에도 느닷없이 사진을 찍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어린이에 관한 문제로는 자기 애라도 공공장소에서 때리고 꾸짖는 순간 아동학대 통보를 받아 아이는 보호되고 부모는 강제송환된 사례도 있었다. 또 차 안에 아이만 남겨놓고 내리면 아동학대로 간주되는 사례도 있으므로 이런 사회통념에 대해서도 가능하면 유념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문을 열면 다음 사람을 위해 잡은 채 기다려주고 레이디퍼스트를 터득하는 등 각국 문화적ㆍ관습적 차이에 대해서는 가이드북 등에서 소개하고 있으므로 현지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머리에 넣어둬야 한다.

해외에서 살기 위해서는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거주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늦어도 6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은퇴이민을 떠나기 1개월 전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는 게 이상적이다. 필요한 체크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펌] 생활비 싸죠 자연환경 좋죠…동남아서 '인생2막'

 

"낯선 이국땅이지만 날씨가 좋은 데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편의시설이 잘 돼 있어 살기에 전혀 불편한 점은 없어요." 박정훈 씨(67ㆍ가명)와 정미숙 씨(64ㆍ가명) 부부는 요즘 필리핀에서 '제2 인생'을 만끽하고 있다. 2남1녀인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부부는 2년 전부터 노후를 필리핀 천혜의 휴양지인 바기오에서 보내며 즐거운 만년생활에 푹 빠져 있다. 이들은 겨울 등 혹한기를 피해 7개월가량을 이곳에서 생활하며 1년에 한두 차례 한국에 다녀온다. 자녀와 친지 그리고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 동안 해온 무역업을 접은 박정훈 씨는 "답답한 도시생활에서 겪는 온갖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리핀에 왔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곳은 기후가 따뜻하고 생활비도 싼 점이 매력"이라며 "한 달에 260만원 정도면 가사도우미를 두고 골프 등 여가생활까지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바기오에 있는 콘도 한 달 임대수익 110만원과 한국에서 송금되는 개인연금 150만원 등 월평균 260만원으로 쾌적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근에는 바기오에 있는 존헤이골프장 회원권을 700만원 정도에 저렴하게 구입해 마음껏 골프를 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와 중국 일부 지역이 최근 한국과 일본 퇴직자들에게 '은퇴 명승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은 필리핀 바기오와 세부ㆍ앙헬레스, 태국
치앙마이와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페낭ㆍ코타키나발루, 네팔 카트만두포카라, 중국 칭다오 등. 이들 지역은 따뜻한 기후와 저렴한 생활비, 쾌적한 자연환경 등이 특징이다. 한 달 생활비는 지역이나 개인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부부 기준으로 평균 200만원 정도 든다. 고령화 추세로 평균 수명은 늘어나는 데다 명예퇴직 등 은퇴 시기는 앞당겨지고 있으며 핵가족화 확산으로 더 이상 자식에게 부양을 기대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넉넉지 못한 노후자금으로 국내에서 빠듯하게 생활하느니 차라리 외국에서 노후를 보내겠다는 노년층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은퇴자 외국 장기체류를 알선하는 여행사 하나유스
이한철 대리는 "한 달 생활비는 칭다오와 네팔이 150만원대로 가장 싸고 필리핀이 200만원, 태국이 200만~220만원, 말레이시아는 220만~250만원대"라며 "여기에는 가정부와 골프 등 여가생활비도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영철 칭다오한국인회 고문은 "중국 칭다오에선 한 달에 150만원으로 전망 좋은 집에 가정부와 운전기사를 두고 귀족처럼 살 수 있는데 굳이 한국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살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강조했다. 여행업계와 이민 관련 현지 전문가들이 전하는 은퇴자 외국생활 유지 비용(부부 기준) 마지노선은 150만원대. 최소한 150만원 정도는 돼야 △전문경비 인력이 지키는 고급 아파트에서 주거 △시설 좋은 골프장에서 월 5회 골프 라운딩 △생활비와 식비 △입주 혹은 출퇴근 가사도우미 고용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특정 국가라도 지역에 따라 생활비용 차이가 만만치 않다. 태국에서도 수도인 방콕과 후아힌 치앙마이 같은 지방 관광도시 사이에 분명 차이가 있다. 방콕은 이들 지방도시보다 최고 30%가량 비싼 220만원 정도가 매달 들어간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현지 부동산 가격이 한국에 비해 크게 저렴하다는 점도 은퇴 후 외국 생활자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이의종 하나투어 부장은 "태국에서는 골프장 시설 등 수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약 1억원이면 골프장 내에 있는 주택을 살 수 있다"며 "저렴한 물건을 찾는다면 7000만~8000만원짜리도 있다"고 밝혔다.

강지현 남미이주공사 상담실장은 "최근 한국 내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점도 은퇴 후 따뜻한 곳에서 편안하게 지내려는 중년층과 노년층 관심을 자극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아울러 "원화값이 달러당 930원대로 진입하며 강세를 보인 점도 노후 생활에 대비한 외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화값이 강세인 만큼 쓸 수 있는 자금이 불어나기 때문에 외국에 나가고자 하는 은퇴자들에겐 호시절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펌] 은퇴부부, 동남아서 한달 200만원이면 가정부 두고 골프도 즐겨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 계열 '투어리즘 마케팅연구소'가 2003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은퇴 후 생활하고 싶은 국가는 호주 말레이시아 하와이 태국 필리핀 등이었다. 리조트가 밀집해 있는 말레이시아 페낭섬에는 일본인이 약 200명 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페낭섬에서 산 지 5년이 된 기무라 씨(62)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일본 집을 팔고 페낭에서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필리핀
세부섬에서 2년 전부터 살고 있는 한 일본인 남성(61)은 "젊어서 건축관련 일을 했기에 매우 바쁜 생활을 했다. 은퇴 후에는 따뜻하고 물가가 싼 곳에서 살고 싶어서 필리핀을 택했다"고 말했다.처음에는 영어로 의사소통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정교사를 들여서 공부를 했다. 그는 "일본에 비해 물가가 싸고 교사를 통해 인근 사람들과 의사소통도 되고 이런 저런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92년 일본 주요 여행사들과 국외부동산 개발업체 등은 공동출자를 통해 '롱스테이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노후에 외국에서 장기 체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각종 조언을 해주고 있다. 우에야마 롱스테이재단 업무부장은 최근
아사히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많은 노인이 국외 장기체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외국생활에 대한 호기심이나 동경보다는 연금생활자인 만큼 물가가 싼 곳에서 노후를 보내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재단은 2004년 일본 전역을 돌며 국외 장기체재에 대한 소규모 세미나를 총 119차례 개최했는데 무려 9000명이나 참가했다. 참가자 대부분은 퇴직을 앞둔 50대나 이미 퇴직한 60대였다. 이들은 짧게는 2주일, 길게는 6개월가량 외국에서 체재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에야마 업무부장은 "단카이세대 중에는 외국여행을 많이 했거나 외국에서 체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아서 은퇴 후에는 단순한 여행이 아닌 독특한 외국 체험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다"고 소개했다.

동남아 각국도 외화 벌이를 위해 돈많은 외국 고령자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말레이시아는 정부 차원에서 '마이 세컨드 홈 프로그램'을 만들어 외국인 유치에 본격 나섰다. 이를 위해 올 1월부터 입국 비자 유효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두 배 늘렸다. 태국은 외국인 주거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태국 타이롱스테이매니지먼트사는 앞으로 3년 동안 2000억바트(약 6조원)를 투자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주택 10만채를 설립하기로 했다. 필리핀도 일본 관광객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도쿄 오사카 등 주요 도시에서 노년층을 상대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자신이 태어난 지역을 떠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는 노인들이 대다수지만 요즘은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고 직접 경험하려는 고령자들이 일본과 한국에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이다.

 

 

 

[펌] 은퇴부부 '동남아서 인생2막' 떠나기전 알아두세요

 

은퇴 이주를 생각하는 사람은 국가별로 다른 거주 조건을 숙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 말레이시아는 이민이 아닌 거주에 필요한 '거주비자'를 발급하고 있어 말레이시아에서 노년을 보내려는 은퇴자들은 거주비자를 소지해야 한다. 강지현 실장은 "말레이시아 거주비자(유효기간 5년)를 받으려면 원화로 4500만원을 예치해야 하는데 이는 대다수 한국 은퇴자에게는 생소한 개념"이라며 "특히 한국인 정서상 아무리 자산이 많아도 국외 거주에 수천만 원을 예치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태국은 조금 다르다. 이의종 부장은 "기부금 1500달러(약 150만원)를 내면 1년 거주비자를 내주거나 3개월에 한 번 국경을 넘어 갔다오면 무제한 거주가 가능하다"며 "5~6시간 정도면 국경을 넘어갔다 거주지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부담이 없다"고 소개했다.

필리핀은 한국과 일본 노년층을 겨냥한 '특별 은퇴비자(SRRV)'를 내세워 은퇴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리핀에 2년 이상 거주하려면 보증금을 '필리핀 은퇴청'이 지정하는 은행에 6개월 이상 예치해야 하고 2년 이내에 10만달러(약 1억원) 상당의 거주용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 보증금은 50세 이상은 5만달러(약 5000만원), 35~50세는 7만5000달러(7500만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또 은퇴자의 국외 거주에 따른 유의사항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이 의사소통.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에서 생활할 때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언어가 바로 영어다. 은퇴생활이 '고립'이 아닌 현지 주민과의 접촉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소한 필요한 영어 실력은 갖춰야 한다. 의료시설의 태부족도 노년층이 눈여겨 둬야 할 부분이다. 필리핀, 태국 등은 생활환경이 쾌적할 수는 있지만 노년층의 건강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는 병원이나 약국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한 편이다. 도난사고 발생 등 치안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가정부까지 둘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간혹 이들 가정부가 조직범죄단체와 연루해 강도 행위를 저지르는 사건도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사 '하나유스'의
이한철 대리는 "노년부부가 외국에서 오랫동안 머물 경우 자녀와의 단절에다 외국생활의 어려움마저 겹쳐 고독감을 느낄 수 있다"며 "결국 노년층의 국외 체류는 체류 기간과 목적에 맞게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최영철 고문은 "사전답사나 전문가 상담 등을 통해 현지 언어와 문화 등에 대한 이해 없이 장밋빛 환상만으로 떠날 경우 현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펌] 동남아 은퇴이민 사전답사가 필요하다


‘동남아 은퇴이민’이 외국에서 조용하고 편안한 노후생활을 즐기려는 중장년층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 습득과 충분한 사전 조사를 거치지 않는다면 안락한 이민생활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동아일보 인터넷신문 동아닷컴(donga.com)과 중앙일보 조인스닷컴(joins.com)은 국내 최고 여행전문 업체인 ‘하나투어’와 공동으로 ‘동남아시아 은퇴이민 체험여행 시리즈’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은퇴이민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태국과 필리핀 2개국에서 사전답사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체험여행에서는 은퇴이민 생활에서 필요한 현지의 부동산, 의료, 레저시설 등의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참가자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현지 전문가와의 간담회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상품가격은 5월 17일 출발하는 필리핀 체험여행은 5박6일 일정에 130만원, 5월 23일 출발하는 태국여행은 6박8일에 140만원이다. 여기에는 왕복 항공료, 전 일정 숙식, 태국과 필리핀 내 국내선 항공료, 교통비 등 일체의 경비가 포함된다. 각 국가 별로 선착순 30명을 모집하며 필리핀 여행은 5월12일까지, 태국 여행은 5월19일까지 예약 접수한다. 동아닷컴은 ‘은퇴이민 체험여행 시리즈’의 철저한 현지 조사를 거쳐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도 추가 할 계획이다.

■ 문의전화 : 하나투어 동남아 은퇴이민 체험여행 (02)3210-2280

■ 여행 관련 상세 정보 및 온라인 예약 (http://happylife.donga.com)

필리핀•태국 은퇴이민을 위한 정보

● 필리핀 = 전 세계 국가 중 교민 수가 7위(약 5만 명 거주)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이주해 있다. 각 지역의 경계 및 빌리지 입구에서는 감시인이 신분 확인 후 입장을 허용할 정도로 치안이 철저하다. 생활물가지수는 한국이 100이라고 하면 생필품은 80%, 고기류 50%, 채소류 30~50% 수준이다. 외국인은 주택 및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가질 수 없어 임대를 해야 한다. 통상 고급 빌리지(방 3개, 거실 1개 기준)는 월 60만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골프클럽 회원가는 골프장마다 다르다. 클락의 Fontana Leisuer Park는 미책정 상태이고 미모사 골프클럽은 평생회원은 1천만 원, 바기오의 잔헤이 골프클럽은 40년 회원권이 650만 원선이다.

● 태국 = 약 2만 명의 한국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집을 임대할 경우 월 200만원의 생활비로는 부족하지만 집과 자동차, 골프회원권을 구비하면 월 100만원으로도 충분하다. 외국인의 토지소유 및 주택소유는 불허지만 콘도미니엄은 외국인이 소유할 수 있다. 현재 유럽, 일본인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집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 새로 분양되는 콘도미니엄의 소유가격은 약 2억 원(방 2개, 거실 1개 기준)이다. 평균 콘도미니엄 구입가는 1억2천만 원, 월 임대료는 70만 원선이다. 골프클럽의 회원권은 골프장 마다 다르다. 치앙마이의 그린밸리 골프클럽의 경우 회원권 가격이 3백만 원이다.


 

[펌] 동남아로 은퇴이민 가려면...

 

작년 초 필리핀 마닐라로 이민을 떠난 강모씨(57).현지 콘도를 구입,발생하는 임대료 110만원과 한국으로부터 송금되는 개인연금 150만원 등 월 평균 260만원의 수입으로 그곳에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 가정부 덕분에 가사노동에서 해방된 아내와 한 달에 열 번가량 골프도 즐긴다.  실제 강씨가 따져본 생활비는 월 170만원 정도.강씨는 "한국에서는 매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월급쟁이였는데,여기에 와서 경제적 여유를 찾았다"고 전했다.

은퇴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한 달에 200만원만 가지면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선 '귀족처럼' 생활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부터다. 10여년 전 일본에서 불었던 은퇴이민 바람이 한국에서도 시작되는 형국이다. 하지만 사전답사 등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돈도 잃고 외로움에 희망도 잃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대상국가 사전답사는 기본

은퇴이민을 계획하고 있다면 세세한 부분까지 준비해야 한다. 언어 문화 기후 물가 등 모든 환경이 우리나라와 다른 만큼 사전답사와 전문가 상담 등이 다른 무엇보다 철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무설계의 경우 일반 은퇴자금 준비와 크게 다를 게 없지만,부동산 처분을 염두에 두고 매도시기를 저울질하는 전략이 추가로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국내 부동산을 팔아 은퇴이민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영미 컨설턴트는 "해외부동산에 대한 투자 제한이 대폭 완화된 지금,은퇴이민을 결정했으면 이민가려는 곳의 부동산에 미리 투자해 놓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경우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는 "은퇴이민의 경우 특히 연금설계에 철저해야 한다"면서 "평생 고정적으로 생활비를 탈 수 있도록 젊을 때부터 연금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내년'한국인 마을' 생길 듯

은퇴이민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외로움'과 '불안감'이다. 은퇴이민을 떠났던 많은 사람들이 언어소통 문제와 적적함을 호소하고 있다. 동남아 등의 경우 치안문제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때문에 일본처럼 한국인 마을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동남아 등 현지에선 활발하다고 여행사들은 전했다. 한국인 고급 주거타운을 만들면 은퇴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의 걱정을 한 번에 덜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필리핀은퇴청 한국사무소의 홍정렬 차장은 "국내 K사 등 대형사를 비롯해 건설업체와 시행사 여러 곳이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인 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에 착수했다"면서 "내년께면 은퇴 이민자들이 거주할 수 있는 한국인 마을이 여러 곳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펌] 은퇴이민의 화려함에 가려진 그림자도 봐야...

 

급속한 속도로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고령화.  세계 곳곳에서 논의가 무성하다. 알지 못하는 두려움과 불안감도 퍼지고 있다.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이다. 은퇴와 노후에 대한 과거와 다른 개념과 정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막연히 돈만 준비하는 것이 은퇴준비의 전부가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데 누군가 공짜로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내일신문은 대한은퇴자협회와 함께 은퇴를 준비하는 새로운 개념과 접근법에 대해 다섯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은퇴이민’, ‘실버이민’, ‘황혼이민’. 언제부터인가 낯선 용어들이 우리 곁에 찾아왔다. 처음에는 미국 호주 캐나다 등 미주지역이 각광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동남아가 급부상하고 있다. ‘1~2억원만 있으면 황제처럼 살 수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누구든지 무작정 떠나기만 하면 ‘화려한 노후’가 보장되는 것처럼. 그러나 최근 위기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기대에 부풀어 떠났지만 사정이 달라 고생하는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다. 은퇴이민을 떠났다가 예정보다 일찍 되돌아오는 경우도 심심찮게 들린다. ‘역이민’이다. 더군다나 이민을 알선해주는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자칫 사기피해를 당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젠 ‘은퇴이민’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숨겨진 그림자도 제대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선진형 이민은 포화상태 = 재작년 캐나다 교민사회에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한인 교회의 저명한 목사가 전립선 검사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어이없게도 세균감염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또 다른 교민은 맹장염이 걸려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8시간 동안 방치된 채 순서만 기다리다가 복막염으로 악화된 경우까지 생겼다. 현지 관계자들은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가정의제도를 두고 있는 의료시스템이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이다. 예약하고 진료 받는 기간이 너무 길어 미국으로 가서 치료받는 경우까지 왕왕 있다. 미국에 갈 형편이 안 되는 경우엔 다시 치료나 진료차 국내로 왔다가 되돌아가기도 한다. 이민가기를 가장 희망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 국가에서 발생한 일 치고는 어이가 없다. 좋은 자연환경과 노후에 대한 다양한 보장시스템 등 장점만 부각되면서 실제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단점들이 다 가려져왔던 탓이다. 캐나다 토론토 무역관 박재규 관장은 “이민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단순히 파라다이스로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충고했다. 또한 “이민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포화상태기 때문에 현지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결정했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잡화점, 청과물 가게, 세탁소, 식당 등 거의 비슷한 업종에만 교민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은 통계수치로도 그대로 드러난다. 캐나다의 경우 90년대 후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2000년에는 1년 동안 9295명이 이주하며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는 IMF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명예퇴직자들을 비롯한 은퇴자들이 대거 몰린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 후 매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2799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90년대 후반까지 붐을 이루다가 최근에는 대부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엔 파라다이스만 있나 = 교육과 자연환경 등 흔히 말하는 선진형 이민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최근 각광 받는 곳이 바로 동남아다. ‘은퇴이민’이라는 신조어도 동남아 이민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정보보다 소문이 소문을 낳는 형식이다. ‘물가가 워낙 저렴해서 가정부와 운전사를 두고 거의 매일 골프를 즐기며 황혼을 즐기는 데도 돈은 얼마 들지 않는다’는 식의 내용들로만 가득한 정보다. 일부 언론의 장점위주 보도와 여행사들의 상업성이 가미되면서 동남아 은퇴프로그램은 유행병처럼 급속히 번지고 있다. 더구나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해당 국가들은 정부차원에서 은퇴이민 유치를 위한 경쟁에 열을 올리면서 이런 분위기를 더욱 조장하고 있다.  ‘무조건 가고 보자’는 풍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노인복지학회장인 임춘식 교수(한남대)는 “은퇴이민은 부정과 긍정적인 측면이 모두 있는데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키고 있다”면서 “상식적으로 봐도 젊은 사람도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어떻게 나이든 사람들이 그렇게 쉽게 적응하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은퇴이민을 갔다가 가정이 파단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면서 “나이든 단지 노후에 외국에 살기 위해 가는 것만이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시각교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한은퇴자협회 황정애 이사는 “광고효과만 보고 가기엔 너무 위험이 크다”면서 “인건비가 싸면 공산품이 비싼 것처럼 장단점이 있으므로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필리핀 은퇴청에서도 우려를 나타낼 정도다. 필리핀 은퇴청 한국사무소 홍정열 차장은 “최근 들어 동남아 이민이 붐업이 됐지만 자칫 상업적으로 이민이 이용당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들 정도”라면서 “여행사끼리 경쟁적으로 투어를 조직하면서 편향된 정보를 통해 이민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몇몇 언론 보도가 있은 뒤 문의가 부쩍 늘었지만 실제 이민까지 이어진 경우는 아직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홍 차장은 “그동안 너무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됐다”면서 “200만원 정도로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나 어디서나 그렇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민자 개개인에게 맞는 지역을 선택해야 하고, 생활환경이나 의료시설 등을 두루 살펴보고 난 뒤 결정해야 한다는 충고다. 특히 언어와 외로움 등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비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은퇴자협회 황정애 이사는 “나무를 옮겨 심어도 고생하는데 하물며 사람이 반생을 보낸 곳을 떠나는 데 얼마나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까지 충분히 따져보고 난 뒤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펌] 동남아로 은퇴해 볼까.

최근 동남아 은퇴이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지만 편협한 정보로 잘못된 환상만 심어주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때문에 정확한 정보와 철저한 준비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은퇴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주요국들의 자료를 정리해봤다.

필리핀은 아예 정부 조직 내에 은퇴청을 둘 정도로 가장 열성적이다. 국내에 한국사무소(www.prvisa.co.kr)가 있다. 이곳에서는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4박5일 은퇴생활사전답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필리핀은 외국은퇴자프로그램으로 각종 혜택이 포함돼 있는 특별영주 은퇴비자(SRRV)를 내세워 은퇴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격조건은 외국인과 필리핀 시민권자이며, 35세 이상이어야 한다. 보증금을 은퇴청이 지정하는 은행에 6개월 이상 예치해야하고, 2년 이내에 10만달러 상당의 거주용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 보증금은 50세 이상은 US달러로 5만달러, 35세~50세는 7만5000달러 수준이다.

말레이시아는 2003년말부터 우리나라와 일본 등을 주요 타깃으로 ‘말레이시아 마이 세컨드 홈’이라는 이민유치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국적이나 인종에 관계없이 50세 이상일 경우 15만 링깃(한화 약 4500만원)을 말레이시아 은행에 예치하거나 월 1만 링깃(300만원) 이상 고정예금이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50세 미만은 두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태국은 일 년에 한 달에서 여섯 달까지 여가를 보내기 위해 오는 롱 스테이(장기체류)와 이민유치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50세 이상인 외국인이 80만바트(한화 약 2000만원)를 태국 은행에 예치하거나 월 미화 1600달러 이상의 고정수입을 입증하면 1년 체류비자를 준다. 타일랜드 엘리트 카드가 진행중인 외국은퇴자유치프로그램도 있다. 일종의 회원권 형태로 가입비가 2만 5000달러, 연회비 4만 바트(약 120만원) 정도며, 양도와 환불이 가능하다. 각종 혜택과 연장가능한 5년 기한 복수 비자가 제공된다.

 

피지 파나마 등이 최근에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피지는 만 45세 이상 외국인이 취업이 아니라 거주를 목적으로 10만 피지달러(약 7000만원)를 예치하면 거주비자를 준다. 비자 소지자는 부부를 기준으로 매년 은행잔고가 3만 달러(5인 가족은 4만 달러)이상 된다는 증명을 해야 한다. 파나마는 은퇴비자로 영주권자가 되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매월 500달러(부부는 600달러) 이상 연금이 나온다는 사실만 입증하면 된다.

 

 

 

[펌] 휴가같은 실버이민이 뜬다.

 

23년간 세관에서 근무하다 현재 관세사로 활동 중인 박모(58)씨는 요즘 쪽빛 물결과 야자수가 어우러진 해변가의 그림 같은 집에서 골프와 수영,승마를 즐기며 보내는 '휴가 같은 황혼'의 단꿈에 젖어 있다.  박씨는 올 하반기에 한국생활을 접고 아내와 함께 필리핀 마닐라로 은퇴이민을 떠날 계획이다.  박씨가 생각하는 생활비는 월 170만~200만원. 이 돈은 매달 한국에서 송금되는 150만원의 연금과 부산에 있는 아파트에서 나오는 월세로 충당할 계획. 그는 전망 좋은 해안가 빌라를 임차한 뒤 가사 도우미와 운전사도 고용할 예정이다.

 

"휴가를 받아 다녀온 필리핀 여행의 추억을 잊지 못해 아주 긴 휴가를 떠난다는 마음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최근 들어 풍요롭고 느긋한 황혼생활을 꿈꾸며 은퇴이민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자녀교육과 복지 혜택을 위해 한국보다 생활수준이 높고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진 미국,캐나다,호주 등 선진국으로 향하는 '상향 이민'이 예전 추세였던 데 비해 적은 돈으로도 풍요로운 노년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동남아 등지로 떠나는 '황혼 엑소더스'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28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해외유학·이민 박람회'에서는 바늘구멍 같은 국내 취업망을 뚫기 위해 해외로 유학을 떠나려는 젊은이들의 인파 속에 중년 부부들의 모습도 여럿 눈에 띄었다. 한이민 업체 부스에서 만난 강모(48)씨는 사업과 노후 대비를 함께 고려한 절충형 이민을 생각하고 있었다. 중소기업 기술직으로 근무하다 20년 만에 퇴사한 강씨가 가진 돈은 예금과 전세금을 합쳐 1억원가량. 고등학생 자녀들의 향후 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경제활동을 계속해야 할 나이다.  한국에서 별다른 직업을 구하지 못해 고민하던 강씨가 선택한 곳은 남미의 에콰도르. 이 돈이면 현지에서 집을 구하고 비교적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면서도 자신의 사업체를 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영국식 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저렴한 사립학교가 많아 자녀교육에도 장점이 많다는 사실 또한 그가 이민을 결심하게 된 주요 이유 중 하나다.  10여년 전 일본에서 불었던 은퇴이민 바람이 한국에서 시작되면서 최근 부산지역에서도 박씨와 강씨처럼 은퇴이민을 문의해 오는 중년층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전답사나 전문가 상담 등을 통해 현지의 언어와 문화 등에 대한 이해 없이 '장밋빛 환상'만으로 이민을 떠날 경우 현지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고려이주개발공사 김진한 부산지사장은 "은퇴이민을 가려면 평생 고정적으로 생활비를 탈 수 있는 안정된 소득원이 있어야 하고 이민 대상국가의 문화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함께 현지생활에 적응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웰빙라이프]‘은퇴 후 삶, 이곳에서 편히 보내세요’
[이코노믹리뷰 2005-08-15 11:21]

노후를 꼭 한국에서 보낼 필요가 없어졌다. 1억∼2억원의 재산으로 환경 좋고 싼 물가 혜택을 누리며 지낼 수 있다. 필리핀, 태국 등 개도국과 피지, 말레이시아 태평양 연안국가들이 대표적이다. 남은 생애를 아름다운 저택에서 골프 치며 생활할 수 있는 은퇴 이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필리핀
월 60만원이면 호화생활…한인회 통해 의료혜택 서비스도

적도의 약간 북쪽, 아시아 대륙 남동쪽의 서태평양에 산재하는 섬들로 구성된 나라 필리핀. 필리핀은 영어권 나라로서 저렴한 비용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민을 고려하는 중산층이 몰리는 나라였다. 최근 한국은퇴자협회에 필리핀 은퇴청 한국사무소로부터 은퇴 이민을 권하는 ‘러브콜’이 올 만큼 필리핀 정부에서는 은퇴 이민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영주권에 버금가는 장기체류비자 제공을 약속하고 나선 것. 필리핀에는 한국 이민자 수가 약 10만명이며, 현재 그 중 1% 정도가 은퇴 이민자로 추정된다.

필리핀 은퇴국에서는 필리핀에서 합법적으로 장기간 생활할 수 있는 특별 영주 은퇴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50세 이상은 5만달러를 은퇴청이 지정하는 은행에 예치해야 하고, 2년 이내에 10만달러 상당의 거주용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 이때 에이전트가 은퇴이민자 5명을 모집하면 예치금을 1만달러로 하향해 주므로, 에이전트를 통해 단체로 신청하면 좋다.

시가 7000 달러 이하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가구, 가전제품, 이삿짐 등과 같은 물품을 관세 및 부가세 등 그 어떤 세금도 부담하지 않고 반입할 수 있으며, 출국확인서나 입국 확인서를 받지 않아도 된다. 체류 1년 이내 출국시 여행세를 면제받는다. 비자 발급을 받기 위한 정기예금은 다른 형태의 재산으로 투자 할 수 있다. (아파트나 콘도미니엄, 골프 회원권 등) 필리핀으로 송금되는 연금은 면세된다.

필리핀에서는 월 50만∼60만원으로 최고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집안 일을 돕는 메이드의 월급이 6∼8만원이고, 월 16만원의 운전기사는 12시간 항시 대기, 운전해 준다. 필리핀에서 가장 많이 하는 운동 중 하나가 골프다. 골프장이 많을 뿐만 아니라 저렴하기 때문이다. 72개의 넓고 광대한 골프장이 있으며, 이 중 아놀드 파머에 의해 설계된 푸에르토아줄, 갈리타칸 등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프장이다.  연간 회원권이 700만∼800만원이며, 회원권이 없더라도 5만원이면 하루종일 필드에서 운동할 수 있다. 골프 외에 즐길 만한 레저 스포츠로는 승마다.

노후에 이국 땅에서 생활하는 만큼 갑작스럽게 병원을 찾을 때가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PHILAM LIFE(미국의 AIG 소유)의 의료보험의 경우 필리핀 한인회와 협의 의료 보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한인회를 통해 연6000페소에 일 년 간 병원비, 진료비의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필리핀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병원은 쾌존시의 세인트룩(St. Luke) 종합병원을 들 수 있다. 한국인 2세 의사(닥터 돔돔)가 있어서 영어를 잘 못하는 경우 한국말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다른 종합병원에 비해 뛰어난 시설과 진료장비를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 마카티시의 메디컬 센터도 상급 진료기관 중 하나이다. 만달루용시 근처의 메디컬 시티도 좋다. 보통 가벼운 증상으로 인한 진찰만 받을 경우에는 가까운 클리닉으로 가면 된다.  필리핀은 의약분업이 시행되고 있는 관계로 항생제와 같이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이 가능한 약들이 많다. 한국에서 갖고 온 비상약이 없을 경우, 간단한 약들은 마닐라에 위치한 대부분의 한국 식품점에 구비되어 있다.
도움말: 필코로드(
www.philkoread.net)

 

태국
‘엘리트 카드’ 발급 외국 은퇴자 적극 유치

태국의 명문 골프장을 평생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등 각종 파격적 특혜가 따르는 ‘타일랜드 엘리트카드’는 외국의 은퇴자 유치 프로그램을 겸하고 있다. ‘타일랜드 엘리트카드’는 탁신 치와낫 태국 총리가 태국의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내놓은 것으로 태국 관광청이 직접 발급하며 각종 부대 조건 이행을 태국 정부가 보증한다.

주요 특전은 알파인, 나바티니, 윈드밀, 블루캐년골프장 등 25개 명문 회원제골프장 그린피 면제와 태국 입국시 외교관에 준하는 입국 절차, 공항에서 호텔까지 무료 리무진 제공, 그리고 태국∼한국 왕복 항공료 50% 할인 등이다.  태국 체류 기간도 일반 관광객이 30일인데 비해 엘리트카드 회원은 180일이며 체류기간 하루 한 차례 최고급 스파 무료 이용, 특급호텔과 레스토랑 20~30% 할인, 연간 1회 건강검진 무료, 그리고 5000평 이하의 토지 소유 허용 등의 특전도 따른다.

회원권을 구입한 뒤 1년이 지나면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도 있다. 한국에는 500명 안팎이 배정됐으며 회원권 가격은 미화 2만5000달러이다. 태국의 외국인 거주 형태는 대부분 월세식 아파트나 콘도를 렌트해야 한다. 보증금은 최하 2∼3개월치 월세가 대부분이며 입주시 보증금+한 달치 선불 임차료를 지불해야 한다. 계약 기간은 보통 1년이며 1년이 경과해야만 보증금을 환불받을 수 있다. 태국의 물가는 상당히 저렴하다. 우리나라 물가의 약 50% 수준으로 한 달 생활비를 측정하면 된다. 방콕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므로 이에 따른 편의시설도 많다.

은행 계좌 개설은 비교적 자유스럽다. 여권만 있으면 누구나 계좌 개설이 가능하며 현금카드도 발급받아 한국으로부터 송금받을 수도 있다. 골프장은 방콕 주변에 많이 몰려있어 흔히들 얘기하는 대통령 골프로도 유명하다. 물론 비싼 그린피의 골프장도 있지만 18홀 그린피 1만5000원 정도 하는 곳도 꽤 많다. 그 외에 승마, 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이용 요금도 저렴하다.

말레이시아
예치예금 포함 1억5000만원 있으면 이주 가능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높은 경제 수준과 사회적 인프라를 자랑하는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법적으로 이민이 허용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생활비와 따뜻한 기후, 정치적 안정 등으로 인해 최고의 이민지로 꼽힌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정부 차원에서 이주를 적극 장려하고 있는데, 지난 2003년 말부터 우리나라와 일본 등을 타깃으로 하여 운용하고 있는‘Malaysia, my second home(말레이시아, 나의 또 다른 고향)’이 대표적인 이민 유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들이 말레이시아에 가능한 길게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는 제도로, 프로그램을 통해 발급받는 사회사업 방문 패스(Social Visit Pass)는 최초 5년 간 사용이 가능하고, 평생 연장할 수 있다.  이앤아이 컨설팅의 이승재 실장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말레이시아로 이주한 은퇴이민자는 현재까지 약 30가구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신청자는 말레이시아의 금융기관에 최소 15만 링깃(RM, 한화 약 4000만원)의 고정 예금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하며, 국외 수입이 매달 최소한 혼자일 경우 7500링깃(약 200만원), 배우자가 있는 경우 1만 링깃(약 270만원)이 필요하다. 현지에서 거주할 주택의 경우 우리나라의 은퇴이민자들은 대개 약 5000만∼1억원 정도 수준에서 구입하고 있으며, 임대하는 경우 한 달 임대료 60∼100만원이면 좋은 주택을 임대할 수 있다. 따라서 예치금을 포함한 초기 이주 비용은 주택을 구입할 경우 1억∼1억500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물가는 우리나라의 약 60∼70% 수준이기 때문에 적은 생활비로도 생활이 가능하다. 특히 자동차 관련 비용(세금, 유류, 보험)은 우리나라의 40% 수준이며, 의류나 가구 등도 우리나라의 절반 정도 가격만 지불하면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통신, 교육 문제 등으로 인해 추가적인 경비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국내에서 높은 수준의 소비생활을 영위했던 이민자들은 이 같은 소비 패턴을 쉽게 버리지 못해 꽤 많은 생활비가 들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실장은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생활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100만∼200만원 정도면 넉넉한 생활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보험에 가입하는 게 필수다. 이민자들이 많이 가입하는 보험은 Medical Insurance(의료비에 대한 부분만 보장)로 1년 4인 가족을 기준으로 800링깃(약 22만원)이면 대부분의 의료비는 전액 보장된다.

 

피지
월 200만원에 최상류층 생활 누려

최근 은퇴 이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새로이 조명받는 곳이 바로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다. 피지로의 은퇴자 이민은 약 4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현재까지 10여 명의 은퇴자가 피지로 이민을 간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의 경상남·북도를 합쳐놓은 크기의 작은 섬 ‘피지’는 두 개의 큰 섬(비티레브, 바누아레브)과 320개의 부속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월 평균 최저기온은 18.2도(7월), 최고기온은 31.6도(1월)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살기에 딱 좋은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피지는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45세 이상의 나이에 고정 수입이 있으면 번거로운 절차없이 간단한 신원조회만으로 이민이 가능하다. 피지에 이민을 가기 위해선 우선 피지은행에 10만 피지달러(약 7000만원)를 예치해야 하며, 이후 매년 4인 가족 기준으로 3만 피지달러(약 2100만원)의 은행 잔액이 유지되어야 한다. 여기에 주택 구입비, 초기 생활비 등을 포함하면 평균 이주비용은 약 2억∼2억5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주택은 대부분 콘크리트 2층 또는 단층의 잔디정원이 딸린 단독 주택형으로, 가격은 적게는 7000만원에서 5억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우리나라 이민자들이 평균적으로 선호하는 주택은 작은 정원이 딸린 30평형 정도로 비교적 고급 주택에 속하며, 약 1억5000만원 수준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주택을 구입할 때는 현지인 마을과 얼마나 근접해 있는 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 피지코리아(www.fijikorea.com) 최윤희 실장은 “피지에는 좀도둑이 있기 때문에 현지인들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주택을 구입하는 게 안전하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교민들은 따로 부촌 지역에 모여 살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여유 자금이 없다면 굳이 주택을 사지 않아도 된다. 방 3∼4개가 딸린 주택의 임대료는 약 700∼1000피지달러(약 49만∼70만원)이며, 임대기간은 통상 1∼3년이다.  피지는 의료 시설과 서비스가 상당히 높은 수준임에도 의료비가 저렴하다. 약 2만원의 진료비를 지불하면 교민들도 개인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물가는 대체로 안정적이며 싼 편이다. 현지에서 생산하는 채소, 과일, 생선 등은 품질이 좋고 싸지만 사과, 포도, 배 등 수입 과일이나 수입 배추 등은 값이 비싸다. 최 실장은 “농산물은 싼 데 비해, 공산품은 대부분 수입품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부가 단 둘이서 생활하는 경우 가정부(한달 약 20만원)를 고용한다고 해도 생활비는 100만원 수준이면 충분하며, 월 200만원 정도면 최상류층의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남미이주공사 강지현 실장

은퇴이민전문업체인 남미이주 공사의 강지현 실장을 만나 은퇴 이민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 은퇴 이민을 떠나는 것은 언제부터이며, 어떤 나라들이 있나?
최근 5년 사이 후진국 등으로 노후 대책을 위해 이민을 떠나고 있다.

 

- 노년에 외국 나가는 것에 대한 위험 부담은 없나?
동남아권 나라의 경우 후진국일지라도 물 좋고, 공기가 좋아서 노인들이 요양하기에 적합한 장소이면서, 의료시설 등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질병으로 인한 고통은 없다.

 

- 의사 소통이 문제일 것 같다
의사 소통의 경우 은퇴비자를 받아 떠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영어를 거의 못하지만 3∼6개월 정도 현지인들과 함께 접촉하게 되면 어느 정도는 가능하게 된다.

 

- 비용은 어느 정도가 필요한가?
많은 돈을 가지고 가지 말길 당부한다. 1억∼2억원 정도만 챙겨가고, 자녀와 친척이 있는 한국에 자주 드나들 수 있도록 여윳돈을 남겨 놓는 것이 좋다. 의료보험을 취소하지 않은 것이 좋다.

 

- 주택 구입은 어떻게?
우리나라 돈으로 1억∼1억5000만원 정도면 해당 나라 최고의 대 저택을 구입할 수 있으며, 부부가 주거하는 1층 외에 2, 3층은 젊은 가족들에게 세를 주면 된다. 그렇게 해서 생활비도 충당하고, 젊은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므로 안전하니 일석이조다.

또한 주택을 구입할 경우 한국인은 고급 주택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집값 상승에 따른 재테크도 겸할 수 있다.

- 그 외 준비하면 좋은 것은?
60세 이상일지라도 국제 운전면허증을 취득해서 가는 것이 좋다. 처음 외국 생활 중에 나라의 문화와 생활을 익히기에 적당한 쇼핑과 간단한 관광 등을 스스로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국내 전셋값이면 대저택 구입

거주하고 임대 놓고 일석이조”